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As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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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화원 님의 미츠나루 IF만화(하단 링크 참조)를 베이스로 작성된, 1월 디페스타 역전재판 쁘띠존에서 발행한 배포본입니다. 작성자의 역량에 따라 논커플링적 기조로 작성되었으나, 커플링 여하와 좌우구분에 민감하신 경우 원산지 성분에 주의해주시기 바랍니다. 나루호도 류이치가 연극영화과가 아닌 회회과에 진학했으며, 검사가 된 미츠루기의 근황을 알고도 변호사가
잠시 실례할게. 평소보다 반 톤쯤 낮아진 목소리로 인사치레를 마친 사매가 집무실의 문을 닫았다. 연중 최고치의 습도를 예보 받은 날답게 축축한 바깥공기를 거느린 채, 기우뚱한 걸음걸이로 내부에 들어선 누이의 모습은 실로 안되어 보였다. 미리 골라 둔 블렌딩을 찻주전자에 덜어내고 포트에 물을 올린 뒤 남자는 소파께를 향해 몸을 돌렸다. 실내에 들어찼던 후텁
역전재판 시리즈 통합 남녀커플 합작에 투고한 단문입니다. 역전재판1・2의 전반적인 스포일러를 담고 있으며, 역전재판2의 에필로그를 시공간적 배경으로 합니다. DL-6 케이스의 완전 종결 이후 미츠루기와 메이의 행보에 관한 언급에 있어서는 인게임 스크립트 상의 공식 설정(역전재판 전기 트릴로지 및 역전검사1)과 동인설정이 2대 8 정도의 비율로 혼재되어 있습
1. 미츠루기 레이지가 카르마 고우의 제자로 길러지는 과정에서 뭇사람들로부터 샀던 오해 중 하나는, 그가 검사 배지를 얻게 되면 정식으로 카르마의 이름 아래에 들 자격을 부여받게 되리라는 것이었다. 카르마 고우가 ‘완벽’에 집착한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런 남자가 카르마의 핏줄을 타고나지 않은 자에게 카르마의 유의(流儀)를 전수하는 데 각별히 신
마주 앉은 테이블에 청첩장이 놓였다. 정자로 나란히 적힌 한 쌍의 이름을 앞두고 미츠루기 레이지는 눈을 깊게 감았다가 떴다. 두 명문가 사이에 타산적인 혼약이 맺어진 것도 어언 수년 전의 일이다. 막냇자식이 검사의 길에 오르자마자 카르마 고우는 기다렸다는 듯이 수완을 발휘하였고, 반년 만에 그에 상응하는 결과를 내었다. 연초마다 카르마 저택에 들어오는 납폐
미츠루기 레이지가 상급검사 집무실 1202호를 비우게 된 날, 그가 나서야 할 장소와 들어서야 할 장소 모두 발 디딜 틈이라고는 없이 온종일 북적거렸다. 집무실의 한쪽 벽면을 빼곡하게 채웠던 자료들과 그의 귀티나는 개인 물품들이 더 높은 자리를 향해 날라져 가는 광경은 수많은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으며 사뭇 엄숙하기까지 했다. 일찍부터 검사국의 총아로 주목
우리가 마주 앉은 이곳이 덴엔초후의 호저(豪邸)였더라면. 해가 긴 계절에조차 한기를 걸머지고 선 카르마의 지붕 아래, 셀 수 없는 시선들이 맨피부에 와 닿던 그곳에서 너와 내가 이런 노심(勞心)을 드러내 보일 수 있었을까. 2024년 9월 6일에 발매되는 역전검사 듀올로지 리마스터(미츠루기 셀렉션)를 기념해 제4회 오락관에서 발행한 개인지 <Aesti
그 시원을 설명하자면 제법 오래 전에 만들어진 규칙이라 하겠다. 아이들은 어른들의 눈과 귀가 미처 닿지 않는 유희를 강구하려 들기 마련이므로, 핏줄로부터 발현된 재능이라 여길 것까지는 아니었다. 즉, 아동의 인지발달과정 상 지극히 자연스럽게 제기될 법한 놀음의 일종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장난스러운 규칙이 미츠루기 레이지에게 독특한 인상을 남길 수
꼭 네 번째의 매무시였다. 좀처럼 태가 살지 않는 정장의 목깃을 다시 한 번 매만지며 눈앞의 여자를 응시했다. 날카로운 인상을 덜어보려 고친 화장법은 눈에도, 얼굴에도 좀처럼 익지 않았다. 장식성 없이 밋밋한 옷소매를 가다듬는 양손은 아무 것에도 감싸이지 않았으며 오른손은 비어 있기까지 하다. 거울 속의 여자는 반전상이므로 그것이 곧 자신의 모습이었다.
“어랏, 검사님. 취향이 바뀌셨슴까?” 정수리 너머에서 들려오는 이토노코 형사의 물음에 미츠루기 레이지는 고개를 들었다. 그다지 좋지 않은 자세로 장시간을 앉아 있었던 탓에 목과 어깻죽지가 뻑뻑했다. “아차, 그것부터 먼저 말씀드리려고 했지 말임다. 거북 목 증후군이라고 함까? 조심하셔야지 말임다.” 뒷머리를 긁적이며 흐흥 하고 웃는 이토노코 형사의 만면
오랜만에 나와 어울려 줘야겠어. 거절을 당할 가능성 따위는 조금도 생각하지 않는 듯한 목소리로 카르마 메이는 요구했다. 딱히 새삼스러울 것도 없다는 심정으로, 그러나 다소 긴장한 채로 미츠루기 레이지는 대답했다. “이번엔 무엇인가?” “바보들의 바보스러운 바보 대행진을 보는 것도 슬슬 질려서 말이지. 가볍게 몸이라도 풀고 나면 기분이 좀 나아질 것 같아.”
검사 배지를 손에 넣은 이래, 나는 카르마 고우의 딸이라는 사실만을 빌미로 하여 무언가를 주장한 적은 한 번도 없어. 2020년 2월 29일 개최된 역전재판 시리즈 통합 온리전에서 발행한 카르마 가문 논커플성 개인지 <이름 없는 문>의 전문을 무료 공개합니다. 카르마 사제 파트(Force de loi), 카르마 부녀 파트(Conatus)의 병렬형 구조로
법이란 사회에서 가장 힘 있고 올바르게 합의된 ‘흉기’라고 스승님께 배웠습니다. 2020년 2월 29일 개최된 역전재판 시리즈 통합 온리전에서 발행한 카르마 가문 논커플성 개인지 <이름 없는 문>의 전문을 무료 공개합니다. 카르마 사제 파트(Force de loi), 카르마 부녀 파트(Conatus)의 병렬형 구조로 이야기를 전개하며, 카르마류와 카르마
고생하셨습니다. 준비해 둔 물잔을 건네며 차석 수사관, 호우즈키 토모에가 말했다. 수석 수사관 겸 경찰부청장 간토 카이지는 그것을 한달음에 마신 뒤 가볍게 기지개를 켰다. “음, 역시 이런 자리까지 와서 날 챙겨주는 건 토모에 누나밖에 없다니까.” “오늘 일정에는 저밖에 대동하지 않으셨으니 어쩔 수 없죠.” 평소와 같이 온화한 어조의, 하지만 또렷하게 사
둘만의 자리에서 남자는 우리 사이에, 라는 들큼한 표현을 다소 남발하는 경향이 있다. 그 때마다 여자는 형용할 수 없는 질식감에 사로잡힌다. 여자가 감당하기에 벅찬 수많은 것들을 건네고, 청하고, 명해버릇 하는 남자가 이번에 내민 것은 손바닥 두 개만 한 크기의 상자다. 여자는 판도라가 아니므로 그 안에 무엇이 들었는지 궁금하지 않다. 그에게서 전달받는 미
반드시 필요할 때, 최소로만 복용하셔야 합니다. 세 번이나 신신당부를 받고서 얻어낼 수 있었던 약병을 손안에서 굴리며 남자는 눈을 깊게 감았다 떴다. 반 뼘 크기의 유리병 안에 든 것은 강력한 효과를 지닌 수면제다. 과용할 경우 환각 증세가 따르는 부작용이 보고되어 있다던가. 감각장애를 앓는 사람에게는 특히나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 수 없으니 조심 또 조심
김이 폭폭 올라오는 손바닥만 한 크기의 주전자를 앞에 두고 카미노기 소류는 숫자를 세었다. 실은 150번 대와 220번 대에 들어서면서부터 집중력이 분산되어 그 후로 숫자는 그냥 대강 세고 있었다. 적당히 감에 의지하여 그럼 이제 슬슬, 하고 찻주전자를 건드려보려는 순간 아야사토 치히로가 부드러운 목소리로 그를 제지했다. 아직이에요, 선배. 조금 더 기다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