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드라마 리뷰

<우리들은 기적으로 되어 있다> 우리 안에 있는 빛

일드 <우리들은 기적으로 되어 있다> 후기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우리들은 기적으로 되어 있다.

무슨 의미일까?

이 드라마를 보기 시작한 것은 정말이지 단순히 타카하시 잇세이를 보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잇세이의 연기는 정말 두 말할 것도 없이 너무나 좋았다.

주인공인 아이카와 카즈키는 동물 행동학을 전공으로 하는 대학 강사다. 동물뿐만 아니라 생물 전반을 좋아하고 사랑하는 인물이지만 인간과의 사회관계를 맺는 것은 어려워 한다. 이유는 그가 너무 눈에 띄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카즈키는 사람들이 손가락질 하거나 이상하게 보는 일도 신경쓰지 않고 해낸다. 해낸다기 보다는 한다는 쪽이 맞는 말일 것이다. 카즈키의 세계에서는 그것이 평범한 것이니까.

드라마의 전반적인 내용은 아이카와 카즈키라는 인물이 가진 순수, 즐거움, 슬픔, 기쁨, 괴로움, 그 모든 감정을 인정하고 받아들이게 되는 것과 주변이 카즈키에 의해 함께 물들어가며 바뀌는 이야기다. 주변이 바뀌는 것만이 아니다. 카즈키도 바뀐다. 무엇 하나 그대로인 것이 없다. 살아 있는 한 사람은 앞으로 나아가고 때때로 뒷걸음질 치기도 한다. 그 모든 과정을 통틀어서 바뀌어가는 것이 살아 있는 생물이 가진 힘이 아닐까.

주제는 한 가지 더 있다. 특별해도 된다는 것. 그리고 평범해도 된다는 것. 자기 자신을 그대로 인정해도 된다는 것. 남들의 시선을 의식할 필요가 있을까? 하고 싶은 것을 해도 된다. 즐거우면 된다. 그것으로 행복하다면 그것으로 된다.

카즈키의 안에는 빛이 있다. 아주 작은 빛이었다가 점점 커지면서 홀로였던 카즈키의 안으로 여러 사람들이 들어온다. 카즈키는 그것을 받아들이기로 한다. 그리고 그렇게 들어온 것들, 사람들, 생물들, 장소, 시간, 만남들은 영원히 사라지지 않고 그 안에 그대로 있다. 연결되어 있다.

카즈키가 사람들이 만들 길로 인해 이쪽 세계와 저쪽 세계로 나뉘어져버린 다람쥐들에게 다른 세계를 다리를 만들어줌으로써 이어준 것처럼 카즈키의 세계와 다른 사람들의 세계는 이어진다. 이것은 드라마 전체를 아우르는 메타포로 읽힌다.

카즈키는 혼자여도 아주 즐거워 보이고 자신이 하는 일에 만족하는 것처럼 보인다. 주변의 사람들은 그런 카즈키에게 끌리고 부러워하고 질투하기도 한다. 카즈키는 마치 주변을 전혀 신경쓰지 않는 사람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어린 시절 카즈키는 유별난 행동 탓에 늘 혼이 나고 사람들 사이에서 겉돌았다. 그러다 한 번 과학 동아리에서 '대단하다'고 인정 받은 일로 '대단하다'는 말을 듣는 것에 집착하게 되고 좋아하던 필드 워크나 동물 행동 관찰을 하는 것에서도 괴로움을 느끼게 되었다. 그런 사람들의 호오나 관심에 신경을 끄면서 다시 카즈키의 삶은 순탄해졌다. 그런 어린 시절에 대해 말하는 카즈키는 여전히 그 시절을 괴로워해서 눈물을 흘린다. 그리고 아끼는 어린이 친구인 코이치가 그렇게 괴로웠던 자신의 어린 시절처럼 될까봐 슬퍼한다.

카즈키는 순수하고 솔직하다. 자신의 감정에서도 그렇고 사람들과의 관계에서도 그렇다. 그런 아이카와 카즈키를 사랑하지 않을 수는 없을 것이다. 순수하고 솔직한 것은 사람에게 상처줄 수도 있는 성정이지만 상처 받기도 쉽다. 그 날것의, 어리고 약한 마음이 너무나 소중하다.

카즈키는 자기 자신과 화해했다. 어린 시절에는 자신이 너무나 싫어서 매일 밤 잠도 못자고 울었지만 이제는 자신과 사이가 좋아졌다. 카즈키는 자신을 인정해주었다. 그런 카즈키가 부러웠다.

특이해도 된다. 특별해도 된다. 평범해도 된다. 평범한 것을 잘하는 것도 엄청난 장점이다. 장점이 없어도 자기 자신을 인정하고 그 쓸모를 찾아내면 된다. 우리는 여기에 그대로 존재해도 된다. 우리들은 존재만하는 그 자체로 기적으로 되어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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