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과 꿈
숨막히는 달리기
쫓기는 꿈을 꿨습니다.
꿈적 허용으로 날아갈듯한 신체능력으로 온갖 장소를 파쿠르하듯 오르고 뛰어넘고 한바탕 달렸습니다.
정말 죽을 힘을 다해 열심히 숨고, 오르고, 달리고를 반복했지만 도저히 그 시야에서 벗어날수 없었습니다.
멀리 도망쳐봐도 어느새 거리를 좁혀왔습니다. 좁은 골목틈에 숨어도, 아무도 없는 건물 안에 구석에 숨어도 금새 따라들어와 나를 찾아냈고, 숨이 턱끝까지 차올라도 멈출 수 없었습니다. 그렇게 한참을 정신없이 방황하며 달리다 아는 사람이 머물고 있던 혼잡한 공공시설에 들어가 제발 모른척해달라 애원하고 어리둥절해하는 그들을 뒤로한채 사람들 틈에 숨어들었고, 가장 깊은 곳에서 숨죽고 잔뜩 웅크린채 제발 제발 그냥 지나가라 속삭이며 불안함에 떨다 잠에서 깼습니다.
잠에서 깨어난 뒤 왠지 다시 꿈을 꾸고싶다는 생각이 머리를 가득 채웠습니다. 도대체 무슨 이유인지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그렇게 힘겹게 벗어났는데 대체 왜 그걸 이어가고 싶었는지. 결국 그것마저 실패하고는 일어났습니다. 일어난 뒤에도 멍하고 불안한 느낌은 잠시 지속되었고 이내 점차 안정되어 갔습니다.
꿈속에 나는 무엇에게, 누구에게 쫒기고 있었는지 잘 기억나지 않습니다. 그저 도망칠 수 있을 것이란 희망도 품지 못한 채 그저 달리고 또 달렸습니다. 조금 더 오래 잠들어있었다면 잡혔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나는 불안과 스트레스로 범벅된 요즘을 보내고 있나봅니다. 내 꿈속에서조차 아늑함이라곤 찾지 못할만큼 말입니다. 오늘은 무슨 꿈을 꾸게 될까요? 자리에 누워 그저그런 하루를 흘려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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