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반전if | 제로 <-> 히로
“아저씨! 내일 아쿠아리움 가기로 했잖아요!”
“그게 말이다….”
언제나처럼 탐정사무소로 샌드위치를 들고 올라가던 시라이는 오늘따라 시끌벅적하다고 느꼈다. 코난의 친구들, 그러니까 소년 탐정단이었나.
“내일은 박사님도 안 계신단 말이에요!”
“그러니까….”
“그럼, 제가 데려갈까요?”
언제나처럼 테이블에 샌드위치를 내려놓으며 한 말이었다. 사무소 책상에 널브러진 여러 파일을 보아하니, 아마 아이들과의 약속은 까맣게 잊고 의뢰를 받은 거겠지. 사실은 경마 때문이었지만, 시라이의 생각은 거기까지 미치지 못했다.
“시라이 형!”
“진짜, 오빠밖에 없어요!”
“죄송해요, 시라이 씨. 저희 아빠가 또 신세를….”
“신세라면 제가 지고 있죠. 마침, 내일 쉬는 날이기도 하고.”
란에게 손사래를 치던 시라이는 코난의 시선을 느꼈다. 이번엔 정말 별다른 뜻 없는데. 아무렴, 좋은 게 좋은 거지. 하이바라 아이라는 친구도 만나면 좋고.
다음날, 시라이는 아이들을 데리고 수족관으로 향했다. 하이바라는 오늘 아프다고 한다. 이 정도면 너무 노골적인 경계다.
도착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아이들은 란과 함께 펭귄을 보러 가버렸다. 혼자 남겨진 시라이는 유리 너머의 물고기들을 바라보았다. 드넓은 바다를 항해하던 이들은, 저 좁은 공간에 갇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그의 첫 바다는 레이와 함께였다. 내륙에 있는 나가노와는 달리 도쿄는 바다와 접해있었기에, 상경한 그에게 바다를 보러 가자며 손을 내민 것이 레이였다. 그렇게 둘이서 보러 간 바다는 최악이었다. 책 속의 겨울 바다는 아름다웠지만 현실의 겨울 바다는 무진장 추웠다. 그렇게 서로 오들오들 떨다가 집으로 돌아갔다.
그렇게 한참을, 인간이 만들어낸 작은 바다를 바라보던 그에게 코난이 다가왔다.
“시라이 형, 형은 도쿄 출신이에요?”
“그건 왜?”
“나가노에 아는 사람이 형을 닮아서요.”
“…코난은 발이 참 넓구나?”
설마 형까지 알고 있을 줄이야. 야마토 경부가 사무소에 찾아온 기록이 있는 걸 보면 가능성은 있었다. 그걸 잡아내지 못한 본인의 실수일 뿐.
시라이는, 히로미츠는 코난을 바라보았다. ‘시라이(白井)’의 연기에 어느 부분이 문제였을까. 코난을 모리 코고로의 지혜 주머니라 하셨지. 그는 효우에의 말을 이해할 것 같았다.
“형은, 나쁜 사람 아니죠?”
“글쎄.”
나쁜 사람이라. 라이가, 아카이 슈이치가 너의 팀인 이상, 우리는 적어도 같은 편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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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는 기니피그
히로제로
전설의 날다람쥐
나는물고기다 꼬물꼬물
반짝이는 까마귀
당신이 글에 무리수를 두었다면 나는 당신의 마음에 유리수를 두겠어
추워하는 바다표범
코난이라는 장르에 대한 깊은 사랑이 느껴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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