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시온 프로젝트

Elysion Project (엘리시온 프로젝트)

6화-카타르시스(3)

"뭐야... 이건... 나한테 무슨 일이 일어난 거야.......?"

이브에게 괴물들에게 대항할 수 있는 힘이라며 무언가를 받고 정신을 차려보니 아까 까지만 해도 들려오던 귀울림이 사라짐과 동시에 내 손에는 무슨 판타지에 나오는 마도서같이 생긴 책과 함께 칼자루와 날 중간에 해당하는 부분에는 연보라색 보석과 더불어 화려한 장식으로 이루어진, 대략 30cm 정도 되는 런들 대거 타입의 단검이 들려 있었다.

그것 뿐만이 아니라 분명 지금 안경을 안 쓰고 있는 상태인데 어째선지 눈앞이 선명하게 보이며 거울이 없어서 지금 내 모습을 제대로 볼 수는 없지만 왼쪽 시야에 무언가가 일렁거리고 있는 것이 느껴졌다. 특히 원래 무릎 정도 되는 길이였던 치마는 마치 불에 탄 것마냥 끝부분에는 그을린 흔적이 생기고 일부가 불타 사라져서 왼쪽 허벅지가 그대로 드러나는 비대칭 상태가 되어 있었다.

이런 갑작스러운 변화에 나는 그저 당황스러울 뿐이지만 왠지 모르게 힘이 넘치는 것과 동시에 지금까지 묵혀뒀던 감정들을 폭발시켜서인지 후련함을 비롯한 여러 가지 감정이 느껴지는, 뭔가 알 수 없고 이상한 기분이었다.

"다행이야~ 무사히 각성했구나?"

"이브......!"

이브는 현재 내 모습을 보고 무사히 '각성'을 했다며 기뻐하였고 나는 이브에게 지금 나에게 무슨 일이 벌어진 거냐고 물어보니 그녀는 이렇게 대답했다. 

"그것은 '카타르시스 기프트'. 너의 내면 깊은 곳에 잠들어있는 감정을 응축시켜서 구현화한 마음의 형태. 분명 너에게 큰 힘이 되어줄 거야.

걱정하지 마. 네 마음이 이끄는 데로 사용하면 되. 너의 감정을 통해 만들어진 만큼 모든 것은 너의 자유니깐"

"내 마음이 이끄는 데로....?"

잠시 후, 공원에 울려 퍼졌던 이브의 노랫소리는 어느새 멈추었고 괴물들은 주변이 조용해지자 정신을 차린 듯한 모습과 동시에 아까 노래 때문인지는 몰라도 아까보다 훨씬 예민해진 상태가 된 것 같이 보였다. 그중에서도 내 바로 앞에 있는, 다른 괴물들 중에서 나를 마치 개 패듯이 특히 심하게 두들겨 팼던 한 녀석이 가장 괴로워하는 듯했고 그 고통을 그대로 나에게 주겠다는 듯이 이쪽으로 돌진하였다.

"........!!!"

그 녀석의 돌진에 순간적으로 나는 방어 자세를 취했는데 바로 그 순간. 들고 있던 책에서 환한 빛이 나더니 검보라빛의 큰 불이 일어났고 괴물의 주변을 둘러쌌다. 그 불길의 범위는 상당했고 주변의 괴물들 전부 온 몸에 불이 옮겨붙게 되면서 굉장히 괴롭다는 듯이 심한 몸부림과 함께  발버둥을 치고 있었다. 그런 반면 어째선지는 모르지만 나에게는 그 불이 뜨겁다던가 그런 것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게다가 괴물들을 집어삼키던 다른 불꽃과는 달리 미이의 주변에는 잔잔하면서 따스한 불꽃이 그녀를 지켜주는 듯이 감싸고 있었다. 

뭐야 이거... 설마... 내가 한 건가.....?

갑자기 일어난 주변의 불길에 놀라긴 했지만 공중에 있는 이브는 여전히 미소를 잃지 않았다. 오히려 더욱 자신을 드러내도 된다고. 이런 상반되는 두 광경으로 여전히 머릿속은 혼란스럽기만 하지만 아까 전 이브의 말을 떠오르니  조금이나마 진정이 됐고 마음 한 구석에서 계속 무언가가 끓어오르는 듯한 기분과 함께 내가 지금 해야 할 일은 오직 한가지 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저 이 끓어오르는, 불처럼 타오르고 있는 감정에 몸을 맡기고 싸운다. 그리고 저 망할 괴물 자식들을 쓰러트리고... 미이를 구한다......!

그 생각이 머리 속을 스치는 순간. 괴물 외에는 주변의 것들이 보이지 않게 되었다. 그리고 나머지 손에 들고 있던 검을 해머 그립으로 단검을 쥐고 그대로 바로 앞에 있던 괴물 녀석에게 달려가 그대로 급소를 찔러 상대를 관통시켰다.

급소를 찔린 괴물은 괴로워 할 틈도 없이 그대로 쓰려졌고 곧바로 먼지가 되어 사라져 버렸다. 그렇게 하나를 쓰러트리고 그대로 다른 녀석들도 단검으로 하나 둘씩 베거나 찔러 쓰려트리기 시작했다. 이브에게 받은 힘 때문인지는 몰라도 움직이지 않았던 몸이 지금은 무척이나 가벼울 뿐더러 지금까지 검술 같은건 배워본적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매우 능숙하게 검을 사용하고 있었다.

간혹 불꽃에서 빠져나와 나에게 반격을 시도한 녀석도 몇몇 있었지만 그런 녀석들은 단검을 던져 움직임을 멈추게 하고 그대로 끌어당긴 뒤 돌려차기로 마무리를 하였다. 다행히 단검 끝에 와이어가 달려 있어서 던진 후의 회수도 쉬웠다.

그렇게 얼마나 시간이 지났는지도 모른 채 계속해서 싸웠고 그곳에 있던 괴물들을 말 그대로 전멸 시키고 주변이 조용해지고 나서야 겨우 이 지옥같은 상황에서 벗어났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하아......하아......"

겨우....겨우 끝났다.......다시는 겪고 싶지 않을 끔찍한 경험이었어......

숨을 헐떡이며  책과 단검은 한순간에 사라져버렸고 옷도 원래대로 돌아왔다. 그리고 주변의 남아있던 불씨도 싸우느라 생겼던 그을림도 언제 그랬냐는 듯이 깔끔하게 사라졌다.

"굉장해 굉장해!! 리라 너 엄청 강하구나? 지금까지 본 각성 중에서 가장 대단했어~!!"

처음부터 끝까지 이브는 박수까지 치면서 대단하다고 칭찬을 해주는데 '지금까지 본'이라는 것은....설마 나 이외에도 이런 힘을 가진 사람이 있다는 건가?

"이봐 이브......한가지......궁금한 것이 있는데.....물어봐도 되......? 아까전에 우리를 공격했던 괴물은.....대체......"

아까 전에 싸움 때문인지 온 몸에서 비명이 울리는 것 같았다. 하지만 적어도 그 괴물에 대해서 알아둬야 한다는 생각에 거친 숨을 내쉬며 괴물에 대해 물어 보았지만 이브는 대답하기 곤란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우우.....미안해 그것은 관계자외 알려져선 안되는 큰 비밀이라서....대답하기가 조금.......하지만 걱정하지마. 분명 괜찮아 질거야.

앞으로 영원히 이곳에서 모두와 행복하게 살기 위해. 그러기 위해 우리가 해야하는 일이니깐."

".........뭐?"

순간 마지막 말을 듣고 내가 잘못들은건가 했지만 이브의 표정은 진심 같았다. 그게 무슨 소리냐고 좀 더 자세히 물어보고 싶었지만 어디선가 구급차의 사이렌 소리가 들려왔고 이브는 슬슬 돌아갈 시간이라면서 재빠르게 날아 한순간에 사라져버렸다. 

'대체.....여기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거야.........'

그렇게 어안이 벙벙해하던 그때, 누군가의 신고를 했는지 구급대원들이 우리에게 왔고 미이는 구급대원들의 도움으로 응급처치와 함께 구급차에 실러지고 나도 많이 다쳤기에 일단은 같이 병원에 가기위해 구급차에 올라탔다.

*

"미안해 나오밍~! 기껏 자리를 만들어줬는데.......이렇게 되버려서......."

"괜찮아. 애초에 이야기를 할려던 찰나에 '그 녀석들'이 난입한게 문제였지. 것보다 그애. 이번 일로 괜히 우리를 오해한다던가 그런거 아니겠지? 그러면 좀 곤란해지는데......

뭐, 지금은 어쩔 수 없으니 다음으로 미룰수밖에 없나? 어차피 시간은 많이 남았으니깐 말야."

"응! 나, 다음에는 제대로 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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