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C. URBAN
어반 판타지 세계관
* 블스에서 블친님께 치대다가 생각하게 된 어반 판타지 세계관.
* ……이었는데 블친님의 그릇이 너무 컸다. 아니 선생님 애들을 13명이나 주시다니요. 이거 사이즈가 겁나 커지는데 괜찮은건가.
TC. URBAN made by. UNUS
TC. URBAN
어반 판타지
○번째 천년기. 문명은 더 이상 인간만의 것이 아니다.
행성 프록시마(Proxima). 죽은 행성으로써 가치가 없다고 여겨져 주인조차 없이 버려진 이 별은 온갖 은하에서 흘러들어온 쓰레기들과 범죄자, 낙오자들의 피난처로 여겨졌다. 생명체가 살아남을 수 있는 최소한의 요건조차 갖추지 못한 이 악지(惡地)야말로 그들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무덤이기도 했다.
적어도 수 세기동안 고요하게 버려진 프록시마가 갑작스럽게 도마 위에 오른 것은 저명한 테라포밍 기술자 ‘알마게스트’가 이 행성을 주목하면서부터였다. 알마게스트는 이 별이 가진 우주적 궤도와 안정성은 그 어떠한 별보다도 뛰어나다 주장했다.
“테라포밍된 프록시마는 수많은 항성계와 은하계의 중심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온갖 실험과 자료 위에 쌓여진 그의 비범한 주장은 범우주 기업들의 관심을 끌기에 차고 넘쳤다. 결국 알마게스트는 수 많은 투자자들을 모아 프록시마 테라포밍 프로젝트를 시작하기에 이르렀다. 프록시마에 숨어 살던 자들에게는 청천벽력과도 같은 일이었으나, 예나 지금이나 자본의 거대한 힘 앞에 개개인의 삶과 생명따위는 값어치를 인정받지 못했다.
결국 프록시마에 숨어 살던 자들은 알마게스트의 프로젝트에 반기를 들었다. 이후 장장 수 세기에 달하는 프록시마 항쟁이 일어나게 되었다. 전쟁이 일어나는 동안 알마게스트의 테라포밍 프로젝트는 강제적으로 진행되었으며, 이 때문에 프록시마에서 죽어나간 이들의 수는 집계조차 불가능한 수준이었다.
이를 보다못한 라니아케아 초은하 주정부는 프록시마의 항쟁을 중재했다. 알마게스트와 테라포밍 투자 책임자들, 프록시마 생존자 연합단체는 백 서른 여덟번에 걸친 지지부진한 협상 테이블에 서야했다. 각자의 이득을 향한 첨예한 대립 속에서 극적으로 의견을 타결시킨 라니아케아 주정부 대사관과 휘하의 직원들은 극심한 피로를 호소하며 장장 60년에 달하는 유급휴가를 요구했다고 전해진다.
결과적으로 프록시마는 정점에 오른 테라포밍 기술의 혜택을 받아, 행성 전체의 환경을 변화시키는데 성공했다. 알마게스트의 주장대로 프록시마는 전 우주종족들이 모여 살아갈 수 있는 은하계의 중심이 되었으며, 그 위상은 영원할 것 처럼 빛나보였다.
하지만 그 아래.
우주에 뻗을 만큼 화려하고 눈부시게 세워진 기술의 정점 아래에 깔린 어느 한 도시. 초기에는 프록시마의 역사와 황금기를 대표하는 장소였으나, 이어지는 행성 개발에 밀리고 잊혀진 도시가 있다. 우주에서 머물 곳 없는 쓰레기들이 프록시마로 모여들었던 것과 별 다를 것 없었다. 이종간 혼혈들, 범죄자, 불법 이주민, 실패자, 쓰레기……. 하나같이 갈 곳 없는 자들은 ‘17구’라는 이름의 도시에 모여 세력을 이루고 법칙을 정하며 밑바닥의 삶을 살아간다.
17구에는 법 말고는 없는 것이 없었다. 출신, 종족, 나이, 성별을 불문한 온갖 생명체들이 숨어 사는 것 정도야 예삿일이다. 이들은 푼돈이나마 될 수 있는 것이라면 뭐든지 판에 올려놓았다. 밀렵과 밀수를 통해 물건이나 지식, 사람을 구하는 것 정도야 애교다. 온갖 불법 약품과 무기의 거래마저도 시시할 정도였다. 라니아케아 초은하 주정부가 제작과 소유를 금지한 [해당 내용은 정보 소실 처리되었다.] 마저 암암리에 제작되어 거래되는 이 도시는 그야말로 ‘모든 것’을 팔았다.
17구는 뒷 세계의 노른자였다. 돈 되는 쓰레기장 그 자체이기에 이를 삼키고 이용하려는 이들이 적지 않다. 하지만 17구는 각자의 땅, 각자의 무리, 각자의 영역을 가진 자들이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았다. 하나의 무리를 죽여 구역을 빼앗으면, 빈 구역을 앗아가려는 스물의 승냥이가 기어 나온다. 스물의 승냥이를 죽이면 그들의 유산을 갉아먹으려 수천 수만의 쥐새끼가 밀려든다. 때문에 그 누구도 17구를 ‘소유’하는데 성공하지 못했다.
그나마 가장 큰 무리를 꼽자면 한 개의 조직과 세 개의 연합체가 있을 따름이다.
*
MAFIA
마피아
이 조직의 재대로 된 명칭은 알려진 바가 없다. 그저 어느새부터인가 알음알음 ‘마피아’라 불린 이 조직은 종족을 불문한 강자들을 중심으로 무리를 이루었다. 현재는 13명의 인물이 마피아의 주요 구성원으로 인정받고 있다. 마피아의 주요 인물들은 각자의 업무나 의뢰에 상호 보완적인 교류를 나누는 것으로 추측된다. 다만 같은 조직임에도 마냥 원할한 관계만 이루지는 않는 것으로 파악되었다.
마피아는 17구에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치는 가장 큰 손으로 여겨진다. 이들의 본거지는 17구 북쪽 번화가 카멜 거리를 중심으로 하며, 각기 다른 거리에도 점 형태의 휘하 조직들을 유지하는 것으로 파악되었다. 하지만 이들의 영향력이 절대적인 것은 아니다. 특히 17구 서부 컴레스 거리의 ‘가이빌레스 연합’과는 여러 차례의 전쟁을 치룰 정도로 사이가 좋지 않다. 현재는 휴전 계약을 통하여 서로간의 영역에서 문제를 일으키지 않기로 약속된 상태이나, 언제건 계약을 파기할 수 있을 정도로 위태로운 상황이다.
마피아의 주 수입원은 17구와 외부 거래의 중개다. 외부의 고객이 마피아에게 ‘의뢰’를 보내면 마피에는 요청에 적합한 ‘상품’을 찾아 다리를 놓아준다. 지금껏 마피아가 찾아내지 못한 물건은 존재하지 않으며 중개에 실패한 경우도 손에 꼽는다. 실패한 경우 대부분의 이유가 가이빌레스 연합이었기에 마피아에 속한 이들은 가이빌레스 연합이라면 치를 떤다.
이들은 자신의 영역에 적대적인 무리나 위협으로 여겨지는 인물(이하 쓰레기)를 구역에 남겨두지 않는다. 아무런 협상 없이 마피아에게 적대적인 조직에 속한 자가 카멜 거리에 발을 디디면 즉시 사살되어 제거될 정도. 아이러니하기에도 그들의 철저함 덕분에 17구에 거주하는 자들은 마피아의 영역을 가장 안전한 장소로 인지한다. 하지만 마피아는 자경단이 아니다. 그들은 조직에 해가 되지 않는 한, 구역 내의 자잘한 사건 사고나 문제에는 손을 쓰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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