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령 식당의 종업원

증기가 반죽과 고기 향을 입었다

기름때 낀 계산기의 버튼으로 장난한다

종업원이 다 무언가? 요리가 익어간들

걸음 없는 식당은 송장이나 같은 것을


굴뚝만 한 냄비 옆구리에 맺힌 것은 물방울

벽지의 양념 얼룩을 다 세 가던 참이다

간판이 다 무언가? 안료가 멋을 낸들

우뚝 솟은 네온만은 못할 것이 분명한데


이제는 어느 둥근 벨도 공명하지 못할 테고

어느 우묵한 자기 그릇도 달각이지 못할 테다

풍경이 다 무언가? 문 위에서 빛나 보았자

출퇴근 두 번 외에는 울릴 일이 없는데


하얀 음식 내가 문틈을 비집었다

그리고는 식탁 다리 사이를 누빈다

늙어서 깜빡이는 형광등이 비추는

흐릿한 그 형체는 유령과도 같다


수저와 냅킨은 필요치가 않다

텔레비전의 오색 화면에도 관심이 없다

두 손이 끓는 물에 재료를 빠뜨리면

발자국 없이 한 자리 차지한다


반죽과 고기 향이 식당을 만들기에

종업원은 벼린 칼로 도마를 두드린다

입김이 다 무언가? 사람 숨 없더라도

증기가 유령인 한 이곳은 식당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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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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