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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u

나단견우 / 부위별 키스 반응

“그래서, 하마터면 소통 오류로 큰일 날 뻔했어. 내가 보여드린 스타일에서 조금 더 길었으면 좋겠다는 게 기장 얘기가 아니었을 줄은. 중간에 손님이 이상하다 싶어 말씀해주셔서 한 숨 덜었지.”

“잘 끝났다니 다행이네요.”

여느 때와 같이 헤어샵에서 퇴근하는 길. 엘리베이터 앞에 멈춰 대화를 나누던 중, 고개를 끄덕이며 그렇구나 하는 나타니엘을 응시하다 말고 견우가 그를 불렀다.

“형?”

오늘은 자신의 집에서 간단히 저녁 먹고 쉬기로 한 참이라 곧장 왔는데 어째 나단 형 반응이 미적지근했다. 대화야 소소한 일상 이야기라 평범한 답변이 이상할 건 전혀 없지만... 왠지 다른 생각을 하는 것 같다고 해야 할까. 혹시 피곤한가? 하지만 근래엔 바쁘거나 힘든 일이 없다고 들었다. 게다가 그간의 경험상 저 표정은 왠지,

장난치고 싶은 것 같은데.’

생각하기 무섭게 나타니엘의 미소가 짙어졌다. 그러더니 성큼 다가와 견우의 이마에 대뜸 입술을 눌렀다. 야트막한 간지러움과 함께 입꼬리가 저절로 올라가는 것을 느끼며 견우가 그를 올려봤다.

“갑자기?”

“음, 마침 견우 씨 이마가 보여서요.”

물어볼 줄 알았는지 그가 잽싸게 답했다. 집도 거의 도착했겠다, 주위에 아무도 없겠다, 소소한 애정 행각을 하기엔 최적의 타이밍이긴 했다. 뽀뽀 정도야 가볍기도 하고. 다만 집에 다다라서야 키스했다는 건... 역시 그들의 암묵적인 사인 중 하나일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에 호응하듯 견우가 손을 잡는 순간, 기다렸다는 듯 엘리베이터 도착음이 둘에게 눈치를 줬다.

“일단 탈까요?”

다음은 이따 하고. 왠지 내뱉지도 않은 뒷말이 들리는 것 같아 웃음이 입술 틈을 비집고 나온다. 어느새 아까 하던 손님 얘기는 훌쩍 건너가 버린 지 오래였다.

지하에 차를 대고 올라온 나타니엘과 견우에겐 야속하게도, 1층에서 엘리베이터가 다시 멈췄다. 출퇴근하며 두어 번 마주친 이웃이었다. 슬쩍 손을 제 등 뒤로 옮긴 견우가 가볍게 인사하곤 천천히 바뀌는 엘리베이터 층수를 바라봤다. 그렇게 오늘따라 느린 기분이 들어 애꿎은 엘리베이터 탓을 하며 기다리길 잠시, 엘리베이터가 멈추고 문이 열리자 외려 견우가 나타니엘과 맞잡은 손을 살짝 잡아 끌었다.

평소엔 몇 발자국 안 되던 집 현관이 꼭 이럴 때만 유독 긴 느낌이 든다. 복도 끄트머리에 다다른 견우가 얌전히 자신을 따라온 나단 형 쪽을 슬쩍 훔치려는 찰나, 나타니엘이 한 박자 먼저 움직였다.

쪽.

이번엔 뺨이다. 그가 살짝 고개를 숙이고 깍지 낀 손 그대로 백허그한 채, 자신의 볼에 키스하곤 현관 비밀번호를 눌렀다. 새삼 그가 번호를 누르는 게 물 흐르듯 자연스러워 웃음이 났다. 하긴. 자연스러워질 때도 됐지. 지금 안겨있는 자신조차도, 익숙한 체온에 갇혀선 내가 그리 작은 키는 아닌데 이렇게 품이 넉넉할 수가 없다며 감탄이나 하고 있다. 그만큼 그의 품이 익숙해졌다는 뜻이다.

그사이 철컥, 하는 소리가 들리고 문을 열며 나타니엘이 살짝 떨어졌다. 그리곤 잡혀있던 손을 뒤집어 견우의 손등에 키스하고선 먼저 손을 풀었다.

“견우 씨.”

너무 잘 알고 있다.

한 단계 낮아진 목소리도, 콧등에 가볍게 닿았다 떨어지는 키스에 담긴 애정도.

나타니엘에게 받은 버드키스를 돌려주듯 그의 코에 역으로 두어 번 입술을 붙였다 떼고, 견우가 열린 문틈으로 먼저 들어갔다. 밝은 복도와 달리 깜깜했던 집에서 견우 머리 위의 조명만 깜빡 켜졌다.

그는 일부러 도발하듯 그 자리에 딱 멈춰 나타니엘을 바라보고선, 가만히 제 입술을 가리켰다.

이 뜻을 모를 나타니엘이 아니었다. 성큼 다가온 그의 어깨 아래로 그림자가 내려오는 것을 보며 견우가 천천히 눈을 감았다.
가만히 기다리는 견우의 얼굴을 보니 문득 장난기가 일었다. 그의 기대와는 조금 다르려나 생각하며, 나타니엘이 즐거운 미소를 짓곤 다시 키스했다.

입술이 눈꺼풀에 닿는 순간 움찔 떠는 게 보였다. 견우도 뒤늦게 상황을 파악했는지, 살짝 얄밉다는 듯한 표정으로 나타니엘을 흘겨봤다.

“아?”

“견우 씨가 원한 게 이거 아니었어요?”

그럴 리가 없지. 알고 하는 말이었다.

물론 더 시치미 뗄 생각도 없었다. 견우의 애정 담긴 핀잔이 싫진 않지만…, 이 정도면 놀리는 건 충분했지 싶다.

더 말하기 전에 지그시 그의 입술을 누르며, 나타니엘이 견우의 허리를 느리게 감싸 안았다. 일순 눈을 크게 뜬 그가 애인의 정답에 다시 눈을 감았다.

움직이지 않는 두 사람을 못 알아챈 형광등이 꺼졌다. 창문 너머 어슴푸레한 불빛에게조차 의지하지 않고서 이어지던 키스는, 한참 후 견우의 숨이 가파올 즈음이 되어서야 겨우 끝났다.

깜빡.

다시 켜진 노란 전등에 서로를 바라본 그들이 같이 웃었다.

저녁은, 조금 미뤄야 할지도 모르겠다.


사담.

이마: 눈 맞추면서 웃음. 살짝 간지럽지만 익숙하기도 하고 가벼운 키스라 당황하거나 놀랄 정돈 아닐 듯. 집에 있거나 둘만 남는 등 때에 따라 나타니엘이 먼저 본인 이마에 키스할 경우 형에게 고개 숙여 달라면서 자기도 이마에 키스하고 싶다 했다가, 막상 시선 맞춰주면 입술에 기습 키스함.

눈꺼풀: 눈감고 기다림. 만약 입술에 하는 줄 알았다면 눈꺼풀에 나타니엘 입술 닿는 순간 움찔했다가 뗀 다음에야 눈 떠서 살짝 얄밉다는 듯한 표정. 기본적으로 시야가 차단된 상태였으니 조금 긴장했을 것 같기도 한데, 이것도 초반에나 그렇지 조금 지나면 익숙해지지 않을지.
콧등: 가볍게 받고 견우도 나타니엘에게 해줌. 가볍게 톡톡 두드리듯 여러 번 버드키스처럼 남길 것 같음.

귀: 일단 꽤 긴장함. 가만히 있긴 하지만 옆눈으로 나타니엘 보려 하겠지. 평소처럼 침착하기 힘든 건 숨소리 때문인지, 아님 유독 크게 들리는 본인의 심장소리 때문인지. 나타니엘이 견우 귀에 키스를 한다...? 살짝 고개를 돌린 상태다...? 밀착 정도가 남다르다...? 의 맥락으로, 주로 시작할 때 귓볼부터 느릿하게 키스할 것 같아서.

뺨: 이마와 비슷한 반응. 대신 형에게 겨우 이거? 같은 느낌으로 짓궂게 웃을지도. 잠들기 전 굿나잇 인사로 해준 거면 고맙다면서 견우도 나타니엘 볼에 키스하고 잘 자, 속삭임.

입술: 견우는 어지간한 딥키스 아닌 이상 긴장할 정돈 아닌 것 같다는 캐해. 특히 나타니엘이 잘 알려줘서 애정 짙은 스킨십 하나에 드라마틱한 반응을 보일 것 같진 않지만, 그래도 전반적으론 행복한 얼굴이겠지.

손등: 조금 민망해할 것 같음. 그냥 손은 손으로 맞잡고 대신 여기에 해달라고 입술 가리키는 모습이 상상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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