재활

혼혈x순혈띵백


빽빽하게 우거진 수풀들이 거대한 발에 의해 우지끈 소리를 내며 짓밟혀 나간다. 그 무자비한 발걸음에 식물 줄기가 터지며 비릿한 풀내음이 주변으로 퍼져나갔지만, 신 합금 소재로 이루어진 밀실에 갇힌 명헌에게는 조금도 닿지 않았다. 그는 다만 그 자신도 거대한 기체의 일부인 양 기계적으로 조종간을 움직여 앞으로 나아갈 뿐이었다. 기계 관절로 이루어진 로봇암이 시야를 가리는 나뭇가지를 옆으로 밀어낸다. 스틱을 앞으로 밀어내며 다시 기체를 움직이는 명헌의 귓가에 단조로운 비프음이 두 번 울리더니 인이어를 통해 무전음이 들려왔다.

-찰리, 체크 포인트 도착.

외부의 풍경을 비추는 홀로그램 스크린에서 지도를 끌어와 확대한 그는 동오의 위치 신호가 C 포인트에 도착한 것을 확인하고는 입을 열었다.

“알파, 체크 포인트 도달 3분 전”

- 오케이, 먼저 장비 켜고 있을게.

- 브라보도 이상 없음이요.

동오의 말을 이어받듯 먹먹한 우성의 목소리가 옅은 통신음과 함께 전달된다. 그 미세한 잡음들 사이로 종이가 부스럭거리는 듯한 소리를 잡아낸 명헌은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내가 작전하면서 뭐 처먹지 말랬지”

- 뭐 어때요, 출격 없다면서요.

“출격이 없다고 했지, 맡은 역할이 없는 건 아닐 텐데. 탐색망 상태 불러”

- 아 쥔짜 뭐라구러네

궁시렁 거리는 소리와 함께 우성이 패널을 조종하는지 희미하게 달칵거리는 소음이 이어졌다.

- 어디 보자…. 위성… 가스층 때문에 노이즈 끼는 것 외에 특이 사항 없고…

의욕 없이 늘어지는 우성의 목소리와 이제는 거리낌 없이 들려오는 과자 봉지가 구겨지는 소리를 들으며 명헌은 신경질적이게 손끝으로 조종간 위를 두드렸다.

- 전파 탐지 깨끗하고 열화상도 특이 사항…어라? 이게 뭐지?

당황스러워하는 우성의 맺음말에 명헌의 손가락이 멈췄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평온하던 밀실 찢어질 듯한 경고음이 울리기 시작했다. 그가 미처 반응하기도 전에 명헌의 기체가 방어모드로 들어가고 반 치 옆에서 흙이 튀어 오르며 지면이 크게 진동했다. 뼈마디를 울리는 충격에 가까스로 조종간을 붙잡은 명헌은 중심을 잃고 휘청이는 기체를 바로잡았다.

- 명헌이 형! 2시 방향 저온 물체, 전파에는 안 잡혀요!

위성 카메라에 잡히지 않았다면 그리 커다란 물체는 아닐 터였다. 지면에 반쯤 파묻힌 바윗덩어리를 시야에 담으며 명헌은 거대한 나무 뒤로 기체를 은폐시켰다. 전파에 걸리지 않았으니 생물일까. 그러나 족히 800파운드는 되어 보이는 물체를 위성 카메라에 잡히지도 않을 정도의 작은 생물이 던졌다고 생각하기는 어려웠다.

‘고성능 스텔스?’

그러나 원시 행성과 다를 바 없는 이곳에서 그 정도의 장비를 이용해 연합의 허가를 받은 탐색반을 공격할 이유가 무엇이란 말인가. 기이한 상황에 위화감을 느끼는 명헌의 미간 사이에 옅은 주름이 자리 잡았다.

“찰리 기계 회수하고 5번 루트로 복귀. 브라보는 모두 복귀할 때까지 조금의 이상 현상도 흘리지 말고 보고해”

- 찰리, 장비 회수 완료. 복귀 루트로 이동중.

- 브라보, 저온 물체 3km 부근에서 정지중. 위치정보 전송할게요.

명헌이 우성이 보내준 좌표를 향해 드론을 사출시키자 오로지 탐색만을 위해 제작된 한 뼘 크기의 드론이 빠른 속도로 울창한 나뭇가지 사이로 파고들었다. 끝없이 이어지는 녹음을 뚫고 목표지점에 도달한 드론이 초첨을 뒤로 당겨 지정된 위치를 비추자, 모두를 당황하게 한 투사체의 원흉이 모습을 드러내었다. 그것은 전송된 위치로부터 조금도 움직이지 않은 채 갑자기 눈앞에 나타난 은색의 기계를 바라보고 있었다. 카메라 렌즈를 통해 ‘그것’과 눈을 마주한 명헌의 숨이 덜컥 멎었다.

- …저거 설마 흄 족?

- 70년 전에 멸종한 것 아니었어?

드론이 송출한 화면을 같이 지켜보고 있던 이들의 당황한 목소리가 무전을 타고 넘어왔다. 뾰족하게 위로 솟은 귀 끝과 6피트가 넘는 체격, 몸 주위로 일렁거리는 머리카락과 꼭 닮은 색의 붉은 오오라. 명헌의 피 반쪽을 차지하고 있는 흄 족의 원형이 나무 기둥을 붙잡은 채 무어라 소리치고 있었다.

- 쟤 뭐라는 거예요?

- 글쎄, 흄족어도 통역 시스템에 들어있으려나?

어수선하게 떠드는 이들을 무시한 채 명헌은 참아왔던 숨을 길게 토해내며 이마를 감싸쥐었다. 번역 장치를 돌릴 것도 없이 저것이 던진 돌과 지금의 행동을 보면 말하고자 하는 바는 명확했다. 자신의 고향을 침범한 외부인에 대한 경계와 경고. 드론에 대상 추적 및 감시용 코드를 입력한 명헌이 기체의 엔진 출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렸다. 속히 베이스캠프로 돌아가 옛날옛적에 멸종한 줄 알았던 행성의 주민이 사실은 생존해 있었다는 사상 초유의 사태에 대한 작전을 세워야 했다.

“…알파 2번 루트로 복귀한다”


이게 뭘까…싶지만…재활용으로 갑자기 떠오른 망상용 띵백 배출하기… 띵은 엄마쪽이 인간인 흄족 혼혈. 배코는 순혈 흄족…

흄족은 파판14 명칭에서 따왔고 흄족 특징인 오오라는 죠죠 스탠드 비스무리한 느낌으로 생각중… 체온은 최대 18도 최소 16도 정도로 낮고(띵도 기본 24도 정도일듯… ) 평균 신장이 180을 훌쩍 넘어서 타 종에 비해 덩치가 큰 편. 귀는 뾰족하고 그다지 길지않은게 특징. 청력이 매우 좋아서 중간중간에 띵도 미세한 소리같은거 잘 잡아낸다는 묘사를 넣었지…

띵은 혼혈이라서 지구와 같은 대기에서도 호흡가능하지만 배코는 불가능해서 나중에 띵이 배코를 본인이 살고 있는 행성에 데려오면서 호흡할 수 있게 그 죠셉이 파문수련한다고 꼈던 방독면같은거 끼워줬음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헤헤…SF 좋아…. 헤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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