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각글 5

프로젝트 세카이 에나 x 미즈키

편의점에 들어설 때만 하더라도 시노노메 에나는 무엇을 마시는 게 좋을지에 대해 골몰하고 있었다. 일기예보에서 말했던 이상으로 해가 가혹하게 쨍쨍한 날씨였다. 미술학원을 마치고 나오는 순간부터 아가씨는 갈증을 느꼈던 터였다. 적당한 수분을 공급받지 못한다면 집에 도착하기 전에 길가에서 뻗어버릴지도 모른다. 학원 내에 정수기가 있긴 하지만, 밍밍한 냉수를 들이키는 걸로 갈증을 해소하자니 성에 차지 않는다. 무언가 시원하면서 가능하면 기분좋게 달달한 마실 것이 필요했다. 오늘은 나름 열심히 했으니 스스로에게 작은 상을 준다고 생각하고 군것질을 해야지. 딱히 별다른 업적을 행한 적이 없을 때에도 달콤한 보상을 챙기는 게 일상이긴 했지만, 어쨌든 기분이란 거다.

차가운 음료가 진열된 선반에서 나오는 냉기가 기분좋게 서늘했다. 편의점 내부의 냉방을 만끽하며 에나는 느긋하게 매대 앞을 돌아보았다. 바닐라향이 첨가되었다는 밀크티부터 농도에 따라 제품군이 구분된 우롱차, 벚꽃 추출물을 넣었다는 가향 홍차에 진한 색이 두드러지는 스포츠드링크까지 음료의 종류는 다양했다. 뭐가 좋으려나. 들뜬 기분에 콧노래를 흥얼거리던 아가씨가 손을 뻗는다. 유명한 브랜드에서 최근 주력 상품으로 밀고 있는 카라멜 카페오레. 이걸로 좋다.

“응?”

곧바로 계산대로 향하려던 발걸음이 멈춘다. 음료 매대와 마주하고 있는 과자 진열대에 시선이 멈추었다. 여름의 열기 때문에 목이 말랐을 뿐, 딱히 심심한 입을 달래줄 간식 생각까지 간절했던 건 아니었다. 허기 때문이 아니라 다른 이유에서 에나는 진열된 과자곽 중 하나를 집어들었다. 바삭한 비스킷 한쪽 면에 말랑하면서 쫀득한 크림을 바른 게 특징인 제품이었다. 제법 역사가 오래되어 어렸을 적 에나가 어머니의 손을 잡고 시장을 돌던 때에도 진열대의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던 과자였다.

오래된 브랜드 나름의 트렌드를 따라가기 위한 생존 방안인 건지 타겟층을 가리지 않고 콜라보 기획을 다양하게 하는 걸로 유명한 제품이기도 했다. 당장 기억나기로는 베레모를 쓴 강아지 캐릭터와의 콜라보부터 아저씨들이나 좋아할 구식 로봇 만화와의 콜라보, 심지어 국내 철도 회사의 마스코트 캐릭터들과의 콜라보까지 있었던가. 딱히 특정 계층을 노리지 않고 시기마다 적당한 상대와 기획을 한다는 느낌으로. 이번에도 별반 다르지 않겠지. 그러니 이런 콜라보도 아무렇지도 않게 해버리는 거다.

<미라클 매직 걸★라라> 라는 제목은 이제 익숙하다. 마법 지팡이와 리본이 멋들어지게 어우러진 로고도 몇 차례 봤었다. ‘줄여서 미.라.마.지. 라고!’ 하며 종알거리는 목소리가 곁에서 자동으로 재생되는 기분이 들어 에나는 눈썹을 까닥거렸다. 하여간 묘한 취향이라니까. 이런 걸 좋아하는 건 10살 전후의 꼬마들 뿐이지 않은가. 에나 자신도 어렸을 적엔 이런 걸 나름 좋아했었던 거 같기도 하지만, 어디까지나 그런 시절이 잠깐 있었을 뿐이다. 본인이 기억하기로는 그랬다.

“그러고보니 뭔가 새로 나온다고 들떠서 말하긴 했었지. 안에 뭐가 들어있는 걸까.”

중얼거리며 과자곽을 흔들어본다. 비닐 포장이 부스럭거리는 소리와 함께 가벼운 무게감이 전해질 뿐. 상자 뒷면을 살펴보며 에나는 며칠 전 나이트코드를 통해 Amia, 아키야마 미즈키가 떠들었던 잡담을 떠올렸다. 유키는 일찍 잠자리에 들고 K는 집중을 위해 한참 동안 뮤트를 하고 있던 상황이라, Amia의 말상대를 해줄 사람은 에나낭 자신 뿐이었던 터였다. 정말이지, 뭐 그리 이야기할 게 많은 건지. 만족스러운 결과물이 나올 때까지 러프를 반복하면서, 예의 애니메이션과 관련해 호들갑을 떨어대는 걸 들어주기도 했다. 새로 콜라보 굿즈가 나오다니 조만간 차기작이 나오려는 게 분명하다거나, 미라마지가 인기작이란 건 역시 확고한 사실이라거나, 차기작이 나온다면 이번엔 미아가 주인공으로 나오는 걸지도 모르겠는데 그럼 좋겠다거나, 굿즈 내역을 살펴보니 아직 정보가 공개되지 않은 ‘히든’ 내지는 ‘레어’ 가 둘 있는데 보나마나 라라와 미아의 굿즈가 각각 하나씩 배정된 게 뻔하다거나, 무슨 일이 있어도 미아의 굿즈는 ‘컴플’ 하겠다거나.

“하여간에......”

그렇게나 들떠서는, 유치원생 꼬마냐고. 어쩌면 유치원에 다니던 시기에서 하나도 성장하지 않은 걸지도 모르지. 입술을 작게 삐죽이며 에나는 생각에 잠겼다. 보이스챗으로 대화할 때는 약간 연하라는 느낌을 받긴 한다. 무난하게 대화를 이어가다가도 빈틈이다 싶은 구석이 생기면 신이 나서 그를 파고드는 게 정말이지 어른스럽지 못하니, 그런 면에서 연하구나 싶달까. 얼굴을 마주하고 만나서도 그런 인상이 크게 바뀌는 건 아니다. 매사 가벼운 느낌으로 살랑살랑 움직이는 몸짓에 역시 어른스러운 면모는 옅다. 그래도 진지한 순간에는 차분해져서 묘한 무게감이 감도는 게, 끝없이 졸졸 흐르던 샘물이 새벽녘 바다처럼 잔잔하게 가라앉은 느낌이 들어 아주 조금, 의지할만한 상대로 보이기도 한달까. 물론 그건, 일종의 착시에 가깝겠지만. 결국에는 아동용 애니메이션에 열광하는 꼬맹이란 점은 바뀌지 않는다.

‘애들을 노리고 장난감을 끼워파는 상술’ 에 돈을 쓸 생각을 한단 점에서 꼬맹이란 평가에 벗어날 수 없는 법. 시노노메 에나는 이르게 철이 든 이후 이미 이런 유치한 상술 따위 간파했던 터였다. 본인이 생각하기로는, 그랬다. 정확히 언제였더라. 유명 축구 선수들의 트레이딩 카드가 동봉되었다는 과자를 몹시 사고 싶어하는 남동생에게 유치하다며 놀렸던 게 초등학생 시절이었으니까. 역시 나이에 비해 어른스러웠던 걸까, 자평한다. 사춘기 여자애의 자기 평가란 그런 식이다.

과자 상자에는 미라마지의 로고 외에도 동봉된 굿즈 일부의 사진도 나와있었다. 캐릭터들의 심볼 컬러를 딴 작은 구슬이 ‘핵’ 으로 들어간 브로치와 등장인물들의 특징을 살린 네임태그가 주요 굿즈인 모양이었다. 작은 크기로 붙은 사진으로 보기에도 브로치의 완성도는 제법 높아보였다. 수집벽이 있는 팬이라면 세트를 모두 모을 때까지 과자를 잔뜩 살 게 분명했다. 미즈키, 무슨 일이 있어도 ‘컴플’ 하겠다고 했었지. Amia가 지나가며 했던 말을 떠올리며 에나는 작게 어깨를 으쓱했다.

<미라마지의 팬들은 주목! 최종화 두 사람의 결전 의상을 모티브로 한 ‘히든’ 굿즈도 존재!>

하나 사볼까. 생각했다가 흠칫 놀란다. 아니, 도대체 이걸 왜 산다는 거야. 과자를 살 생각은 없었잖아. 원래 마실 것을 사러 왔던 건데. 쓸데없는 지출이야. 새침하게 쏘아붙이는 마음의 소리 위로 다른 생각이 포개어진다. 괜찮잖아, 과자 하나 해봤자 그리 비싼 거도 아니고. 그리고 카페오레엔 비스킷이 잘 어울리기도 해. 적당한 합리화 위로 다시금 반론이 덮어씌워진다. 딱히 먹고 싶은 게 아니란 거 다 알거든. 정말 먹을 생각이라면 다른 제품을 골랐겠지. 더운 날씨에 뒷맛이 나쁘지 않은 걸로 말야. 초코 크림이 발라진 비스킷이라니, 분명 입 안쪽이 찐득거릴 건데!

[삑- 삐익-]

“390엔입니다.”

동전 지갑에서 돈을 꺼내 계산을 하고는 에나는 다소 떨떠름한 기색이 남은 얼굴로 물건을 집어들었다. 카라멜 카페오레 하나에 더해 과자 하나. 그냥, 겸사겸사 하나 사봤을 뿐이다. 포장을 뜯었을 때 어떤 게 들어있는지 확인은 해보고 싶다는, 적당한 호기심을 채우는데 200엔 남짓의 돈을 써본 셈이다. 팬도 아니니 굿즈에 대한 소유욕 같은 건 전혀 없고, 심심풀이를 끝낸 뒤 미즈키에게 떠넘기면 충분하다.

“......미아란 캐릭터를 좋아하는 거였지.”

동봉된 굿즈로 뭐가 나오든 딱히 상관없다. 길거리에서 파는 포춘 쿠키를 하나 사봤을 때 안에서 어떤 운세 쪽지가 나올지 별반 신경쓰지 않는 거랑 마찬가지다. 그래도, 이왕이면 ‘당첨’ 에 해당하는 게 나온다면 좋겠지. 편의점 한쪽의 간이 의자에 앉아 과자 상자를 뜯으며 에나는 잠시 상상하였다. 예의 미아라는 캐릭터의 굿즈를 건네줬을 때 아키야마 미즈키가 어떤 반응을 보일지를. 예상도 못한 일을 마주했다는 듯 눈을 동그랗게 뜨고 몇 차례 깜박여댈지도 모른다. 그랬다가 곧바로 개다래나무 열매가 담긴 주머니를 받은 고양이마냥 흥분해서 귀를 쫑긋 세우고는 보이지 않는 꼬리를 흔들어댈지도. 그렇게 좋냐고 핀잔 섞어 물으면 들뜬 목소리로 답하려나. ‘응, 정말 좋아!’ 하고.

비스킷이 담긴 얇은 플라스틱 통 위로 비닐 포장에 담긴 굿즈가 놓여있었다. 한눈에 보기에도 제법 화려한 디자인의 브로치다. 상자 겉면에 인쇄된 사진을 봤을 때도 생각했던 거지만, 어린애 장난감으로 치부하기에는 제법 완성도가 높다. 어쩌면 당첨일지도? 에나는 굿즈를 집어들었다. 브로치 가운데에 ‘핵’ 으로 박힌 구슬이 반짝반짝 존재감을 과시한다. 비닐 포장 안에 동봉된 작은 두루마리 안내서를 펼쳐 눈으로 훑는다. 그러다가 에나는 혀를 찼다.

26종에 달하는 굿즈 중 에나가 뽑은 건 무려 ‘히든’ 굿즈에 해당하는 물건이었다. ‘히든’ 의 확률이 얼마나 되는진 모를 일이지만 초심자의 운이라 할만한 성과였다. 다만, 미라마지의 주인공인 ‘라라’ 의 굿즈라는 게 문제다. 작품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에나도 구슬의 심볼 컬러가 어떤 캐릭터에 대응하는지는 안내서를 보는 걸로 금방 알 수 있었다.

미즈키가 주인공인 라라의 굿즈도 좋아할지는 모를 일이다. 싫어하지는 않겠지. 미라마지라는 작품 자체의 열렬한 팬이니까. 다만 ‘미아’ 를 향한 열의에 비할 바는 되지 못할 게 분명했다. 신나서 떠드는 걸 곁에서 듣기만 했을 뿐인 에나조차 미아란 캐릭터에 대한 잡지식이 생길 정도로 그와 관련된 이야기를 하곤 했으니. 기왕 줄 거라면 그렇게나 애정하는 캐릭터와 관련 있는 굿즈인 편이 좋을 건데. 잔뜩 들떠 기뻐하는 표정을 지을 정도로 좋아하는 걸로.

“......”

카페오레 한 모금을 마신다. 입안에 감도는 달콤함에 한동안 젖어있다가, 에나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생각해보니 동전 지갑이 약간 무겁게 느껴질 정도로 동전이 과할 정도로 많이 쌓여있는 상태였다. 조금 정도는 쓰더라도 낭비가 아니겠지. 26종이나 된다는 굿즈 중 상당수가 주역인 라라와 미아의 굿즈라고 하니 미아의 굿즈를 하나 얻는 게 그리 어렵진 않을 터였다. 희소 가치를 생각한다면 ‘히든’ 이란 게 더 강렬한 반응을 기대할 수 있단 점에서 좋겠지만......얻기 힘드니 희귀하단 꼬리표가 붙는 게 아닌가. 그치만, 생각해보면 단 하나를 사서 이미 레어한 물건을 뽑아낸 거잖아. 초심자의 운이 한 차례 더 발동되지 말란 법도 없다.

어디까지나 심심풀이로 사보는 거 뿐이니까.

[삑- 삐익-]

“170엔입니다.”

[삑- 삐익-]

“340엔입니다.”

[삑- 삐익-]

“170엔입니다. 그게, 팬이신가봐요.”

“......”


“하아, 아깝다.”

비닐 포장 안으로 브로치에 달린 구슬이 반짝반짝 빛난다. 미아의 심볼 컬러를 만날 수 있었음 했는데, 첫술에 배부르길 기대하는 건 역시 욕심인가. 하지만 이 아이도 좋아하니 괜찮아. 고개를 끄덕이며 미즈키는 비닐 포장을 뜯지 않고 굿즈를 그대로 주머니에 넣었다. 들고 있는 종이곽 안에서 과자가 흔들리며 바스락거리는 소리를 냈다.

과자보다는 곁가지로 달린 굿즈를 보고 산 거긴 하다만, 그렇다고 제값 치르고 산 과자를 맛있게 먹어주지 않는다면 낭비가 되겠지. 최애인 캐릭터의 굿즈를 반드시 얻겠단 목표를 가지고 있음에도 콜라보 제품을 한가득 몰아서 사지 않은 이유는 그 때문이다. 행사 기간은 한참 남았으니 간식을 먹고 싶을 때 하나씩 사다보면 언젠가 손에 들어올 거고, 조바심을 낼 이유는 없다. 기다림도 또한 즐거움이란 말도 있지 않던가. 게다가 이 브랜드의 과자, 맛있긴 하지만 몰아서 먹기엔 물리는 감이 있단 말이지. 생각하며 미즈키가 비스킷 하나를 꺼내들어 입에 물었을 때였다. 휴대폰에서 경쾌한 알림음이 울렸다. 메신저 연락이 왔다는 알람. 메세지를 보낸 상대는, 시노노메 에나.

<미즈키, 오늘 잠깐 만나. 너 좋은 일이니까 무조건 시간 맞춰.>

몇 시까지 어느 장소로 나오라는 간략한 지시가 이어진다. 미즈키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시노노메 에나는 이래저래 제멋대로인 아가씨이긴 하다. 하지만 그 제멋대로인 면모란 나름 길들여진 야생 동물 같달까, 충분한 예의와 배려 위에서 새침하게 고개를 치켜세우는 느낌이다. 이번처럼 갑작스럽게 일방 통보를 날리는 경우는 흔치 않았다. 한손에 과자를 들고 있는 탓에 ‘무슨 일인데?’ 묻는 답을 보내는데 시간이 걸리고 말았다. 자기 할말만 하고 휴대폰을 내려둔 건지 ‘읽음’ 표시가 뜨지 않는다. 하여간 제멋대로인 아가씨라니까, 에나낭은.

너 좋은 일이라니, 영문을 알 수 없다. ‘나랑 데이트를 하면 당연히 미즈키 네 쪽이 이득인 거잖아’ 하는, 새침떼기 공주님의 화법인 걸까. 허리에 손을 올리고는 입술을 삐죽이는 에나를 상상했다가 미즈키는 쿡쿡 웃음을 삼켰다. 그런 의미로 한 이야기는 아니겠지만, 그쪽이어도 어색하진 않겠다. 모처럼 학교에 나온 날이기도 하고, 방과 후에 지정된 장소로 향한다면 얼추 맞으리라.

포장을 뜯은 뒤 먹은 비스킷은 두 개, 들고 있는 상자의 무게감으로 미뤄보아 내용물은 아직 한참 남았다. 어디의 고풍스러운 학교처럼 교칙으로 군것질이 일체 금지된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보란 듯이 과자를 먹으며 교내 복도를 돌아다녀서야 좋은 소리를 듣지 못할 게 뻔하다. 역시 혼자 먹기엔 양이 많은가. 그렇게 생각했다가, 미즈키는 눈을 빛냈다.

“앗, 남동생 군이다!”

이쪽에서 반가워하는 기색과 반비례해서, 마주친 쪽의 반응은 무덤덤하다. ‘남동생 군’ 이란 호칭이 영 마음에 들지 않는 건지 떨떠름한 표정이었으나, 시노노메 아키토는 상대가 총총걸음으로 곁으로 다가올 때까지 자리를 지켜주었다. 마침 좋은 타이밍이었네. 들뜬 어조로 말하고는 미즈키는 들고 있는 과자 상자를 앞으로 쑥 내밀었다.

“배고프지? 하나 먹을래? 두 개 먹어도 괜찮고.”

“뭐야, 요즘 이거 유행인 거냐.”

“응?”

“어제도 이 과자, 질릴 정도로 먹었거든. 공짜로 주겠다는데 마다할 건 아니어서.”

오랜 세월 사랑받는 제품이라 아직도 시장에 남아있긴 하지만, 유행이라고 할 정도로 인기를 타는 제품은 아니다. 어디 회의실에서 논의를 진행할 때 구색맞추기로 테이블 중앙에 쌓아두기 적당한 과자 정도의 입지려나. 미라마지와의 콜라보 기획이 성과를 거두고 있는 걸까. 누가 뭐래도 미라마지는 초인기 대작 애니메이션이니까 뜻밖의 유행이 시작되었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다. 생각하고는 미즈키는 장난스레 웃었다.

“미안미안. 남동생 군의 사정은 몰랐어. 질릴 정도로 먹었을 줄이야. 쳐다보기만 해도 거북하다면 어쩔 수 없지.”

“......안 먹겠다고는 안했다.”

“그럼 얼마든지. 이번에도 공짜 제공이니 편하게 먹어.”

“음.”

고개를 끄덕거리고는 아키토는 상자 안으로 손을 밀어넣었다. 비스킷 두 개가 동시에 밖으로 튀어나온다. 아까보다 한층 풀어진 얼굴로 과자를 씹는 아키토를 쳐다보다가 미즈키는 따라서 비스킷 하나를 들어 오도독, 깨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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