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콜릿과 인형

발렌타인데이 린노아.

언제나 by 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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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이맘때쯤이면, 기승을 부리던 추위가 한풀 꺾인 것 같은 때쯤이면, 사랑을 영업하기 시작한다. 하트 모양, 분홍색 따위로 치장된 가게 일부. 시간이 더 지나 봄이 오면 거리에서는 사랑을 노래하고 따스한 분위기가 흘러넘칠 것이다. 이를 노아는 너무도 잘 알고 있다.

노아의 작은 애인은 인간이다. 외관으로 미루어보았을 때 작다는 말은 어울리지 않지만, 노아에게는 그가 작다 느껴지는 구석이 있었다. 아마도 그를 이렇게 보고 있다는 것을 들키면 섭섭해하거나 서운해할 것 같지만 우선은 미뤄두기로 한다. 길거리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는 인간, 평범한 인간. 그렇다면 그도 이런 것들을 좋아할까. 초콜릿이나, 하트로 된 장식이나, 그 외의 것들을.

노아에게는 딱히 식량이 필요치 않다. 맛 정도는 느낄 수 있지만 그저 정보 수집에 가까운 감각들. 그런데 그는 노아를 위한 초콜릿을 사 오려나.

초콜릿 하나를 사는 데 그리 많은 품이 드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못할 것도 없겠지. 직접 만든 쪽을 더 좋아하려나? 그럼, 재료를 사야겠는데.

녹여서 모양만 다시 만드는 것이라지만 노아는 확신했다. 그는 시중에 파는 초콜릿도 자신이 사 왔다면 좋아할 테지만 직접 만들어준다면 더 좋아할 것이라고. 언젠가의 당돌한 아이가 말했다. 자신을 책임지라고. 단 음식 따위로 사랑을 베풀 수 있다면 노아는 그리할 것이다. 손이 조금 더 가는 일 정도는 번거로운 축에도 못 든다. 손재주는 썩 나쁘지 않고, 요리라면 질리도록 해봤으니까. 이런 게 연륜이라는 건가? 실없는 생각이 들었다.

테이블에 놓인 정갈한 초콜릿 위에는 이렇게 적힌 종이가 함께 놓여있었다.

해피 발렌타인, 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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