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바뀐 단금으로 서로의 오해가 풀리는게 보고싶다 (2020.04.08)
단델금랑(dnkb), 썰
챔피언 단델이랑 아직 너클짐 관장으로썬 애기인 금랑이 몸이 바뀌는 걸 보고싶다. 둘은 초반에 혐관이었으면 좋겠다.
금랑이랑 몇 번 공방전을 하는데 항상 아슬아슬하게 단델이 이김. 단델은 이렇게 강한 상대가 자기를 쫓아오는게 너무 좋아서 금랑이랑 친해지려고 몇 번 말을 걸어보지만 금랑이 자꾸 선을 두는 바람에 번번히 친해지는데 실패함. '뭐 어차피 내년에도 보게 될테니 상관없나?' 하면서 가볍게 생각하는 단델.
그러던 어느날 우연히 금랑이 팬에게 선물을 받는 모습을 목격함. 역시 인기 좋구나, 생각하는데 팬이 가자마자 금랑이 선물을 뜯어보더니 쓰레기통에 버리는 걸 목격함. 그래서 놀란나머지 금랑 뒤로 가서 어깨를 잡았는데(이땐 아직 이메다가 아니고 단델이랑 비슷했을듯) 금랑이 깜짝 놀라선 단델 손을 쳐냄.
단델은 일단 손이 쳐내진건 무시하고 "왜 팬이 준걸 버리느냐"고 화를 내니까 금랑이 "너랑은 상관없는 일이니까 그냥 가라"면서 차갑게 말함. 쓰레기통을 슬쩍 쳐다보는데 글씨가 써져있던걸로 추정되는 케이크가 엉망이 된거보니 수제인거처럼 보였음. 단델은 "너를 위해서 준비한걸텐데 어떻게 그러느냐고 당장 그 팬에게 사과하라"고 그러자 금랑이 갑자기 쓴웃음지으면서 "걱정마, 아까 그 애가 바란것도 이런거일테니까." 한마디하고 가버림.
이때부터 단델은 금랑을 배틀은 잘하지만 성격 더러운 놈이라고 생각해서 친해지려는 마음도 싹접음.
그리고 또다시 챔피언컵을 하는데 이번에도 금랑이 올라옴. 단델은 이전보다 더 냉정하고 차갑게 배틀하며 금랑을 철처하게 부심. 물론 이번에도 금랑이 엄청 준비하고 노력한게 보이지만 단델은 금랑을 정말 찍어누르듯이 배틀함. 지고난뒤의 금랑은 딱히 화나보이지도 않았음. 그저 조용히 쓰러진 두랄루돈을 쓰다듬어주곤 몬스터볼로 돌려보냄. 그리고 단델은 인터뷰에서 이번 배틀은 실망스러웠다고 말함(나중에 로즈한테 혼났음).
그리고 자기 인터뷰때문에 금랑이 엄청난 악플에 시달린다는걸 나중에 알게됨. 비서가 단델의 인터뷰 이야기하면서 흘린 말을 캐치한거지만 단델은 속으로 '내잘못아니야, 그녀석이 성격이 그따구니까 악플달리는거겠지'하고 신경안씀. 약간 꼬시다고도 생각하는 아직은 좀 미성숙한 단델.
그렇게 며칠 지나지 않아서 정말 무슨 신의 장난인지 단델이 일어났더니 낯선 천장, 낯선 풍경에 당황하는데 거울을 보니 자기가 제일 싫어하는 녀석의 몸이 됐다는걸 알게된다. 단델이 너무 당황해서 금랑의 스마트 로토무로 자기 번호로 전화를 거는데 당연하지만 절대로 안받음. 그제서야 '아, 내 폰은 비서누나가 관리해주지'하는걸 깨달음. 당장 로즈타워로 달려가볼까 생각했으나 (그래도 나름 금랑도 너클짐 관장이니까 좋은말로) 문전박대 당할게 뻔했음.
한숨을 쉬는데 스마트 로토무가 자연스럽게 sns 계정을 열었음. 처음엔 왜그러는가 싶었지만 금랑은 sns를 자주 한다고한걸 떠올림. 이걸로 어떻게 방법이 없을까 고민했지만 단델의 sns마저도 비서가 관리하는터라 이쪽도 소용은 없겠다고 생각한 단델은 다시 닫으려다가 엄청난 알림숫자에 그만 클릭해버리고 말았음. 아, 실수했다. 그리고 무수히 쏟아지는 메시지.
패배자새끼. 어차피 질텐데 또 도전하려고? 네가 단델님의 발끝은 따라갈 수 있을거같아? 매일 지기만하다니 네 포켓몬이 너무 불쌍해! 저번 배틀은 정말 형편없더라. 그렇게 처참하게 지고도 수석관장이라고 불려? 얼마나 돈을 쳐먹인거야. 나같으면 쪽팔려서 뒈졌다! 잘난척하지마. 너 재수없는거알아? 금랑님, 저번에 제가 드린 선물 왜 안먹었어요? 금랑님을 위해서 제 사랑을 가득 담았는데 정말 너무해요! 재능이 없으면 노력하는 척이라도 해야지? 왜 아직도 살아있어? 너보다 이전의 짐리더가 더 그리워. 너때문에 너클시티의 명예가 추락하는거야. 저번 배틀은 정말이지 끔찍했어요, 저는 항상 금랑님을 응원했는데 아무것도 못하고 그렇게 지다니 이건 팬들을 향한 기만이에요. 하하, 이제 마이너리그에서 봐요!
차마 더 읽지 못하고 단델은 폰을 꺼버렸음. 내가 지금 대체 뭘 본거지? 스마트 로토무는 그런 금랑을보며 "왜 오늘은 끝까지 안읽어로토?"하고 물었음. 이런걸 어떻게 끝까지 읽어. 그치만 금랑은 이런걸 다 읽는건가. 왜? 하등 가치가 없는 저런 글을 읽는거지? 이해하기란 쉽지 않았음. 뭐, 관심이 고픈가보지. 그런놈들이 한두놈이던가. 단델은 기분나빴던 메시지들을 머릿속에서 떨쳐내려고 머리를 마구 내저음. 잊어버리자.
자, 어쩌지 어떻게하지? 하고 발만 동동 구르는데 갑자기 문이 열리더니 평소에 배틀할때만 만났던 금랑의 포켓몬들이 방으로 들어옴. 어? 어? 뭐지 몬스터볼에 있던게 아니었던건가? 당황하고있는데 포켓몬들이 금랑(몸에 있는 단델)에게 달려들더니 애교부리기 시작함. 자기 포켓몬들도 이정도로 어리광을 안부리는데 그 드래곤스톰의 포켓몬들이 이런 모습을? 솔직히 금랑 성격상 포켓몬들을 혹독하게 훈련시키는게 아닐까 살짝 걱정하던것도 있었는데 오히려 자기 포켓몬들보다 더 풀어져있는 모습에 진심으로 당황함. 성격은 재수없지만 그래도 포켓몬에게는 다정다감한편인가. 아니 포켓몬에게 다정한 사람중에 나쁜 사람은 없는데? 그치만 금랑은…. 그리고 갑자기 꼬르륵 소리가 나서 일단 밥부터 먹어야겠다고 생각해서 밖으로 나감.
포켓몬들은 밖에 나오자 자연스럽게 자기 지정석이 있는지 금랑이 밥주기를 기다리고있음. 단델은 일단 부엌에있는 서랍장이랑 냉장고, 창고 등 다 열어서 겨우 사료를 찾음. 그리고 포켓몬들에게 나눠주는데 포켓몬들이 고개를 갸웃거리면서 안먹는거임. 너무 당황해서 어? 왜? 왜 안먹어? 먹어 얘들아;; 하고 사정하는데 포켓몬들은 서로를 보면서 어리둥절해하면서 마지못해 식사함. 겨우 안심하고 냉장고 여는데 재료도 많고 엄청 깔끔하게 정리가 잘 되어있어서 놀람. 생각보다 엄청 식단에 신경쓰는 타입이구나 했을것. 자기도 몸관리를 위해서 쉐이크같은건 종종 챙기긴하지만 이정도까진 못따라하겠다 했을듯. 어차피 요리는 잼병이라 늘 로즈타워에서 준비해주는 식사만했으니 뭔가 만들어 먹을 수 있을거 같지도 않고 대충 과일 몇 개랑 우유로 떼웠음.
애들을 몬스터볼에 넣고 평소 금랑 옷차림이랑 똑같이 갈아입고 밖으로 나옴. 당장 로즈타워에 찾아가도 방도가 없다면 너클짐에라도 찾아가서 트레이너들에게 사정을 설명하고 도와달라고 할 생각이었음. 문제가 있다면 단델은 누구나 인정할만한 길치라는점. 그래도 단델은 자신이 있었다. 너클짐은 크고 눈에 띄니까 어떻게든 걷다보면 도착하겠지! 해서 당당하게 발걸음을 옮긴것이다.
그렇게 30분째 똑같은 길을 반복하고있어서 식은땀이 날 때쯤 어떤 사람이 "금랑님?"하고 다가옴. 태도를 보니 금랑의 팬인듯했음. 단델은 '금랑이라면 이럴때 어떻게할까'같은건 생각도 못하고 습관처럼 팬을 대하며 웃어줌. 팬은 금랑님께 드릴게 있다면서 수제쿠키를 내밈. 그러자 예전에 금랑이 팬이 준 선물을 버렸던게 떠올라서 얼굴을 찌푸리다가 팬이 자기를 보고있단걸 바로 자각하고 표정을 싹 바꾸며 고맙다고 잘 먹겠다면서 받아듬.
"괜찮으면 지금 드셔주실 수 있나요?"라는 팬의 요청에 단델은 "물론이죠!"하고 대답하곤 바로 포장을 뜯음. 예쁜 하트모양의 쿠키구나. 이런걸 금랑이 받았더라면 바로 쓰레기통행이었겠지. 내가 받아서 정말 다행이다! 그렇게 생각하고 단델은 쿠키를 한 입에 넣음.
그 모습을 지켜보던 팬은 어쩐지 굉장히 흥분한듯한 표정으로 자기를 바라보며 웃고있었음.
"아, 오늘은 이렇게 쉽게 드셔주실 줄 알았으면────을 준비했을텐데 아쉽네요!"
'응? 뭐라고? 무슨 말인지 못알아듣겠어.'
갑자기 어지러운거처럼 다리에 힘이 풀리기 시작함. 본능적으로 도망쳐야겠다고 생각한 단델은 벽을 짚고 천천히 앞으로 나아감. 팬은 따라오지 않는거 같았음. 그리고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앉을때쯤 멀리서 "금랑님!"하고 부르는 소리가 들리고 눈이 감겼고, 깨어났을땐 너클짐 의무실이었음. 너클짐 트레이너들이 걱정가득한 얼굴로 금랑을 살피고 있었음.
"대체 어떻게 된거지?"
"수면제를 먹은거 같아요. 몸에 힘은 있으세요?"
"수면제? 난 그런걸 먹은적이…"
"팬이 준 걸 드신건 아니시구요?"
아. 그러고보니. 아까전 팬이 준 그 쿠키를 먹고 그때부터 어지럽고 힘이 풀리기 시작했는데 그렇다면 설마 거기에? 하지만 왜? 왜? 왜? 단델은 도저히 사고를 따라갈 수 없었음.
"금랑님, 약속하셨잖아요. 팬이 준 음식은 드시지 않기로."
"어?"
"한동안 잠잠하다고 생각했더니 또…"
"잠깐, 그게 무슨 소리야? 팬이 왜 내게 그런 짓을 해?"
""예?""
"금랑님 아직 정신이 제대로 돌아오지 않은거 같아요. 좀 더 누워서 쉬고계세요."
'걱정마, 아까 그 애가 바란것도 이런거일테니까' 쓴웃음을 짓던 금랑이 떠오름. 트레이너들은 금랑이 이런일을 당하는게 마치 한두번이 아니라는듯 익숙하게 행동하는 모습에 가슴이 쿵하고 무너지는 기분이 들었음. 아, 나는 금랑에게 무슨 짓을 한거지? 이런거에 익숙하게 당해온 금랑이 그 케이크를 받았을때, 포장을 뜯었을때, 거기엔 뭐라고 쓰여있었을까. 그걸 버리던건 어떤 심정이었을까. 팬에게 사과하라고 화를 내던 나를 어떻게 생각했을까.
나는 금랑에게 형편없는 배틀을 했어. 그때문에 금랑은 아침마다 그런 악의적인 메시지를 감내해야만해. 나때문에.
'사과해야해.'
"금랑님 어디가세요!?"
단델은 어느정도 힘이 돌아온 금랑의 다리로 밖으로 나감. 지금 당자 슛시티로 가야해. 어쩌면 제 몸에 있을지도 모르는 금랑에게 사과하러 가야해. 지금 당장. 슛시티행 열차를 타거나 아니면 아머까오 택시라도 타야겠다고 생각한 순간 금랑에게 무언가 날아와 부딪혀옴.
"어?" 갑자기 일어난 일에 놀라지 않을리가. 왜 이런걸 던진거지? 날라온 방향을 쳐다보니 어떤 남자가 '와, 대박 진짜 맞췄어'라며 신나선 폰을 꺼내들음.
왜, 금랑이 이런 취급을 당하는거지. 포켓몬들의 행동만 봐도 알아. 금랑이 얼마나 포켓몬을 사랑하는지. 배틀할때만 봐도 알아. 그녀석이 얼마나 노력하는지. 짐트레이너들이 진심으로 걱정하는것만 봐도 알아. 금랑이 얼마나 착한지.
물론 나는 그런 말 할 자격도 없지만.
단델은 금랑의 몸으로 성큼성큼 상대방에게 다가감. 상대방은 다가올줄 몰랐는지 살짝 당황하더니 '왜요? 때리시게요? 나 카메라 들었는데?'하고 폰을 흔들었음. 이때까지 단델에겐 단 한번도 겪지 못했던 조롱이었음. 그야 물론 자기 앞에서 되도않는 아첨을 하는 녀석들을 역겹다고 느끼긴 했지만 그정도의 예의도 못갖춘걸 보니 정말 인간이하로 밖에 보이지 않았는걸. 그래서 폰을 들고있던 팔을 쳐버림. 스마트폰은 바닥에 떨어지면서 부서지는 소리가남.
"어? 어? 이 씨발 너 이게 무슨짓이야?!"
"그건 이쪽에서 할 말이야. 너야말로 무슨 짓을 했는진 알아?"
처음엔 스마트폰이 부서진거에 화가 나 금방이라도 덤빌거처럼 굴던 남자는 차가운 눈빛으로 으르렁대는 말에 당황해하며 횡설수설함. 저번 챔피언과의 배틀은 정말이지 끔찍하게 졌잖아요. 팬으로써 그게 너무 화가나서 그랬다는 말에 멱살을 그러지자 그제서야 실수했어요. 죄송해요. 잘못했어요라는 말이 튀어나옴.
"금랑!"
그리고 익숙한 목소리가 들림. 아, 내 목소리다. 하늘에서 리자몽을 타고 안전하게 착지한 자신이 성큼성큼 다가오더니 멱살 쥔 손을 풀며 두 사람을 떨어뜨림.
남자는 구세주라도 만난거마냥 금랑님이 다짜고짜 자길 공격했다며 이르자 또다시 맹수같은 눈에 쫄아서 아니 제가 잘못한것도 있긴 있는데 과한 처사라고 생각해서 어쩌구 중얼거리니까 아마 금랑이 들어있을 단델이 자기가 알아서 하겠다며 웃으며 남자를 돌려보냄. 남자는 냅다 도망감.
"너 단델이지? 이봐, 챔피언. 화가나더라도 나님의 몸으로 사고치지 말아줄래? 나중에 수습은 누가 한다고 생각하는거야? 야, 잠깐만. 너 우냐? 울어?"
말을 끝마치기도 전에 자신의 몸에 들어있을 단델이 눈물을 뚝뚝 흘려대는 바람에 당황할수 밖에 없었음. 정황상 자신의 안티팬이 시비를 걸어서 아까같은 상황이었던거 같은데.
"야임마 별것도 아닌거 가지고 울고그러냐;; 젠장. 그야물론 처음 겪는거면 그럴수있긴한데 실질적으론 너한테 그런게 아니고 나님을 향한거니까 챔피언님한테 그런게 아니라고? 응? 듣고있어?"
최대한 상냥하게 말한다고 했는데 단델은 오히려 금랑의 말에 아예 대성통곡을 할 기세라 곧바로 잡아끌어서 리자몽에 탐.
'이, 일단 와일드 에리어로 가자! 울고있는 나님이라니 이런건 sns에 퍼지면 절대 안된다고~!'
사람이 없는 곳을 찾다보니 터검니호의 눈동자까지 와버림. 단델은 아직까지도 훌쩍이고 있었음. 솔직히 금랑은 짜증났지만 지은죄가 있어서 화도 못냄. 애초에 몸이 바뀐 원인이 자신에게 있었으니까.
"아아 이제 그만 나님 얼굴로 우는거 그만하면 안돼? 대체 뭐가 그렇게 속상해?"
"미안해서."
"응?"
"너한테 미안해서."
뭐가 미안한데. 네가 나님한테 미안할게 뭐가있어. 오히려 나님 몸으로 들어가서 고생만 했잖아. 그렇게 말해야하는데 입이 안떨어져서 말을 돌리는걸 선택함.
"챔피언 망토 무겁더라."
"으응?"
"비서누나도 엄청 무서웠어!"
금랑이 몸을 떠는척하자 단델은 그제야 웃음. 맞아, 실수라도하면 눈을 이렇게 뜨는데 지인짜 무서워. 주변에 이븐곰이 돌아다니긴하지만 뭐 일단 서로의 실력이라면 이정도는 괜찮은지 여유롭게 웃으며 이야기함.
"사실 사과는 나님이 해야지. 우리 몸이 바뀐거 아마 나님 탓이니까."
"뭐어어? 어떻게?"
금랑은 자신이 저렇게 다양한 표정을 지을 수 있구나 생각했지.
"소원을 빌었어. 챔피언이 되고싶다고. 미련하지? 내가 이겨서 되지 않으면 아무런 의미도 없는데. 그랬더니 정말 이루어져버렸잖아."
"금랑."
"근데 하나도 행복하지 않더라. 나님 마음대로 할 수 있는건 없고 억지로 웃어야하고. 해야할것도 지켜야할것도 참아야하는것도 많고. 그리고 너무너무 바빠! 밥이 코로 넘어가는지 입으로 가는지도 모르겠다니까! 끊임없이 부담을 주는 사람들 곁에 있는게 너무 숨이 막혔어. 그러니까! 반드시 나님 몸으로 돌아가서 정정당당하게 너를 이길꺼야."
그렇게 말하는 자신의 모습은 정말 반짝반짝 빛나보였지.
"나도 사과할게 있어. 네 사정도 모르면서 내가 함부로 얘기했던거 미안해. 그리고 저번 배틀에서 내가, 너를, 무시하는 배틀을 한것도 미안해. 난, 나는, 네가, 계속 도전해준다고 말해서 기뻐으허엉"
아니 이 분위기에서 왜 또 우는거야? 겨우 달래놨더니?! 단델입장에선 금랑이 자기와의 배틀 때문에 그런 악플을 받았으니 이제 도전하지 않을거라고 생각했음. 설령 도전한다해도 지금처럼 전심전력으로 오지 않을까봐 불안한 마음이 있었는데 금랑이 먼저 말해주니 안심해서 우는거였음.
"너 원래 이렇게 울보야?"
"아니야아아"
맞는거같은데.
"단델. 나님이 우는 모습은 레어이긴하지만 웃는게 더 멋지다고."
"어?"
그리고 자신의 모습으로 씨익 웃어보이는걸 자, 따라해봐. 라는 한마디에 똑같이 입꼬리를 올렸지. 좋아, 잘했어. 아 기념으로 셀카찍자. 풀 숲 뒤로 이븐곰이 잔뜩이긴 했지만 사진도 찍음. 우와 나님 눈 퉁퉁붓겠다. 이건 sns에 못올리겠네. 금랑이 큭큭 웃었음.
"금랑은 나랑 친해지기 싫은 줄 알았어. 언제나 말 걸어도 벽이 있는 거 같았고."
"아! 그건 네가 자꾸 안그래도 져서 감정조절 안되는데 혼자만 신나서 쫄랑쫄랑거린게 잘못이라고!"
"그게 왜 내탓이야? 나는 공식전이 아니면 너랑 만날 일이 거의 없으니까 어쩔 수 없잖아!"
"나님이 알게뭐야!"
그렇게 서로에게 씩씩 거리다가 지쳤는지 단델이 물음.
"그래서 우리 어떻게 돌아가?"
"응? 그건 모르겠는데."
"?"
"아니 그치만 나님도 소원을 빌었을뿐인데 이루어진거 뿐이라고! 돌아가는법까진 몰라! 그래도 나님이 어떻게든 방법을 찾아볼테니까…"
"아! 나 알거같아. 돌아가는 방법." 단델이 손뼉을 치며 무언가 떠올랐는지 신나는 표정으로 얘기함.
엥? 갑자기? 어떻게? 씨익 웃는 자신을 보며 우와, 내 얼굴이지만 참 잘생겼다고 생각하는 와중에 불쑥 얼굴이 가까워짐. 앗, 놀라서 떨어지려데 갑자기 우악스럽게 얼굴을 붙잡더니 그대로 돌진함.
"이 미친놈이? 어라?"
"돌아왔다!"
"말도안돼. 이런게 통하다니??"
"예전에 호브한테 읽어준 동화책에서 봤어!"
나님의 첫키스가 이렇게 허무하게 빼앗기다니! 아니 그래도 나님의 몸이랑 키스한거니까 이거 세이프인가? 세이프겠지?
"참고로 나도 첫키스니까 샘샘이네!"
괜히 싱글벙글 웃으며 이겼다는 표정을 짓고있는 단델을 보니 금랑은 짜증이 남.
"사실 나님 너에게 사과할게 또 있어."
"또?"
"응. 챔피언 스케줄을 다 소화하다가는 도저히 만나러 못 올거같아서 말야, 도망쳤어."
상큼한 목소리로 금랑이 이긴듯 웃었음. "비서누나랑 로즈씨한테 엄처엉 혼날거야아" 좌절하는 챔피언에게 미안한감이 있었는지 금랑이 토닥여줌.
"나님 요리 잘하니까 다음에 시간나면 같이 캠핑하자."
"정말?"
"그럼. 나님은 포켓몬들 식사도 손수 만들어주는걸. 다들 엄청 좋아해서, 이제 포켓몬전용으로 나온 식사는 거들떠도 안본다구?"
'아, 아침의 그건 그래서였군.' 단델은 살짝 찔리는게 있어서 얌전히 고개를 끄덕임.
"저기 분위기 좋아보이는데 방해해서 미안하지만 이제 한계야, 로토."
""응?""
로토무가 로즈타워와 너클짐 이름으로 들어온 부재중 전화와 메시지를 보여줌. 더불어 챔피언과 너클짐 관장 실종이라는 메인기사도 띄워줌.
아,
- 챔피언 이게 대체 무슨 행동인가요. 반항입니까?
- 금랑님 대체 어디계세요 말도없이 갑자기 뛰쳐나가선 왜 연락이 안되시는건가요 제발 답장좀해주세요 계속ㅇ연락이안되면 경찰에 협조요청을 하겠습니다 다치신곳은없으신거죠? 제발 문자좀봐주세요
- 챔피언과 너클짐 관장 동시 실종, 사건인가?
진짜 망했다.
이후 메챠쿠챠 혼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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