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우아키] 결국 우리는 잊지 못해서
아오야기 토우야 X 시노노메 아키토
*상실과 미망의 세계, 이상의 세계를 버리고 의 마지막 후속작.
*상실과 미망의 세계
*이상의 세계를 버리고
*녹턴 이전 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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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잊어버리면 편할텐데, 어째서 너희는 잊지 않는 것을 선택하는 걸까.
**
강한 바람이 불었다. 토우야는 반사적으로 팔을 들어 제 얼굴을 가렸다. 불어오는 바람이 그의 머리카락을 헝클어 트리며 지나갔다.
불어오는 바람 사이로 토우야는 실눈을 떴다. 그러자, 거짓말 같이 바람이 멈추며 그를 땅에 발붙이게 했다.
토우야는 바닥에 닫는 그 느낌에 눈을 두어번 깜빡이며 눈을 뜨곤, 제 눈에 담기는 풍경을 바라보았다.
밤이 늦어 빛을 잃은 건물들이 늘어서 있고, 여러대의 신호등이 빛을 내며 깜빡였다.
그곳은 익숙한 교차로였다. 토우야는 다급히 주변을 둘러보았다.
분명 아까전까지만 해도 공원에 있었는데... 나는 왜 이곳에 있는 걸까.
...돌아온걸까?
몇없는 사람들이 그를 스쳐 지나가고, 신호등이 여러 번 색을 바뀔 때까지. 토우야는 한참을 그곳에 멍하니 서있었다.
그때, 경적 소리가 크게 여러 번 울려 퍼졌다. 불규칙 적이고, 여러곳에서 울려 퍼져서, 마치 엉망친창인 합주 같았다.
“죽고싶어!? 도로에 함부로 나와있지 말라고 애송아!”
“정신 나간 놈을 다 봤네, 잠은 집에서 자!”
날서고 날카로운 말들이 토우야를 향해 날아왔다.
그제서야 정신을 차린 토우야는 자신이 횡단보도 한복판에 서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토우야는 재빠르게 앞으로 달려 도로를 벗어났다. 갑자기 벌어진 뜀박질에 숨이 거칠게 차올랐다. 숨을 고르며 토우야는 다시 한번 고개를 돌려 교차로의 너머를 바라보았다.
이상할 정도로 자신에게 상냥했던 세계는 이제 없었다.
이곳은 씁쓸할 정도로 무심한 그의 세계였으니까.
[후회하게 될거야.]
아키토의 목소리를 한 그의 목소리가 귓가에 다시 울려 퍼지는 듯 했다.
하지만, 토우야는 그 목소리에 다시 고개를 저었다.
아니, 후회하지 않아.
비록 이곳은 내가 수없이 상처 입어온 세계였지만,
아키토, 너를 만났던 세계이기도 하니까.
나는 절대로 이 세계를 택한 걸 후회하지 않아.
**
밤공기가 차가웠다.
원래 세계로 돌아왔지만, 토우야가 할 수 있는 것은 한정적이었다.
시간은 이미 밤을 지나쳐 새벽을 지나고 있었다.
토우야는 벤치에 앉아 멍하니 밤하늘에 뜬 달을 올려다 보았다.
그때, 스마트폰에서 불빛이 깜빡였다.
[아아, 혹시 들려 토우야?]
아직 소년티가 벗어나지 않은 앳된 목소리였다. 그리고, 익숙한 목소리이기도 했다.
그 아이 특유의 전자음이 반갑게 느껴졌다.
토우야는 스마트폰을 들어 화면에 띄워진 홀로그램 화면을 바라보았다.
그곳에는 렌이 있었다.
[이 메시지가 언제 토우야 에게 도착할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전해야할 이야기가 있어]
[혹시 미쿠의 메시지는 들었으려나?]
응, 들었어. 덕분에 돌아올 수 있었고.
들리지 않겠지만 토우야는 성실히 속으로 답을 계속했다.
[내 메시지를 듣고 있다는 건 아마 이 세계에 돌아왔다는 의미겠지?]
[그렇게 설정해 뒀거든!]
대단하지? 이건 나밖에 못하는거라고! 홀로그램속 렌은 자신만만한 표정을 지어 보이더니 이내 진지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토우야는 그런 렌을 빤히 바라보았다.
[세계는 여전히 토우야를 기억하지 못할거야]
렌의 말에 토우야는 순간 멈칫 거리고 말았다. 이미 예상하고 있었지만 그렇다고 확정지어졌을때의 충격은 생각보다 컸다.
토우야는 스마트폰을 쥐지 않은 손을 꽉 쥐었다.
화면 속 렌은 그런 토우야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계속 말을 이어갔다.
[미쿠에게 들었는데, ‘초기화’ 라는건 그런 거래.]
[돌아온다고 해서 끝인게 아니라고... 아~ 왜이렇게 복잡한거야!]
[멋대로 토우야를 뺏어가 놓고서! 아~~!! 나쁜 악마녀석!]
렌은 말을 하다가 또다시 씩씩거리며 화를 냈다. 그 모습에 토우야는 손에 주던 힘을 풀었다. 렌이 대신 화를 내주니 어쩐지 마음이 풀리는 기분이 들었다.
[알았어, 딴소리 안하면 되잖아 린! 이건 내가 할거라고~]
[흠흠, 그러니까 ‘초기화’이야기를 하고 있었던가?]
[‘초기화’를 되돌리기 위해서는 ‘백업’이 필요하다고 해.]
[‘백업’이라는건 그러니까... 토우야를 기억하는 사람이야.]
[‘백업’은 세계의 최후의 발버둥이야. 그래서 빼앗긴 사람과 가장 인연이 깊은 사람이 선택되는 구조라고 들었어.]
[대부분은 ‘초기화’에 휩쓸려 잊게 되지만...]
[그사람은 달라! 스스로 잊지 않길 원한다면 잊지 않을 수 있어]
[물론 그렇게 쉬운 일은 아니야, 대부분의 ‘백업’들은 기존의 기억을 꿈 정도로 치부하게 된다고 해...]
[그래도 ‘백업’이 잊지 않았다면... 그사람이 토우야가 돌아왔다는걸 인지하게 된다면!]
[세계는 ‘초기화’ 전으로 돌아갈 수 있어.]
[분명 그 사람도 토우야를 잊지 않았을거야!]
[그러니까 토우야도 포기하지 말아줘!]
그렇게 말한 홀로그램 속 렌은 잠시 아무 말도 하지 않다가 다시 말을 이었다.
[있지 토우야.]
[우리는 너희 네 명의 세카이에 존재하는 우리니까, 토우야가 돌아왔을 때 우리는 이미 없겠지만]
[그래도, 나는 토우야를 믿으니까. 우린 다시 만날 수 있겠지?]
[... 그럼 안녕!]
그 말을 남기고 홀로그램 화면에서 렌이 사라졌다.
응, 분명 다시 만날 수 있을 거야.
그렇게 생각하며 토우야는 스마트폰을 다시 주머니에 넣으려 했다. 그때, 스마트폰에서 커다란 외침이 들려왔다.
[아~~~~!!!! 이 말을 안할뻔했어!]
끝이 아니었나? 렌의 외침에 토우야는 주머니에 넣으려던 스마트폰을 다시 꺼냈다.
렌은 후다닥 다시 돌아온 듯 한손으로 슥 이마를 훔치곤, 발랄하게 앞을 향해 웃어 보이며 말했다.
[돌아와줘서 고마워 토우야!]
아 진짜 이제 용량 한계야.... 정말로 바이바이! 그렇게 정말로 화면이 뚝 끊겼다.
“렌...”
렌이 사라진 스마트폰을 바라보면서, 토우야는 저도 모르게 살며시 웃어 보였다.
“고마워. 정말로.”
**
가장 인연이 깊은 사람이라...
그건 과연 누굴까.
토우야는 허공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겼다.
인연이란건 다양하니까... 누구여도 이상하지 않겠지.
하지만 토우야는 처음부터 지금까지 그 사람이였으면 좋겠다고, 그렇게 생각하면서.
한 사람에 대해 생각하고 있었다.
사실 알고 있었다. 만약 렌의 말이 없었더라도, 자신은 아키토를 보러갔을거라는걸.
어쩌면 아키토는 이미 나를 잊었고, 행복하게 살아가고 있을지도 모르지만.
만약 그렇다고 해도, 아오야기 토우야는 시노노메 아키토를 포기 할 수 없었다.
나를 잊었어도 상관없어.
만약 나를 기억하지 못한다고 해도, 그날 네가 나에게 다가왔던 것처럼, 내가 너에게 다가갈 테니까.
그러니까...
아키토. 내가 널 욕심낼 수 있게 해줘.
토우야는 새벽의 찬공기를 들이마시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제 재회를 위해 움직일 시간이었다.
**
시노노메 아키토는 오늘도 뜬눈으로 밤을 새웠다.
잠들고 싶지 않은 밤이 시작된 지도 어느새 수개월.
이제 익숙해질 때도 됐지만 여전히 몸은 피곤하다고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내일도 이벤트가 있어, 최선의 컨디션으로 참여하려면 조금이라도 자야 해’
아키토는 그렇게 생각하며 침대에 누워 억지로 눈을 감았다.
자는 시늉이라도 내려는 나름의 노력이었다.
그렇게 한참을 눈을 감고있던 아키토는 똑똑, 문을 두드리는 듯한 소리에 눈을 떴다.
‘이 시간에 누가....’
짜증이 잔뜩 깃든 표정으로 아키토는 들려오는 소리를 무시하려 애썼다.
안들린다 안들려, 사람이든 귀신이든 뭐든 저리 꺼지라고 해.
하지만 곧 들려오는 소리에, 아키토는 눈을 번쩍 뜨고 말았다.
“아키토.”
익숙한 목소리였다. 그것도 잊을 수 없는, 잊지 않으려 필사적으로 붙잡고 있는 목소리였다.
아키토는 그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리고 목소리가 들리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 순간, 아키토는 멈춰설 수밖에 없었다.
어두운 방에서도 확실히 볼 수 있었다. 푸른 머리카락에 옅은 회색눈, 항상 잘났다고 생각했던 그 잘생긴 얼굴에 큰 키까지. 그가 알고 있는 토우야 그 자체였다.
아키토는 멍한 표정으로 토우야를 바라보았다.
아키토는 표정을 일그러트렸다. 그리고 중얼거렸다.
“뭐야, 또 이런 꿈인가.”
그 반응에 아키토에게 손을 뻗던 토우야가 멈칫, 행동을 멈췄다. 아키토는 그런 토우야를 바라보며 짜증섞인 소리를 내뱉었다.
“저리 안꺼져!?”
그렇게 소리친 아키토는 화를 숨길 생각도 하지 않은채로 표정을 일그러트렸다.
그러자 토우야의 모습을 한 허깨비는 어쩐지 충격을 받은 듯 보였다.
‘허? 헛것이 충격도 받나 보지?’
아키토는 다시 한번 화가 치밀어 올랐다. 진짜 토우야가 아니라는 걸 알면서도 저런 모습에 하나하나 반응하게 됐다.
이런 꿈은 이제 진절머리가 났다. 그런데도 또 다시 그 녀석의 꿈을 꾸고 있는 자신도 싫었다.
“뭐야, 왜 그렇게 멍청한 표정을 지어?”
허깨비가 흉내도 제대로 못 내냐? 그렇게 빈정거린 아키토는 헛것이 내민 손을 내쳤다.
손등에 닫는 감촉이 평소보다 더 진짜 같았다. 그 감촉에 아키토의 기분은 더 나빠지기만 했다.
“하, 웃기지도 않아,”
“그래, 이러고 있는 내가 제일 한심한 거지. 나도 알아!”
“이제 네가 내 망상인건지 진짜였던건지도 모르겠어!”
그렇게 소리치는 아키토는 고개를 푹 숙였다.
“이래서 꿈따위 꾸기 싫었는데...”
그때, 토우야의 모습을 한 헛것이 아키토를 와락, 끌어안았다.
‘이자식이 이게 뭐하는 짓이야!?’
아키토는 그 품에서 벗어나기 위해 손을 들어 올렸다.
그 순간, 아키토의 귓가에 또다시 토우야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미안해 아키토.”
“...”
아키토는 아무 대답도 할 수 없었다. 그저 멍하니 토우야의 목소리를 듣고만 있었다.
“내가 너무 늦었지.”
자신을 껴안은 토우야는 밤공기를 맞았는지 조금 차갑긴 했으나, 따스했다.
이건 분명히 살아있는 사람의 온기였다.
아키토는 치밀어 오르는 눈물을 삼키며 흔들리는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꿈이 아니야?”
그 질문에 대답하듯 아키토를 껴안는 힘이 더욱 거세지는 듯 했다. 그 감각을 느끼며, 아키토는 또다시 질문하듯 중얼거렸다.
“헛것도, 망상도 아니야?”
“진짜... 토우야인거지?”
아키토는 떨리는 손을 들어 올려 자신을 끌어안고 있는 토우야의 옷을 그러쥐었다.
“왜 이제야... 대체 어디에 갔던.... 내가 얼마나....”
하고 싶은 말이 너무 많았다. 많아도 너무 많아서, 말은 조각나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알 수 없어졌다.
토우야는 그런 아키토의 품안에 끌어안은채로, 그 말을 묵묵히 들어주었다.
눈물이 멈추지 않는 일그러지고 엉망인 얼굴로, 아키토는 토우야를 다시 놓지 않겠다는 듯 그를 마주 끌어안았다.
**
그렇게 한참을 토우야의 품에서 눈물 흘리던 아키토는 조금 제정신이 돌아오자 슬쩍 토우야의 품에서 벗어났다.
그리고 아까부터 든 의문을 입 밖으로 꺼내고 말았다.
“근데 토우야, 여긴 어떻게 들어온거야?”
여기 내 방인건 알고 있지? 손등으로 슥 눈물자국을 훔치며 아키토가 그렇게 중얼거렸다.
그 질문에 토우야의 표정이 어쩐지 이상해졌다. 그런 토우야를 바라보며 아키토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 사실 그게.”
마당 창문이 열려있더라고... 그렇게 말하는 토우야의 표정이 정말 곤란해 보여서, 아키토는 푸핫 하고 웃어버리고 말았다.
“그거 불법침입인거 알고 있지?”
“하지만, 아키토가 정말 보고 싶었으니까.”
후회는 안해.
그 말에 아키토는 뭔가 속에서부터 울렁거리는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 뭐야, 이거. 아키토는 그 울렁거림을 필사적으로 누르며 토우야를 흘끔 바라보았다.
“너는... 그런 말 하는 거 안 부끄러워?”
“왜? 진심인걸. 진심을 전하는 건 부끄러운 일이 아니잖아 아키토.”
“언제부터 네가 그렇게 말을 잘했다고... 아 됐어! 이제 빨리 나가기나 해!”
“응?”
“내 방에 있는거 들켰다가 무슨 말을 들으려고! 아까처럼 아키토가 보고 싶어서 몰래 들어왔어요~ 할거야!?”
“그건 그렇지만...”
그때, 누군가 방 밖에서 걸어오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바로 아키토의 방문을 열어 재꼈다.
벌컥!
“야! 아키토! 새벽부터 쫑알쫑알 무슨 말을 그렇게 하는거야! 시끄럽다고!”
벌컥 문을 연 사람은 아키토의 누나인 에나였다. 에나는 야차같은 표정으로 아키토를 찾으며 방안을 노려보다가, 갑자기 마주친 토우야의 얼굴에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아키토는 그 모습에 자신도 모르게 긴장해 꿀꺽 침을 삼켰다.
‘젠장 에나가 갑자기 방에 들어올줄은 몰랐는데, 토우야에 대해서 뭐라고 설명해야 하지?’
하지만 그런 아키토의 긴장이 무색하게도, 에나는 금세 표정을 풀며 토우야를 바라보았다.
“어머, 토우야 군도 있었네.”
그 반응에 놀란 것은 아키토 뿐만이 아니었다. 토우야도 자신을 알아보는 에나를 보며 놀란 것은 마찬가지였지만, 우선 에나의 반응에 대답하기 위해 입을 열었다.
“... 안녕하세요. 에나 씨.”
“아까 이야기 하던게 토우야 군이랑 하던 거였구나?”
난 또, 무슨 일이라도 있는 줄 알았네. 그렇게 말한 에나는 자신이 쥐고 있던 아키토의 방문을 다시 닫기 시작했다.
“......너무 시끄럽게 굴지만 마. 지금이 몇시라고 생각하는거야?”
탁.
아까와는 달리 조심스럽게 문을 닫은 에나가 다시 방으로 돌아가는 발걸음 소리가 울려 퍼졌다.
아키토와 토우야는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멍한 표정으로 토우야를 바라보던 아키토는 다급히 토우야의 팔을 잡았다.
“방금 에나가 널 알아본거지?”
“... 그런 것 같아.”
“그럼, 이제... 다들 널 기억하는거겠지?”
“렌의 말로는... 내가 사라지기 전으로 돌아간다고, 그랬어.”
“... 그렇구나. 이제 정말로 끝이네.”
‘이 지긋지긋한 악몽도 이제 정말로 끝이야...’
긴장이 풀린건지 몸에 힘이 쭉 빠졌다. 아키토는 그대로 침대로 풀썩 쓰러지고 말았다.
토우야도 그대로 아키토의 침대에 앉아 침대에 늘어진 아키토를 바라보았다.
“야, 토우야.”
아키토는 토우야가 있는 방향의 반대쪽으로 몸을 돌리며, 토우야를 불렀다.
그런 아키토를 보며, 토우야는 그의 부름에 대답했다.
“응, 아키토.”
“... 다시는 어디 가지마.”
아키토의 표정은 보이지 않았지만 토우야는 그 목소리에 담긴 떨림을 느낄 수 있었다.
토우야는 그 떨림에 응답하듯, 단호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응. 절대로 떠나지 않을게.”
“... 그래.”
어느새 밤이 지나고, 창 너머로 해가 떠오르고 있었다.
이제 이 세계에는 미망인(未忘人)은 필요하지도, 존재하지도 않았다.
그 사실이 너무나 기뻐서, 곁을 지키는 인기척을 자장가 삼아 아키토는 수개월만에 아주 깊게 잠들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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