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

Sense of Reality

월드 트리거. 어린 타치카와와 진

비자림 by 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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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노다가 제자를 들였다고 했다.

그리하여 저보다 한 살 위인 소년과 마주했을 때 진 유이치는 곧 그들이 훈련장도 아닌 맨바닥에서, 트리거도 아닌 맨손으로, 트리온체도 아닌 본래 육신으로 치고받고 싸우는 미래를 볼 수 있었고, 적잖게 당황했다. 아니, 왜? 갑자기? 그 사이를 감히 짐작할 수 없어 더욱더 샅샅이 미래를 뒤지는데, 야, 하고 부름이 들려와 눈을 깜박였다. 너 지금 뭐 보냐? 이 말은 어딜 보냐는 말과는 조금 달랐다. 불길함의 전조를 감지한 시노다가 아, 하고 고개를 돌려 그들을 보았다. 케이. 진에게는 사이드 이펙트가 있는데, 사이드 이펙트가 뭐냐면……. 그러나 진의 사이드 이펙트는 특성상 타인의 입으로 소개하기 조금 어려운 면이 있는 편이었다. 그게 무엇인 줄 알게 되면 거의 반드시라고 해도 좋을 만큼 색안경을 끼고 그를 바라보게 되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해줄 수 있는 설명이란 ‘사이드 이펙트란 이러이러한 능력이다’ 같은 백과사전식 설명밖에 없는데, 먼저 입을 연 진의 입에서 그 자신의 사이드 이펙트에 대한 소개가 나왔다.

“미래를 볼 수 있어.”

“흐음.”

그리고 그 말에 목 울리는 소리를 낸 그는 일견 그것이 아무렇지도 않은 것처럼 진을 보았다. 착각이었다.

“그럼 너 ――도 보았어?”

주먹을 먼저 날린 건 진이었다. 싸움을 먼저 시작한 건 타치카와였고, 이윽고 두 사람을 힘으로 갈라놓아 멀찍이 떨어뜨려 놓은 건 단단히 화가 난 시노다였다. 케이. 잘못했어, 시노다 씨. 그 주제에 사과는 순순했다. 그렇지만, ‘다 보지도 못할 거면 현실이나 먼저 똑바로 보는 게 좋지 않나?’ 결국 꿀밤 한 대 얻어맞고 나서야 입을 다물었다. 아이고, 이게 무슨 일이라니. 잠시뿐이었지만 눈이 많은 곳에서 벌어진 싸움이라 몰려든 구경꾼이 적잖았고, 때마침 본부에 왔다가 이를 보고 휘휘 쫓아낸 린도가 진을 일으켰다. 야. 그사이 또 불퉁하게 입을 여는 타치카와를 시노다가 엄한 눈으로 내려다보았을 때였다. 봤어? 그에 지지 않고 거칠게 뱉어낸 건 진이었다. 뭘.

“나랑 싸우는 거. 봤냐고.”

“봤어.”

“네가 먼저 때리는 것도?”

아니었다. 그렇기에 봤다고 말한다면 거짓말이 되었다. 그렇지만 왜 거짓말할 생각은 들지 않았을까? 침묵으로 대답을 대신하면 이에 코웃음 치는 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거 봐.”

그리곤 웃는다. 그리고…… 그뿐이다.

미래야 여전히 볼 수 있었다. 여전히 볼 수 있었지만, 보는 대신 진은 그 말대로 현실의, 현재의 그에 초점을 맞추고 눈을 깜박였다. 소개는 이미 받았다. 이제 와 살갑게 굴기엔 한바탕 저지른 후다. 하지만 말이다, 그렇기에 더욱 적절한 때일 수는 있었다.

“타치카와 씨.”

진은 보지 않았지만, 보지 않은 미래를 그가 만약 보았더라면 잠시 후 언제 싸웠다는 양 함께 쌀과자를 나눠 먹는 저희를 발견할 수 있었을지도 몰랐다. 그러나 보지 않았기에 알 수 없었고, 알 수 없었지만 그렇게 보였을 미래가 보이지 못했다는 이유로 모습을 바꾸는 일 또한 일어나지 않았다. 그런 일이 일어나는 일은 없다. 가능성을 배제하는 문장을 뒤로 한 채 진은 자리에서 일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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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창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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