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미션 작업물

Catnap

조각글 TYPE / 오마카세 / 뮤지컬 더 픽션

골방 by 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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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빡 잠이 들었다. 언제 눈을 감았는지도 모르는 새에 아침이 되었다. 그레이의 자리는 비어있었다. 머잖아 부엌에서 달그락거리는 소리가 들려온다. 와이트는 몸을 일으켜 원고 사이를 뒤적거렸다.

“안경 내 책상에 뒀어.”

그레이는 프라이팬에서 시선을 떼지도 않고 말했다. 와이트는 단행본 위에 가지런히 놓인 안경을 집어 쓰고 어깨에 덮인 담요를 만지작거렸다. 느지막이 일어나 담요를 개키고 부엌으로 걸음을 옮겼다.

“앉아있어, 다 됐어.”

“깨우지 그러셨어요.”

“그러잖아도 침대에서 자라고 하려 했는데, 너무 피곤해 보여서 놔뒀어. 허리는 괜찮아? 불편하게 자서는.”

“괜찮아요. 걱정해주신 덕분에.”

그레이는 노릇하게 구워진 베이글에 크림치즈를 듬뿍 발라 그릇에 옮겼다.

“먼저 가져가서 먹어.”

와이트는 자리에 우뚝 선 채 그레이를 바라보았다. 그의 행동 하나하나에서 묻어나오는 배려가 간지러우면서도 좋았다. 저도 모르게 얼굴에 미소가 그려졌다. 찬장을 정리하던 그레이는 와이트의 시선 끝에 자신이 닿아있음을 깨닫고 동작을 멈추었다.

“왜 그렇게 봐?”

“아뇨. 그냥, 감사해서요.”

그레이는 그제야 씩 웃으며 식탁으로 걸음을 옮겼다.

“먹고 들어가서 좀 자. 이, 사람이 잠도 좀 자고 그래야지. 그렇게 일만 하다간 몸 다 상해.”

“작가님도 못 주무셨잖아요.”

“내 일이잖아. 일은 해야지.”

특별한 뜻 없이 그를 응시하였으나, 그레이의 눈에는 그것이 채근처럼 보인 모양이었다. 뒤늦게 이실직고했다.

“사실 너 자는 동안 나도 잤어.”

와이트는 그만 웃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그레이도 멋쩍게 웃으며 베이글을 한 입 베어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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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창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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