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바등 2차

[해량무현] 시켜줘 명예공청기 - 7

두시전에자자 by 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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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푹신한 게 지금….

아니, 나는 또 왜 윗도리를 벗고 있어?! 맨살이 닿는 느낌이 갑자기 선명했다. 박무현이 바둥거리자 신해량이 팔 한쪽을 들어 그를 풀어주었다. 입을 떡 벌리고 손을 쥐었다 폈다 하는 박무현에게 신해량이 물었다.

“몸은 좀 괜찮으십니까?”

“아니, 아니, 아니….”

박무현이 말을 더듬었다. 신해량이 아, 하고 덧붙였다.

“접촉 면적이 넓을수록 가이딩 효율이 높아졌던 것 같아서… 부득이하게 선생님의 티셔츠를 벗겼습니다. 혹시 몰라 밤새 접촉을 유지했습니다.”

혹시 몰라? 가이딩? 단어가 산개하듯 흩어져선 박무현의 머리를 툭툭 치고 지나갔다. 맞다, 어제 신 팀장에게 이야기를…

박무현은 저도 모르게 몸을 움츠렸다. 신해량이 소리 없이 한숨을 쉬곤 고개를 숙였다..

“어제 위협해서 죄송합니다. 제가 과민하게 반응했습니다.”

“…….”

“…죄송합니다.”

신해량이 재차 사과했다. 박무현은 신해량의 정수리를 보며 혼란스런 마음을 꾹꾹 눌렀다. 젊은 친구에게 감정이 격해지는 것은 손윗사람의 자세가 아니다. 감정적인 대응은 늘 끝이 좋지 않다는 것도 잘 알고 있고. 게다가… 잘못은 자신이 먼저 했다.

“…어자피 팀장님의 속이 상할 만한 것을 말씀드리려고 했었습니다. 다른 것에 속이 상하신 것 같지만…”

“괜찮으시면, 어제 말씀해주시려던 것을 듣겠습니다. 생각이 바뀌셨다면 이대로 이야기를 끝내셔도 저는 상관 없습니다.”

“아닙니다. 말씀드리려고 마음을 먹었던 것이니까요…. 그러니까.” 

다시 마음을 먹으려니까 또 심장이 떨리긴 했다. 컵을 깬 여덟 살 어린아이 시절로 돌아간 기분이었다.

“제가 팀장님을 이용했습니다. 이건 말씀 드렸었지요….”

“예.”

“제가 에스퍼 능력이 있다고도 말씀 드렸고요.”

“예. 어제 능력을 사용하신 것 같았습니다만.”

“어… 네, 네.”

“순간이동 종류로 보였는데… 혹시 능력 사용에 부담이 큰 편이십니까?”

“어, 글쎄요? 부담이 있는지 확인할 만큼 써본 적이 없습니다. 그렇게 등급이 높지도 않고요….”

“…….”

신해량의 표정이 죄책감으로 시시각각 변했다. 청년의 얼굴에 떠오른 감정이 읽히는 게 처음이라 박무현은 약간 신기했다.

“그, 문제가 있었나요?”

신해량이 묵묵히 곁눈질을 했다. 청년의 시선이 닿는 곳으로 고개를 돌린 박무현은 헉 소리를 냈다. 거무튀튀하게 마른 피웅덩이와 핏자국이 드문드문 보이는 잠옷 상의가 문 앞에 어질러져 있었다. 박무현은 저도 모르게 제 머리며 몸을 더듬었다. 아픈 곳은 없는데…?

“선생님이 사라지신 뒤 문 안쪽에서 큰 소리가 났고… 불안한 생각이 들어 문을 강제 개폐 했습니다. …죄송합니다.”

“아니, 아닙니다. 그건 죄송해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제가 어디 부딪쳤나요? 문은 어떻게 여셨습니까?”

“팀장 권한으로 해저기지의 모든 문을 개폐 가능합니다. 선생님도 의료직이라 권한이 있으실 겁니다. 제가 들어갔을 땐 선생님은 이미 쓰러져 계셨고… 다행히 의자나 탁자 등에 부딪치지는 않으셨지만 안색이 좋지 않으셨고 코피를 심하게 흘리셨습니다.”

박무현은 당황해서 코 밑을 더듬었다. 얼굴 쪽은 뭐가 만져지지 않았는데, 머리카락에서 마른 피가 가루가 되어 투툭 떨어졌다. 맙소사.

“가이딩을 해주신 이유가 그래서였군요.”

“예. 적확한 판단인지는 아직도 확신이 서지 않습니다만….”

무슨 소리지? 박무현의 지금 컨디션은 그야말로 최상이었다. 의문을 품은 것도 잠시, 신해량이 솜씨 좋게 대화의 방향을 돌렸다.

“제가 하시던 말씀을 끊었군요. 마저 말씀해주시겠습니까?”

“아, 어디까지 이야기 했었죠… 제 에스퍼 능력으로 돌아가면, 음… 아무튼, 팀장님과 같은 공간에 있을 때마다 가이딩이 된다는 것을 깨달아서… 그 뒤로 가이딩을 받고 싶어서 자주 팀장님을 불러냈습니다. 이게 다예요… 미리 말씀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안 그래도 일이 많은 사람을 무급으로 부려먹었다는 사실을 실토하고 난 박무현은 조금 민망해졌다. 그런데 생각에 잠겨 있던 신해량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말했다.

“사실, 그 부분이 조금 의아했습니다.”

“어떤 부분이요?”

“제게 가이딩을 받으셨다는 부분이 사실 잘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네? 하지만 어젯밤에도 계속 접촉 가이딩을 하셨다고… 하신 게 아닙니까?”

“확신이 서지 않았다고 말씀드렸지요. 기실 지금도 그렇습니다. 어제 제가 느낀 현상이 가이딩이 맞다고 가정할 때, 제게는 이번이 첫 가이딩 경험이 됩니다.”

뭐? 신해량은 얼이 빠진 박무현 앞에 여전히 다소곳하게 앉은 채 조곤조곤 설명을 이었다.

“계측을 기준으로 할 경우 저는 4급 수준의 가이드입니다. 그럭저럭 쓸만한 정도입니다만… 가이딩 자체가 되지 않아, 대개는 특기하지 않는 편입니다. 특이체질이라고 하더군요.”



이 다음 내용은 아마도 4디페 해무쁘띠존에~~ 나옵니다~~! 아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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