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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려창호

기려창호적으로 말이다 나는 우연찮은 오해 어쩌고로 둘이 사귀게 됐는데 당연히 강창호 이 왹려가 자기랑 천년만년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할 거라곤 생각 안 하고 지내다보니 이거 참 악의 없는 폐차새끼라 잘 고쳐서 내보내야겠다. 하는 자비심 넘치는 결정을 하게 되는데

나중에 유지보수 열심히 하고 이제 나름 상대방 눈치 살펴서 잘 대하고 애정표현도 잘 하게 됐을 때쯤 슬슬 헤어질까? 하고 가볍게 주제 꺼내는 거나 보고 싶음. 왹려 예? 하고 쳐다보는데 솔직히 오래 갈 거 아니었잖아 안 그래? 놀이는 이쯤 하지. 그쪽도 슬슬 결혼 준비할 나이 아니야?

너무 늦게 헤어지면 다른 사람 만나기 힘들어, 김기려 헌터. 하면서 자기 집에 있는 짐은 알아서 돌려보내줄테니 걱정 말라며 손 흔들어주고서 집 간다. 그러고 나중에 자고 일어나는데 이 앙큼한 S급 외계인... 눈 뜨니까 바로 앞에서 쳐다보고 있다.

사귀면서 이런 적 없는 것도 아니라 놀라진 않았으나... 뭐지? 헤어지자고 했는데 못 알아 들었나. 어제 반응 보니까 알아들은 것 같던데. 같은 생각하면서 하실 말씀이 남았나? 하고 물어보니까 왹려 무표정으로 우리가 헤어져야 할 이유를 모르겠어요. 라고 말하는 거나 보고 싶음.


김기려 아직도 폐가 줫밥이라 (따지자면 쓰는 마법이 너무 고급인 거지만) 종종 피 토할 때 강창호가 몇 번... 저러다 숨막히겠군 이라는 판단으로 고개 돌리고 입 벌리게 한 적 잇는데 나중에 강창호가 비슷한 몰골 됐을 때 김기려도 강창호 바로 눕히고 고개 돌려놓은 뒤에 포션 뿌리면 좋겠음

점점 회복하고 있는 거 내려다보는데 딱히 미감이 상승한 건 아니지만 이것저것 보고 다니고... 근래에는 현실과 공상을 어느정도 구분하기 시작해서 정보를 좀 더 폭 넓게 받아들였던 외계인이 피에 젖어 쓰러진 강창호 보면서 마음에 든다. 라는 판단을 하면 좋겠음.

어차피 죽을 상처 아닌 거 알고 방금 포션 뿌려서 점점 안정되어 가고 있기에 위험한 건 다 처리했으니까 안정된 사고로 생각한 어쩌고... 이 판단은 상처나 부상에서 비롯된 게 아니라 붉게 물든 그의 외형에 대한 감정인... (다친 것에 대해서는 싫다. 라고 느꼈으리라)


김기려 강창호랑 사귄 뒤 동거 시작하고 나서 욕조에서 같이 씻는 거 좋아하면 좋겟음 사실 처음에는 클린 마법 써주면 되는 거를 집에 사람이 잇으니까 불편하다고 생각햇는데 강창호가 장난친다고 같이 씻을까? 하고선 같은 욕조에 담겨지는데 이게 정말 괜찮앗다. 몸은 노곤히 풀리지 제 앞의

인간도 늘어져잇지 와중에 살이 맞닿고 조용한 공간 속에서 같이 잇는 것이... 어쩐지 제대로 측정할 수 없는 무언가를 느끼게 만들어줌. 김기려의 몸은 이것이 안정감이라고 했다. 안정감? 하긴. 이런 목욕은 원래도 개운함을 주곤 했으니 그래서리라. 왹려는 이것에 너무 깊은 생각을 하지 않음

아주 나중에 강창호 헌터네 집에서 수영장 즐기는데 강창호가 둥둥 떠다니는 김기려에게 다가와서 무슨 해파리처럼 떠잇다고 쿠사리 주는데 김기려 그런 강창호 빤히 쳐다보다가 팔 잡더니 수영장 아래로 내려감. 강창호도 뭐지 하면서 일단 당기는대로 내려가는데 그대로 물 속 가운데에서

강창호을 꼬옥 껴안는 김기려. 물 속에 가만히 있으면 물이 곧 자신이 되는 것처럼 익숙해지잖아요. 옷을 입엇을 때 너무 익숙해지면 옷이 있는 것도 까먹을 정도로? 그 정도로 익숙해지고 나니 이 물이 예전의 자신처럼 거대한 무언가로 이루어진 것만 같고 그 거대한 존재 속에서...

나가려면 언제든 나갈 수 있는데도 그 초록색 눈을 가만히 뜬 채로 자신을 의아한 기색으로 쳐다만 보는 이 청자색 머리카락의 사내에게 기이할만큼의 만족감을 느끼는 왹려를 어쩌고 기려창호

나중에 익사시키려고 햇냐고 물어보는 거에 아뇨. 하긴 해요? 라고 묻는 왹려와 하긴 하지. 그 전에 빠져나왔겠지만. 하고 답하는 창호 씨


김기려 강창호랑 나름 자주 만나고 그랫는데 어느날 강창호가 나 볼일 있어서 외국 다녀올테니 보고 싶으면 TV나 봐~ 해가지고 뭔 소리야? 함. 그렇게 강창호 씨 외국 가고 며칠 뒤... 보고 싶은 건 아닌데 TV 보라고 햇던 말이 의아해서 TV 아무데나 틀어봣더니... 뭘 그리 열심히 햇는지

온갖 광고에 튀어나온다. 화장품 치킨 기타 등등... 와 이 인간... 생각햇으나 그 뒤로 TV 계속 틀어놓고 할일하다가 광고 나올 때마다 슬그머니 거실 나와서 가만히 TV 보는 김기려. 그마저도 강창호 씨 광고 아니면 다시 기어들어감 쯥. 기려창호


김기려에게 강창호는 특별했으나 다른 특별과 두드러지게 더 특별한 건 아니었다. 그러나 이전의 특별과는 분명 결이 달랐고, 강창호가 그것을 사랑이라 정의했을 때 이 외계의 대마도사는 어쩐지 그 단어의 울림이 그에게 준 자신의 특별을 가리키기에 아주 적합하다고 상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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