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모짜
총 10개의 포스트
동그란 정수리 위로 데굴데굴 구른 사탕이 툭 바닥으로 떨어졌다. 가지런히 펼친 책에 시선을 고정하던 소년이 고개를 들었다. 미안해! 금방 주울게! 번개처럼 스쳐 지나간 사과의 내용을 곱씹을 새도 없이, 이오리는 선택의 순간을 맞닥뜨렸다. 학기 초보다 퍽 어두워진 형광등 빛을 모조리 반사한 포장지가 눈에 띄었다. 이내 이오리의 시야가 알록달록한 것들로 가득
(너무 혼잣말은 제외하고 백업합니다) 아오이의 마음에 집중하면서 보고 있음 격정 이렇게 보는 거 맞죠? 아오이가 충격받은 이유가 단순히 사키를 잃어서 그런 게 아니라... 자기혐오와 관련있는 게 진짜 진창인 거 같다. 그냥 내가 사키를 구하지 못했어!로 끝나면 괜찮은데(다른 애들) 아오이는 그게 내가 사키를 잘 통제했어야 했는데 나도 사키가 자유롭길
* 이전 극장판, 디지몬 어드벤처: 트라이와 디지몬 어드벤처 라스트 에볼루션에 부정적인 평가를 내린 사람의 감상입니다. * 영화에 트리거요소 포함되어 있습니다. 감상에서도 이런 부분에 관하여 다룹니다. * 신 캐릭터, 오오와다 루이에 대한 사감은 전혀 없습니다. 다만, 오오와다 루이를 좋아하시는 분들께는 불편한 글이 될 수 있으니 열람을 추천드리지 않습니다
혼담이 오가는 나이가 되자, 아오이가 가장 먼저 맞이한 초상화는 시부야 가문과 익히 알고 지내던 가문의 것이었다. 이미 얼굴도 알고 있는 사이에서 초상화가 의미가 있나요? 담담하게 묻는 딸의 얼굴이 어떻게 보인 것인지, 그녀를 똑 닮은 중년의 남성은 고개를 끄덕거렸다. 의미가 있지, 관례와 과정은 중요한 법이다. 딱 떨어지는 완고한 말은 아오이가 예상한 그
저주에 걸린 공주님은 온종일 꿈나라에서 배회하신대 언젠가 왕자님이 찾아와 그 저주를 풀어줄 때까지 하지만 왕자님이 언제쯤 올까 그 아무도 모른다네 봄꽃을 닮은 공주님이 잠들어 왕국에는 봄이 오지 않는다네 그렇다면 공주님이 있는 꿈나라는 항상 봄일 테니 나는 거기서 살고 싶네 살고 싶네 고립된 계절 귀족 아가씨가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은 무엇일까
(2024.04.12. 19:44 수정) 앞서서, 이 글은 디지몬 서바이브와 그 외 디지몬 미디어믹스에 관한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또한 서바이브를 영업하는 의견이 강한 글이 될 수 있으니, 서바이브 게임이 별로라고 느끼셨던 분들께서는 동의하지 못할 부분이 많을 수 있습니다. 그래도 다른 의견이 궁금하시다면 읽어주십사 읍소드리고 싶습니다. 정말
열람에 앞서서, 사이버슬루스 감상은 ‘스에도 아케미’에 초점을 맞추어 전개됩니다. 게임을 플레이 하면서 스에도 아케미를 편협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조금 못된 말을 했기 때문에, 스에도 아케미를 중점으로 플레이 후기를 작성했다고 보아도 무방합니다. 해커스메모리 감상은 ‘미시마 에리카’에 초점을 맞추어 진행했습니다. 그 이유는 모두가 아실 것이라고 생각
달콤하면서도 어딘가 씁쓸한 초콜릿의 향내가 금방 물러갔다. 겨울이 끝나고 드디어 꽃이 세상을 보기 위해 맥동하는 시기, 핫초코의 여운과 따끈함은 사람들의 마음과 관계에 기나긴 흔적을 남기고 사라졌으리라. 추운 겨울이 저물었다는 것을 알리고, 따스함은 이제 마음속에 묻어두는 계절. 동시에 꽃이 빼꼼 고개를 내미는 것을 시샘한 칼바람이 간혹 들이치기도 하지만,
산타 할아버지께. 산타 할아버지, 안녕하세요? 제 이름을 말씀드리는 것이 편지를 쓸 때의 당연한 예의겠지만 산타 할아버지라면 제 이름을 이미 알고 계실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러니 저의 이름 정도야, 알려주지 않아도 괜찮으시겠죠? 괜찮으실 거라고 믿어요. 산타 할아버지께서는 전 세계 아이들에게 선물을 주기 위해 바쁘게 돌아다니신다고 엄마가 말씀하셨
귀신이 몰려오는 날에 초콜릿이 웬 말이야. 차가운 목소리에 초콜릿이 허공을 날았다. 최강이라는 호칭을 얻고 톡톡히 귀여움을 받던 그 달콤한 간식이 이렇게 천덕꾸러기 신세가 되다니. 하준은 느릿한 손길로 초콜릿을 주워들었다. “웬일이야, 굴루스감마몬?” 커다란 눈동자의 흰 자위까지 살라 먹은 존재가 제 옆에 앉아 있는데도 하준의 얼굴에는 별 다른 감흥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