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이 거칠다. 가슴이 아릴 정도로 달리고 또 달렸다. 옷은 붉은 액체로 젖어 끈적하게 달라붙었다. 이제 정말 끝이구나. 스자키 쥰은 그렇게 생각했다. 이 비루한 삶도 여기서 끝일 거라고. 그래, 어차피 남을 좀 먹는 인생 따위는 사라지는 게 나을 지도 몰라. 비참한 삶이었잖아. 은총알은 관통되지도 못하고 심장을 찔러댔다. 차라리 곧 바로 죽는 편이 나았을
성당은 꽤 어수선했다. 건강하던 신부님이 병상에 누운 지도 벌써 열하루가 넘었다. 성당은 어수선하고, 다들 묘한 분위기에 사로잡혀 서로의 눈치만 보며 자리를 지켰다. 디 신부님께서는 좋은 분이셨다. 성당에 있는 누구보다도 키도 크고, 그만큼 인자하신 분이었다. 빵을 훔쳐서 주인에게 맞아 죽을 뻔한 나를 감싸다가 큰 상처를 입기도 하셨다. 성이 난 주인에
유학길에 오르는 비행기에서 가장 먼저 느끼게 될 것은 해방감이리라고 생각했다. 줄곧 떨어지지 않는 시선, 집착, 비교, 평가. 나를 좀먹던 그 모든 것에서 해방되는 것이니까. 그렇지만, 정작 엄습한 것은 불안과 초조였다. 녀석이 뒤따라오지는 않을까. 내가 마음 편히 발 뻗고 쉴 수 있는 곳 따위는 없는 게 아닐까. 그런 생각이 머릿속을 뒤덮었다. 그렇기에
칵테일 잔을 닦던 손끝이 흔들렸다. 당황해 힘이 풀리려던 손에 간신히 힘을 준 탓일 테지. 그럴 만큼, 귀에 담은 그 말은 이제껏 상상도 못 했던 내용이었다. カクテルに酔いしれて 손님이 떠난 자리를 정리하고 있던 미유키의 귀에 바의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정리하던 것을 내려놓고 문 쪽을 돌아보니 익숙한 얼굴이 눈에 들어온다. 밴드 연습을 할
세면대 앞에서 거울을 보는 레온의 표정이 사뭇 진지했다. 조금은 긴장한 것처럼 보이기도 하는 딱딱한 표정. 그런 표정을 지은 채 몇 번이고 제 오른쪽 귓불을 만지작거리며 거울로 그것을 살펴보던 레온은, 한 손에 들고 있던 매직 펜으로 귓불에 작게 점을 찍었다. “…하아.” 세면대 옆의 선반에는 소독용 거즈와 피어서가 자리 잡고 있었다. 레온은, 오늘 귀를
*이 글은 소설 「目醒めの王者」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소설 「目醒めの王者」 2화 이후에서 앨범 「SCATTER」 보이스 드라마 사이의 시기로 설정되어 있습니다. 시기 및 설정 등에 날조가 있으니 유의해주세요. “레온, 너, 나유타랑 같이 밴드 한다며?” “진짜야?” 6교시 전 쉬는 시간, 레온에게 말을 걸어온 것은 같은 반이지만 그다
*쟈이로 상경 전 시간선. *一場春夢(성인물)의 뒷이야기입니다. https://penxle.com/dongza/1771132551 2시가 조금 지난 시간. 자주 가는 카페의, GYROAXIA의 지정석처럼 쓰고 있는 안쪽 자리. 미유키는 그곳에 앉아 켄타를 기다리고 있었다. 바로 전날 켄타를 안는 꿈을 꾼 참이었다. 그 꿈의 느낌이 채 가시기도 전에 그
*쟈이로악시아 밴드스토리, FAR AWAY, EGOIST 악곡스토리, 소설 스포일러 주의 아사히 나유타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다. 미소노 레온은 새삼 그 사실을 절감하며 사색에 잠겼다. 라이브 로열 페스를 위해 상경한 후 일어난 사건. 그 이후에야 그 사실을 뼈저리게 깨달았다. 나유타 본인이 자신에 관한 이야기는 전혀 하지 않는 타입의 사람이라
합작 페이지 https://yachaeppang.wixsite.com/aaside-release *밴드스토리&악곡스토리를 읽고 설정 충돌로 인해 내용을 일부 수정하였습니다. 밴드스, 악곡스 스포 있습니다. 오후 10시, 쟈이로악시아 셰어하우스의 공용 거실. 나유타와 레온은 자고 있을 테고, 미유키는 아르바이트로 자리를 비운 상태. 료도 별과 교신을 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