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출시 도장 필수입니다. (2)

준수른 종합 세트

1화 링크:  

https://penxle.com/beckup/1552320555/


*썰체에 가까움

*일단은 다들 성인인걸로

*이런저런 커플링 주의 (개적폐인걸 인지하고 있음)

*정말 죄송합니다

*아래 커플링들을 포함 하고 있습니다.

(쪼준, 국준, 휘준, 냥쿨, 긍준


다시 토론회로 넘어가서 나머지 둘. 조재석과 지국민. 이 둘 중 누가 더 급한가? 이 둘은 사실 박병찬이 던진 폭탄에 뛰쳐 나온 사람들이였다. 맞다, 간접 키스란 말에 지대로 걸린 것이다. 급해? 맞다면 맞지. 같은 학교 선배/후배랑 같은 입술에 간접 키스? ㅅㅂ 그것만은 피해야한다! 면서 나온 것이다. 그래서 굳이 따지자면 급하긴 급해! 같은 학교인 저 인간보다는!! 아니, 형 진심이에요? 후배 순결을 지켜주지는 못할 망정 먼저 더럽히려고요?! 너는 감히 선배 순결을 더럽히려고 드는거고? 양보해 임마! 얘들아.. 유치하게 뭐하는 짓이야. 이휘성도 토론에 참가하진 않았지만 거기 있었음. 딱히 간접 키스에 별 생각도 없었고 그냥 얼른 하고 나가고 싶은 마음임. 따지면 잘 모르는 사람들이 더 많이 다녀갔고, 상대가 성준수인 건 괜찮은 건가? 나만 신경 쓰이는거야? 전영중도 당장은 나갈 생각이 없어 보였고, 여전히 왁왁대면서 자기주장 하는 둘한테 한숨을 쉬며 명쾌한 답안을 냄.

그냥 가위바위보 해.

..그렇게 시작 됐다. 남자들의, '순결'을 걸은. 일생일대의 가위바위보.

(~대충 석양의 무법자 BGM 그거)

..준비 됐냐, 조재석.

네, 형. 

삼세판 없고, 무조건 이긴 사람이 먼저 한다. 알겠냐?

..네, 형. 근데 그 전에 잠깐 한 가지.

뭔데?

전 보자기 낼거에요.

뭐....!!?

안냄진거가위바위보!!!!!!!!!

악!!!!!!

쯔아아앗!!!!! 부처님 하나님 할렐루야!!!!

결과는 바위 1개, 가위 2개로 조재석의 승리였음. 아~ 남자는 역시 주먹이죠ㅋㅋ 조재석 개신나서 세레모니 날리긴 했는데 문득 이상했음. 왜 가위가 2개지? 이휘성, 은근슬쩍 꼈냐? 돌아보니 거기엔, 김다은이 어두워진 얼굴로 눈물을 흘리며 손은 가위를 한채, 부들부들 떨고 있었음. 보자기는... 어디감...? 뭐야? 급해? 줄서야지 그럼. 아니. 안 급했는데, 이제 급해짐. 뭐가, 약속이? 그 말에 실눈캐(코스프레) 김다은이 눈을 떴음.

화장실이.

...

Oh.

"레알임."

7. 긍준

...

나한테는 사실, 이 기회가 그렇게까지 나쁘진 않았다. 축구 떠서 온 농구부는 허구한날 싸웠으니 합도 맞을리가 없었고, 그냥 누가봐도 개판이였다. 나도 그 와중에 천재는 아니였기에, 그 개판의 이유 중 하나였겠지. 마치, 실눈캐가 눈을 떴을 때처럼 나도 눈만 뜨면 천재가 되는 상상을 몇 번 했었다. 그럴 수 없단걸 알기에, 축구 때랑 다를 바가 없는 건 아닐까, 그렇게 생각해서 더 재미가 없었던 걸지도 모르고.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노력한 만큼의 시간이 지나고, 나를 포함해 다른 사람들도 꾸준히 실력이 올랐고, 그만큼 사이가 더 좋아지니까 실적도 나오고. 결국 축구 때랑은 완전히 다른 길을 걷게 됐다. 어디까지나 대체재였었는데. 이젠 농구도, 그 팀도. 어느 무엇도 대체할 수 없게된 것이다. 어쩔 수 없을만큼 정도 많이 붙었다. 티는 많이 안났겠지만.. 그래서일까? 주장이란 사람이 싸움의 주체에서, 진짜로 주장짓을 제대로 해낼 때, 나는 가슴이 벅차오르는 것을 느꼈었다. 마침내 우리가 팀이 됐다는걸 일깨워 줬으니까. 준수형은 지상고 다른 사람들에 비해, 나에게 있어서 딱 그 정도의 좀 더 높은 호감이었다. 준수형이랑 뽀뽀 한다는 기쁨보단 그냥 다들 바쁜데 억지로라도 얼굴 보니까 좋단 느낌이 먼저 들 정도로. 오랫만에 만나도 그 분위기 그대로 였어서 즐거웠다. 그 둘은.. 이쯤되면 사이 좋아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지만.

근데, 갑자기 진지하게 이 얘길 왜 하냐고? 묻지 마셈... 딴 생각이라도 안 하면 지금 언x 테이커 때보다 최악의 사태가 생길지도 모름...

'속'사정을 솔직히 털어놓자 기겁하며 냉큼 양보해준 두 사람과 눈물의 하이파이브를 하고 김다은은 입가를 조심스레 닦으며 성준수한테로 걸어갔음.

"..준수형."

"어."

"해도.. 되죠...?"

"일일히 물어보지 마라, 빡치니까."

성질머리는 타고났는지, 이런 면은 진짜 여전하신... 아니, 나라도 여러 사람한테 벽쿵 당하고 뽀뽀까지 당하라면 그럴 듯? 김다은은 다리를 약간 벌려서 성준수한테 키를 맞췄음. 그리고 얼굴이 가깝도록 벽에 손만이 아니라 팔꿈치까지 접어서 짚음. 이제 뽀뽀만 하면 되는데.. 문득 아까 왜 기상호가 성준수 눈 앞에서 한참을 그리 가만히 있었는지 알 것 같았음. 신기했다. 그 얼굴을 이렇게 코 앞에서 볼 줄은. 예전엔 제대로 쳐다볼 수도 없었는데. 지금은 또 볼 시간이 없네. 조금 보다가 어쩔 수 없이 눈을 감고, 다른 손으로 성준수의 반대쪽 뺨을 감싸며 입을 맞춤.

쪽.

하는 소리와 철컹거리는 소리가 들렸고, 김다은은 성준수를 비롯한 남은 지상고 사람들에게 가볍게 인사한 뒤 서둘러 밖으로 나감. 아쉬움은 분명 있었다. 그래도 다음에 또 볼테니까.

8. 쪼준

김다은을 보내고 지국민과 조재석은 다시 싸움. 얘들아 너네 몇살이니? 둘의 프라이드를 위해서 열띈 토론을 했다고 말하겠음. 조재석의 근거, 김다은이 중간에 끼긴 했지만 어차피 둘 다 이겼으니까 내가 먼저다. 지국민의 반박, 그 전에 네가 반칙한 건 왜 모른척 하냐. 어디까지나 정정당당하게 치룬 경기에 승복한다고 했지 그딴 건 납득이 안 간다. 좋았어, 이휘성의 판결!

그냥 다시 해..

그렇게 조재석이 먼저 하게 됨. 조재석은 지국민을 2번이나 이겨서 신났음. 세레모니로 이것이 지씨 아니고 조씨 가문의 가위바위보입니다! 까지 했다가 꿀밤 한 대 맞았음. 그래도 기분은 좋았음! 어찌됐건 같은 학교 선배와의 간접 키스는 면했으니까! 준수형과의 뽀뽀? 솔직히 준수형 정도면 상관 없지. 되려 좋아하는 사람과의 뽀뽀 연습 상대로도 쳐줄 수 있을 정도였으니까. (재석이는 제정신이 아니다.) 무서울 땐 무서운 형이지만 조재석은 성준수를 몇몇 선배들이 전해준 얘기로 더 잘 안단말임. 예전엔 그렇게까진 아니였는데, 성격이 한층 더 지랄 맞아졌다고. 아마 이런저런 스트레스 때문에 그런가 싶다고. 하지만 지금은? 우리랑 붙을 일도 없을뿐더러 스트레스 받을 일도 많이... 없겠지..? 여튼 내 존재가 거슬릴 이유는 없단 말씀! 조재석은 이참에 진짜로 연습이나 할 참이였음. 쬐끔씩만 건들면 준수형도 눈치 못 채고 가만히 있어주겠지? 그렇게 생각하니 연습이래도 조금은 심장이 떨리기 시작함. 연습 상대가 188cm의 덩치 큰 사람이란 건 예상 밖이긴 했는데, 얼굴이 괜찮은데 뭐 어때. 수용 범위는 넓으면 넓을수록 좋다고, 누군가가 그랬다. 나도 곧바로 납득했다. 왜냐면 농구도 그러니까. (재석이는 제정신이)

조재석은 거울도 없으면서 자기 얼굴이랑 입술, 입냄새 등등을 체크했다. 목소리도 가다듬고, 당당하고 멋있게 성준수 앞으로 다가갔다. 그러자 성준수가 다음은 너냐? 같은 눈빛으로 이쪽을 뚫어지게 바라본다. 그건 좀, 예상 밖이라 데미지가 컸음. 얼굴의 데미지가. 아니.. 호감도가 어쩌구를 떠나서 저 얼굴로 그렇게 바라보시면. 조재석은 머릿 속으로 테크니컬 파울을 외치면서도 멈추진 않았음. 여기서 쫄면 폼이 안나잖아. 표정이 좀 흐트러져 이미 아웃인데도.

"..준수형."

"..."

분위기 잡으며 앞에 섰는데, 성준수는 그냥 바라보기만 했음. 

우와~~~

진짜 반칙이다!!! 나도 나중에 애인 생기면 얼굴로 공격 가능한 사람이랑 해야지. 조재석은 그리 다짐하며 한 손으로 성준수 옆 벽을 멋있게 짚었음. 좋아하는 사람한테라면 사실 내 키를 생각해서 벽쿵도 웬만해선 무서워할 수 있으니 하고 싶지 않았는데, 나보다 크니 뭐 위협도 안될 것 같았고, 이번은 필수기도 했고. 뭐 하면 손도 둘 곳이 없다던데, 반대쪽 손은 자기보다 높은 어깨에 슬쩍 올렸더니 편했다.

...이거 나만 개이득인거 아냐? 내쪽이 이것저것 챙겨줄 생각이였는데, 되려 이쪽이 모든 것을 맡기고 있는 셈이였다. 무언가 진 느낌에 뽀뽀라도 달콤하게 해주려고 눈을 감았는데, 대뜸 뒷통수에 손이 얹히는 느낌이 들더니.

휙, 하는 느낌이 들더니?

쪽.

하는 소리와 함께 철컹 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무슨 일이 있었지? 벙찐 얼굴로 눈을 뜨고 성준수를 바라봤는데 눈을 감지도 않았는지 여전히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아무일 없단 듯, 방금까지 내 입술이 닿았던 입에서 문 열렸어? 라는 말이 나온다. 당황스러움에 말도 안 나와서 고개를 끄덕이자 이건 내가 먼저 해도 되네. 중얼거리더니 곧장 내게 버저비터를 던진다.

"그냥, 대가리 굴리는 소리가 나길래. 됐으면 가라."

...

버저비터는 먹혀들었다. 조재석은 결과에 승복하며 터덜터덜, 기상호 옆에 가서 앉았음. 왜 안 나가냐면 그냥, 국민이형이 끔찍한 얼굴로 간접 키스 하는 꼴까지는 봐야해서.

조재석은 자리에 앉고서 조금 있다가 입술을 매만졌음. 예상치 못하게 밀린 뒷통수에, 강하게 부딪힌 입술의 감촉은 아직도 남아있어서.

그야말로, 한 순간에 순결을 빼았긴 기분이였다. 뽀뽀 주제에. 뽀뽀 주제에!

준수형은... 내 생각보다 더, 죄 많은 사람이였다.

유죄 성준수.

줄이면.. 유성이네..... (재석이는)

9. 국쭌

OTL  <<지금 지국민 상태임

국민아 왜 벽쿵을 땅에다가 하고 있어. 재석이 끝나서 다음 네 차례야. 아~ 누가 간접 키스란 말을 지껄였냐 괜히 신경 쓰이게.. 후... 조재석 저 새끼 안 나가고 처웃는거봐 나 놀려먹을려고ㅅㅂ.. 너네는 어떻게 나이를 먹어도 그대로냐. 철 좀 들어봐.. 아니 너라면 좋겠냐 조재석 입술이랑 간접.. 우욱. 그러니까 간접 키스가 문제인거야? 준수랑 하는 건 괜찮고? 아니 걔는 솔직히.. 뭐, 같은 학교도 아니라 자주 볼 것도 아니고, 얼굴도 예쁘니까. 뽀뽀 정돈 가능하지 않냐? 그래.. 난 내가 나 스스로를 유교보이라 생각한 적은 없었는데 깨우치게 해줘서 고맙다 국민아. 그래서.. 할거야 말거야? 아니면 내가 먼저 한다? ..뭐?

갑자기 지국민에게 주어지는 밸런스 게임. 조재석이 왔다간 입술에 부딪히기 vs 이휘성이 다녀간 입술에 부딪히기. 지국민의 선택은?

소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지국민은 먼저 하기로 했음. 그거나 그거나였지만 이휘성과는 같은 학년이니까. 라는 이유로 겨우. 지국민은 바닥에서 일어나(여태껏 그 자세였음) 먼지들을 탈탈 털고 아~ 젠장.. 을 중얼거리고 머리를 벅벅 긁으며 성준수 앞으로 갔음.

지국민한테 벽쿵은 어렵지 않았음. 애초에 벽쿵이 뭔지도 알고 있었고, 되려 인x타에서 벽쿵하기 좋은 키차이 ♥︎♡12cm♡♥︎ 뭐 이딴 것도 주워 들어서 알고 있었단 말임? 그래서 지국민은 여유있게, 남들 다 기상호가 보여준대로 성준수 옆쪽에만 손을 댔을 때, 지국민은 성준수 머리 위에 'ㄱ'자로 굽혀서 갖다대고 내려다봄. 기상호 저기 옆에서 .o0(호오.. 기출변형.) 이러고 있음. 성준수는 그냥 하나보다 싶어서 눈 감고 있었는데 갑자기 그림자가 드리워서 눈 살짝 떴음. ㅅㅂ 이 새낀 가뜩이나 ㅈ같은데 왜 더 ㅈ같게 붙어 있고 난리지? 아 진짜 ㅈ같다. 진짜로 ㅈ 같아서 주먹이 나갈 것 같아 그냥 다시 눈이나 감음. 그 한 편 지국민. 성준수의 입술만 바라보고 있었음. 아니, 정말로 성준수라서 뽀뽀 할 수 있거든? 근데 진짜로 조재석이 닿았었다고 생각하니까 이쪽은 이쪽대로 ㅈ 같아서 못 하고 있었음. 이딴 방을 준비 했으면 알코올 솜 같은 것도 준비해야되는거 아냐? 세균 옮으면 어떡할라고 개새끼들이.. (난 왜 청결 챙기는 지국민이 웃기고 좋지?) 지국민은 다시 입술 바라보다가 반대편 손으로 성준수 입술을 벅벅 닦았음. 성준수 눈 감고 있는데 불현듯 입술에 들이닥치는 지국민의 손. 아 스밟, 뭐 하는데, 즉고 싫냐? 있어 봐, 세균(from조재석) 없애고 있으니까. 아 그냥 처해, 제일 ㅈ 같은 게 난데 이 새끼가..

성준수는 더는 두고 보기가 싫었음. 이 새끼를 처버리기 전에 그냥 아까 조재석한테 한 것처럼, 내 쪽에서 하려고 지국민 뒷통수를 움켜 잡고 제 쪽으로 당겼음. 지국민 아직 마음의 준비가 안돼서 목에 힘 주면서 존나 버팀. 성준수가 까치발까지 들면서 얼굴 들이밀면 지국민도 멀어지면서 입술 닦던 손 벽에까지 짚으면서 진심 개 버팀. 이 새끼는 왜 스크린을 지금 여기서 처하고 자빠졌지? 성준수는 결국 나머지 손까지 합세해서 지국민 얼굴을 당김. 기상호 그거 보면서 로코물 영화 한 장면 같다.. 이러고 있고 조재석 그 옆에서 깔깔 웃고 있음.

진심으로 개패고 싶어진 성준수, 발로 지국민 다리 한대 침. 아파서 목에 힘 빠진 지국민. 자기 쪽으로 존나 당기던 성준수.. 그렇게... 대충돌이 일어남.

깡!

하는 소리와 함께 철컹 하는 소리가 들려왔음. 뽀뽀에서 어떻게 하면 깡! 하는 소리가 날 수 있는거임? 모두가 경악하며 봄. 마치 폭탄이라도 터진 듯 두 사람은 입가를 부여잡고 바닥에 널부러져 있었음. 이휘성 놀라면서 OTL 자세로 있는 둘한테 다가감. 얘들아, 괜찮아? 치아보험 들었어? 너는 이 와중에 농담이 나오냐...? 그러게 ㅅㅂ 왜 망설여갖고 ㅅㅂ 진짜.. 아 개아파 썅.. 야, 진짜 미안하다. 방금 그걸로 되서 다행이네, 안됐으면ㅋㅋ 죽을뻔 했네ㅋㅋ. 지금 내 손에 뒤져라 지국민... 이휘성은 일단 가까운 준수한테 가서 양쪽 손으로 얼굴을 받쳐올려 상처가 없는지 살펴봄. 둘 다 진정해 봐. 다친덴 없고? 라고 물어보자마자 성준수 입꼬리에서 피가 약간 흘러나왔음. 아 조금 찢어졌네. 국민아, 너는 어때? 난 상해보험 들어야 될 듯.. 피 좔좔 흐르고 있었음. 안 괜찮네... 됐어, 따지자면 내가 잘못한거긴 하니까. 진짜 미안, 성준수. 상처 꾹 누르면서 성준수 살피러 옴. 성준수는 진짜, 개빡쳤지만 지가 더 많이 다쳤으니까 그냥 지국민 등짝 한 대 치고 끝냄. 그리곤 놀라서 달려온 기상호한테 돌아가라고 손짓함. 지국민 역시 놀라서 달려온 조재석한테 같이 손짓함.

지국민은 원래 원중고 애들이랑 같이 나가려고 했었지만, 생각보다 피가 많이 나왔기에 치료를 위해서 먼저 나가기로 함. 아니 대체 어떻게 하면 뽀뽀로 인정되면서도 입술이 찢어질 수 있지? 이라도 닿지 않곤 이럴 수가 없는데, 나는 송곳니에 베이기라도 한 건가? 지국민은 흘러나오는 피들을 혀로 몇 번이나 쩝, 훔치며 생각함. 그리곤 이내 머리를 긁적이면서 밖으로 나갔음. 

"뽀뽀보다 더한걸 해버렸네."

10. 휘쭌

지국민이 퇴장하고, 그렇게 그 자리엔 이휘성과 성준수 둘이 남았음. 이휘성이 상처를 보겠다며 양쪽 손으로 성준수 얼굴을 감싸고 있던 그대로.. 아, 지금 해도되나? 이휘성은 다시금, 하지만 아까와는 다른 의도로 성준수의 입술을 살폈음. 어차피 다음에 할려고 했어서 상관은 없었는데, 벽이 저 뒷쪽에 있네. 골똘히 생각하는 와중 성준수가 꺼내는 이제 괜찮으니까 놔라.. 라는 말에 아, 미안. 하며 무심코 손을 놓았음. 분위기는 곧바로 어색해졌고, 말을 꺼내기가 애매해짐. 피 흘리는 와중에 미안한데 뽀뽀할게, 라고는 말 못하지.. 어떻게 해야하나 싶어서 빤히 쳐다봤는데, 성준수는 그러한 기류를 눈치 챘는지 한숨 쉬더니 벌떡 일어나고서 피가 새어나오는 자기 입가를 손으로 슥 닦고 이휘성의 소맷자락을 잡아 벽쪽으로 이끌음. 하.. 괜찮으니까, 그냥 얼른 하고 나가. 어, 응. 이휘성은 그 모습에 문득 생각했음. 전학 가기 전, 같은 학교에서 마주쳤었던 그때 그 성준수랑 조금은 비슷하다고. 과하게 솔직한 면은 있었지만 그 점이 준수답기도 했지. 순순히 질질 끌려가면서도, 예전에 경기 하려고 마주쳤던 때보단 유순해진 것 같아 마음이 좀 놓였음.

준수는 가끔 어른스럽다. 갑자기 뭐라는거야. 그냥, 그땐 약간 눈치 없이 굴어서 미안했다고. 진짜 뭐라는거야? 너 죽냐? 아니, 잊었으면 됐어..

202cm. 지금까지 중에 제일 큰 키. 그래봤자 지국민이랑은 2cm 밖에 차이가 안 났지만, 그럼에도 이휘성은 벽에 기댄 성준수와 조금 거리를 두고 허리를 굽혀서 다가갔고, 지탱하지 않으면 준수한테 박치기 하는 꼴이 됐으니 양 손은 자연스레 벽을 짚음. 그런 상태로 조심스레, 준수를 올려다봤음. 성준수는 그런 이휘성을 내려보다가 다시금 새어나온 피를 닦고선, 눈을 감음. 이휘성은 최대한 성준수가 다치지 않은 입술 부분으로 다가갔고, 이내

쪽.

하는 소리와 함께 철컹 하는 소리가 들려옴. 이휘성은 눈을 뜨고 허리를 펴 다시 준수를 내려다봤고, 그새 한 방울 흘리는 피를 직접 닦아줌. 나가면 꼭 치료 하고. 뭘 이런걸로.. 그래도, 입이랑 닿았잖아. 알았으니까 가. 한가하냐? 그건.. 아니긴 한데. 음, 국민이 상태도 봐야하긴 하네. 재석아! 슬슬 가자. 영중이는 더 있다 올거지? 응, 나 없어도 괜찮지? 뭐, 안될거 없지. 열~ 영중이형, 대체 얼마나 찐하게 하시려고 그래요? 재석아... 죄송해요.

조재석이 문쪽으로 걸어갈 동안 이휘성은 여전히 성준수를 바라보다가 이내 재석이가 문쪽에 가까워졌을 즈음,성준수를 한 번 꽉 끌어안았음. 그래서 전영중도 놀랐고 조재석도 놀랐고 공태성도 놀랐고 기상호는 팬서비스 즥이네 라면서 놀랐고 주찬양은 조금 놀랐고 최종수는 자고 있었고 성준수가 여기서 제일 크게 놀랐음. 이휘성은 준수가 정신 차리고 한대 치기 전에, 얼른 놓고서 문 쪽으로 도망감. 그리곤 뒤돌아서서

"건강하고, 준수야. 또 보자."

하며 사라짐. 조재석도 와 방금 그거 뭐예요 형?! 얌점한 고양이가 부뚜막에 먼저 올라간다더니....!! 를 외치면서 사라졌음.

그렇게 그 자리엔 포옹까지 받고 어이 없는 성준수만 남게 됨.

"..저 새끼 진짜 죽어?"

..글쎄? 혼잣말에 대답해주며 전영중은 어깨를 으쓱함.

11. 냥쿨

성준수는 이쯤되니 오늘 하루를 돌아보게 됨.

ㅈ같음이란 게, 이렇게 빨리 갱신될 수 있는 건가? 그저 휴일에, 혼자서, 여유롭게, 영상이나 보면서 느긋하게 지내려고 했었는데 이 시바거들이, 아니 이 ㅈ 같은 방이. 

하루를 돌아본다는 게 그냥 신세 한탄이 됐음. 앞으로 몇명 남았지? 방을 둘러보니 그래도 처음보단 확실히 줄어든 게 느껴졌음. 대충.. 5명? 기상호는 나갈 수 있고, 그 옆에 전영중, 머리 벅벅 긁는 공태성, 꿀잠 자는 최종수. 그리고... 날 빤히 쳐다보는 1명. 장도고였던 건 기억이 나는데, 이름이 뭐였지? ㅅㅂ 이름도 제대로 모르는 놈이랑 뽀뽀를 시키네 미친 새끼들. (대국민 사과 하겠습니다 그래도 뽀뽀는 하셔야 함) 둘 사이간 조그만 정적과 같이, 그저 바라보고 있자니 제쪽으로 다가온다. 딱히 눈을 피할 이유도 없어서 계속 쳐다보고 있으니 두 눈이 마주쳤고, 그제서야 제 머리가 기억 저편에서 저 자식을 끌어올린다. 아, 기억났다. 그때 그. 떠오른 기억들이 유쾌하진 않았기에 저절로 눈썹을 꿈틀거리며 미간을 찌푸리고 있었다. 주찬양은 내 앞에 서더니 곧 입을 연다. 눈을 깜빡이곤, 말똥히 뜨면서.

"주찬양이에요."

"알아."

"어, 기억 하시네요? 우와.."

우와 이러고 있다. 너 그때 나 쫒아다니던 놈이잖아. (경기에서)

"..."

할거면 얼른 하고 가던가. 성준수는 뭐라 말 하려다가 눈이나 감고 벽에 기댔음. 죄송해요, 생각해보니 곧 밥 먹어야 될 시간이라서요. 주찬양의 미안함이 1/10 정도로 느껴지는 목소리가 한쪽 귓가에서 들렸음. 안 궁금하거든. 아, 혹시라도 신경쓰실까봐. 메뉴는 크림 파스타에요. 이 자식 안 그래보이면서 은근 말이 많다? 아니, 안 궁금하다니까. 얼른 하고 가라고. 아, 네.

...오늘 무슨 면의 날이야? 점심 메뉴로 라면 먹을 생각을 하면서도 성준수는 빡이 쳤음. 얘도 앞선 애들이랑 똑같이 뺀질거리고 있었으니까. 그래도, 성준수는 일단 참을 수 있었음. 아까 못 참고 당겼다가 대참사가 난 것도 맞았으니까. 아직도 가끔 욱신거리는 입꼬리를 혀로 슬쩍 훔치면, 타액이 닿아 아릿한 고통이 들면서, 혀에는 여전히 피 맛이 묻어나왔음. 지국민의 이는 이가 아니라 이빨인지. 상처는 마치 송곳니에 깊게 박힌 것처럼, 적지만 꾸준하게도 피를 흘려냈음. 손해배상 청구할까, 시바거. 성준수가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주찬양은 속으로 성준수의 얼굴이랑 최종수의 얼굴을 비교하고 있었음. 둘 다 잘생겼다고 느껴지긴 했지만, 이렇게 보니 정말 다르게 생겼구나. 제 입술을 기다리며 눈을 감은 모습은 자고 있는 모습이랑 비교할 수 있었고, 제 스스로 상처를 건들며 미간을 찌푸리는 모습은 최종수의 평소 모습에서 쉽게 보여서 비교할 수 있었음. 하지만 그런 순간은 찰나였고, 주찬양은 다행히도 성준수의 인내심이 닳기 전에 그대로 눈을 감아 입을 맞춤.

쪽.

하는 소리와 함께 철컹 거리는 소리가 들려왔기에, 이게 그 문이 열렸다는 뜻이구나 생각하며 주찬양은 입술이 닿자마자 떼어냈고, 눈도 천천히 떴음. 아, 이대로 끝내고 주찬양이 밖으로 나가 밥이나 먹으러 갔었다면, 준수한테 얼마나 좋았을까? 하지만 애석하게도. 주찬양은 저도 모르게, 다르게 말하면 자연스럽게 성준수의 입술 쪽을 쳐다보면서 눈을 떴던지라, '주찬양'이라는 캐릭터는 의도치 않게 이 글의 마지막을 장식하게 됨.

츕.

"윽-!"

"-아."

기상호 빼곤 이젠 아무도 뽀뽀하는 사람들을 신경쓰지 않았지만, 이 방에 갇힌 후 여태껏 약한 소리를 내진 않았던 성준수의 방심한 신음 한 마디가 방 안을 채웠기에, 모두가 그쪽을 바라볼 수 밖에 없었음. 몇 번째인지 세고 싶지도 않아서 지긋지긋하단 생각을 하며 11번째 뽀뽀를 받고 눈을 떴는데, 곧이어 입꼬리쪽 상처에 아까 겪었던 아릿한 고통이 스며들어 성준수는 반사적으로 신음했음. 주찬양이 상처에서 피가 흐르는걸 보자마자 망설임 없이, 핥아 먹었으니까. 그것은 분명, 당사자를 포함한 그 방에 있는 어느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일이였다. 제일 키가 컸었던 이휘성의 격한 한 번의 포옹은 모두를 한순간이라도 놀라게 할만큼 강렬했었지만, 성준수를 신음하게 만들진 못했더랬지, 과연.

진정한 얌전한 고양이, 주찬양이였다. 부뚜막도 모자라 피라미드에 올라가 버리는.

그저 상처를 핥은 것, 엄청 크게도 아니였고 한 번 훑었을 뿐이니 어쩌면 사소하다고 느낄지도 모르겠으나, 그 행동 자체는 나가려면 반갑다고 뽀뽀뽀 하는 이 방에서 제일 큰 대범함으로 자리 잡았다. 이건 확실히 주찬양도 당황했음. 아니, 이건.. 그게, 죄송해요. 버릇대로 그만. 물론 보고 있던 기상호도 당황했음. 이건 누구 편을 들어야 하지? 순결(?)을 빼았긴 준수햄? 앞으로 엄청나게 말 아니면 주먹으로 맞을 수도 있는 주찬양? 나는 준수햄을 말려야 하는 게 먼저인가 다독이는 것이 먼저인가??? 그케도 사람을 죽이면 안되는디...! 뭔가를 눈치챈 공태성도 그때 만큼은 긴장할 수 밖에 없었음. 와 내가 저 양반을 말려야 하는 날도 다 오네...!

하지만 성준수는 생각보다 오래 가만히 있었음. 너무 빡쳐서 선 채로 기절했나? 가장 앞에 있는 주찬양이 한 대라도 맞을 각오로 준수... 선배님...? 불러봤음. 성준수는 깊은 한숨 쉬더니. 됐다, 가봐. 라며 자기 입술을 묵묵히 닦았음. 이건 확실히 기상호랑 공태성이 디비질 수 밖에 없었음. 저, 저 양반이 저걸?? 준수햄 곧 죽어요?? 같은 반응이였음. 뒤질라고. 성준수는 단순히 이젠 그냥 지친거임. 물론 나이를 좀 더 들어 성깔도 많이 죽은 덕도 있었지만, 뽀뽀라는 단어는 이젠 게슈탈트 붕괴가 오고 있었고 입에는 몇 번이나 불쾌한 감각이 오갔는지. 지금 같은 경우도 고의로 보였다면 둘 예상대로 어떻게 했겠지만, 자기도 놀라고 있는 인상과는 다른 어딘가 띨빵한 모습에 그저 진한 현타가 찾아와버림. 그때 경기 때도 이러더니. 야. 더 있어서 뭐하게? 책임이라도 지게? 앗, 그게. 필요하시다면... 진짜 지ㄹ... 그냥 보내줄 때 가.

주찬양은 성준수의 피가 묻었을 제 혀를 잠깐 다시더니, 어딘가 석연치 않아 보이는 표정을 하고서 꾸벅, 인사를 하고 밖을 향했다. 기상호는 앉아있었기에 고개 숙여 인사를 할 때에 그 시선이 잠시 최종수한테로 향했던 것을 알고 있었다. 주찬양이 완전히 밖으로 사라질 때 까지 기상호는 그 눈빛의 의미를 생각해 봤지만, 독심술은 못 했기에 알 수는 없었다.

그렇게 주찬양은 사라졌다.

그리고 그런 방 안에는 어느덧, 4명만이 남아있었다.

딱히 기상호가 아니더라도 아마 그 방에 있는 모두가 주찬양의 뒷 모습을 쫒았을 것이다. 정확히는 주찬양이 했었던 어떤 행동을 떠올렸을 것이고, 그 다음은 '그' 성준수가 보여줬던 반응을 떠올렸을 것이다. 아마도 그것이 그 방 속에 있는, 제각각이였을 모두를 같은 생각으로 이끌었던 것이겠지.

'이걸 봐준다고?'

아니, 그러한 생각을 넘어서 앞으로 일어날 상황은, 사태는. 어쩌면 평소에 그러한 성준수만 봐왔던, 봤었던 사람들만 남아버렸기에 더욱이 어쩔 수 없었던 걸지도 모른다. 운명적으로 그 사람들이 성준수라는 사람한테 대들만한 인물들이였단 것도.

그러므로 필자는 이 인원들이 성준수랑 키스까지 하는 것을 보고 싶기 때문에, 박병찬이 보았던 '방을 나갈 수 있는 조건' 그 아래에, 작게 써져있어 미처 보지 못한 글자들이 있었단 떡밥을 던지고 턴을 마치겠음.

성준수는 조심스레 타액이 묻은 입술을 닦아냈다. 피가 더 흐를까봐, 따가워서라도 굳이 건들고 싶진 않았다. 나가면 이휘성 말대로 소독이나 제대로 해야겠네. 대체.. 나는 뭘 잘못 했길래 이따위 일들을 겪어야 하는지. 남은 놈들 전부 벽에 손 대고 내가 알아서 치대면 30초 안에 나갈 수 있을텐데. 얼굴들을 보아하니 글러먹었다.

모처럼의 휴일을 뽀뽀로 날려버리게 생겼네, 시바.

왜 하필이면 이 새끼들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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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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