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생존if | 경찰동기조
“아무로 씨, 지금 실수하신 거예요?”
별일이네. 아즈사는 신기하다는 듯 깨진 접시를 쳐다보았다. 당연한 일이었다. 다른 누구도 아닌 완벽한 남자, 아무로 토오루가 아닌가. 포아로 출근 첫날부터 매출 신기록을 세우던 그를 보며, 아즈사는 내심 NASA에서 보낸 휴머노이드 같은 게 아닐까 의심했다.
“죄송해요, 아즈사 씨. 잠깐 딴생각을 좀….”
접시 조각을 치우며 멋쩍은 듯 웃는 그에게 아즈사는 오히려 다행이라며 마주 웃는다.
“괜찮아요, 그럴 수도 있는 거죠! 아무로 씨도 사람다운 모습이 있군요?”
아즈사는 남은 설거지는 본인이 하겠다며 아무로를 부엌에서 쫓아냈다. 아무로 씨, 대신 접객 부탁할게요! 오늘도 상냥한 아즈사 씨를 보며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사실 아무로가 실수한 것은 다름 아닌 방금 온 손님 때문이었다. 새까만 선글라스를 쓴 껄렁한 태도로 들어온 남자 하나, 그리고 쭈뼛쭈뼛 뒤따라 들어오던 턱수염을 기른 남자 하나. 둘밖에 없는 걸 다행이라고 해야 하나.
“어이, 제…, 아니. 여기선 아무로랬나? 아무튼 맛있는 샌드위치 하나 부탁할게?”
“미안해, 제로. 마츠다가 기어코 오겠다고….”
아, 역시 히로가 그랬을 리 없지. 아무로는 질린다는 표정으로 마츠다를 쳐다보았다. 그럼에도 마츠다는 능청스레 윙크할 뿐이다.
“아주 맛있게 부탁해, 형씨.”
어떻게 쟤는 변하는 게 없을까. 학교 때나, 지금이나. 아무로는 선글라스를 살짝 내리고 윙크하는 곱슬머리 남자를 진심으로 치고 싶다고 생각했다.
댓글 7
사려깊은 기린
너무좋아요
전설의 날다람쥐
저는 전설의날다람쥐입니다
추워하는 바다표범
평화롭고 좋다
생각하는 기니피그
여기 사후 세계인가요?
반짝이는 까마귀
진짜 치면 어떻게 되나요?
추천 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