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

시하가 도아에게.

언제나 by 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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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아에게.

실은, 이렇게 글을 적는 게 너무 오랜만이라 잘 쓸 수 있을지 모르겠어. 그렇지만 네가 좋아해 준다면 그걸로 충분할 것 같아.

요즘은 어떻게 지내? 편지에는 안부부터 묻는 거라고 하던데…. 나는 잘 지내. 건강하고, 사지 멀쩡하고, 아픈 곳도 없어.

이따금 피아노를 치러 음악실에 갈까, 하는 생각을 해. 그러고 있다 보면 네가 와주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하고. 있지, 나 원래는 피아노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어. 처음에는 좋아했던 것도 같은데 적어도 지금은, 전만큼은 아니야. 더 싫어했던 적도 있었어. 칠 수 있는 곡은 많지만 치고 싶은 곡은 없었고 그다지 하고 싶지도 않았어. 그랬는데… 요새는 자꾸 생각이 나더라. 네가 좋아해 주려나, 싶어서 그런가. 도아 넌 내가 피아노 치는 걸 좋아해?

우리, 시간이 나면 또 같이 아쿠아리움에 갈까? 가서 돌고래 인형에게 다른 친구를 만들어주면 어떨까. 돌고래 친구로는 뭐가 좋지.

또 하고 싶은 게 있거든 같이 하자. 언제든. 기다리고 있을게.

사랑해.

2024.2.14.

시하가.

시하가 말주변이 없는 관계로 이렇게 제가 등장하게 되었습니다. 시하는 분명 말을 고르고 골라서 쓸 것 같단 생각이 들어서 떠오르는 걸 전부 적지는 못했네요. 대련 이야기라던가, 일상에서 시하도아가 어떻게 지낼지 이런 것들도 다 적고 싶었는데 부끄럼쟁이 아들 같으니라구. 시하가 이 짧은 편지를 적는 데는 제법 시간이 걸렸겠죠. 이전의 이미지라면 대충 휘갈려 쓸 것 같다고 생각하는데 우리 시하, 애인에게 그리 삭막하지 않습니다. 여담으로 저는 도아의 활발하고 자신만만한 모습을 좋아합니다. 너무 사랑스럽지 않나요? 덧붙여서, 시하는 이 편지와 함께 초콜릿과 사탕을 도아에게 줬을 겁니다. 발렌타인데이니까요! 직접 만든 초코는 아니겠지만 가판대 앞에서 무슨 초콜릿을 살지 고민하는 시하 모습을 부디 상상으로 즐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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