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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miss you, but I don't know you.

셀라 과거로그

복지사업 by 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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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miss you, but I don't know you.

셀라, 나의, 우리의 소중한 아이. 셀라. 이리오렴!

달콤하기 짝이없는 부모님의 목소리다.

그리고, 차갑게 가라앉는 뇌 속이 그것이 자신의 이름이 아니라고 알리는 것만 같다.

셀라는 제 언니의 이름이었다. 자신이 태어나기도 전에, 호그와트를 다니다가 방학 중에 죽어버린 제 언니. 똑똑하고, 우리 가문의 무언 주문을 그렇게 좋아하며 연구에 힘쓰던 언니. 제대로 얼굴을 마주한 적 한 번 없고, 태어났을 때는 그렇게 환호를 받았는데, 사실은 그것이 제 언니의 이름이었다. 

셀라, 페럴리스.

화이트는 죽은 이와 동일한 이름을 사용하면 안 되니까 어쩔 수 없이 끼어넣은 이름. 새하얀, 눈같은 피부를 가졌다고, 성의없이 끼워넣는 화이트는 미들네임이 되어 집안에서는 절대로 불리지 않고, 그 누구도 부르지 않는다. 

"나를, 화이트라고 불러줘..."

***

셀라는 대단했다. 자신말고 제 언니인 셀라.

그녀는 자신을 더 비참하게 만들었고, 불행하게 만들었다. 일그러지고 그릇된 애정의 근원은 그녀였으나, 아무런 생각 없이 단순히 부모님의 애정을 받아들이고 크게 생각하지 않으며 자신을 셀라라고 생각하고, 그녀라고 생각한다면 그 무엇도 문제되지 않았다. 단순히, 자신은 그러고 싶지 않았을 뿐이었다. 고스란히 부모의 말을 듣던 그녀와 자신은 별개의 존재이며 달랐다. 같은 래번클로의 소속이라고 대체 무엇이 같을까. 

그 중에서도 유일하게 부각되게끔 드러나는 것은 제 손이 그녀와는 달랐던 것. 오른손잡이였던 그녀와는 다르게 태어나서 고쳐지지가 않던 왼손잡이었던 자신이, 너무나도 증오했던 왼손이 결국은 트라우마가 되어, 고쳐지지 않는 불행한 손목을 긁었다. 긁으면 아픔에 제대로 움직일 수 있을까 싶어서.

이 아픔을 기억하고, 부모님에 대한 증오의 원천이 되어 나를 구속하는 것들을 지울 수 있을까 싶어서. 

***

속박 당하고 싶지 않다는 것에서 시작한 긁는다는 행위는 점차 자신을 옭아매듯이 다가와서 모든 불안감에, 증오심에 반응하기 시작했다. 단순히 불안한 것부터, 깊게 뿌리박힌 증오심까지, 그 모든것에 반응해 제 오른손을 긁었다. 제발 올바른 움직임을 해달라던 과거와 달리, 아예 사라져 달라는 증오를 담은 손길이었다. 매번 손톱을 짧게 자르는데도 불구하고 깊게 파여만 가는 손목은, 손등은, 팔목은 붉은 자국만을 남기고. 결국은 깊은 상처가 되어 남았다. 그렇게 하얀 피부는 붉은 자국을 더 부각시켜 보여주었을 뿐이었다.

커다란 바람이 일고 지나간 듯이 바닥에 던져지고 부러진 물건들은 모든 분풀이의 대상이었다. 베갯잎이 다 터져 허공에 하얀 솜털이, 깃이 날아다니는 걸 허무하게 바라봤다. 울다 지쳐 잠에 들었을 나는 눈 주위를 확인했다. 붉은 기는 없었지만 차게 가라앉은 마음처럼 어쩌면 창백해 보일 얼굴에 느린 한숨을 쉬었다. 아가씨들이 걱정할텐데. 소중하기 짝이 없는 당신들이 문득 머리로 지나갔다. 없었다면 밑이 텅 빈, 깎아지른 것만 같은 절벽에서 뛰어놀고 있는 아이처럼 위태로울 자신이 몇 번이고 꿈에 나왔다. 만약, 아가씨들이 없었다면 도대체 난, 어떻게 지냈을까. 어땠을까, 비틀거리고 무엇 하나 의지로 할 수 없는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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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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