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카즈키 무네치카』 라는 남사
※ 일섭 혼마루 이야기
새로운 혼마루의 미카즈키를 바라보았다,
정확히는 그의 눈동자 속 초승달을.
"주인아가, 뭔가 할 말이 있는 거니?"
"..당신은 기억하시나요?"
"기억한단다."
입가를 가리고 눈을 둥글게 접어
어여삐 웃는 척하는 미카즈키는 나의 미카즈키이자 나의 것이 아니다.
"사랑해요."
그의 시선과 나의 시선이 맞닿았다.
나의 사랑해는 머나먼 달에서도 사랑해일까,
한때 나의 것이었던 그에게 가 닿을 수 있을까.
"저도 기억해요." 라고 대답하면
지금의 미카즈키는 아무것도 모르겠다는 듯
품에 파고들며 말하는 것이다,
"주인아가, 나도 미카즈키씨라고 불러주련?"
“..... .”
"..아니면 주인아가를 아라시라고 불러주길 바라니?"
라는 물음에 그의 뺨을 붙잡고 급하게 물었다,
"미카즈키씨? 정말 미카즈키씨인가요?"
그가 만드는 짧은 정적에도 숨이 막힌다.
내 간절함에도 당신은 으레 미카즈키 무네치카들만이 짓는
그 초연하고 아름다운 웃음을 얼굴에 올릴 뿐이다.
미카즈키 무네치카들은 명확한 대답을 해주지 않는다,
언제나 비밀로 가득한 달의 뒷편이다.
나도 구태여 당신의 답을 기다리지 않았다,
미카즈키씨도 항상 모든 걸 알려주지 않았고
그의 판단 하에 그건 내가 알 필요가 없었을 테니까.
"제 무릎은 어떠신가요?"
무심히 물으며 머리를 쓰다듬어드리면
"더할 나위 없이 좋구나, 주인아가."
하며 오후를 흘려보냈던 어느 날.
"주인아가.. 이제 전 혼마루의 미카즈키는 그만 찾으렴,
그는 이미 떠난 이고 지금 주인아가 곁에 있는 미카즈키 무네치카는 여기 나잖니..?
나를 사랑해주렴.. 이 미카즈키 무네치카를 말이다..!"
아아, 이렇게 여린 살을 다 드러내놓고 사랑해달라며
우는 당신이 얼마나 제게 큰 만족감을 주시는지 알고 계실까요.
시간의 흐름에 부서질 연한 육체와
그 안에 깃든 영악한 영혼을 이리 사랑해주시고 사랑받길 바라신다니,
감사함과 연모보다 배부른 짐승의 만족감에 취한
이 오만한 인간의 속내를 아신다면 당신은 손에 칼을 드시겠죠.
눈물을 닦지도 않고 흐르는 채로 내버려 둔 당신이 안타까워
마주 끌어안으면 그 이의 향기가 납니다,
체온이 느껴지고 조금은 불규칙적인 심장소리가 들립니다.
어찌 이리 닮았음에도 이리 다를 수 있을까요?
미카즈키씨는 내게 우는 모습을 보여준 적이 없었습니다.
그는 절대 무너지지 않았습니다.
"...울지 마세요."
"..주인아가가 나를 슬프게 했잖니."
당신은 불퉁한 목소리를 내면서도 제 허리에 감은 팔의 힘은 풀지 않았습니다.
울음이 잦아든 뺨을 붙잡고 눈가에 입을 맞추면 인간의 것과 같은 짠 맛이 느껴집니다.
나는 당신을 사랑할 거예요.
당신은 지금도, 앞으로도 내가 몇 안 되게 귀애할 존재 중 하나입니다,
그러니 지금은 이걸로 만족해주시겠어요?
잠시 적막이 스며드는 동안, 당신의 머리카락을 쓰다듬고 있으면 이내 대답이 돌아옵니다.
..그러면 주인아가를 아라시라고 부르는 걸 허락해주련?
우리 둘만 있을 때 말이다.
수줍은 듯, 눈썹을 내리 깔며 대답을 기다리는 당신.
그 주도면밀한 영악함에 저는 웃음을 참을 수 없었습니다.
당신이 내 진명이 아라시임을 어떻게 알아낸 것인지 물어야한다는 생각조차 들지 않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미카즈키 무네치카이기에.
"좋아요, 허락할게요. 아라시라고 불러도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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