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캐

높은 산의 늑대

동양풍 이능력

“ 나는 충분히 강해. ”

내가 지키고자 하는 이들이 나를 믿고, 내가 나를 믿으니까.

黑君ry님의 네카 사용.

이미지는 참고용으로, 실제 의상은 한복풍이다.


성아랑

  • 28세. 176cm, 우락부락하진 않지만 근육이 발달되어 있어 다부지고 단단한 체격.

  • 본질을 꿰뚫어보는 듯한, 날카로운 인상이지만 성격 더러워보이는 부류는 아니다.

  • 번쩍이는 금안, 눈꼬리에 붉은 화장. 풍성한 머리카락은 칠흑처럼 새카맸는데, 약곱슬이라 잔머리가 좀 있다.

  • 언제나 당당하고 자신있는 표정이다. 그렇다고 오만방자하다는 건 아니다.

  • 별 성星, 산높을 아峨, 늑대 랑狼. 원래는 발음이 쉽고 어감이 좋다는 이유로 지어진 이름이라 한자가 아니었는데, 성인이 되던 즈음 본인이 뜻을 붙였다. 높디 높은 산도 거뜬히 지킬 수 있는, 우두머리 늑대가 되고 싶다는 소망을 담아서.


호탕한 / 책임감 강한 / 자신감 넘치는

시원시원한 성격의 소유자였다. 털털하고, 가식없이 깔끔한 성격. 어쩌다 가끔씩 허세를 부리긴 했지만, 그만큼 당당했다. 주눅들거나 소심한 모습 등은 찾기 어려웠다. 불안할 게 뭐가 있어? 나만 믿으면 되는데. 당당하다 못해 뻔뻔했다. 물론 어릴 적에는 잔뜩 초조해하고 불안해하고 그랬다는데, 지금으로써는 상상하기가 어려웠다. 날 때부터 얼굴에 철판을 깐 사람 같다는 게 솔직한 감상이다. 그런 말은 상처라며 눈물 닦는 체까지, 정말이지 팔푼이 같았다.

하지만 의외로 자신이 맡은 일에는 최선을 다 했다. 때때로 경박해보이기까지 하는 사람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만큼 꼼꼼하고 빈틈이 없었다. 사적인 곳에서는 누구나 서스럼없이 대할 수 있는 존재, 공적인 곳에서는 누구보다 철저하고 칼같은 사람이라는 평가가 대다수였다. 본인이 어떤 위치에 있는 사람인지는, 누구보다도 자기 자신이 잘 알기 때문이다. 자신의 신념과 가치관이 있고, 자신의 사명을 안다. 평소의 모습이 가벼워보인다고 해서 그 속내까지 깃털같은 것은 아니다.

그런 그가 그래서 어떤 사람이냐, 누군가가 그리 묻는다면 십중팔구 이런 대답이 돌아올 것이다. 자신감이 넘치는 사람. 자존감도, 자기애도 높다. 사람이라면 응당 기대고 의지할 수 있는 존재를 원하기 마련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들의 신에게 기도한다. 그렇다면 그는 누구에게 기도하느냐. 자기 자신에게 기도하고, 스스로를 믿는다. 그런 이다. 불안할 게 뭐가 있어? 나만 믿으면 되는데. 스스로에게 하는 말이기도 했다.


이능력: 뇌신

뇌신雷神. 번개의 신이라는 이름 그대로 전기의 이능력이다. 작게는 머리카락의 정전기, 크게는 수천km 이상 떨어진 곳에 떨어지는 벼락까지 모두 그의 영역이다. 보통은 손에서 전기를 발생시키기 때문에 그의 손을 능력의 발원지로 착각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손을 쓰는 건 여러모로 편하기 때문이지, 그의 손을 봉쇄한다고 해서 그의 힘을 막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의 몸 전체가 발전기나 다름 없다. 물론 발전 속도보다 사용 속도가 빠르면 방전되고, 다시 힘을 사용하기까지는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하긴 하다. 그 정도로 많은 힘을 사용할 일이 잘 없어서 그렇지.

이능력이 갓 발현된 어린아이 시절에는 정전기도 겨우 만들 정도로 미숙했으나, 피와 살을 깎는 고강도의 단련 덕분인지 본인의 역량은 물론이고 이능력 자체도 비약적으로 성장했다. 무작정 강해지고자 했던 어릴 때와는 달리, 다양한 방면과 방법으로 본인의 능력을 사용할 줄도 알게 되었다.

괴이怪異와의 전투에서는 주로 방어 역할을 맡지만 공격 역할도 수행 가능하다. 근접전을 선호하나 원거리 전투 역시 문제 없다. 평소에는 구조반으로 활동한다. 생물의 신경세포가 만들어내는 미세한 전류를 감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보다 더 효율적인 탐색을 위해 전기로 이루어진 늑대 형상의 사역마 같은 것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상실과 함께 이능력이 발현되고

아랑의 이능력은 그의 부모를 잃은 날 발현되었다. 무엇을 사야 했었는지는 이제 흐릿하지만, 어쨌든 심부름 겸 놀러갈 겸 하여 장에 다녀온 날이었다. 왁자지껄한 장터를 신나게 뛰어다니다 맛난 약과까지 입에 물고서 집으로 가는 길, 그는 마을 어귀에서부터 불길함을 느꼈다. 무슨 문제가 생겼음을 단번에 알 수 있을만큼 마을은 고요하고도 소란스러웠다. 발걸음에는 속도가 붙고, 그는 어느샌가 달리고 있었다. 지금까지 살아왔던 그의 마을은 처참히 무너져있었고, 사방에서는 비명과 울음소리가 가득했으며, 난생 처음 보는 거대한 괴이들이 사방에서 날뛰고 있었다. 크진 않아도 아늑했던 집이 있던 자리는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 만큼 폐허가 되어있었다. 그리고 아랑은 보았다. 피를 흘리고 있는 그의 부모를, 그들이 잡혀있는 괴의의 손아귀를.

…멈췄던 머리가 돌아가기 시작했을 때 아랑은 이미 한바탕 바닥을 나뒹군 뒤였다. 아프고 서러웠다. 무섭고 불안했다. 뭐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까지는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그러나 이대로 있으면 모두가 죽는다는 것만큼은 확실히 알았다. 엄마아빠가 위험해, 구해야 해. 필사적으로 일어서려는 그의 머리카락이 과한 정전기때문에 부스스해지고 있었다. 이능력의 발현이었다. 당시엔 이능력이 발현됐는지도 몰랐다. 어떻게든 무언가를 해야겠다는 생각 뿐이었다. 하지만 다음 순간 그의 몸은 허공에 떠 있었고, 엄청난 고통과 함께 추락하여 데굴데굴 구르다 멈췄다. 손가락 하나 까딱하기도 힘든 통증과 가물가물한 시야, 거대한 그림자가 다가올수록 엄습하는 공포…. 누군가가 뒤에서 달려오는 소리가 들리는 것도 같은데, 무어라 말을 하고 있는 것도 같은데 웅웅대기만 해서 제대로 들리는 것이 아무 것도 없었다. 그 기억을 마지막으로 의식이 끊겼고, 다시 눈을 떴을 때는 상황이 모두 종료된 뒤였다. 마을 사람들 대부분이 괴이에게 잡아먹히는 등 현장에서 사망하였고, 괴이의 습격으로 입은 부상으로 인해 치료 중 목숨을 잃은 자도 많았다. 아랑의 부모는 전자였다. 몇 안 되는 생존자들은 합동으로 장례식을 치뤘다. 시신 없는 관이 대다수였다. 한순간에 부모도 갈 곳도 잃고 남은 거라곤 망가진 심신 뿐인 그를, 평소에도 자주 교류했던 이웃 마을의 할머니가 거두었다.

도술원에 입학하기까지

도사. 이능력을 가지고 있고, 그 능력으로 사람들을 돕는 이들. 이능력은 선천적인 것과 13살 이전에 발현되는 후천적인 것으로 나뉘는데, 어느 쪽이든간에 훈련 없이 이능력을 능숙하게 다루기란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었다. 미약하더라도 이능력인지라, 어떤 사고를 야기하게 될 지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었다. 때문에 그들은 교육을 받을 수 있을 만한 나이가 되기 전까지는 이능력 제어구를 사용하다가, 13살이 되면 도술원에 입학하고 유급 등 별다른 문제가 없으면 성인이 되는 해에 도사로서 졸업하여 괴이와 싸우게 되는 것이 보편적이었다.

아랑은 자신에게 도사의 자질이 있음을 알게 되었다. 출몰한 괴이를 제압하기 위해 달려왔던 도사들이 말해주었다. 그들이 도착한 시점부터 얼마 되지 않아 괴이들은 모두 정리되었으나 마을은 이미 괴멸된 수준이었다. 그들은 곧바로 마을을 떠나지 않고 남아서 며칠 동안 부상자들의 치료를 돕는 등 생존자들을 지원하다 떠났다. 아랑도 그들의 치료를 받은 부상자 중 한 명이었다. 도사들의 치료능력이 아니었다면 자신도 사경을 헤매다 죽었을 것이다. 자신을 괴이로부터 구해주고 치료도 해준 자들. 그동안은 막연하게 멋진 사람들이라고 생각해왔으나, 가까이서 보고 겪은 그들의 능력은 가히 경이로운 수준이었다. 영웅을 본 아이처럼 자연스럽게 그들을 동경하게 됐다. 그런 와중에 자기도 도사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이 무척 기뻤다. 나도 꼭 저런 도사가 되어야지. 어떤 괴이가 나타나도 단번에 쓰러트릴 수 있는, 그러면서 사람들도 도울 수 있는, 강하고 멋진 도사가 되어야지.

도술원에 입학할 수 있기 전까지는 꼭 몸에 지니고 있어야 한다며 받게 된 노리개. 이것이 이능력 제어구였는지 항상 묘하게 몸이 답답했다. 숨을 쉬며 오르내려야 하는 가슴을 무언가가 꽉 묶어버린 느낌이었다. 걸음걸이의 발 보폭을 강제로 줄여버린 느낌과 비슷한 것 같기도 했고. 제어구 때문에 이능력이 발현된 게 맞는 건지 존재를 느끼기도 힘들었다. 정말 도사가 될 수 있는지 불안해지는 날이면 스스로를 다독였다. 도술원에 입학하게 되면, 나는 엄청나게 강해질 거라고. 그러면 조금 안심이 됐다. 할머니에게도 귀에 못이 박힐세라 말했다. 얼른 이만큼 자라서 내가 할머니를 지켜주겠다고. 어린 아이들에게서 흔히 보이는 허세와도 같아보였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괴이에게서 부모를 모두 잃은 그였기에, 고작 정전기가 다라서 괴이를 멈추지 못한 그였기에, 할머니만큼은 자신이 지키겠다는 결연한 다짐이었다.

더딘 성장, 반복된 상실, 비틀린 의지

꿈에 그리던 도술원 입학이었지만, 아랑의 능력은 큰 성장을 이뤄내지 못했다. 고작 정전기, 고작 따끔한 수준의 전기. 뇌신이라는 이름이 너무할 정도로 하찮았다. 그래도 조금씩은 좋아져야 하는 게 아닌가. 자신의 실력이 생각만큼 발전하지 못하고 있자 그의 초조함은 커져만 갔다. 강해져야 하는데. 괴이를 쓰러트리고 사람들을 구하는, 강하고 멋진 도사가 되어야 하는데. 대기만성일 거라며 애써 밝은 척 웃었지만 속은 까맣게 타들어가고 있었다. 내일은 오늘보다 나을 거라며 애써 자신을 다독이다 잠들고, 변함없는 모습에 절망하고. 그런 매일이 반복되었다. 도술원을 막 입학했을 때의 자신감과 활기는 점점 자취를 감췄다. 점점 초라해지는 자신과 반비례해서 불안은 나날이 몸집을 키우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아랑은 편지를 한 통 받게 된다. 부고장이었다. 할머니가 괴이의 습격으로 돌아가셨다고 했다. 할머니가 보낸 편지인 줄 알고 반가운 마음으로 뜯어보았던 아랑은, 그 이후의 기억이 흐릿하다. 무슨 정신으로 할머니의 장례식을 치뤘는지, 자기가 장례식에 있었던 건 맞는지조차도 기억이 나질 않는다. 유일하게 기억하고 있는 것은, 자기 자신에 대한 분노. 괴이에게 부모를 잃었다. 그런 자신을 거둬준 할머니조차도 괴이에게 목숨을 잃었다. 내가, 내가 할머니를 지켜주겠다고 했는데. 무슨 일이 있어도 그리 하겠다고 다짐했는데. 할머니만큼은, 내가. 내가….

…내가 약해서 그래. 애초에 부모를 잃은 것도 내 전기가 너무 약해서잖아. 시간이라도 끌었어야지. 도사들이 도착할 때까지라도. 그 짧은 시간도 끌지를 못해서, 내가 괴이를 저지하지 못해서. 그랬다면, 그랬다면 할머니가 이렇게 돌아가시는 미래도 오지 않았을 텐데. 강해지고 싶다, 강해지겠다 노래를 불렀으면서 결국 해낸 게 뭐지? 지금까지도 끌어낼 수 있는 힘이 겨우 이 따위라니. 편히 지내며 나태하게 지내왔구나. 절박하지 않았던 거야. 간절한 척했을 뿐이었던 거지. 나는 이제 완전히 혼자인데, 내가 약해서 다 떠났는데. 아, 아아, 아아아….

아랑의 훈련 양상은 그 때부터 완전히 바뀌었다. 적어도 무리는 하지 않는 선에서 마무리하는 편이었는데, 이후부터는 강해지기 위해서라면 무리일 것은 아무 것도 없다는 것처럼 굴었다. 잠과 휴식 시간은 최소한으로 줄이고 훈련 강도와 시간을 늘렸다. 할머니의 죽음이 일종의 각성 계기가 된 탓에 그의 실력은 폭발적으로 좋아지긴 했다. 하지만 그 반작용은 전부 몸으로 받아내야 했다. 나빠진 안색에 만사에 예민하고 까칠해진 건 당연하고, 갑자기 코피를 쏟거나 피로 누적으로 의식이 끊기는 일이 왕왕 발생했다. 그의 학우들과 도술원의 지도사들 전부가 그의 건강을 걱정할 정도였다. 하지만 아랑은 개의치 않았다. 약한 도사는 한심할 뿐, 아무 것도 하지 못한다. 이 정도면 충분하다는 안일함이 화를 부른다. 자신은 아직 약하다. 더 강해져야 했다. 지금보다 더욱 강해져야, 더 이상 내 소중한 이들을 잃지 않는다. 무엇을 어떻게 지켜야 하는지, 강함이란 무엇이고 지킨다는 것은 무엇인지. 그에 대한 것은 아무 것도 없으면서.

도술원을 졸업하면서

어느덧 아랑은 도술원 졸업을 앞두고 있었다. 도술원을 졸업하게 되면, 곧바로 적재적소에 맞게 현장으로 투입되겠지. 도술원에 입학하기 전부터 그토록 바라왔던 일인데도 그는 기쁘지 않았다. 오히려 조바심만 들었다. 아직 자신은 약하기 때문이었다. 겨우 이 정도로 도사가 될 수는 없었다. 유급이라도 해서 좀 더 훈련을 해야 할 것 같았다. 하지만 아랑의 성적은 유급은커녕 가장 우수한 편에 속했기 때문에 졸업이 무산될 수는 없을 듯했다. 교과서적인 이론, 실전에 가까운 모의 전투, 그 외 많은 분야에서 훌륭한 성적을 거두고 있었다. 그가 강한 도사가 될 것이라는 것은 누가 보아도 자명할 정도였다. 그 ‘누가’에 본인은 없는 모양이었지만. 아랑 스스로가 보기에, 자신은 한참이나 더 부족했다.

도술원 예비 졸업생들은 견습 도사로서 현장의 정식 도사들을 보조하는 기간을 갖는다. 일종의 실습인 셈이다. 아랑도 견습 도사의 자격을 부여받았다. 견습이어도 일단 도사다. 자격이 없는 이가 이 직책을 받아도 되는지, 현장에 들어가기 전부터도 내내 불안했다. 그리고 그의 심리가 사수격 도사와 동료, 그리고 일반 주민들에게 전달이 안 될 리가 만무했다. 구태여 티를 내려 하지 않아도 작은 손짓 하나에도, 내뱉는 단어 하나에도 묻어나오는 것을. 참다 못한 사수가 소리쳤다. 네가 너를 못 믿고 있는데, 다른 이들이라고 너를 믿을 수 있겠느냐고. 그들을 불안에 떨게 만들고 싶은 거냐고. 대체 뭘 하고 싶은 거냐고.

…머리를 한 대 얻어맞은 기분이었다. 무얼 하고 싶었냐면, 강한 도사가 되어서 사람들을 지키는 일. 뒤이어 의문이 붙는다. 그 ‘강한 도사’란 대체 무엇이냐고, 그 척도는 또 무엇이냐고. 생각은 꼬리를 물고 이어졌고 그만큼 자문自問이 많아졌다. 하지만 자답自答할 수 없었다. 강해진다는 것에만 미쳐서, 그런 고민을… 한 번도 한 적이 없었다. 충격에 빠져 반쯤 넋을 놓고 있자, 도술원 동기가 슬쩍 다가와 넌지시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주었다. 아랑이 훈련에 지쳐 쓰러지거나 아파할 때 치료를 도와준 이였다. 나는 나를 믿는다고. 아무리 위험하고 두려운 일이라도 나는 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정말 그리 된다고. 내 능력을 더 효율적으로 발휘하기 위해서 추가적으로 공부하고 연구한 적은 있어도, 하다못해 이능력 사용을 뒷받침할 체력을 위해 따로 운동하기도 했지만, 나는 내가 해내지 못할 거라 생각한 적이 없다고. …너는 강하구나. 아랑은 무심코 그리 생각했다. 그래서, 자기도 그리 하기로 했다. 나 자신을 먼저 믿기로. …얼마 후, 아랑은 무사히 도술원을 졸업한다.

어엿한 도사, ‘힘’의 원천

지금에 이르러서, 아랑은 어릴 적 목표였던 강한 도사가 되었다. 객관적으로도 실력이 좋았고, 이능력의 응용도 훌륭했고, 그 어떤 괴이나 돌발상황에도 당황하지 않고 대응하는 여유까지. 하지만 그 모든 것은 자신自信에서 나왔다. 내가 지켜야 하는 이들이 나를 믿을 수 있으려면, 내가 나를 믿어야 한다. 그 어떤 어려움도 내가 할 수 있다고 믿으면 정말 해낼 수 있었다. 그만큼 사고방식도 유연해졌다. 모든 해결법이 무작정 들이박아 부수고 파괴하는 것으로 통용되는 것은 아니니까.

아랑은 더 이상 ‘강함’에 집착하지 않는다. 그런 허상에 집착하다가는 본질을 놓치기 십상이니까. 지금에 집중하자. 이 상황을, 그리고 그 안에 있는 나를.


최청오: 영원한 최고의 동료

정말 얕게 말하면 도술원부터 함께 해온 동기이자 동료. 동거동락하며 도술원을 졸업했고, 견습 도사로 파견되었을 때도 같은 현장에 있었다. 그는 치유 역할을 맡고 있어 방어와 공격 역할인 아랑과도 역할 상성이 좋은 편이 구조반을 포함하여 2인1조로 같이 활동하고 있다.

조금 더 깊게 들어가면, 아랑이 방황하고 헤매는 것을 모두 지켜본 사람. 아랑이 훈련 중 부상을 입거나 건강에 이상이 생겼을 때 불만 한 번 갖지 않고 그를 치유해주며 묵묵히 뒤를 지켜준 이. 견습 도사일 때 자신의 이야기를 해줬다는 동기가 바로 청오다. 여러모로 고마움을 느끼고 있는 인물. 청오가 없었다면 지금의 자신도 없다며, 아랑은 입버릇처럼 말한다. 아랑은 자신을 믿지만, 그만큼 전적으로 청오를 신뢰한다. 전기 사역마로 보다 빠르게 생존자를 수색하고 회복 중인 환자에게 미세한 전기자극을 주어 회복을 돕는 등, 아랑의 이능력 활용도가 높아진 것은 청오의 덕분이기도 하다. 지금까지 자신을 받쳐준 그에게 자신도 도움이 되고자 궁리한 바였으니까. 아랑이 지키고 싶어하는 것, 그 중에는 분명 청오가 있다. 이제 와서 청오가 아닌 다른 동료는 상상하기가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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