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토 팀으로 해보는 죽음에 대한 고찰

[OC] 오로라(에리카), 미코, 유이 + 에테르

상자 by 매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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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토 팀은 제 캐자들 중에서 제일 관계가 피폐한 팀이 아닐까 싶습니다… 아무래도 죽음이라는 요소와 제일 근접해있는 팀이니까요. 대놓고 빌런 서사를 가지고 나온 리버티 팀하고는 약간 범위가 다른… 그 있잖아요 어쨌든 그런 뭔가뭔가입니다. 리버티 팀은 그냥 빌런 포지션이면 알토 팀은 뭐랄까… 뭐라 말하기가 어렵네요 그냥 피폐합니다.

제목은 뭔가 그럴듯합니다만 내용은 전혀 그럴듯하지 않습니다. 강조하자면 자캐 TMI 누수 글이기 때문에… 그럴듯한 제목에 전혀 그럴듯하지 않은 엉터리 내용. 그렇지만 그럼에도 한 번 이야기를 시작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목차 ::

죽음에 얽힌 알토 팀의 이야기

에리카 :: 알토 팀에 대한 에리카의 시점

오로라 :: 누군가를 대체하는 삶에 대한 이야기

미코 :: 죽음 이후의 사랑 또한 영원할 수 있는가

유이 :: 생명의 재탄생을 거부한 이유에 대해

에테르 :: 추모를 도운 이유 [번외]

죽음에 얽힌 알토 팀의 이야기

할 말이 많습니다… 그럼에도 최대한 간결하게 설명해보겠습니다.

알토 팀은 본디 오로라 - 미코 - 유이 의 구성이 아닌 에리카 - 미코 - 유이 라는 구성이었습니다. 제목만 봐도… 굳이 설명 안 해도… 에리카가 죽고 그 자리를 오로라가 채우게 된 구조입니다.

에리카 - 미코 - 유이 는 셋이서 아주 친한 절친 관계였고, 이 와중에 미코는 에리카를 짝사랑하기도 하는 등 풋풋한 사랑 또한 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개인 스토리 기준 약 3년 전… 그러니까 세 사람이 중학교 3학년일 때에 에리카가 모종의 이유로 죽게 됩니다.

에리카가 죽은 이유는 사실 미정입니다만 굉장히 사소한 이유로 생각해뒀습니다. 사실 죽음에 사소한 이유 같은게 있을진 모르겠습니다만 교통사고나 사고사 같은 우연적인 일로 에리카는 죽게 됩니다.

미코와 유이는 그 사고를 마주하게 되었고, 에리카의 죽음을 인식하게 됩니다. 당연하게도 죽음을 바로 받아들이진 못했죠. 절친 사이였기도 했고 미코는 에리카를 짝사랑하기도 했으니까요. 당장 두 사람에게 죽음은 인식되지 않았습니다. 물론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난 이후에는 받아들였지만요. 가족이 없었던 에리카였기에 그럴듯한 장례도 치뤄지지 못할… 줄 알았으나, 지나가던 (?) 에테르의 개입으로 에리카의 장례식은 작게나마 치뤄집니다.

그 뒤로 거의 매일매일 에리카의 무덤을 찾아갔던 두 사람의 앞에 정체불명의 누군가가 등장합니다. 그 누군가는 먼저 유이에게 ‘에리카를 살리지 않겠냐’ 고 제안했었으나, 유이가 이를 거절했었고, 두 사람의 앞에 나타난 건 그 이후의 이야기입니다.

누군가… 익명 씨라고 합시다. 익명 씨는 누군가를 데려와 두 사람에게 소개했습니다. 에리카와 너무나도 닮은, 에리카를 모티브 삼아 만들어진 안드로이드 오로라였습니다. (오로라의 제작 과정과 조금 더 상세한 사정, 익명 씨에 대한 정보는 생략하겠습니다.)

익명 씨가 말하길 오로라는 제작 과정에서 에리카를 완전히 모방하지 못해 폐기처리된 어쩌고… 미코와 유이의 귀에 제대로 들어갔을 이야기는 아니었을 겁니다. 두 사람의 눈에는 에리카를 닮은 안드로이드가 나타났을 뿐이고, 그 안드로이드의 목적 또한 에리카의 모방이었으니 절대로 긍정적으로 받아들이진 못했을 겁니다.

하지만 익명 씨는 그런 것에 관심이 없었습니다! 무언가 장황한 설명을 하다가 에테르에게 나가라는 말을 들은 익명 씨는 오로라를 두고 안녕~ 하고 떠나버렸습니다. 이 이유에 대한 것도 우선은 생략하겠습니다. 익명 씨의 이야기는 당장 중요하지 않으니까요.

익명 씨가 안녕~ 하고 떠나버리면 오로라는 입력받은 명령대로 미코와 유이의 일상에 발을 들입니다. 당연하게도 둘 다 오로라를 환영하지 못했습니다. 에리카와 너무도 닮은 주제에 에리카와는 너무도 상반되는 성격 (밝고 활기찼던 에리카 - 무뚝뚝하고 조용한 오로라) 을 가졌고, 대놓고 에리카의 모방품이라는 이름을 하고 있으니까요. 어느 정도 오로라를 천천히 받아들이던 유이와는 반대로 미코는 과하게 오로라에게 화를 내면서 사라지라고 하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오로라는 입력받은 명령대로 계속 에리카를 모방합니다. 오로라에게 있어서는 그것이 입력받은 유일한 것이었고, 오로라 스스로 그것을 해야 한다고 계속 생각했으니까요.

그리고 어느 시점에서 우리의 선인 (본인이 들으면 화낼 발언일 것 같긴 합니다) 에테르 씨는 오로라에게 모방을 그만두기를 추천합니다. 어떤 존재든 누군가를 모방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고, 도리어 모두에게 악영향을 미치지 않냐면서. 그 말을 들은 오로라는 머리카락을 자릅니다. 본디 에리카와 닮았던 단발의 머리카락이 꽤 짧아졌습니다.

그 뒤로 오로라는 에리카를 모방하는 걸 그만두겠다고 두 사람에게 선언합니다. 사실 미코는 처음엔 퍽이나, 하면서 전혀 믿지 않았습니다만 이후 오로라가 에리카하고는 점점 다른 행동을 하는 걸 본 미코도 오로라에게 천천히 마음을 열게 됩니다. 그 끝에 현재의 알토 팀이 결성되게 되었습니다.

… 짧게 줄이겠다고 한 건데 이것도 꽤 길군요…

에리카 :: 알토 팀에 대한 에리카의 시점

알토 팀은 에리카의 죽음 이후 굉장히 큰 변화를 겪었습니다. 그렇다면 에리카의 시점에서 알토 팀은 어떻게 비춰졌을까요? 사실 별로 적을만한 내용이 많진 않습니다만 칼을 들었으니 물이라도 썰어볼 작정입니다.

크게 세 가지 틀로 나눠보자면…

에리카의 죽음 이전 / 에리카의 죽음 이후 / 오로라의 합류 이후

로 나눠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에리카의 죽음 이전에는… 정말로 설명할 만한 게 그닥 없는 것 같습니다. 그냥 친한 친구들이고, 앞으로를 함께할 인연… 같은 느낌으로 생각하지 않았을까요. 와~ 미코 좋아 와~ 유이 좋아 로 끝날 것 같습니다. 에리카도 죽음을 알진 못했을 테니, 그저 친구들과 행복하게 평생을 보낼 생각이었겠죠. 미코에게도 별 생각 없지 않았을까요? 짝사랑, 허무하게 끝나다. 물론 미코가 어필을 얼마나 했냐에 따라 달라지긴 하겠습니다.

누구도 사고가 날 줄은 몰랐을 겁니다. 당연한 이야기입니다.

에리카의 죽음 이후이자 오로라의 합류 이전 시점. 일단 에리카의 입장에서 오로라의 존재는 꽤 당황스러웠겠죠. 여기서 아까 설명하지 못한 이야기를 하나 하자면, 에리카와 익명 씨는 동료입니다. 놀랍게도 같은 팀에 속해서 함께 연구를 했던 이들이었죠. 다만 오로라의 탄생까지는 에리카하고도 합의되지 않은 사안이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가능성이 높다는 건… 나중에 바뀔 수도 있다는 뜻입니다.)

그러면 일단 에리카의 입장에서는 직장 동료 (나이를 생각하면 직장까지는 아닙니다만 정확한 단어가 생각나지 않아서…) 가 자기 죽었다고 자기를 모방한 로봇을 데려온 거니… 이거 고인모독 아닌가요? 에리카의 입장에서도 오로라의 존재는 받아들이기 힘든 존재였습니다.

다만 무엇보다 에리카를 힘들게 했던 건 오로라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미코와 유이의 모습이었을 겁니다. 직장 동료놈의 의도가 어땠든 일단 오로라가 자신을 모방하려면 한 가지는 분명히 했어야 하는 거니까요. 미코와 유이의 친구가 되어주는 일입니다. 그걸 할 수 없다면 오로라는 자신의 모방품이 되지 못한다고 에리카는 확신했을 겁니다.

애초에 당장 미코와 유이의 마음을 채워줄 수 있는 건 에리카가 아닌 오로라였습니다. 에리카는 이미 죽었고, 남은 건 오로라 뿐입니다. 그러면 에리카는 오로라를 믿을 수밖에 없죠. 오로라가 어떻게든 두 사람을 위로해주기를 바랄 수밖에 없었겠죠. 그렇지만 미코가 오로라를 거부하고 있으니, 에리카는 당장이라도 무덤에서 뛰쳐나가서 오로라에게 어떻게 좀 해보라고 외치고 싶지 않았을까요…

그렇지만! 우리에게는 에테르 씨의 도움으로 오로라가 마침내 둘에게 섞이기 시작한 오로라의 합류 이후가 있습니다. 만약에 유령이라는 개념이 있다면 에리카는 이 이전까지 계속 오로라를 폴터가이스트 현상으로 괴롭히면서 어떻게 좀 해봐! 하고 외치고 있었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마침내 오로라가 두 사람에게 섞이게 되고, 마침내 미코가 오로라를 ‘오로라’ 로 인정한 시점에서, 에리카는 만족했겠죠. 그 이전까지 (유이는 모르겠습니다만) 미코는 오로라를 에리카의 모조품 정도로만 보고 있었을 것입니다. 오로라가 자신이 오로라라고 이야기하면서 모방을 그만둘 때에야 미코는 오로라를 오로라라고 마주할 수 있게 된 거죠.

에리카 대만족! 드디어 다시금 행복해지는 친구들의 모습을 보며 에리카도 편히 쉴 수 있지 않을까요. 비록 저 자리에는 에리카가 아닌 오로라가 있지만, 그래도 에리카의 성품이나 성격을 고려하면 오로라 또한 충분히 그 자리에 있을 자격이 있을 거라고 에리카는 이야기할 겁니다.

굳이 내가 아니더라도, 너희가 행복할 수 있으면 그걸로 괜찮아!

오로라 :: 누군가를 대체하는 삶에 대한 이야기

이 문단에서는 오로라에 대해 고찰해보겠습니다. 그러니까, 누군가를 모방하고 그 사람의 대체품이 된다는 것… 에 대해서요.

거두절미하고 누군가를 모방하고 그 누군가의 대체품이 된다는 것 자체가… 저는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아니 그야 당연하잖아요. 아무리 오로라가 안드로이드라고 해도… 에리카를 대신해 탄생한 안드로이드라고 해도… 오로라가 에리카가 될 수 없는 것은 당연하지 않나요? 오로라는 그것을 에테르의 말을 듣고 나서야 겨우 알아챘지만요. 오로라에게 있어선 대체품으로서 사는 것만이 입력되어 있으니까요. 이렇게 얘기하니까 에테르가 무슨 해커 같네요? 에테르는 해커가 아닙니다.

누군가를 대체하는 삶… 이라는 말.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생각하고 판단할 수 있는 모든 존재들은 자기 자신으로 살아갈 수 있는 자격이 있습니다. 자격? 아뇨, 그렇게 살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자기 자신으로 살아가야 한다고요. 그것이 어떤 형태던, 그것이 어떤 모습이던 오로라는 오로라로서 살아가야 하고 에리카는 에리카로서, 미코도 유이도 에테르도 자기 자신으로서 살아가야 합니다.

안드로이드… 라는 거, 오묘한 종족입니다. 일단 다른 안드로이드들은 잘 모르겠습니다만 최소한 오로라는 판단하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오로라는 오로라로 살아야 합니다. 당장 에테르의 말을 듣고 에리카임을 그만두었다는 것 자체가 오로라 스스로가 생각할 능력이 있다는 것을 증명합니다.

또한 누군가를 대체하는 건 불가능합니다. 도플갱어라고 해도 저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탄생한 환경, 자라온 환경, 주위 관계… 그런 것들을 모두 똑같이 가지고 있는 도플갱어가 존재한다고요? 있다면 저도 소개시켜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최소한 저는 모든 조건을 만족하는 또 다른 나라는 건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해요.

그렇기에 오로라는 에리카가 될 수 없고, 역으로 에리카도 오로라가 될 수 없습니다.

그러니까 오로라는 오로라로서 살아가야 합니다. 누군가를 대체하는 삶이라는 말, 저는 이해할 수 없습니다.

미코 :: 죽음 이후의 사랑 또한 영원할 수 있는가

미코… 에리카만을 바라본 순애남입니다. 모 트친분들께서도 인정해주신 순애남입니다.

이 문단에서 생각해볼 것은… 대단한 건 없고 그냥 미코에 대한 고찰입니다. 이야기할만한 게 제일 없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최근에 어떤 글에서 이런 말을 본 적이 있어요.

만약 우리 중 누군가에게 무슨 일이 생긴다면 — 이런 말을 해서 미안해요 — 바로 내일 중 우리 중 누군가에게 무슨 일이 생긴다면 그 상대, 그러니까 다른 한 쪽은 한동안 슬퍼하다가도 다시 기운을 차리고 곧 다른 누군가를 만나 다시 사랑을 하게 될 거라는 거야.

— 레이몬드 카버, 『사랑을 말할 때 우리가 이야기하는 것』, 203. [Raymond Carver, What We Talk about When We Talk about Love]

(출처가 비정확한 이유는 책이 아닌 자료로 접하였기 때문이라고 변명해봅니다…)

이 말을 미코에게 그대로 적용시킬 수 있을 것 같네요. 미코에게는 에리카의 죽음이라는 일이 있었습니다. 무슨 일이 생긴 거죠. 그리고 그 무슨 일 이후에 미코는 슬퍼했습니다. 하지만 다시 기운을 차렸죠. 다만 문장의 내용대로 흘러가면 이후 미코는 에리카가 아닌 다른 누군가와 사랑을 하게 될 겁니다. 물론 그 사랑이라는 게 미코가 에리카에게 느꼈던 감정과 100% 동일하진 않겠죠.

그리고, 저 글에서 저는 사랑이란 다양한 형태가 존재한다는 얘기 또한 봤었습니다.

거두절미하고 저는 죽음 이후의 사랑 또한 영원하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에리카의 죽음에 의해 둘의 서사가 완결되었거든요. 미코는 에리카를 분명히 사랑했었습니다. 오로라와 유이를 통해 미코는 에리카가 아닌 다른 누군가와 사랑을 하게 되는 겁니다. 단지 그 사랑이 에리카에게 느꼈던 감정과는 다르다는 거죠. 두 사람의 서사는 에리카에 대한 미코의 짝사랑에서 끝났으니까요. 그러니까 죽음 이후의 사랑을 미코가 잊는다 한들, 그런 일이 이미 있었기 때문에, 사랑은 영원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루어질 수 없는 채로 완결이 났으니까요.

설령 그게 아니더라도 미코는 에리카를 잊지 못할 겁니다. 사랑했던 사람을 쉽게 잊을 수 있다면 좋겠네요, 그쵸?

유이 :: 생명의 재탄생을 거부한 이유에 대해

익명 씨는 유이에게 ‘에리카를 살리지 않겠냐’ 고 제안했다가 유이에게 거절을 당했습니다. 유이 또한 에리카의 소중한 친구이고, 유이 또한 에리카를 좋아했는데 왜 유이는 에리카의 재탄생을 거부했을까요. 거창한 이유는 없습니다. 그것은 생명에 대한 모독이며, 그런 식으로 돌아온 에리카가 온전한 에리카일 것이라는 보장도 없고, 유이가 에리카를 좋아했기에 거절한 것이었습니다.

생명에 대한 모독은 정말 말해뭐해입니다. 생명이라 함은 언젠가 꺼지기 마련인데, 그걸 억지로, 강제로 이어나가다뇨. 생명에 대한 모독에 대해서는… 다들 어느 정도 이해하고 계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넘어갑시다.

아무래도 온전히 돌아오는 건 당연히 불가능할 겁니다. 익명 씨도 그건 알고 계셨을 거예요. 그럼에도 에리카를 모방하는 로봇을 만든 것이 꽤 어이없습니다만, 이 점에 대한 것은 여기선 여기까지 하죠. 유이가 제안에 응해서 에리카를 살려내었다고 해도, 그 에리카가 더 이상 에리카로서 행동하지 않는다면 그건 미코에게도 크나큰 상처가 될 겁니다. 이미 완결된 에리카와 미코의 서사를 억지로 고쳐쓰는 꼴이 될 거예요. 그러면 미코는 더 이상 ‘에리카’ 를 사랑하지 못할 거고요. 즉, 그런 이유들로 유이는 익명 씨의 제안을 거절했었습니다.

위의 문단과 이어집니다만, 유이는 에리카를 좋아했습니다. 에리카의 밝은 미소를, 에리카의 상냥한 말을, 에리카만의 것들을. 그런 것들을 좋아했는데, 그런 것들을 어긋나게 하고, 잃어버리게 하고… 그러면서까지 에리카를 살릴 필요는 없었습니다. 에리카를 정말로 좋아한다면 에리카를 살려서는 안되는 일입니다. 그 에리카만을 기억하고, 편히 쉴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여담입니다만, 제 캐릭터들의 여러가지 가능성 중에서는 유이와 반대로 친구를 살리려고 하는 가능성이 하나 있습니다. 이쪽은 성공해내지 못하고 있지만, 친구를 살리고 돌려내기 위해 악착같이 행동하고 있죠. 그렇게 돌아온 친구는 절대로 그 가능성이 원하는 꼴은 아닐 겁니다. 이 가능성은, 정신적인 면에서 굉장히 피폐하고 절망했었고, 그래서 친구를 보고 싶어하는 것입니다. 본인도 그래서는 안된다는 걸… 아마도 알고 있을 겁니다.

에테르 :: 추모를 도운 이유 [번외]

+ 에테르 파트를 좀 더 심도깊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여우형제와 역안에 대한 고찰’ 을 읽어보시면 도움이 됩니다!

잠깐 다른 이야기를 해봅시다. 죽음에 얽힌 알토 팀의 이야기에서 알토 팀도 아닌 주제에 많이 등장하는 녀석이 있습니다. 리버티의 에테르입니다. 에테르는 장례식도 무덤도 준비해줄 수 없는 미코와 유이를 선의로 도와 에리카의 장례식을 진행해주고 무덤을 준비해주었습니다. 그리고 익명 씨를 내쫓는 역할도 해주셨고요.

에테르의 개인 스토리 직업은 ‘묘지기’ 입니다. 묘를 관리하는 일을 하고 있죠. 이곳에는 수많은 무덤이 있고 수많은 죽음이 있습니다. 에테르는 그런 죽음들에게 평온을 주는 일을 하죠.

그런 죽음들을 보던 에테르는 우연찮게 공동묘지의 앞에서 울고 있는 유이와 상실감에 빠진 미코를 만나게 됩니다. 사정을 들은 에테르는 기꺼이 두 사람을 돕기로 하죠. 왜일까요? 일단은 돈이 넘치는 것도 있었습니다만. 에테르는 꼴에 누군가를 이 상황에 비춰본겁니다. 누구도 바라봐주지 않고, 누구도 이해해주지 못한, 두 명의 괴물. 에테르는 장례도 치뤄지지 못할 에리카에게서, 슬퍼하는 두 아이의 모습에서, 무언가를 느꼈습니다.

그래서 에테르는 두 사람을 돕기로 했습니다. 선의가 선의로 이어지느냐 어떠냐는 자칭 악인이 알 바가 아니었죠. 에테르는 자기를 위한 일이라고 자기합리화를 했습니다. 사실은 두 사람이 슬퍼하지 않기를 바라고, 괴물들이 느꼈던 감정들을 느끼지 못하게 자신이 막고 싶었을 뿐이지만요.

괴물은 외롭지만, 인간들이 외로워해서는 안 되잖아요?

마무리

알토 팀이 그 이후에 어떻게 변화하는지는 해당 고찰글에서 다루지 않습니다.

에리카는 없지만, 이제 에리카가 아닌 오로라가 두 사람과 함께합니다. 비록 미코는 아직 오로라에겐 차가울지도 모르겠어요. 괜… 찮을 겁니다. 미코는 오로라를 에리카가 아닌 오로라로 보고 있으니까요. 언젠가 알토 팀이 완전히 예전의 행복을 되찾는 것이 에리카의 소망일 거예요.

세 사람은 이제 개인 스토리 기준 고등학교 3학년입니다. 에리카는 새하얀 교복이 입고 싶어서, 새하얀 교복의 학교로 가고 싶었죠. 알토 팀 중 미코만이 그런 에리카의 소망을 이어 새하얀 교복의 학교에 진학했습니다. 지금은 이들에게도 색다른 인연이 있고, 다양한 이야기가 있으니까. 그거면 괜찮을지도 모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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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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