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오레이 백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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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오루가 레이의 배를 만지다

카오루는 레이의 배에 손을 얹는다. 배의 피부는 사람의 살보다 희게 느껴진다. "신지 군을 안아본 적 있어?" "신지 군이 내 위로 넘어졌어." 또한 껍질을 들어낸다면 소화하며 움직이는 내장이 아닌 거대한 동공이 나올 수도 있다는 감각. "넘어진 거네." 레이는 카오루를 응시한다. 카오루는 레이가 자신을 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것은 느껴지는 것이다-서로가 서로를 알고 있다는 것.

언제부터? "따뜻한 느낌. 그리고 이상한 느낌."

"신지 군은 따뜻하지." 레이는 고개를 끄덕인다. 카오루는 레이의 배와 레이의 배를 만지는 자신의 손을 본다. 아야나미 레이의 손과 동일하다. 이상적인 몸. 이상적인 소녀의 몸과 이상적인 소년의 몸.

"퍼스트는 신지 군의 아이를 가질 수 있어?"

"아이?"

"리린이 얻을 수 있는 가장 사랑스러운 것."

"사랑스러운 것."

"신지 군을 위해 피를 흘린다는 게 되겠지."

"그건, 신지 군의 일?"

레이가 숨을 내쉬며 배가 부풀었다가 꺼진다. 레이의 배가 부풀어오를 때 카오루의 손이 얕은 눈에 얹은 손처럼 보인다. 그가 처음 몸을 일으키던 순간과 같다. 그는 마지막 눈이 내릴 때 태어났다. 남극에서 재와 눈은 휘몰아치고 있었다. 당시 눈은 손의 무게만큼 그를 밀어냈다.

물질, 같은 시간과 같은 공간에 함께 있을 수 없는 것.

태어난 이래 그녀는 눈을 본 적이 없을 것이다. 그는 그녀를 가르친 교육이 눈에 대해 어떻게 설명했을지 상상한다.찢긴 흰 종이를 떨어뜨리는 차가운 기상 현상.

그녀가 추위를 알고 있나? 그녀의 살갗은 눈의 감촉이다.

파묻힌 눈 안으로 들어가는 동물은 동사한다.

"아니, 퍼스트의 일."

"사랑스러운 것, 보고 싶다고 생각해."

"그렇구나."

카오루는 레이의 몸을 안는다. 붙어 있는 한 쌍의 몸은 연인처럼 보인다. 침대에서 그와 그녀는 가녀리고 조용한 선을 만든다. 그러나 어떤 인간도 인간을 안을 때 그런 자세를 취하지 않는다.

*

욕조

카오루와 레이가 욕조에 들어가 있다. 카오루의 가슴에 레이가 등을 기대고 있다. 수증기가 오르고 수전에서 물방울이 떨어진다. 레이의 피부를 따라서 물이 식지만, 그만큼 레이의 몸이 따뜻해지지는 않는다. 레이의 물에 잠기지 않은 어깨와 물에 잠겨 있는 발목의 온도가 같다. 레이의 몸은 코팅된 정제와 같아서, 물에 불어나는 일이 없다. 카오루는 무릎을 감싸고 있는 레이의 손을 보며, 목욕을 마치고 나면 원숭이처럼 쪼그라들어 있던 신지의 손가락들과 다르다고 느낀다. 그들은 우리에게 그런 것을 허락하지 않은 거지, 카오루가 천장을 바라보면 물 알갱이가 자연스럽게 한 부분으로 모여 자신들의 무게를 달아보고 있다. 카오루는 물의 냄새에서 목욕을 마친 신지가 내던 따뜻한 냄새의 한 부분을 확인한다. 일부를 알면 전체가 무엇을 뜻하는지 알 수 있다. 그것은 물에 풀려나온 영혼의 향. "이 손등에서 신지의 손가락이 태어났구나." 카오루는 레이가 고개를 숙인다고 느꼈지만, 레이의 머리는 계속 숙여져 있었다. "손가락을 낳은 적은 없어." "그런가."

카오루가 손으로 레이의 어깨에 물을 끼얹는다.

"생명과 지혜를 구분할 수 있어, 퍼스트?"

레이는 고개를 들고 카오루의 얼굴을 돌아본다. 붉은 눈 안에서 흘러가는 나레이션을 볼 수 있는 것은 그녀와 눈을 맞추고 있는 이 뿐.

"그래, 생각이 같구나." 카오루가 미소짓는다.

*

영화의 관, 영혼의 관

제일중학교 2학년생들은 영화관으로 현장 학습을 갔다. 제3신동경시에 영화관은 지하에 있는 단층 극장 하나, 중소 배급사의 영화는 들어오지 않고 대대적으로 배급을 하는 영화더라도 제2신동경시의 사람들이 그 영화에 관심이 없어질 즈음에나 상영 일정이 올라왔다. 정보를 통제하기 위해서일까? 알 수가 없다. 무엇이 됐든 제3신동경시 영화관은 영화에 관심이 있던 학생이라면 한 번 즈음은 가보았을 장소이지만, 학생들은 학교를 가는 날짜에 친구들과 다 같이 영화관에 간다는 것을 설레했다. 현장체험학습은 본래 자신이 사는 도시를 나갈 수도 있는 기회라는 걸 학생들은 몰랐다.

선생님의 등을 따라 몰려가던 중에 켄스케가 투덜거렸다. “아-아. 이왕이면 더 재밌는 영화를 보고 싶었는데.” “너, 무슨 영화인지 이미 알고 있는 거냐?“ 토우지가 물었다. 신지와 토우지, 켄스케가 무리를 이루어 걷고 있었다. ”여기 올 때 즈음에는 전부 인터넷에 후기가 올라와 있잖아? 그러니 알 수밖에 없는 거지.” “안 보면 되는 거 아니야.” “인터넷이라는 건 그런 시스템이 아니라고. 이카리는 어때. 영화 자주 봐?” ”으음, 영화는 볼 일이 없었으니까…. 잘 모르겠어, 영화관은 익숙하지 않고.“ “그래? 원한다면 DVD 빌려줄 테니까,“ “아서라, 켄스케. 같이 갈 사람이 없었다거나 하는 거겠지, 이녀석 숙맥이니까.” “별로 그런 것만은 아닌데…“ 라는 신지의 볼멘소리와 아이들의 떠들썩한 소리가 섞여들었다.

그 뒤에서 레이는 세상에 그런 소리는 없다는 듯이 걷고 있었다. 카오루는 레이의 곁에서, 아니 곁이라고 단정 짓기 어려울 정도로 가까운 멀리에서, 아이들의 목소리와 레이의 구두 소리를 들으면서 걷고 있었다. 햇빛이 쨍쨍하게 둘을 비추고 있었지만 매미 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레이는 정면을 보며 걸었다. 함께 걷는 카오루와는 무관한 일이었다. 힐긋대는 눈빛이나 뒤돌아보는 한순간과는 무관한, 직면하는 시선이 그녀의 특징인 것을 카오루는 알았다. "퍼스트는," 레이의 얇은 턱선이 비스듬히 돌아갔다.

"영화관에 가 봤니?"

"아니."

"나도 이번이 처음이야."

"그래."

카오루는 레이의 대답을 신기해하거나 오해하지 않는다.

"이곳으로 오기 전에 영화를 봤던 적이 있어." 극장의 홀에서 카오루는 말한다. 신지는 토우지가 안겨준 팝콘을 들고 있던 신지는 레이와 카오루를 바라보다가, 토우지를 보채는 반장과 그 곁에 선 아스카의 목소리에 그들을 따라갔다. "이카리 사령관은 네게 영화를 보여주지 않았니?" 레이는 고개를 전부 돌려 카오루를 바라보았다. "이카리 사령관과 나는 그런 관계가 아니야." "다른 사람들은 내가 예술에 어떤 반응을 하는지 보고 싶어 했어." 학생들이 기대에 찬 발걸음으로 붉은 카펫의 복도를 빠르게 걸어갔다. "그다지 오래가지는 않았거든. 그래."

영화가 올라오기까지의 어두운 스크린을 바라보며 두 명은 나란히 앉아 있었다. 카오루와 레이의 좌우에는 입술과 귀를 붙인 학생들이 소곤거리고 키득거렸다. 두 열 건너 놓인 신지가, 그들을 돌아봤다. 카오루가 신지를 향해 손을 들며 미소를 지었다. 신지가 고개를 돌리자 레이가 물었다. "어떤 반응을 하는 게 좋은 거야?" 신지가 첼로를 배운 적이 있다는 말을, 레이는 이카리 사령관이 아닌 미사토 대위에게 들었다. "네가 느낀 대로."

"느낀 대로."

레이가 자신의 구두를 내려다보았다.

"퍼스트는, 신지 군을 볼 때와 나를 볼 때 마음이 같니?"

그녀의 옆얼굴을 보며 그는 그녀의 마음에 놓인 물체들을 느꼈다.

"다르다고 생각해."

"피프스." 레이가 카오루를 불렀다.

"왜 그러니?"

"어떤 영화에 웃었어?"

추운 지역에 살았던 사람들이 현재 어떻게 살고 있는지를 감동적으로 묘사한 영화를 보면서 토우지는 울었고 아스카는 턱을 괴었다. 신지는 손을 자신의 다리 위에 올려놓고 있었다. 팔걸이를 아스카가 전부 쓰고 있었다. 신지는 아스카의 팔을 흘긋흘긋 보았고 다른 아이들은 저마다의 감상을 속삭이고 있었다.

카오루와 레이는 감동적인 영화를 보면서

영화관을 보고 있었다.

영화관은 영화를 보면서도 서로를 신경쓰는 15살의 학생들로 차 있었다.

카오루와 레이는 영화의 한편에 서 있었다. 보이지 않는 프레임에서 그들은 말을 건넸다.

사람이 없는 영화관에 소곤거리는 학생은 없겠지. 신경 쓰이는 여자가 자신의 팔걸이를 차지한 게 무슨 뜻인지 알 수 없는 남자 아이 역시 없을지도 몰라. 어서 자신의 팔을 붙잡아서 손을 잡아주기를 바라면서도 한편으로는 턱을 괸 채 있고 싶은 여자도 없을 거야. 릴림이 사라진다는 것은 그런 것.

관과 같은 거야. 영화가 나오는 관. 아무도 나오지 않는 영화를 홀로 보고 있는 것과 같은 거야.

사람에게는 영혼을 뉘일 수 있는 장소가 필요해.

그래, 이곳과 같은.

누군가와 함께, 누군가를 볼 수 있는.

사람과 함께 있을 수 있다는 믿음이 있는 장소가.

카오루와 레이는 엔드롤의 마지막까지 앉아 있었다. 신지와 아스카, 토우지와 켄스케, 호라키가 극장의 문에 서서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모든 영화에." 카오루는 대답했다.

레이는 좌석에서 일어섰다. 카오루는 앉은 채로 레이의 얼굴을 올려다보았다.

"지금은 더 좋은 영화를 고를 수 있어." 그는 덧붙였다.

카오루는 미소를 지으며 레이에게 물었다.

"이 영화, 마음에 들었니?"

"응."

"그렇다고 생각해."

아이들을 보면서 레이는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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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독창적인 플라밍고

    찾았다 내 보물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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