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최해무.
解가 無하야 고저 生死苦海로다. / 19봉쇄.
이름:
필명 崔解無.
본명 崔永眞.
아명 陞鳥, 호 白象.
인적사항 :
1897년 4월 8일, 전라남도 해남군 북평면 출생, 목포공립보통학교 졸업, 전 중신일보 기자, 현 잡지 霹聲 편집위 소속. 해당 잡지에 극작 <紅禍> 발표하며 문단 데뷰. 이후 단편소설 <無影한 이들>, <不愉快>, <僧侶와 당골과 송장> 등을 집필. 1930년대 룸펜 인텔리겐챠들의 문학 비평회를 가장한 사회주의 모임 劈破會 창립. 해방과 전쟁을 거쳐 생존, 1970년대 절필 선언. 모 대학의 문예창작과 교수로 재직하며 1987년 9월 노동자 대투쟁의 막바지 즈음 아흔 살의 나이로 자택에서 사망하였다.
외양 :
185cm의 키에 건장한 체격, 움푹 꺼진 눈두덩, 웃는 상의 입매, 희여멀건한 피부, 커다랗고 투박한 손.
왼쪽 다리를 약간 끄는 걸음걸이, 단벌신사에 촌뜨기류의 서류가방, 주머니에 꽂힌 취재수첩.
사포 같은 목소리, 호남 방언의 어투에 사투리 어휘와 상스러운 말들, 직설적인 문장.
책상 위 싸구려 철필 여러 개와 원고지 뭉텅이. 金剛三昧經論과 資本論.
대명사 :
남성형, '그', '형', '군'. 백상, 각별히 대접받고 싶을 적에는 아명 승조를 알리어 준다.
인생사 :
양반댁 최씨 집안의 얼자로 부처님 오신 날 태어났다. 열두 살 연상의 누님과 함께 지냈으나 생후 삼 년 째 되던 해 절로 보내져 당시 미황사 부도암에서 비구니 일성스님 돌봄 하에서 성장, 십사 세에 일성스님 입적 후 암자를 떠나 늦은 나이에 공립보통학교에 입학 후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 이후 목포항에서 부두노동자로서 육체노동을 통해 생계를 이어나간다. 이 때에 처음으로 잡지 <개벽>이니, <서광>이니, <동명>이라 하는 것들을 통해 문학을 접하게 되었다. 白象이라는 호 또한 이때에 얻었는데, 절에서 자란 이가 햇볕 아래서도 쉬이 검어지지 않는 피부와 힘깨나 쓰는 큰 몸집을 가지고 있어 이를 보고 동료들이 '허연 코끼리'라 부른 것이 그 시초. 오 년간 일했으나 모종의 사고로 왼다리를 약간 절게 되었다. 일을 지속할 수 없어 이십 삼 세의 나이로 상경, 경성 거리에서 걸식 생활을 하다 우연히 중신일보에 취직, 이후 신문이 재정난으로 문을 닫은 후 잡지 <벽성>의 편집위원으로 재취직.
성격:
글을 씀을 생계의 수단으로 여기고 있으나, 그럼에도 성취하고픈 것을 묻는다면 '뭇 사람의 마음에 가 닿는 것을 쓰는 일'이라고 답한다. 타고나길 무뚝뚝하고, 약간 투박하며, 그가 가진 미온한 온기와 호의가 그것들에 가려질 때가 많다. 사람과 관계 맺기를 서툴어 하나 또 한 번 가까워지면 농담을 제법 해 대며 잘 웃는다. 그를 기른 비구니 스님이 가장 먼저 가르친 세 가지 말을 마음에 담고서 사는데, 이는 다음과 같다.
제행무상諸行無常
우주 만물 일체가 정지하지 아니하고 끊임없이 변화하노라 :
삼법인三法印 중 첫째 가르침, 부처님은 이것을 말하며 '그러므로 어느 것에도 집착하지 말며 덧없음을 알라'고 하였으나, 그는 한발 더 나아가 그것을 허무함으로 받아들였다. 본디는 어떤 것이든 변할 수 있으며 또한 변할 것이니 시대와 상황이 그에게 부박하고 모질더라도 견디어 낼 수 있는 이유로 여겼으나, 이십 대 중반 이후 그저 모든 것은 덧없고 허무하며 언젠가 사라질 것들로 여기는 태도로 정착하였다. 그리하여 사람과 사람 사이 관계에 있어서 굳건하기보다는 가벼이 농담이나 주고 받은 사이를 좋아한다.
제법무아諸法無我
현실 세계의 일체 모든 것에 고정불변한 '내'가 없어 홀로 존재할 수 없도다:
삼법인三法印 중 둘째 가르침, 행태가 끊임없이 변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자신 또한 끊임없이 변하고 언젠가 사라질 일체 존재를 가지고 있는 한, 홀로 살 수 없다는 것을 안다. 사람의 손길 없이 세상을 살아남아 본 때가 없기에 늘상 보시布施의 마음을 가지고서 웃는 낯으로 타인을 대하며, 힘 닿는 한 자신을 깎아내어 돕는다. 이는 그가 이러저러한 조직과 단체 활동에 참여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나 웃는 낯 이외에 남에게 다정한 법은 잘 알지 못하여 오해를 사는 때도 있을 법 하다.
일체개고一切皆苦
그러므로 존재하는 모든 순간이 고통이로다. :
삼법인三法印 중 셋째 가르침, 마음 깊이 그는 존재함이 괴로운 것을 안다. 그리하여 외롭다. 모든 것이 변할 것을 알기에 일부간 자발적 고립을 택하였으나, 홀로 존재할 수 없는 것을 알기에 때로 갈급한 심정으로 남에게 손을 뻗었다가도 그저 그만두고 만다. 펜 굴리는 직업상 주변에 노동을 겪지 못한 이들이 즐비한데, 그가 쓰는 글이 지나치도록 과거의 경험에 밀착되어 있는지라. 때로 진정 활자로서 자신을 이해하는 이는 없을 것이라는 생각에 휩싸인다.
기타:
재직 중인 잡지 霹聲은 취미류를 담는 오락 잡지인 체 하는 시사 잡지다.
극작 <홍화>는 신라의 지귀 설화를 바탕으로 당대 하층민 이야기를 담아낸 작품으로, 순회공연을 한 번 하였다.
주로 불교적이고 토속적인 류의 어휘와 당대 리얼리즘으로 일컬어지는 문학 풍조의 글들을 많이 쓴다. 한편으로는 서정적이고 고운 언어들을 다루어 보고픈 마음도 있으나, 도통 방법을 알 수 없어 애를 먹는 중이다.
날이 궂으면 다리가 아파 외출을 삼간다.
술은 즐기지 않으나 커피를 무지막지하게 마시며 줄담배를 피운다.
몸에 연비가 있다. 玄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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