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차가운 새벽. 말레우스는 습관적으로 고물 기숙사로 발을 옮겼다가 무언가를 발견하고 걸음을 멈추었다. 기숙사 건물 밖. 출입구에서 좀 떨어진 곳에 가지런히 놓여있는 건 말라서 비틀어진 꽃이었다. 줄기부터 잎, 꽃까지 싱싱한 곳이라곤 없이 바싹 마른 꽃은 생기라곤 없었지만, 땅에서 올라온 찬 기운 때문인지 밤이슬이 맺혀 살짝 젖어있었다. ‘이건,
사람의 트라우마라는 것은 정말 별것 아닌 것에서 생겨나곤 했다. 과일을 먹다가 나온 작은 벌레에 그 과일 자체를 못 먹게 되는 일도 있고, 폭우가 오는 날 좋지 않은 일이 생길 경우엔 비가 조금만 거세게 내려도 불편해하는 이도 있으며, 심지어 꽃향기를 맡다가 벌에 쏘인 사람은 벌만큼 꽃을 무서워하게 되기도 했으니까. 그런 의미에서 릴리아의 요리란, 훌륭한
* 이벤트 ‘글로리어스 마스카레이드’ 엔딩까지의 스토리 스포일러 있습니다. * 스토리 내에서 묘사되지 않은 부분은 개인 상상력으로 채워 넣었습니다. * 말레우스 이벤트 SSR 카드 스토리 네타 아주 약간 들어있습니다. 05. “꼬붕, 슬슬 무도회 갈 준비를 해야 할 텐데?” 늦은 점심 식사 후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포만감에 졸고 있
* 23년도 말레우스 생일 기념 연성 * 23년도 생일 카드 홈 대사 네타가... 아주 약간 있음. 저녁부터 내리던 눈이 잠깐 그친 밤. 내일이 제 생일이라고 떠들썩한 기숙사 안에서 독서 중이던 말레우스는 결국 책을 덮고 고요함을 찾아 밖으로 나섰다.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고 자리를 비우는 건 제 종자(從者)들을 걱정시키는 일이라는 걸 알지만, 지금은
* 이데아랑 카림은 우정드림, 나머지는 연애 드림 이지만……. 퉁쳐서 사감조 드림이라 썼습니다. * 장렬한 분량조절 실패 주의. “꼬붕, 생일 선물로 뭔가 받고 싶은 건 없냣?” 유난히 따뜻한 3월의 마지막 날. 기숙사의 모든 불을 끄고 잠자리에 누운 아이렌에게 말을 걸어 온 건 제 자리에서 벗어나 침대 머리맡에 올라온 그림이었다. 오늘따라 피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