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9.02

추석연휴 왤케 빠른거죠

그렇습니다. 추석연휴 뭔가 빠른 느낌이고 일정이 등 뒤에서 채찍질을 시작했습니다. 저는 도망가려고 했는데 교수님이 새 프로젝트 시작을 선수쳐서 일단 하던 게 끝나야 도망가요. 이잉잉… 울어요.

오너님도 바쁜 나날을 보내시던데… 저도 오늘 3시쯤 정신이 들었어요. 일정 요따구로 짠 게 누구냐 싶어도 그게 바로 지난주의 나. 뭐라고 할 수가 없네요. 점심은 아예 못 먹은 건 아니고 참치김밥 한 줄 주워먹긴 했지만… 오랜만에 느끼는 멍청한 일정이었어요.

저는 사실 상당히 멧돼지같은 면이 있어서 하나를 보면 다른 걸 잘 안봐요. 이게 다양한 방면에서 보이는 편인데 일정을 짤 때도 그래요.

예를 들면 예전에 강사 일 초기에는 월요일이 너무 끔찍해서 월요일에는 수업을 잡지 말아야겠다!하고 결심을 했었어요. 그랬더니 화수목금토로 수업이 정리되었었는데요. 친구들이 전부 듣고 원숭이야…? 결국 5일 일하는 건 똑같자나… 라는 감상을 남겨줬었죠. 조삼모사의 전형이라고. 생각해보면 막판에 주말이 없어지게 된 첫 스타트가 저거 였을지도요. 왜냐면 월요일은 사실 원래 평일이고, 일하는 날이라 얼마 지나지 않아서 월요일에도 수업이 잡혀버렸거든요. 그러니 어느새 저는 월화수목금토 일하고… 토요일 하는김에 그냥 일요일에도 출근할래? 돈 줄게. 하자마자 넘어가고… 조삼모사보다 더… 안좋네요. 하지만 처음 일정을 정리할 땐 월요일! 뺀다! 하나만 보고 진행해서 결국 5일이라는 것도, 주말에 자진해서 출근하는 꼴이라는 것도 생각을 못했었어요.

그 외에도 오늘처럼 식사시간이나 이동시간을 깜박하고 빡빡한 일정을 짜서 A학원에서 6시에 수업이 끝나니까 다음 수업은 6시에 잡으면 되겠지!하고 B학원에 연달아서 수업을 잡아놓고 매일 울면서 버스 두 정거장을 전력질주 한다거나… 효율적이고 완벽한 시간표, 그러나 이제 순간이동을 해야하는… 머 그런 느낌이죠.

연구원 생활은 다행이도 제가 직접 일정을 짜는 것보다도 교수님의 일정에 강제로 맞춰지는 게 더 많아서 여전히 정신은 없지만 원망의 화살을 돌릴 곳이 있는 편이죠. 오늘처럼 제가 직접 짠 일정이 드문 일이고 보통은… 원고는… 다음주쯤 받을까? 라거나 내일 점심에 볼까요? 하고 날벼락처럼 전달되는 편입니다.

가끔은 여행 일정 다 짜놓고 비행기에 숙소까지 다 잡아놨는데 교수님이 부르셔서… 흑흑 전 아직도 큰맘먹고 예약한 료칸을 저만 빼고 친구 둘이 갔다온 일을 잊지 못하고 그 료칸 사진만 보면 소매를 물어 뜯어요.

어쨌든, 추석이 빠르니까 9월 일정이 뭔가 숨막히게 돌아가네요. 추석에 강아지 두 마리를 옆구리에 끼우고 뒹굴려면 지금 노력해놔야겠죠…!

오너님도 화이팅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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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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