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브의 시점에서

모브 타입 1인

514자.

마치 영화 속 한 장면처럼 어울리는 세 명이 있다. 매일 아침, 그들이 정문을 통과해 교실로 향할 때마다 복도는 모두 숨을 죽인 듯 고요해진다. 눈부신 금발의 H는 주변의 모든 시선을 한몸에 받는다. 마치 자신이 주인공이라는 걸 알고 있는 듯이, 자신감과 여유가 몸짓 하나하나에 배어 있다. M은 H와는 다른 의미로 눈길을 끌었다. H가 날카로운 카리스마로 사람들을 휘어잡는다면, M은 항상 조용하고 차분한 분위기로 주위를 편안하게 한다. 그 사이에 선 Y는 전혀 다른 두 사람의 분위기를 부드럽게 녹여낸다. Y의 커다란 눈망울에는 항상 맑은 빛이 서려 있다. 그 밝은 미소와 친절합을 마주한 이들은 남은 하루를 따스하게 보낼 수 있다. 나는 언제나처럼 그들을 바라본다. 차마 가까이 다가갈 용기는 없다. 그저 그들이 나를 보지도 못할 만큼 면 거리에서 은근한 동경을 품는다. 손을 뻗어도 닿을 수 없는 별처럼 나와는 다른 세상에 있는 세 사람. 하지만 그들의 일상 속 작은 웃음소리, 나긋한 대화 소리 하나하나가 나의 학교생활을 더 빛나게 한다. 가끔은 일찍 등교해 창밖을 보며 저들이 교정을 지나가기를 기다리고, 학교에 가지 않는 주말에는 길을 걷다 우연히 마주치기를 바라게 된다. 그 별빛이 내 하루에 희미하게라도 드리워지기를, 그리고 언젠가, 나도 그들처럼 조금은 특별해질 수있기를 꿈꿔본다.

514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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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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