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웅태섭] 빼빼로데이

주의! 태웅&백호, 대만&태섭의 스킨?십? 이 있어요... 저걸 스킨십이라고 할 수 있다면...


훈련이 끝난 남자농구부 부실. 흔히 낙제군단이라 불리던 농구부 주전 네 명이 부실 안에 모여 작당 모의를 하듯 서로를 살피고 있었다. 다른 부원들 모두가 완전히 돌아간 걸 확인하고, 대만이 씩 웃으며 가방 안에서 쓱 하고 상자 하나를 꺼내 들었다. 녹색의 과자박스. 아몬드 빼빼로였다. 네 명의 사이에 그걸 내려놓는 순간 대만을 제외한 나머지 셋의 시선이 대만에게 쏠렸다.

"아까 얘기한 대로. 빼빼로 게임 해서 지는 쪽이 오늘 떡튀순 다 쏘기. 콜?"

"웃쓰."

"만만, 빨리하자. 배고파 죽겠다고."

"아, 팀은 어떻게 정할 건데요?"

태웅, 백호, 태섭이 한마디씩 했다. 이미 셋 다 눈이 이글거리는 게, 고작 빼빼로 게임이라지만 그들 중 단 한 명도 지고 싶은 마음은 없어 보였다. 그건 최연장자인 대만 역시 마찬가지로, 그는 씩 웃곤 손등을 하늘로 해서 앞으로 내밀었다. 그 행동을 바로 깨달은 나머지 세 사람도 마찬가지로 손을 내밀었다.

"간다? 데덴-찌! 위!"

"악!!"

"쳇."

손등이 천장을 향한 쪽은 손을 위로, 바닥을 향한 쪽은 손을 밑으로 내리자마자 팀이 완전히 갈렸다. 제 머리를 쥐어뜯는 백호, 살벌한 눈으로 제 손을 노려보는 태웅의 손은 바닥으로 향해 있었고, 대만과 태섭의 손은 천장을 향해 있었다. 서로를 바라본 채 씩 장난기 가득한 웃음을 짓는 태섭과 대만은 손을 돌려 짝- 하고 하이 파이브를 했다.

"섭섭! 바꿔! 나 저 여우 자식이랑은 하기 싫다고!"

"안 돼. 한번 정한 팀 바꾸는 건 반칙이야."

"정대만 선배."

"나도 거절."

두 1학년이 덩치에 안 맞게 애처로운 눈빛으로 두 사람을 봤지만, 대만과 태섭은 양팔로 엑스자를 그어 보이며 고갤 저었다.

"싫어 안돼. 절-대 안 바꿔줘."

"치사하게! 선배면서!"

"강백호, 이럴 때만 선배 취급하냐."

백호의 찡찡거림에 태섭이 킥킥 웃었다. 그렇다고 해도 바꿔줄 마음은 없다 못해 마이너스에 수렴했지만 말이다.

결국 한참의 툴툴거림과 바꿔주세요- 돌림노래가 끝나고 나서야 백호와 태웅이 억지로 수긍했다. 그리곤 서롤 향해 눈을 부라리는 게, 내버려 두면 자기네들끼리 2차전을 할 기세라 태섭이 두 사람 사이에 팔을 휘저어 진정시킨 뒤 주먹을 내밀었다.

"이번엔 순서 정하자. 가위바위보 최종승자가 있는 팀이 후공으로?"

"웃쓰."

"여우 자식, 내가 먼저 할 거야!"

"그러던가."

"간다, 섭섭! 안내면 진 거! 가위! 바위! 보!"

"보! 앗싸!!"

주먹, 보자기. 승부는 한 번에 갈렸다. 손을 쫙 편 태섭이 왼손으로 승리를 가져온 소중한 오른 손목을 붙들어 라이온킹처럼 하늘 높이 들어 올렸다. 반대로 백호는 자기의 주먹을 원망스레 노려보며 크흣!! 하고 분해하기만 했다.

"멍청이, 비켜."

"거기서 해!"

태웅이 엉덩이로 툭 백호를 건들었다. 목소리에 패배자를 향한 한심함을 한가득 담아서인지 백호가 짜증을 내며 태웅을 노려봤다. 으르릉! 또 또 싸운다. 또. 이때가 기회다 태섭아. 지금 바로 해 빨리.

"안내면 진 거 가위바위보!"

"…!"

백호를 노려보던 태웅이 놀라 주먹을 내밀었다. 다행히도 태섭 역시 주먹을 내밀어 비겼지만, 태웅은 세상 섭섭한 얼굴로 태섭을 바라봤다.

"반칙이에요."

"그러니까 그만 싸우고 여기에나 집중하세요- 에이스 씨. 안 그러면 오늘 떡튀순 선배들이 얻어먹게 된다고?"

"…가위, 바위, 보!"

"보! 아악!!"

피식피식 웃는 태섭을 보다가 태웅이 재빨리 가위를 내밀었고, 태섭은 배신당한 얼굴로 제 오른손을 노려봤다. 조금 아까까지 우리 보자기로 좋았잖아…!

태섭이 좌절하는데 옆에 있던 대만이 태섭의 어깨에 어깨동무를 한 채 주먹을 내밀었다. 태웅과 시선을 주고받은 대만이 주먹을 흔들었다.

"남자는 주먹이지! 가위 바위 보오!"

보자기와 보자기. 대만은 킥킥 웃으며 태웅을 바라봤다. 태웅은 승부욕에 불타는 눈으로 손을 내려다보다가 대만을 바라봤다.

"선배 남자 아니었나요."

"그러는 네가 내고있는건 보자기 아니냐."

"제가 얘기한 거 아니니까 저는 무효예요."

"이거 치사한 거 보게? 한 번 더 간다, 가위 바위, 보오오으아아아싸아!!!!"

이번엔 가위와 보자기. 브이 상태 그대로 하늘을 향해 양손을 치켜올리는 대만이 의기양양하게 웃어젖혔다. 태웅이 그런 대만을 물끄러미 봤다. 승부엔 승복하지만 납득하진 않겠다는 고집 어린 얼굴이었다.

"남자는 주먹이라면서… 한 번도 안 냈어요."

"킥킥, 야 서태웅 뭐냐 지기나 하고."

"한 번도 못 이긴 사람한테 듣고 싶진 않아, 멍청아."

"이이익…!!"

실제로 한판도 못이긴 백호가 부들부들 떨며 태웅을 노려봤지만, 태웅은 여전히 못마땅한 얼굴로 태섭의 어깨에 걸쳐진 대만의 손과 태섭, 그리고 대만을 차례대로 바라봤다.

"빨리하죠."

"아, 그래. 자."

대만이 부스럭부스럭하곤 빼빼로 하나를 건넸다. 태웅이 초콜릿이 있는 부분을 물더니 백호에게 고개를 돌렸다. 까닥, 하고 빼빼로를 흔드는 게 딱 봐도 니가 와서 물어 하는 몸짓이었다.

"아오!! 진짜…아오오!!"

"이런 것도 느려, 멍청이."

물까, 말까… 해? 말아. 한참을 백호가 머리를 쥐어뜯으며 고민하자 빼빼로를 문 채 있던 태웅이 짜증 난 어조로 말했다. 자존심 상한 백호가 덥석 손잡이 부분을 물었다. 생각보다 가까이 붙는 태웅의 얼굴에 백호가 아주 부담스럽다는 얼굴을 한 채 오독- 한 입을 물었다. 그다음엔 태웅이 오독- 그렇게 순서를 정해 움직이듯 조금씩 얼굴이 가까이 맞붙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아주 흥미롭다는 얼굴로 태섭과 대만이 구경했다.

"선배, 쟤네 분명 다가가고 있는데 뭔가 멀어지는 거 같지 않아요?"

"몸은 붙이는데 얼굴은 다가가기 싫은 거지. 오오오 닿는다 닿는다 닿는다!!"

오둑-툭

백호와 태웅 둘 다 눈까지 질끈 감고 빼빼로를 먹는데 대만의 말에 화들짝 놀라 너 나 할 것 없이 고개를 뒤로 뺐다. 둘 사이를 이어주던 빼빼로가 땅으로 추락하기 직전, 재빨리 내밀어진 태섭의 손바닥 위로 안착한다. 그리곤 어느새 들고 있던 자로 신중히 빼빼로의 길이를 쟀다.

"3센티… 너네 치고 노력했다."

"에이, 난 5센티쯤 나올 줄."

"전 물자마자 뱉을 줄 알았는데요."

"우웩 여우 자식이랑 입술 닿았어! 기분 나빠!"

"내가 더 나빠."

"무슨 소리야. 빼빼로가 3센티쯤 남은 거면 너네가 입술을 내밀지 않는 이상 안 닿거든? 설마 일부러 내밀었냐?"

입술을 잔뜩 말아서 이만 보이게 한 채 빼빼로를 먹던 모습을 1열에서 직관한 주제에 대만은 그렇게 말했다. 두 1학년이 칠색 팔색하며 절대 아니라고 항변하자 태섭이 한숨을 쉬곤 혀를 찼다.

"애들 좀 그만 놀려요."

"재밌지 않냐."

"재미는 있지만요. 우리도 해요 얼른. 떡볶이집 문 닫을라."

"우리 온다고 얘기해놔서 절대 안 닫으실걸-."

태섭이 빼빼로 손잡이 부분을 물고 대만에게 내밀었다. 그 모습에 대만이 입을 벌려 반대쪽에서 빼빼로를 물었다. 한 번에 절반 이상을 문 대만이 오독오독 빠른 속도로 빼빼로를 먹기 시작했다. 태섭은 저돌적인 대만의 접근에 놀라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런 태섭을 보곤 눈으로만 웃은 대만이 슬쩍 고개를 꺾고 조금 더 다가왔다. 해보자 이거지, 태섭이 속으로 슬쩍 웃고는 마찬가지로 고개를 틀며 한입 베어 물었다.

살짝 입술이 스치고, 더 먹기 위해 둘 다 입술을 말았다. 오독- 더 이상 하면 완전히 닿는다. 태섭이 먼저 고갤 뒤로 당겼다. 어느새 내밀어져 있던 대만의 손 위로 빼빼로의 흔적만 툭 떨어졌다.

누가봐도 태섭과 대만의 승리인 상황이었지만 그래도 대만은 자로 빼빼로 흔적의 길이를 쟀다.

"0.7센티-! 앗싸 승리!"

짝-!

대만이 손바닥 위에 있던 빼빼로 흔적을 한입에 털어 넣곤 태섭과 하이 파이브를 했다. 가볍게 승리- 하며 키득키득 웃는 모습에 태섭이 애초에 저 둘이 한 팀일 때 부터 우리 승리 아니었나요? 하고 물었고, 대만은 그래도 진짜 이기니까 좋잖아 하고 응수했다.

"아니근데 사실 쟤네 여기에 농구가 걸려있었으면 개 싫어도 입술 대고 걍 다 먹어버렸을걸?"

"어, 가능성이 없진 않다. 하여튼, 잘 먹을게 후배들아?"

두사람이 킬킬대는 동안 태웅과 백호는 넋 나간 얼굴을 하곤 두 사람을 보는 중이었다. 그제야 이상함을 눈치챈 태섭이 백호의 눈앞에 손을 팔랑팔랑 흔들었다. 그제야 파드득 놀란 백호가 태섭의 어깨를 꽈악 부여잡고 앞뒤로 흔들었다.

"다, 닿았어! 섭섭이랑 만만쿤 닿았어!!! 지금 닿은 거 맞지! 뽀뽀한 거지 너네!!"

"안 닿았어! 안 했어!! 이게 무슨 소리야 진짜!"

"태섭아 애한테 솔직하게 말해줘야지."

"뭘 또 솔직하게 말한대! 그게 스친 거지 닿은 거냐고!"

마치 엄마·아빠의 스킨십을 목격한 어린애처럼 충격받은 얼굴로 태섭과 대만을 번갈아보던 백호가 하얗게 불태운 모습으로 벤치에 드러누웠다.

"그나마 태웅이는 조용해서 다행… 얜 왜 이래."

우중충한 공기를 사방에 뿌리며 제 손에 든 3센티짜리 빼빼로 잔해와 태섭, 대만을 차례대로 바라본 태웅이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

"저도 태섭 선배랑 했으면 더 짧게도 할 수 있어요."

"팀이 이렇게 짜인걸 어떡하겠어. 나중에 기회 되면 또 하자. 야, 백호야, 일어나. 떡튀순 사 먹으러 가야지."

태섭이 태웅의 머리를 쓱쓱 쓰다듬곤 하얀 백호를 툭툭 쳐서 일으켰다. 투덜거리며 짐을 싸는 태섭과 백호를 보던 대만이 태웅 툭툭 치곤 자길 향해 손가락질 했다.

"야, 서태웅. 태섭이랑 하면 더 짧을 수 있다며. 나랑 하면 어떨 것 같냐?"

".....제가 왜 선배랑 이걸 또 해요. 떡튀순이나 먹으러 가요."

태웅이 단호하게 대답하곤 짐을 싸 가장 먼저 밖으로 나갔다.

"저것 봐라?"

태섭과 백호마저 나간 부실에서 대만이 눈을 가늘게 뜨곤 중얼거렸다. 얼른 나오라는 태섭의 재촉에 오냐- 하고 나가며 대만은 태웅을 슬쩍 봤다. 평소와 다를 것 없는 표정. 태섭을 향한 태웅의 조금 긴 시선을 눈치챈 건 그곳에서 오로지 대만 뿐이었다.

그날의 떡튀순은 빼빼로 게임의 승패와 관계 없이 선배들이 샀고, 1학년들은 패배의 대가로 어묵 스무꼬치 계산만으로 타협했다.


"태웅아! 이거 봐라?"

소파에 앉아 반쯤은 멍을 때리고 반쯤은 졸고 있던 태웅은 바로 눈앞에 들이밀어진 빨간 박스에 고개를 뒤로 빼곤 눈을 끔벅였다. 빼빼로. 오랜만에 보는 과자였다.

"웬 빼빼로에요?"

"선물 받았어. 그날 생각나서 챙겨와 봤지."

"떡튀순 내기요?"

"어? 기억하네?"

잊을 수 있을 리가요. 태웅이 태섭의 허리를 붙들어 자신 쪽으로 당겨 안으며 중얼거렸다. 멍청이와 그렇게 가까이 고갤 들이민 것도, 대만과 태섭의 스킨십(?)을 본 것도 처음이었으니까. 태웅의 다리를 제 양발 사이에 끼워 넣고 서 있던 태섭이 태웅의 엉덩이 양옆 소파에 무릎 꿇고 앉아 태웅을 안았다.

"그때 진짜로 입술 안 닿은 거 맞죠."

"안 닿았어. 겨우 스쳤다니까."

"그럼 형의 첫 키스는 대만 선배가 가져간 건가요."

"아니? 내 첫 키스는 유치원 때 이미 친구 줬지."

그날 찍었던 사진도 있다? 태섭이 태웅의 목덜미에 팔을 두르며 웃었다. 태웅은 그런 태섭이 얄미운 듯 입술을 삐죽 내밀었다.

"그럼 전 뭐예요."

"하하, 뭐야, 질투했어?"

"네. 지금도, 그리고 그때도요."

"어?"

태웅의 말에 태섭이 멈칫 했다. 처음 들어보는 얘기였다. 그때는 아직 선후배 사이였는데 질투고 뭐고 그런 감정이 생길만한 때는 아니었던 것 같은데. 태섭이 고갤 갸웃 기울이자 태웅이 말을 이었다.

"그때도 형을 좋아하고 있었어요. 그땐 모르고있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대만선배한테 팀 바꿔달라고 했던 이유가… 물론 멍청이랑 하기 싫었던 것도 있지만… 형이 다른 사람이랑 그런 거 한다고 생각하니까 짜증이 났었던 거 같아요."

"…그랬어? 귀엽네 우리 태웅이."

가만히 태웅의 말을 들어주던 태섭이 태웅의 얼굴을 잡고 고개를 숙였다. 쪽- 이마에 한번, 콧등에 한번 내려앉은 짧은 입맞춤에 태웅이 눈을 끔벅였다. 따듯하고 부드러운 시선이 태웅의 가슴을 간지럽혔다. 평소의 태섭이 딱히 표현이 박한 사람은 아니지만 이렇게 가끔 태웅의 심장을 훅 치고 들어오곤 했다.

"그래도 이젠 날 가졌잖아. 이거로 부족해?"

"아뇨. 좋아요. 저도 형 거예요."

태섭의 허리를 꼭 껴안고 가슴팍에 고갤 비비적거리는 태웅의 행동에 태섭이 부스스 웃었다. 태웅은 머리 위에서 바스락거리는 소리와 쿵쿵 뛰는 태섭의 심장 소리를 배경음 삼아 다시 몰려오는 수마에 몸을 맡기려 했다.

"태웅아, 태웅아."

톡톡- 손가락으로 정수리를 두드려오는 손길에 태웅이 팔을 풀고 거리를 벌린 채 고개를 들었다. 공간이 남자 무릎걸음으로 더 깊숙이 들어온 태섭이 태웅의 무릎 위에 앉았다. 입에는 빼빼로의 손잡이 부분을 물고 있는 채 였다.

"오랜만에 하자, 이거."

"좋아요."

입을 벌린 태웅이 한 번에 3분에 2를 물었다. 태섭은 순식간에 다가온 태웅의 얼굴에 느릿하게 눈을 깜박이다가 눈을 휘며 웃었다. 그리곤 자신 역시 빼빼로를 한 움큼 물었다. 이미 두 입 만에 두 사람의 입술이 툭 닿았다.

서로의 고개가 꺾이고, 이내 완전히 입술이 맞닿았다. 입 사이에 남아있던 빼빼로 조각은 불쑥 튀어나온 태웅의 혓바닥을 통해 태웅의 입안으로 넘어갔고, 태섭의 혀가 빼빼로를 쫓아 태웅의 입안으로 넘어왔다. 입 안 깊숙이 도망가는 과자를 쫓아 태섭의 혀가 태웅의 혀를 훑었다. 그런 태섭의 혀를 방해하려는 듯 태웅의 혀가 꾸욱 태섭을 밀어냈다. 그게 기쁘다는 듯 오히려 태섭의 혀가 과자에 대한 미련을 놓고 태웅의 혀를 비볐다.

태섭의 허리를 잡은 태웅의 손에 바짝 힘이 들어갔다. 그 상태로 허리와 등을 느릿하게 쓰다듬던 태웅의 손이 이내 태섭의 셔츠 안으로 들어와 맨등을 어루만졌다. 태섭은 그런 태웅의 머리를 귀엽다는 듯 느릿하게 쓰다듬고 뒷목을 만지작거렸다.

쪽!

짧은 입맞춤을 끝으로 두사람의 입술이 떨어졌다. 가늘게 연결되어있던 은색 선이 툭- 하고 끊어졌다. 태웅이 입맛을 다시곤 미미하게 미간을 찌푸렸다.

"과자 물고 키스하니까 입안에 남아요."

"그러게."

"앞으론 과자 말고 사탕 먹어요."

"빼빼로 데인데?"

봉지에서 빼빼로 하나를 꺼내든 태섭이 오독오독 씹어먹으며 말했다. 그런 태섭의 입술을 바라보다 입술에 가까운 볼에 입을 맞춘 태웅 역시 태섭이 건네는 빼빼로 하나를 입에 물었다.

"그 십몇년 사이에 빼빼로 갯수 줄어든 것 봐. 분명 그땐 여기 안에 꽉꽉 차 있었는데 세 개 먹었다고 어떻게 이것밖에 남지 않냐."

빼빼로 봉투를 보며 투덜거리는 태섭의 모습에 태웅이 작게 웃었다. 그리곤 태섭의 손에 들려있던 빼빼로 봉지를 뺏어 테이블 위에 대충 던지곤 손을 둘러 태섭의 등과 엉덩이를 단단히 붙들었다.

"형 그거 알아요? 오늘은 원래 농부의 날이래요."

"아 그래? 몰랐네."

"그래서 사람들이 농부들을 응원하는 의미로 빼빼로 대신 가래떡을 먹는다고 하더라구요."

"오오, 취지 좋다."

"그러니까 형도 떡 드실래요?"

태웅이 그렇게 물으며 태섭을 안고 일어났다. 갑작스러운 움직임에 놀란 태섭이 태웅의 어깨를 꼭 붙잡고 눈을 동그랗게 떴다가 씩 웃었다. 달랑거리는 다리를 태웅의 허리에 감아 안정적으로 안긴 태섭이 조금 설레는 얼굴로 태웅에게 물었다. 태웅은 그런 태섭을 데리고 걷기 시작했다. 태웅이 부엌으로 걸어가기 시작하자 태섭이 설레는 어조로 태웅에게 물어왔다.

"뭐야, 떡 사 왔어?"

"아뇨 지금부터 만들어야죠."

"응?"

이게 무슨 소리야. 태섭은 태웅이 하는 말이 이해가 되지 않아 고갤 갸웃 기울였다. 태웅이 그런 그를 귀엽다는 눈으로 한참 바라보더니 식탁 위에 그를 조심스레 앉히곤 바지 속으로 손을 넣어 엉덩이를 꾹 쥐어왔다.

"떡 치자고요."

"…아, 아하하하!! 아 서태웅 미쳤나 봐!! 흐하하하!"

잠깐의 로딩 끝에 내용을 이해한 태섭이 빵 터져 활짝 웃어버렸다. 배까지 붙들고 뒤로 넘어가는 태섭의 옷을 능숙하게 벗겨내던 태웅의 얼굴을 붙들고 제게 당긴 태섭이 태웅의 입술에 잘게 입을 맞춰줬다.

"어디서 이런 귀여운 생각을 한 거야."

"…별로."

이제와서 쑥스러운 듯 태섭의 목덜미에 고갤 파묻는 태웅의 행동이 웃긴지 태섭은 여전히 잘게 웃으며 태웅을 쓰다듬었다.

두사람의 빼빼로… 아니 농부의 날 기념 가래떡 만들기는 이제부터 시작이었다.


빼빼로데이 기념으로 뭘 써볼까... 하다가 빼빼로 하면 빼빼로게임이지! 하고 쓰다가....

그치만 이날은 농부의 날이기도 하지 해서 급우회를 한 이야기가 되어버렸습니다!

저는 이런 알콩달콩한 일상이 넘 좋은가봐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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