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승에도 별은 뜬다.
그러니 봄은 이승에서 구경하고 와.
ᄇᆞᆷ애×저사찾 크로스오버 3차 -by qwerty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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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진이 와락 끌어안았음에도 온기가 전해지진 않는다. 이곳이 세찬 바람이 계속해서 불어오는 저승인 탓인가, 나진이 나견과 달리 이제는 온전히 이곳에 속해버린 사람인 탓인가……. 나견은 조금 눈물이 나올 것 같은 시큰거림을 꾹 누르며 나진을 마주 안는다. 살랑살랑, 검정 도포자락이 흔들린다. 나진의 머리카락은 나견이 기억하던 것보다 짧다. 핏기 가신 병아리가 닭의 품에 안겨왔던 그때의 모습을 하고 있다. 나견이 손끝을 더듬거려 거칠게 깎인 머리카락 끝단을 만진다. 아직 인이 되기 전, 나진으로서만 존재하던 빛바랜 과거의 한 장면이기도 하다.
우리 어릴 적, 내가 네 머리카락을 자르는 게 익숙하지 않을 때 이리 되곤 했었지. 한참 큰 부엌 가위로 자르느라 잔뜩 삐뚤어진 머리카락을 보고도 개의치 않는다며, 묶어버리면 된다며 머리끈을 사러 갔었더랬다. 길고 긴 검정색의 끈이 휘날리면 눈보라가 치는 흰 눈밭에서도 널 찾을 수 있었어…….
나견은 뱉지 못한 말을 삼킨다. 금색 머리카락들이 서로 엇갈리며 헤어지기 싫다는 듯 엉켜든다. 이윽고 짙고 짙은 저승의 강이 한참 멈춰있는 나룻배를 향해 심통을 부린다. 나견이 살짝 휘청이다 조금 고개를 낮춰 나진의 심장께에 얼굴을 묻는다. 심장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보내주기 싫다.”
나진이 중얼거리는 소리에, 나견이 눈을 휘둥그레 뜬다. 가지 않아도 된다면 나도 여기 있을래. 몸을 떼어내 나진과 눈을 맞추고 해야할 말이 입안에 맴돈다. 죽음 따위가 두려울 리가 있는가. 널 잃은 후로 내 삶이 곧 저승의 팔대지옥일진데 명부에 이름 하나 적히는 게 대수겠나. 네 옆에 있을 수 있다면 그곳이 저승이든 이승이든 상관 없으리라고, 나견의 말은 역시나 나오지 못한다. 나진이 나견의 머리를 꾹 눌러 입을 막은 탓이다.
“그래도 보내줘야겠지.”
“진아,”
“견아.”
조금 다급하게 나오려는 외침은, 나긋한 말이 부드럽게 끊어낸다. 현이 아니라 견. 나견이 감히 부정할 수가 없는 단어.
“견아, 나견. 내 하나뿐인 별이자 봄.”
나진이 천천히 자세를 낮춘다. 자연히 나견도 따라 무릎을 굽히고 몸을 낮춘다. 저승의 나루터와 강에 떠 있는 나룻배의 높이가 암만 차이가 거의 나지 않는다고 한들 배가 더 낮은 위치에 있는 것은 당연한 이야기리라. 나견이 무릎을 배바닥에 닿은 자세로 망연히 고개를 들어 올린다. 붉은색 눈동자에 검정 일색의 차림 탓인가, 주변에 녹아들듯한 나진이 들어온다. 나견이 손을 뻗어 도포 끝자락을 억세게 쥐었다. 가지 마. 절박하게 중얼거리는 목소리가 떨린다. 나진이 슬쩍 웃으며 나견의 손을 마저 붙잡았다.
“가야하는 건 내가 아니라 너야, 견아.”
“나도……!”
“아니. 넌 여기 있으면 안 돼.”
“……왜? 설마 내가, 스스로─”
“쉿, 조용. 그 이야기는 꺼내지 마.”
나진이 주변을 휙휙 둘러본다. 여전히 바람만 세찰 뿐 그 누구도 둘의 사이에 불쑥 끼어들지 않는다. 나진이 천천히 제 도포자락에서 나견의 손을 떼어내며 양 손으로 감싼다.
“살아.”
“…….”
“견아, 살아. 그 눈에 온갖 만물을 담고 웃음꽃이 피는 걸 내게도 보여줘.”
“……나는…….”
“저승까지 발을 딛고 구경했는데 이승을 못 보는 건 아쉽잖아. 넌 오래 전부터 여행을 좋아했으니까. 우리가 살던 숲 어귀에 눈이 그렇게 와서 쌓이면 그걸 보고도 하얗게 웃곤 했는데 그것보다 아름다운 풍경에 네가 얼마나 좋아하겠어.”
나는 네 미소를 그렇게 좋아했어. 그걸 위해서면 그 무엇도 아깝지 않을만큼. 그래서 약속했잖아.
네 웃음을 돌려주겠노라고.
나진이 환하게 웃는다. 눈밭에 한바탕 구르며 짓던 미소다. 나견이 눈가를 일그러뜨리고 목소리가 잘 나오지 않는 목을 가다듬으며 더듬거린다.
“네가 죽은 뒤로, 더는, 즐겁지 않아.”
“에헤이, 또 그 소리 한다. 나도 여기서 본다니까? 맨날 나는 이렇게 껌껌하기 그지없는 곳만 구경하라고 놔둘 거야? 가만 보자, 지금 이승은 봄이 오지 않았나? 철쭉과 개나리가 아기자기하게 피어 한창 산과 들로 뛰어다녀도 좋을 적인데.”
나진이 한 손만 떼어내 턱을 툭툭 치며 말한다. 장난스러움이 담뿍 묻어 나오는 목소리는 어릴 적 둘이 손을 꼭 마주잡고 구경하던 시장통의 이야기꾼과 닮았다. 하, 나견이 의미 모를 소리를 터트린다. 이윽고 물이 맺힌 속눈썹을 깜빡이다 툭, 물방울을 떨어뜨리며 입꼬리만큼은 억지로 당겨 웃고야 말았다.
“……네가 좋아하던 산수유 꽃도 이미 활짝 피었지.”
“아, 그르게. 노란 산수유 꽃을 잊어버렸네. 그 나무에 올라타서 누가 꽃이고 누가 우리인지 모를 정도가 되어야 아, 봄이 왔구나아~하며 웃었었는데.”
노래라도 한곡 뽑아보겠다는 듯 나진이 온갖 음을 흥얼거리며 말한다. 여전히 노래는 못하는구나. 나견의 감상이다. 나견의 손에서 서서히 힘이 풀린다. 잔뜩 구겨졌던 얇은 흑색 천은 언제 그랬냐는 듯 말끔하게 펴진다. 천자락이 빠져나가는 느낌에 나견이 살짝 손을 움찔거린다. 자연스레 나견의 손을 쥐고 있던 나진도 그를 알아차렸다. 나진이 손을 놔 주자 나견이 손가락을 꾸욱 손바닥에 말아넣고 나루터 위에 툭 내려 놓는다. 나진이 눈을 한껏 휘며 소리없이 웃었다. 나룻배 끄트머리에 팔을 뻗자 길고 긴 검정 소매가 딸려 나온다.
“여기서 별이 뜨는 밤은 실컷 구경했을 테니까 꽃이 피는 봄도 마음껏 보고 와. 내가 그간 누굴 위해 바쁘게 뛰어다녔던 건데. 적어도 내가 준비한 만큼은 즐기고 와야지.”
익살스럽기도, 짓궂기도 한 미소가 곱게 생긴 얼굴을 덮었다가 일순간 사라진다.
표정에 적막이 깔린다. 아주 희미하게 입꼬리만 올라갔다. 모르는 이들이 본다면 화가 났느냐고 물어볼 얼굴에 나견만이 알 수 있는 미소가 그려진다. 나견이 입을 떼었다가 닫았다. 말없이 고개를 끄덕일 뿐이다. 나진이 팔에 힘을 주고 힘차게 나룻배를 밀었다. 배가 한 차례 출렁이다, 저 건너편으로 점차 멀어진다.
딸랑─.
방울소리가 둘의 사이에서 고요하게 울렸다.
————
느릿하게 뜨인 붉은 눈동자가 세상의 빛을 담는다. 바싹마른 입가로 누군가가 젖은 천을 갖다대주자 자연스레 다시 한 번 감겼다가 뜨인 눈이 그곳으로 향한다. 한껏 가까워진 거리 사이로 익숙한 녹음이 들어온다. 선생님, 나견이 속삭였다. 꺼질듯 희미한 목소리를 들은 지우스가 급하게 몸을 떼어 나견을 바라봤다.
“……나견?”
한껏 좁아든 금빛 눈동자가 탁한 적색과 마주한다. 지우스가 잠깐 비틀거리다 침대 끄트머리를 잡고 겨우 몸을 바로했다.
“정신이 들어? 아픈 곳은. 없고?”
“……괜찮, 아요. 그것보다 물 좀 주시면 안 될까요…….”
“어, 어어, 그래.”
나견을 부축해 상체만 일으켜 세운 지우스는 미지근한 물을 컵에 담아 건넸다. 무겁기라도 할까, 얇은 플라스틱 컵에 절반 정도만 채운 채다. 나견이 조금 후들거리는 손으로 컵을 잡아 꼴깍거리며 물을 마실 동안 문이 열렸다가 닫힌다. 우당탕! 시끄러운 소리가 복도에서 한차례 울린 건 그 뒤였다. 문을 벌컥 열고 들어온 삼총사가 각양각색의 반응을 보인다.
“너, 너어……!”
삿대질을 하면서도 눈물이 고인 게 보이는 루지안.
“……하아…….”
안도의 숨을 들이켜는 티르.
“……견아, 이젠 괜찮은거야?”
가장 머뭇거렸지만 가장 먼저 상태를 묻는 라우준까지.
나견은 괜찮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뒤늦게 따라들어온 지우스가 시끄러운 방에 이마를 꾹 누른다. 헙, 금세 셋이 입을 틀어막으며 슬그머니 눈치를 봤다.
“나견은 아직 환자다. 너무 시끄럽게만 하지 마. 나견 너도 불편하면 바로 내쫓아. 무엇보다 네 안정이 가장 중요하니까.”
“진짜 괜찮아요. 생각보다 아픈 곳도 없고.”
“아직 진통제 효과가 안 떨어져서 그럴거야. 네 상태가 얼마나 안 좋았는데. 괜찮을 리가 없지.”
그런가? 정말 아픈 곳은 없는데. 나견이 손을 가만히 쥐었다가 편다. 환기를 위해 열어둔 창문에서 꽃향기를 담은 바람이 한줄기 흘러들어와 코끝을 간질인다. 봄을 분홍빛으로 물들이는 향. 어딘가 달큼하고 아기자기한, 바람결에 쉽게 흩어질만큼 희뿌연 향. 그러나 오랜 겨울을 버텨야하는 만큼 본질은 단단하고 강인했을…….
후두둑. 흰 침대보에 짙은 자국이 흩뿌려진다. 주변에서 숨을 들이켜며 나견을 바라봤다.
“나, 나견? 울어? 역시 많이 아팠던 거지?!”
“나?”
나견이 손을 들어 제 눈밑에 가져다댄다. 쉴 새 없이 고이는 눈물이 흡사 비처럼 주룩주룩 뺨을 타고 흐른다.
“……나 왜 울지?”
“그걸 우리한테 물으면, 아니 일단 눈물부터 닦고─”
루지안이 식겁하며 분주히 움직이는 기척이 귓가에서 멀어진다. 나견이 숨을 고르지만 눈물이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왜 울지. 웃어야 하는데. 웃자고 했는데. 모두가 행복한 날에 내가 웃지 않으면 안 되니까. 입꼬리가 파들거리며 올라가려다 고개와 함께 푹 꺾인다. 익숙한 손이 머리 위에 텁 얹어지며 가볍게 머리카락을 쓰다듬었다.
“나견. 그냥 편하게 울어라. 괜찮으니까.”
“저, 정말, 괜찮았는데.”
더듬대는 목소리에 서서히 울음기가 섞여든다.
“……제가 왜……”
모르, 겠, 어요. 그냥, 너무…….
나견이 심장께를 꾹 누르며 하염없이 웅얼거렸다.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러나 가슴에 사무치는 느낌 하나만은 선명하다. 진아. 무의식이 속삭이는 목소리가 바람결을 타고 흐른다. 뺨을 타고 흘러내린 물방울이 턱에 괴이다가
툭,
떨어지며 불빛 하나 없는 어둑한 수면 위에 작은 울렁임을 만들어낸다. 나진이 발끝만 강에 담근 채 가벼운 물장난을 하는 탓이다. 저승의 강에 그래도 되냐고? 어쩔 것인가. 나진이 차사인데.
“견이는 잘 지내려나.”
벌써 보고 싶네. 나진이 중얼거리며 벌러덩 뒤로 드러누웠다. 품이 낙낙한 도포가 한껏 흐트러진다. 바람이 부는 탓에 파도가 치는 강이 발끝을 넘어 발목까지 간질인다. 저승의 하늘이 생生을 뜻하는 새빨간 눈동자에 낱낱이 박혀든다.
빛 한줌 없어 보이는 저승에도 별처럼 반짝이는 것들이 있다. 때로는 소망이기도, 때로는 저승을 굽어보며 지옥에서 비명지르는 죄인을 구제하려는 자비로운 손길이기도 하다. 나진도 그렇게 끌어올려져 그림자로 만들어진 흑색의 옷을 입고 차사일을 하게 됐지 않나. 나진은 손을 뻗어 무형의 손을 그러쥐며 한쪽 입꼬리만 당겼다.
“기왕 한 번 봐준거 이번 것도 좀 봐줘요. 나 일 되게 열심히 했는데 쩨쩨하게 그러기 있기없기?”
딸랑─.
그의 말에 응답하듯 희미한 방울 소리가 한 차례 더, 저승의 강을 훑고 지나갔다.
————
“있기없기? 겠냐? 하이고야, 아주 신입 차사가 저승에 길이길이 남을 사고를 치면서 돌아다니네.”
긴 멱리가 드리워진다. 멱리 새로 보이는 엷은 푸른색이 꼭 여명을 닮았다. 나진이 대大자로 누운 자세를 고치며 옆으로 팩 돌아누웠다.
“아 시말서 쓰면 되잖아요.”
나진의 목소리가 시큰둥하다. 잔뜩 귀찮음을 담고 있는 것같기도 하다. 아 안들려, 안들려어어어. 나진이 귀를 막으며 웅얼댄다. 허, 여자가 기가 찬 숨을 뱉으며 무릎을 슥 굽혔다. 기다란 로브 사이에서 뻗어나온 하얀 손가락이 나진의 머리를 향한다. 딱콩!
“이게 고작 시말서로 끝날 문제냐? 엉?”
“악! 왜 맨날 머리를 쥐어박아요 선배는?!”
나진이 맞은 부위를 감싸쥐며 벌떡 상체를 일으켰다. 눈을 잔뜩 뾰족하게 만들고서 여자를 노려보는 건 덤이다. 팍씨, 눈 예쁘게 안 뜨냐. 여자가 중얼거리자 꿍얼대며 시선을 스윽 내리기야 했지만.
여자는 나견이 도착했을 저 너머를 가리키며 담담히 말했다.
“방금 ‘저건’ 명백하게 저승의 것이었다.”
그에 동조하듯 바람이 거세게 불어 멱리 끝자락을 흔들었다. 푸른 눈동자가 수평선 너머에서 나진에게 닿는다.
“이곳에 속할 의지가 분명했어. 그걸 놓친 저승의 심판관들이 가만히 있을 것 같아? 더군다나 그 수많은 죽음 중에서도 가장 큰 중죄인, 생명줄을 스스로 놓아버린 죄인인데?”
“…….”
“스스로 이승을 등진 멍청이들에겐 차사가 가지도 않는다. 악귀들에게 물어뜯겨 산산조각이 나도 그게 순리구나, 받아들인다고. 만에 하나 무사히 저승의 강에 도달해도 사공도 차사도 없으니 혼자 강을 헤엄쳐 건너야 하는데……우리 후배는 어떻게 했지? 직접 노 젓다 보니 팔이 좀 아프지는 않던?”
“에이씨, 그 정도는 아니었거든요!”
나진이 바락바락 소리친다. 여자가 픽 웃어버리며 그 옆에 자세를 편히 고쳐 앉았다.
“앞으로 온갖 놈들이 널 물어뜯으려 들 거다, 멍청하긴. 당분간은 네가 해준 일이 있으니 어느정도 참작이 되겠지만…….”
그게 얼마나 갈진 모른다고, 평온한 목소리로 뱉는 말이 영 섬뜩하기 그지없다. 충고인지 경고인지 모를 말에도 나진은 길게 하품을 할 뿐이었다. 오랜만에 햇볕이 나 담벼락에 앉아 빛을 받으며 나른하게 하품하는 고양이 같은 모양새로. 하품도 한 번 해주고, 물장구를 치느라 곱게 벗어놨던 신발도 정리 좀 하고, 흙먼지 묻은 도포자락까지 탁탁 털어 착 개어놓고서 이런 말을 하는 것이다.
“아 뭐, 그러면 선배가 좀 도와주면 되겠네.”
“이 싹수 노랜 꼬맹이가?”
“딱 좋잖아? 이래 봬도 나를 보조할 수 있는 놈들은 몇 없었는데 그걸 선배한테 주는 거니까 영광인 줄 아쇼.”
나진이 고개를 까딱이며 으스댄다. 여자가 손을 뻗어 또 한 대를 쥐어박으려다 잽싸게 머리를 사수하는 나진에 목표를 바꿔 볼을 쭉 잡아당겼다. 노흐라고요, 나진이 발음이 줄줄 새는 불만을 토해냈다. 손을 밀어내려 낑낑대기도 하나 힘이 들어가진 않는다. 협력을 요청한 사람으로서 나름대로의 감사일 수도 있겠지. 분명 태도는 거칠고 말씨는 어째 나잇값을 못하며 미운 세살배기와 똑같으나 썩 밉지만은 않다는 게 우스울 따름이다. 여자가 잡아당겼던 뺨을 팍 놓아주며 코웃음을 쳤다.
“하여간 어떻게 된 게 애가 귀염성도 없고 싸가지도 없어.”
“나처럼 예의 바르고 귀여운 후배가 어딨다고?”
“미친……진심이냐?”
“……아니. 방금은 좀 아니었어요. 토할 것 같네.”
나진이 그렇지 않아도 허연 낯을 분칠이라도 한 듯 더 희게 만들며 입가를 스윽 가렸다. 으으, 몸을 부르르 떠는 걸로 보아서는 스스로의 발언에 자신이 더 충격을 받은 게 분명하다. 진짜 이상한 놈이야, 저거……. 여자가 떨떠름하게 중얼거렸다. 나진은 헛구역질을 몇 차례 더 하고 나서야 입가를 소매로 닦으며 제정신을 차렸다. 상체를 뒤로 쭉 뺐던 여자도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며 쓰고있는 양태 끄트머리로 나진을 툭 건드렸다.
“야, 말뚝이 얘기나 더 해봐라.”
“왜 이렇게 생자에 대해 관심이 많아요?”
“어어? 개겨? 안 지켜준다?”
“쫌생이…….”
“뭐라 그랬냐.”
“궁금한 게 뭐냐고요. 웬만한 건 이미 다 말해서 할 것도 없구만."
“일단 아무거나 말이나 해 봐.”
아, 그게 제일 힘들다고요. 나진의 투덜댐은 여자가 고개를 까딱임과 함께 쏘옥 들어갔다. 에휴, 중복되는 이야기라고 성질이나 내지 마요. 그러니까, 팅칭시간이라고…….
저승별에서 영감을 받았기에 같이 봐주시면 제가 좋아합니다♡♡
꽃샘추위²
댓글 4
- 고정 댓글
빽끼 창작자
사랑하는 쿼티님께 허락받고 제가 대신하여 재발행합니다. 꽃샘추위로부터 일주일. 이또한 운명이겠지요. 이리하여 완전한 봄이 찾아왔습니다. 다시 한번 쿼티님께 감사하다는 말을 전합니다.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빽끼 창작자
제가 멍청이라 이 중요한 걸 두개나 놓쳤습니다ㅠ 수정했어요... 하아...... 사진은 또 왜 하나씩밖에 안 올려지는건데... 댓댓에 수정한 부분 적어놨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거 : 산수유 꽃말 찾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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