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폴트 아루지 관련 이야기
디폴트 아루지 이야기는 늘 플로우가 한번씩 도는데 그때마다 탐라를 어지럽히는게 싫어 정리를 해두었습니다.
우선 저는 한섭 오픈 초창기부터 네임리스 집사주인 드림 글연성을 꾸준히 해온 연성러임을 밝히며, 앞으로도 이변 없이 커미션 등을 제외한 대부분의 글연성을 네임리스로 투고할 예정입니다.
(네임리스 드림이란?: 드림주(= 주인님)를 특정할 만한 설정이 없는 드림으로, 드림주의 이름, 외형, 이름, 성별, 개성 등이 존재하지 않는 드림. 일본의 하얀 찹쌀떡 아루지도 일종의 네임리스 드림으로 볼 수 있음.)
일단 디폴트 아루지를 반대하는 가장 큰 이유는 “판 내의 갈등” 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함입니다. 판에 뒤늦게 입덕하신 분들은 모르겠지만, 디폴트 아루지와 드림러들의 갈등은 디폴트 아루지의 존재를 지지하는 분들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그분들의 주장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디폴트 아루지라는 공식 캐릭터가 있으니 모든 주인님 드림주는 적폐다.”
“주인님 드림주는 디폴트 아루지의 존재를 지우며 그 자리를 대신 차지하고 있다.”
라는 내용을 내포하고 있었으며, 초창기 저희 아쿠네코 팬덤에서는 드림을 배척하는 분위기가 형성 되어있었습다. 이 때문에 드림을 하시는 분들은 드림계를 따로 파거나 외부 링크로 올리기, 민감한 미디어로 가리기 등으로 자신의 드림을 검열하던 시기가 있었으며, 이 과정에서 상처를 입거나 비계로 옮겨간 분들도 많았습니다. 제가 디폴트 아루지의 존재를 굳이 말로서 부인하고 이러한 글을 쓴 이유는 이와 같은 일이 다시는 생기지 않길 바라는 마음이 큽니다.
Q. 그래서 디폴트 아루지는 존재하는가?
(2021년 7월 5일, 일본 공식트위터에 올라온 이미지이며 현재 디폴트 아루지의 외형이라고 여겨지는 캐릭터)
-> 결론부터 말하면 아닙니다. 우선 이러한 유사연애 게임에 어느정도 공식이 정해준 설정이 있는 경우 디폴트 이름값이 있으나 (디폴트 이름값이란?: 이름을 지어주지 않으면 저절로 유저에게 붙는 기본 이름) 아쿠네코에는 그마저도 없으며, 성별마저 여성인지, 남성인지조차도 유저가 선택해야합니다. (= 즉, 성별 디폴트 값 조차 없습니다.)
-> 여기보다 훨씬 판이 크고 규율이 더 엄격한 일본 팬덤의 경우 해당 캐릭터는 공식 아루지의 외형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유저들의 이입을 돕기 위한 캐릭터로 취급하고 있으며, 저 또한 그 의견에 동의하는 바입니다.
Q. 공식이 준 이미지가 있으니 당연히 존재하는게 아닌가?
(2021년 12월 30일에 일섭 공식 트위터에서 올라온 이미지)
(2023년 1월 11일에 일섭 공식 트위터에서 올라온 이미지)
-> 만약 그것이 공식 외형이었다면 계속 갈발 공식 주인님 이미지를 썼을겁니다. 그러나 2021년 7월에 등장한 갈색머리 아루지 그림 시리즈를 제외하고, 추후 2021년 12월 부터 공식 이미지에 등장하는 주인님은 모두 위의 그림처럼 특징이 없는 하얀 찹쌀떡 주인님의 모습으로 묘사됩니다. 초기에는 알 수 없으나, 현재 공식은 가능하면 주인님의 외형이나 특성을 묘사하는 편을 최대한 지양하고 있습니다. (공식 이외의 미디어 믹스인 아쿠스테에서도 주인님 역활의 캐릭터는 등장하지 않았으며, 관객들이 해당 역활을 맡았습니다.)
-> 또한 카드스에서도 주인님은 어떤 캐릭터가 카드 주인공이냐에 따라서 다소 성격이 달라지는 경향을 보이며, 스포일러라 말할 수는 없으나 카드스에는 서로 상충하는 스토리 설정을 지닌 카드스들이 적잖히 존재합니다 (=즉, 동시에 존재하면 설정이 붕괴 되는 카드스들)
이 모든 스토리에 등장하는 주인님은 결코 동일 인물이 될 수 없기 때문에, 해당 근거를 들어 “디폴트 주인님”이라는 하나의 캐릭터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Q. 그래도 메인 스토리와 이벤스에 등장하는 주인님에겐 어느정도 고정된 성격이 있으니 디폴트 아루지는 존재하는게 아닌가?
-> 일단 반박부터 하자면
* 로즈발렌 이벤스: 주인님이 제법 미인으로 묘사됨
* 거울관 이벤스: 나크에게 찬양된 것에 비해 오히려 너무 평범해서 할 말을 잃었다고 묘사됨
이벤스에서도 주인님의 외형에는 일관성이 없음을 볼 수 있습니다.
-> 디폴트 아루지의 성격은 흔히 오토메 게임류에서 자주 등장하는 “상냥하고 정의로운 히로인” 특성을 띄고 있습니다. 해당 성격은 이입형 플레이어들에게 납득가능한 선택지를 제공하는데 있어 최적의 성격이기 때문에 종종 오토메 겜에서 플레이어의 대리인 격으로 사용됩니다. 이러한 캐릭터를 ‘존재한다’라고 보기에는 다소 어려움이 있습니다. (이는 위에서 언급된 갈발 아루지를 하나의 실존하는 캐릭터로 보기 어렵다는 주장과 의맥상통합니다)
Q. 저는 드림을 하고 싶지 않은데…
-> 반드시 아쿠네코 팬덤에서 주인님의 설정을 만들고 드림을 해야한다고 강요하는게 아닙니다. 디폴트라는 단어는 공식성을 강하게 띄고 있고, 디폴트 아루지가 존재하지 않는 캐릭터임에도 실제로 저희 팬덤에서 피해자들이 생겼기 때문에 해당 표현을 지양하자는 이야기입니다.
-> 이입 등의 선택지도 있으며, 이입을 원하지 않을 시 해당 글의 첫 문단에서 제가 언급한것 처럼 네임리스 드림이라는 선택지도 존재합니다. 거기서 메인스에 등장하는 주인님을 참고하여 네임리스 드림을 하는 건 당연히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저도 그렇게 연성을 하고 있으며, 드림을 하지 않는 분들이 추구하는 방향이기도 합니다.)
-> 애초에 아쿠네코가 처음 개시된 일본 팬덤에서는 공식에서 준 적 없는 눈동자 등이 들어간다거나, 아루지에 대한 개인의 캐해가 들어간 시점에서 디폴트 아루지가 아니라 공식 설정에서 벗어난 창작 캐릭터로 취급하고 있음을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아무리 “디폴트"라고 말씀하셔도 디폴트 아루지의 정확한 분류는 ”드림“입니다.
결론
해당 문제가 화두될때마다 일일이 설명하는게 힘들어서 해당 글을 작성해보았습니다. 저도 제 연성에 디폴트 아루지라는 용어를 사용했던 사람이고, 지금도 연성 속에 등장하는 주인님이 대부분 특성이 없다는 점에서 그 때와 연성의 방향이 크게 다르진 않습니다.
이렇게 글을 썼는데도 그럼 아쿠네코 세계관에는 아루지가 존재하지 않는거냐, 우리가 남한테 피해를 준적도 없는데 왜 패냐 라고 말을 비꼬는 분들이 계셔서 간단하게 요약하자면,
1. 주인님은 특정 캐릭터나 외형으로 정의될 수 없습니다. 그게 스튜와사가 의도하는 바입니다.
2. 공식이 준 아루지의 단편적인 설정들에 뼈를 붙여 만든 캐릭터를 (ex. 눈동자 색, 아루지에 대한 개인적인 해석 등) “공식"이나 ”여주인공,“ ”디폴트“ 등의 수식어로 부르기에는 어폐가 있습니다.
3. 그렇다고 저는 공식에서 준 이입 대역 아루지(갈색머리 주인님)와 멘스에서 등장하는 아루지로부터 파생된 창작 아루지를 파는 것이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단 “창작”임을 확실히 명시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4. 디폴트 아루지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분들이 실제로 드림을 배척하는지, 지지하는지는 관계가 없습니다. 해당 표현을 사용하는 분들로 인해 공식으로 생각하는 분들이 팬덤에 늘어나면 드림러/남주인/이입러 분들이 공식 설정을 배척한다는 오해와 피해를 받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도 사례가 있었습니다.)
이렇게까지 디폴트라는 표현을 쓰면 안되는 이유에 대해서 거듭 말씀드렸는데도 계속 모른 척 하고 지속적으로 디폴트 주인님을 지지하시는 분들은 이전에 팬덤에 발생했던 사건이나 피해에는 관심이 없다는 뜻으로 간주하고, 블락으로 대응하도록 하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카테고리
- #기타
해당 포스트는 댓글이 허용되어 있지 않아요
추천 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