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y back you home
오스틴 브라이언트에게
괜찮아. 네가 선택하지 않았어도 우리는 너를 선택할 테니. 펠릭스가 속삭인다.
당신에게 포옹을 부탁한 이유는 썩 대단하지 않다.
선 자리가 잠깐 달라진다 해도, 너와 나 합쳐 우리는 여전히 ‘우리’이기에. 그것 뿐이야, 난.
펠릭스에게 있어 호그와트가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장소라는 명제는 동의하기는 어려운 사실이었다. 우리는 유성우 쏟아지던 그날 밤 천문탑에서 별의 부름을 받아 이 세상을 짊어졌고, 불규칙적으로 연회장의 문이 열릴 때면 노성과 외부인이 침범했으며, 어딜 가나 사람들은 우리의 소매를 잡아끌며 우리조차 완벽하게 줄 수 없는 자비를 구걸하기 바빴으니까.
그런 와중에 그는 머글 세상과 마법사 세상을 동시에 살아내야 했고, 동시에 영원불멸할 여왕의 검인 아너스차일드의 삼공자로, 거대한 사업체 수없이 거느린 리버포드의 막내로, 세상을 구원할 새벽으로, 또 당신들의 가장 거대한 방패가 되어야 할 반장으로 살아야 했다.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곳이라면 말라죽어가는 불유쾌한 감각은 있지 말았어야지. 웃는 얼굴로 모르는 체 했으나, 폐부를 짓누르는 의무를 그는 아직도 피부로 기억하고 있었다.
하지만 오스틴, 그럼에도 나 그 시절이 좋았어. 이렇게 말하면 너는 나를 미쳤다고 말할까.
펠릭스는 죽음으로 말미암은 불쾌마저 이길 수 있는 추억을 떠올린다. 서서히 침범해오는 정체된 삶의 감각보다도 떠올리기 쉬운 것들을 사랑하는 건 죽기보다 쉬웠다. 자유롭게 가르던 하늘, 마음껏 박차던 땅, 타오르는 벽난로, 간식을 잔뜩 쌓아둔 채 두려운 것 없다는 듯 웃고 떠들던 우리들, 사랑스러운 나의 사자들과 함께하던 시간. 그래. 유일무이한 명예도, 막대한 부도 신경쓰지 않고 오로지 펠릭스라는 존재로만 즐길 수 있던, 너희들만이 줄 수 있던 그 시간. 운명이라는 실로 묶여 한 길을 걷게 된 너희와 함께 하던 그 시절이 있었기에 지금의 이 자유도 갈망할 수 있었다고, 문을 박차고 뛰쳐나온 세상을 바퀴 두 개 뿐인 쇳덩어리를 타고 질주할 때면 네 생각이 났다고, 문득 살아가다 붉은 색을 보면 문득 우리가 함께하던 그 시절이 생각났노라고··· 언제나 그는 말하고 싶었다. 얄궂은 운명이 우리를 갈라놓은 이 시점에서마저도.
“지금 당장은 너를 이해할 수 없어. 너도 알지.”
다르지 않은 마음이라 말하면서도 너는 왜 거기에 서 있는지, 왜 우리와 함께 해줄 수는 없는 건지, 넌 어째서 그렇게 떠날 것처럼 구는지··· 제게는 영원토록 불가해한 텍스트를 온통 뭉쳐 빚어둔 것 같은 당신이나, 펠릭스는 그 질문들을 내던지고 이해하고자 하는 대신 기꺼이 애정이라는 미명 앞에 무릎 꿇고 팔 벌려 당신을 끌어안기를 택한다. 네가 우리에게 돌아올 것을 알고 있기에.
얼마간의 시간이 지나면 언제나 방랑 끝에 초대에 응해준 당신이다. 추억이라는 전시관 속에는 아이들의 말에는 꼬박꼬박 대답해주던, 편지 주소를 내밀면 결국 카드를 받아 주던, 아쉬워하는 우리를 위해 여행 이야기를 꺼내던 당신의 과거가 있다. 방랑을 끝내고 네 스스로 결론을 내리면 우리에게 돌아올 것을 나는 알아. 그러니 겨우 붉은 안감의 옷을 입지 않았다고, 겨우 목걸이 좀 끼지 않았다고, 그깟 지팡이를 겨누고 상처 입혔다고 우리의 관계가 흔들리지 않을 것을 안다. 너는 결국 우리에게 돌아올 것이니까. 우리는 같은 마음이니까.
“그러니까, 동창회에서 모두 설명해줘야겠어.”
그러니 그는 기꺼운 마음으로 선언하고야 마는 것이다. 우리, 다시 대화할 수 있기를 기대하겠노라고. 여기에서 흔들리지 않는 방랑의 종착지가 되겠노라고.
나 여전히 너를 애정해. 그러니 네 여행 속에서 네 안에 온갖 좋은 것들이 깃들기를 간원해. 불에서 태어난 것Kenneth과 같은 열정이, 평화Eirene가, 애정의 즐거움Azelia이, 정의Justine가, 희망Harper이, 행운Felix이 네게 함께하기를. 당신의 일그러진 낯과 상반되게도, 그가 여상한 빛 띄우며 웃는다.
“오스틴 브라이언트. 그런 선언하지 마. 넌 영원한 그리핀도르니까.”
그러니 나는 이 선언이 세상으로 넘어가면, 네가 또 못 이기는 척 돌아오기를 바란다.
우리, 할 이야기가 많잖아. 또 한 번 모이자. 우리가 사랑하던 벽난로와 비슷한 곳을 찾아서, 나를 핑계 삼아서라도.
* 늦어서 정말 죄송합니다… 엔딩까지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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