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학년

나무를 잘 키우는 방법

대출한 책은 시일 내 반납해 주세요.

ARK by 척추

bgm : Water


무를 잘 키우는 방법

나무는 종류에 따라 다르나 기본적으로 많은 물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누군가는 여기서 반박하겠으나 내가 여기서 말하는 ‘많은 물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내용은 다음 집필권에서 자세히 서술할 것이다.— 나무를 잘 키우는 방법에 대해 알기 전, 나무의 생장 메커니즘을 파악하고 넘어가자. 나무, 즉 식물은 극히 일부를 제외하면 생장에 필요한 에너지를 직접 만든다.

낮에는 광합성을 통해 산소를 방출하고 이산화 탄소를 흡수한다. 해가 지는 밤이 되면 호흡을 통해 산소를 흡수, 이산화탄소는 방출한다. 아침이나 저녁, 햇빛이 약하게 내리 쬘 때는 광합성량과 호흡량이 동일하며 기체 출입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 이를 통해 식물은 생장한다. 식물은 이밖에 물을 통해 영양소를 공급 받는다. 삼투압 현상, 모세관 현상, 증산 작용을 통해 뿌리에서 물을 흡수한다. 이는 그대로 ‘나무’에도 적용이 된다.

햇빛이 잘 들고, 바람이 적당히 불며 배수가 잘되는 비옥한 토양은 나무를 잘 키우는데 기여하는 바가 크다. 대부분의 나무는 습한 환경에서 나무의 뿌리가 썩을 수 있기에 물이 잘 빠지는 흙이 대체로 적당하다. 또한 나무의 가지가 너무 많을 경우 지면에서 가까이 위치한 나뭇잎이 광합성을 받을 가능성이 적어지므로 적절한 가지치기는 광합성에 도움을 주기도 한다.

나무의 생장 중 신기한 것을 하나 꼽자면, 수많은 나무가 숲을 이루고 있을 때 각자 욕심을 내지 않고 가지를 뻗는다는 것이다. 이를 수관 기피 현상Crown Shyness라고 하는데 정확히 그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으나 각 나무 개체가 서로의 수관을 침범하지 않는 현상을 뜻한다.

숲에서 나무를 키우는 것이 아닌 개인이 나무를 잘 키우기 위해선 키우려는 나무의 종류에 따라 다른 지침을 적용해야 한다. 수분이 많이 필요한 나무인지, 햇빛을 많이 쬐어야 하는 나무인지 구분하는 것인지 구분하여 알맞은 환경을 제공해야 한다. 호흡, 광합성, 물로 공급하는 영양소가 충분하다고 생각되지 않는 경우 비료를 토양에 섞어주는 것이 좋다. 너무 많은 물은 뿌리를 썩게 하고 너무 과한 햇빛은 잎을 마르게 한다. 그렇다고 어두운 곳에 오래 둔다면 잎은 광합성을 하지 못해 나무 고유의 녹 빛을 찾아보기 힘들 것이며 영양소를 충분히 공급받지 못한 나무가 영양소의 보존을 위해 나뭇잎을 떨어뜨리는 걸 관찰할 수 있다.

적절한 환경과 관심으로 나무를 잘 키운다면 나무의 수명은 키우고자 하는 사람의 수명을 넘어서까지 생존할 것이다.

특별한 관리가 필요한 경우가 있다. 일조량이 줄어드는 겨울의 경우 나무의 영양소가 다른 계절에 비해 부족할 수 있기에 적절한 가지치기 및 비료 배분을 통해 부족한 영양소를 공급해 주어야 한다. 만약 당신이 나무를 키우는 이유가 ‘나무’ 자체의 생장이 아닌 나무가 피워내는 열매가 주목적 이라면 환상박피를 통해 더 좋은 열매를 얻을 수도 있다.—이에 대한 자세한 서술은 이후 추가로 저술할 책에서 설명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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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략, 나무를 잘 키우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는 이상이다. 책을 마무리 하기 전, 가벼운 농담을 하나 알려주겠다. 나무가 너무 단단하여 휘두를 때 유연하지 않으면 잘 부러진다는 말이 있다. 이 말은 ‘무엇이든 지나치게 강하면 꺾이기 쉽단 속담’으로 자리하였으나 필자는 이 속담을 좋아한다. 종종 식물학자인 내게 이런 질문을 하며 나무는 올곧게 자라도 쉬이 죽지 않느냐고 반문한다.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나는 이리 답하곤 했다.

“나무가 꺾여서 죽을 거라 생각합니까?”

더 이어지는 이야기는 추가로 저술할 책에서 마저 서술할 것이니, 궁금한 이가 있다면 필시 구매하길 권한다. 집필을 도와준 나의 오랜 친구에게 감사를 표한다.


“대출한 책은 시일 내 반납해 주세요.”

“곧 방학식이라 연장할게요.”

“그럼…, 다음 학기 시작할 때 반납하세요. 여기에 적어뒀으니까 꼭 잊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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