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술회전

[고죠유지] 썰 백업 5

# 1

고유 연반 선후배 au

댓글 보고 화들짝 놀란 이타도리가 혹시나 싶어서 고죠한테 바로 카톡을 날렸음.

[너 혹시 익명 커뮤니티 같은 거 해?] - 유지

설마; 이게 얼마나 큰 익명 커뮤니티인데... 누가 장난으로 남긴 거겠지. 그치? 그럴 거야. 애써 마음 좀 가다듬고 있었는데 핸드폰이 대차게 울림.

아니 왜 전화를 해; 이거 받아도 되는 거 맞아...? 나 좀 무서운데. 시끄럽게 울려대는 핸드폰 앞에 경건하게 무릎 꿇고 어떡하지 고민하다 전화가 끊겼음. 하아, 다행이다.

고죠 - [당장 전화 받아요]

잉? 그리고 다시 전화가 대차게 울리는데 이걸 피할 수 있겠냐고. 어쩔 수 없지.

- 전화 왜 안 받았어요

"지금 받았잖아 그럼 됐지"

- 그럼 왜 거짓말 했는데 게이 아니라며 씨발

"아니, 아니라니까?"

- 웃기지 마 내가 선배 활동하는 커뮤니티도 모를 줄 알아?

망했다. 이거 빼박 들킨 거지? 그치? 아 하느님 제발 아니라고 해주세요. 저 오늘부터 종교 믿을게요.

"아니 사토루 그건...;"

- 나 좋아한다는 거 왜 말 안 했냐고요 나만 좋아하는 줄 알고 쫄았잖아

뭐? 이건 무슨 전개람. 이거 지금 얘도 나 좋아한다는 거 맞지? 근데 너 그런 기색 보인 적 한 번도 없었잖아. 내가 널 몇 년이나 좋아했는데.

- 왜 대답이 없어요?

"이게 무슨 상황인가 싶어서"

- 뭘 무슨 상황이야 내가 널 좋아한단 소리잖아 유지

내가 미친다 진짜. 그래 결국 같은 마음이었다 이거잖아. 지금껏 나를 게이라고 의심한 게 아니라 게이이길 바란 거고. 익명 커뮤니티라더니 익명성 하나도 없어. 이게 뭐야. 존나 좋게...

"너 어디야"

- 집 앞이니까 나오기나 해


# 2

나 고죠한테 집착하는 이타도리 보고 싶음 워낙 생긴 것부터 피지컬, 최강이라는 타이틀까지 흠잡을 거라곤 성격 밖에 없잖. 글서 자기가 모르는 사람이 고죠한테 달라 붙을 때면 경계부터 하고 볼 듯.

"방금 누구에요?"

"응? 그냥 아는 사람"

"아는 사람?"

제대로 대답 안 해줘서 뚱한 표정으로 고죠 허리 끌어안고... 고죠 일부로 애매하게 둘러대면서 이타도리 집착 더 갈구할 것 같음;;; 그렇게 자꾸 자신한테 얽매이게 만드는... 왜 갑자기 피폐물이 되는 거지;

막 선배들이나 1학년즈 애들이랑 있어도 엄청 질투할 것 같음 특히 후시구로는 어릴 때부터 알던 사이라 더 그러지 않을가. 막 고죠가 반갑게 메구미~ 이럼서 인사하면 막 뒤에 가서 글케 웃으면서 인사하지 마요! ㅋㅅㅋㅅㅋㅋ 아 귀엽다...

한 번은 고죠가 장난치겠다고 나나미 막 쫓아다니는 거 보더니 하루종일 방에 틀어박혀서 고죠 안 놔줬을 것 같음 ㅋㅋ

"음, 유지 나 가봐야 되는ㄷ"

"싫어요 가지 마"

아예 작정하고 온몸을 팔다리로 구속 하는데 에라 모르겠다. 같이 끌어안으니까, 나나밍이랑 놀지 마요...

나중에 데이트하다 일반인이 번호라도 따러 오면 고죠 허리 막 꼬집고. 웃겨서 번호 찍어줬더니 이타도리가 고죠 손목 잡고 질질 끌고 가겠지.

"진짜 사람이 왜 그렇게 못됐어요? 짜증나... 선생님 때문에 내가 점점 이상해지는 것 같아"

"뭐가 이상한데?"

"자꾸 나쁜 생각 들게 만들어"

"나쁜 생각이 뭘까"

"...가둬두고 아무데도 못 나가게 하고 싶어 다른 사람이 쳐다보는 것도 싫고 선생님이 쳐다보는 것도 싫어요"

사실 반응 재밌어서 아무 번호나 막 찍어준 건데 이런 말까지 들을 줄이야. 근데 이런 집착하는 이타도리 마저 넘 사랑스러울 듯.


#  3

이타도리 할아버지랑 둘이 생활해서 은근 살림 잘할 것 같음 고죠랑 연애하면서 기숙사 놔두고 고죠 집에서 둘이 살림 차리는데 이타도리가 한 번씩 대청소를 하는 거지 쓸데없이 너무 깔끔하게 잘 치워서 그때마다 집에 들어온 고죠 깜짝 깜짝 놀랄 듯

근데 이타도리는 그게 자기가 언제 죽을지 모르니까 흔적 안 남기려고 정리하는 거임 자기 흔적 남아있으면 고죠가 힘들어할까봐. 그리고 고죠는 집안 깔끔하게 치워져 있을 때마다 이타도리가 흔적도 없이 사라진 줄 알고 놀라는 거.


# 4

유지 없는 고죠유지로 고죠 게토 이에이리 세명 단톡 보고 싶음 ㅋ ㅋ ㅋ (선후배 au)

고죠 - [얘들아 유지 방에 이런 거 있는데 나 좆된 거 맞냐]

[서점가서 <그렇게 말해줘서 고마워> 읽으셈. 너같이 말 안 예쁘게 하는 애들 필독서임] - 게토

고죠 - [아니 씨발 진지하다고]

[진지하게 넌 좀 읽어야 돼] - 게토

[사토루 곧 차이겠네?] - 쇼코

고죠 - [...책 이름이 뭐라고?]

[그렇게 말해줘서 고마워] - 게토

결국 책 구입해서 하루종일 붙잡고 있는데 공감 능력 결여된 고죠는 무슨 말인지 이해를 못할 듯

고죠 - [야 이게 대체 뭔말이야]

[정 모르겠으면 욕이라도 줄여봐] - 쇼코

[그것도 불가능할 것 같은데 그냥 빨리 차이고 끝내] - 게토

고죠 - [나 이제부터 욕 안 한다 진짜]

[퍽이나] - 게토

고죠 - [닥쳐 진짜]

[욕 안 한다며?] - 쇼코

고죠 - [닥쳐도 욕이야???]

(절레절레)


고죠 - [얘들아 유지가 힘들다길래 얘기 들어줬는데 화나서 가버렸어 뭐가 잘못된 걸까]

[너 또 무슨 말했냐] - 게토

고죠 -[아니 책에서 가끔은 아무 말없이 들어주는 게 좋다고 해서 정말 아무 말도 안 하고 들어줬단 말이야?]

[아예 아무 말도 안 했다고?] - 쇼코

고죠 - [응]

[그냥 유지를 위해 헤어져라] - 게토

고죠 - [??? 야 무슨 말이 그래...]

[이하동문 사토루 넌 너무 중간이 없어] - 쇼코

고죠 - [그래도 말 안 예쁘게 한 건 아니니까 괜찮겠지?]

.

.

.

고죠 - [야 니네 읽어놓고 왜 답을 안 해]

고죠 - [얘들아???]


고죠 - [얘들아 진짜 큰일났어 빨리 나와봐]

[또 뭔데] - 게토

고죠 - [유지가 헤어지재 진짜 뭐지? 나 잘못한 거 없단 말이야]

[드디어 정신 차린 거지 뭐] - 게토

[그래서 왜 헤어졌는데?] - 쇼코

고죠 - [왜 자기가 좋냐고 물어서]

[여기서부터 플러그였네] - 게토

[응 그래서] - 쇼코

고죠 - [솔직하게 말하라길래 맨날 힘들다고 끙끙대면서 절대 안 놔주고 매달려있는 게 귀여워서 좋다고 그랬더니 갑자기 헤어지재]

[할말이 없다] - 게토

[근데 이유를 모르겠다고?] - 쇼코

고죠 - [뭐야 나 빼고 다 알아?]

[난 유지 달래주러 가볼게] - 게토

[그래 고생해] - 쇼코

고죠 - [???]


고죠 - [나 유지랑 다시 만나 말 잘해줘서 고맙다]

[뭔소리야 난 그대로 헤어지라고 했는데] - 게토

[나도 좋은 사람 만나라고 했는데?] - 쇼코

고죠 - [XX]

[대체 무슨 말로 애를 회유한 거야] - 게토

고죠 - [딱 한마디했어 그냥 네가 좋다고]

[어머 이제 좀 깨달은 거야?] - 쇼코

고죠 - [책에 그렇게 써있었어]

[왜 내가 미안해지지] - 게토

[아냐 쟤가 쓸데없이 응용력이 좋아서 그래] - 쇼코

고죠 - [책 열심히 읽어야겠다]

[이왕 이렇게 된 거 잘 좀 해 사토루 그러다 또 차이면 진짜 답 없는 거 알지?] - 쇼코

[알아서 하라 또 차이면 진짜 멍청한 거지] - 게토


# 5

이거 누가 봐도 대딩 고죠X고딩 이타도리 아님?

이타도리 장난끼 많아서 고죠한테 맨날 장난치는 게 일상일 것 같음 (그러다 역관광 당하는 게 취미) 그 중에서 제일 많이 치는 장난이 아침마다 고죠 깨우는 거임. 자긴 맨날 6시에 일어나는데 하루 빼고(이것도 10시) 오전 강의 깡그리 비우고 자는 고죠가 넘 얄미운 거지 ㅋㅋ

대충 나갈 준비하고 침대에 널브러져서 세상 태평하게 자고 있는 고죠 발로 툭툭 침.

"형형"

"으으, 유지 제발..."

"진짜 급한 일이야 빨리 일어나 봐"

"뭔데..."

고죠 쩍쩍 갈라지는 목소리로 겨우겨우 눈 뜨고 일어나면 이타도리가 졸라 상큼하게,

"나 학교 다녀올게!"

"아 진짜 유우지!"

고죠 막 짜증나서 베개 던지려고 집어드는데 볼에 몰캉한 게 닿았다 떨어짐. 툭... 베개가 고죠 손에서 떨어지고 이타도리 헤실헤실 웃으면서 이번엔 입에다 입 맞춤.

"나 학교 다녀올게"

"...한 번 더 해주고 가"

"으응, 쪽쪽 다녀올게!"

그렇게 고죠는 잠이 다 깼다고...


# 6

고유게(라고 쓰고 고유라고 읽는다)로 고죠 혼자 착각하고 오해하는 거 보고 싶음.

인간성이라고는 개나 줘버린 둘이 유일하게 끼고 도는 후배가 이타도리임. 글서 맨날 옆에 끼고 다니는데 이타도리가 툭하면 게토한테 붙어있고, 자기 빼고 게토랑 따로 만나고 그러는 거임.

설마 저 꼬맹이가 스구루를? 에이 설마. 설마가 사람 잡는다고 이타도리 똥꼬발랄 하게 달려와서 게토 품에 포옥 안김. 안 돼, 이 새낀 절대 안 돼. 고죠가 이타도리 목덜미 잡고 게토 품에서 질질 끌어내서 자기 품에 넣었음.

"야 조심해 저게 얼마나 위험한 새낀데"

분명 조심하라고 경고했는데도 바로 그날 게토랑 이타도리가 학교 끝나자마자 고죠만 버리고 둘이 놀러감. 대체 그 자식 어디가 좋은 거야, 이해가 안 되네.

그 시각,

"하아 스구루 선배 저 진짜 어떡하죠"

"유지 대체 그 자식 어디가 좋은 거야?"

친구는 친구인갑다. 같은 생각하는 거 보니. 사실 고죠가 생각하는 거랑 다르게 이타도리는 고죠를 좋아하는 중이었음. 글서 이타도리가 잊으려고 마음 먹고 고죠 피해서 게토랑 붙어있는 건데 그걸 고죠 혼자 오해한 거임.

"...잘 모르겠어요"

"진짜 이해 안 되네"

"몰라요 다 망했어 왜 거기서 그런 말을 하냐고요 사람 흔들리게"

"그럼 이런 건 어때?"

"...그게 먹힐까요?"

충분히. 어떤 방법도 없던 이타도리가 고개를 끄덕이고 그렇게 게토의 책략으로 둘의 작전이 실행 됨.

분명 둘이 놀러갔는데 얼마 안 돼서 이타도리가 전화해서 잠시 볼 수 있냐길래 후다닥 달려나옴. 목소리 울적해보이던데 혹시 차인 거 아니겠지? 스루구 자식 지가 뭐 잘났다고 유지를 차? 이럼서 발끝으로 바닥 툭툭 차며 걷고 있는데 저 끝에 이타도리가 보이기 시작함.

"나 선배 좋아해... 선배가 좀 도와주면 안 돼요?"

이럴 줄 알았다. 처량한 얼굴로 혼자 땅굴파는 것 같길래 카페로 데리고 왔더니 하는 말이 저거였음. 맘 같아선 싫다고 하고 게토한테 주먹이라도 날리러가고 싶은 심정이었지만 두손 꼭 붙잡고 얘기하는데 이걸 어케 거절함.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속 간신히 진정 시키고 손을 펴서 이타도리와 손바닥을 맞대고 잡았음.

"그래서 어떻게 도와주면 되는데"

별거 아니에요. 라고 했는데 이타도리가 원한 건 진짜 별거 없었다. 특별히 자리를 피해달라거나 마음을 떠봐달라거나 그런 걸 생각했더니 그것도 아니고. 어떤 걸 좋아하는지 데이트를 할 땐 어떻게 해야할지 코치 해달라며 이타도리와 둘이 함께하는 시간이 늘어남. 그렇게 주에 한 번, 두 번, 주말 점차 본인과 만나는 빈도는 많아지는데 이타도리랑 게토 사이에 진전이 없는 거지.

"유지 너 게토랑 만나기는 해?"

"어, 어어 당연하지"

이타도리가 차마 눈을 마주치지 못하고 스윽 피하니까 고죠가 흐음, 하면서 고개를 옆으로 꺾음. 이거 뭔가 있는데.

"선배 영화 시간 다 됐다!"

이타도리가 다급하게 한 손에 팝콘 꼭 끌어안고, 다른 한 손으로 고죠의 손을 잡고 후다닥 영화관으로 들어갔음. 위험했다...

분명 뭔가 있는데 아무리 곱씹어봐도 뭐가 문젠지 모르겠는 거임. 게토를 좋아한다고 해서 도와주고는 있는데 이게 정말 도움되는 건 맞아? 실상 나누는 대화라곤 서로 뭘 좋아하고 싫어하고 오늘 뭐 했고 그런 영양가 없는 대화들 뿐이었음. 그리고 이상한 건 대체 게토는 언제 만나냐는 거지. 얼굴을 자주 맞대야 감정이 생기든 말든 할 거 아냐. 이왕 도와주는 거 제대로 도와주자 싶어서 내일 시간 되냐고 연락했더니 게토랑 만나기로 했다는 거임. 뭐야. 알아서 잘 하고 있네. 분명 자기가 언질을 해주려 했던 부분임에도 기분이 얹짢았음.

아직 고백은 안 했는지 이타도리는 툭 하면 고죠를 불러냈음. 고죠는 꿍시렁 대면서도 부르면 나가겠지... ㅋㅋ 근데 어느 순간부터 이타도리랑 둘이 만나는 게 굉장히 불편한 거야.

"사토루 선배!"

"어?"

"내 얘기 제대로 듣고 있어?"

"아 미안 오늘 좀 피곤하네"

그래? 몸이 안 좋은가... 이타도리가 이마 위로 손을 얹는데 고죠가 무의식적으로 그 손을 쳐냈음. 이타도리가 멍하니 쳐내진 손을 바라보고 있으니까 고죠가 미안하다면서 그냥 다음에 보자고 후다닥 가버림. 이타도리 이런 식으로 고죠한테 매몰차게 당한 게 처음이라 당황스럽고 서러울 듯.

- 응 유지

"스구루 선배..."

- 너 울어?

사토루는, 물어보려다 게토가 말을 멈췄음. 신나서 고죠를 만나러 간 애가 울면서 전화하는데 그게 누구 때문이겠어. 다정한 목소리에 후두둑 눈물 쏟아내다가 집으로 오라는 말에 훌쩍 거리면서 게토 집으로 향했음.

이타도리 눈 슥슥 비비느라 눈 벌겋게 부어오른 거 보고 게토가 열을 냈음. 사토루 이 개자식 이 작고 여린 애(게토 기준임)를 울리길 왜 울려. 일단 침착하게 이타도리 꼭 안으면서 진정 시켜주는데 게토의 머리는 침착하지 못했음.

"유지 이럴바엔 차라리 나랑 만나"

"네???"

이타도리 화들짝 놀라서 게토 올려다보는데 그거 보면서 눈 진짜 크네. 이런 생각 중임.

"적어도 난 안 울릴텐데"

"선배는 저 안 좋아하잖아요"

그 말에 부정할 순 없었음. 게토한테 이타도리는 예쁘고 귀여운 후배였으니까. 그래도...

"좋아하라면 좋아할 순 있을 것 같은데"

"됐어요 좋아하지 마요"

"아 차였다"

이타도리는 혼란스러워 죽겠는데 게토는 능청스럽게 차였다. 이러고 하고 있음. 더 이상 고죠 좋은 일 시켜주기 아니꼽지만 이타도리가 좋다는데 어떡하겠음. 또 이런 사태 만들면 그때 가로채면 되지.

담날에 게토가 학교에서 만난 고죠의 목덜미를 질질 끌고 복도로 나갔음. 뭐야, 뭔데. 영문도 모르고 게토한테 질질 끌려나간 고죠가 게토의 팔을 탁 내쳤음. 거기서 게토 또 빡침. 이걸 유지한테 했다 이거지?

"나 유지 좋아해"

"...잘 됐네"

"그 말 진심이야?"

이렇게 되면 서로 좋아한다는 건데, 본인한테 가서 얘기하면 되지 왜 굳이 자신한테 얘기하는 건지 이해가 되지 않았음. 그리고 은근하게 좋아하는 게토의 얼굴까지도.

"너 왜 좋아하냐"

"네가 우리 사이를 방해하지 않는다는 확답을 받은 것 같아서"

"내가 뭐하러"

"그러게 네가 뭐하러 그치?"

맞는 말인데. 분명 맞는 말인데 또 뭔가 얹짢았음. 체한 것처럼 속이 답답한 게,

"야 그 말 취소다"

그러고서 게토한테서 등 돌리고 바로 이타도리를 찾았음. 게토랑 이타도리랑 사귄다고 생각하니 베알이 꼴리는데, 씨발 누가 봐도 이거 내가 유지 좋아하는 거잖아.

다짜고짜 이타도리 반에 처들어간 고죠가 이타도리의 팔을 붙잡고 건물 밖을 빠져나왔음. 사토루 선배? 선배 잠시만! 뒤에서 뭐라뭐라 하는데도 인적 없는 곳에 도착하고 나서야 팔을 놔줬음.

"갑자기 왜 이래? 무슨 일 있어?"

"야 너 아직도 스구루 좋아해?"

"..."

"아니 됐다 대답하지 마"

"...?"

"이제부터 걔 말고 나 좋아해"

"어?"

막무가내로 자기를 좋아하라는 말에 이타도리가 적잖게 당황했음. 일단 눈빛이 살벌한 게 장난이 아니라는 건 알겠고. 이미 좋아하고 있긴 하지만 왜? 라는 의문이 들었음.

"그... 왜인지 물어봐도 될까?"

"아니 어딜 봐도 내가 걔보다 낫잖아"

지금 이걸 이유라고 대는 건가. 이타도리의 어이가 잠시 가출했음. 자기가 고죠를 좋아하는 건 맞지만 외모 아니면 어딜 봐도 게토가 훨 나았음.

"그건 아니지 않아?"

"뭐?"

"아니 선배 일단 성격도 별로고..."

"야"

"미안... 그치만 사실인ㄷ"

점점 험악해지는 인상에 이타도리가 입을 꾹 다물었음. 더 말하면 진짜 큰일나겠네. 근데 이거 아무리 봐도 스구루 선배가 만든 상황인 것 같은데.

"그래서 스구루가 좋다고?"

"으음, 일단 나 스구루 선배 좋아한다고 한 적 없어"

"뭐? 너 전에 분명 좋아한다고,"

고죠가 말하다 말고 곰곰히 생각해보니 이타도리는 '선배' 라고 했지 어떤 선배라고 말하지 않았음. 그저 자기 혼자 이타도리가 게토를 좋아한다고 착각하고 그대로 오해한 거임. 다 알고 나니까 이상하다고 생각했던 모든 퍼즐이 맞춰졌음.

"와 이거 뭐지?"

"뭐긴 뭐야 선배 혼자 바보된 거지"

"너 언제부터 이렇게 똑똑했어?"

"그래서 선배 나 좋아해?"

후배의 몰랐던 영악함을 알았는데도 그게 자기를 꼬시기 위한 유혹이라고 생각하니 어이없게도 웃음이 먼저 튀어나왔음. 아 제대로 코 꿰였어. 지금이라면 백 번이고 말해줄 수 있을 것 같다.

"어 존나게 좋아해"

"응 나도 좋아해 스구루 선배 말고 사토루 선배를"

"놀리지 마"

그렇게 사랑이 이어지는 장면을 지켜보던 게토가 아쉽다는 듯 등을 돌렸음. 좋아할 수도 있다는 거 나름 진심이었는데 이번엔 진짜 차였네. 어쩔 수 없지 다음을 노리는 수밖에. 뺏기기 싫으면 조심해라, 사토루.


# 7

나 트친님 486 보니까 숫자 암호에 꽂힌 고죠 보고 싶음... 이타도리가 자기 '1717177' 이렇게 저장한 거 보고 뜻 뭐냐고 물었다가 푸욱 빠져버린 거지. 어쩔 수 없는 아재 갬성... 그때부턴 툭하면 숫자 암호 써댈 듯.

막 임무 갔다가 기념품 사다주면서 쪽지에 '4444' 이딴 거 적어놓고 이타도리도 첨엔 아날로그만의 낭만도 있고 귀여워서 좋았는데 날이 가면 갈수록 심해지는 거지 ㅋㅋ 문자로 연락하다 막

'사랑해요♡♡♡' 하면

'486♡♡♡' 이렇게 답장 옴

한 번은 임무 가서 너무 안 오길래 혹시 다른 사람 만나냐고 장난쳤는데

'무슨 말이 그래... 너는 나한테 2514야'

보자마자 이타도리 팔뚝에 오소소 소름 돋을 듯 ㅋㅋㅋ 적당히 해야지 적당히... 그리고 문자 보고 씹었더니,

'177155400' 요지랄함. 거기서 이타도리 뇌절.

더 이상은 못 참아. 폭팔한 감자 바로 고죠한테 전화 걸어버림.

"선생님 진짜 왜 그래요?"

- 응?

"그게 적당히 해야 좋은 거지 무슨 암호 풀려고 연애하는 것도 아니고!"

- ...미 미안...

그렇게 한 번 제대로 난리 피웠으니까 한동안 잠잠해지겠지? 그러다가 고죠가 한 번 진짜 장기로 임무갔는데 비가 한 번 우수수 쏟아지는 거임. 안 그래도 힘들텐데 비까지 오네. 이럼서 고죠 걱정하고 있는데 문자가 온 거임.

'5115'

"뭐 이번 건 좀 괜찮네"

그렇게 숫자 암호 놀이는 끝났다고...

암호 해석 👇👇👇

1717177: 사랑해

4444: 사랑하는 사람이 사랑하는 사람에게

486: 사랑해

2514: 이 세상에 오직 하나뿐인 사람

177155400: i miss you

5115: 비가 오니 네 생각이 난다


# 8

고죠의 성장 일지🌱 • K패치 

6살 - 작은 손으로 이타도리 손가락을 꼬옥 붙잡고 "나능 커서 유지랑 겨론할 거야." 나름 혀에다 힘 따박따박 주고 말하는데 발음 다 새는 고죠. 쪼꼬만 애가 진지하게 프로포즈 하니까 귀엽겠음. 글서 그러자고 새끼 손가락까지 걸어줌. 이때 이타도리 나이 15살.

이 다음을 풀기 전에 둘이 어떻게 알게 됐냐면, 학교 끝나고 공원 거쳐서 집에 가는 길에 공원에서 사람 구경하던 고죠가 이타도리 보고 다다다다 쫓아가서 다짜고짜 다리를 붙잡음. <팔을 잡을 키가 안 됨

"어디 가?"

"응? 집에 가는 길이야"

처음 보는 예쁘게 생긴 애기가 말 걸어오니까 웃으면서 다정하게 대답해주는데 거기서 고죠가 우와 예쁘다... 이러고 혼잣말 하더니 이타도리 교복 바지를 당김.

"그럼 나랑 놀자!" 

고죠 사토루. 6살 나이에 첫 플러팅 하다.

📍깨알 TMI 

어린 고죠의 취미는 틈만 나면 이타도리 집에 찾아가기, 특기는 놀다가 지쳐 잠든 이타도리 볼에 뽀뽀하기였다!


12살 - 벌써부터 또래와 다른 성장 속도를 보여줌. 근데 비교 대상이 이타도리임. 만족할리가. 이미 성장 끝난 21살 이타도리의 몸 보면서 반드시 더 커져서 멋지게 고백하리라, 오늘도 굳게 다짐하는 12살 고죠. "유지 거기서 더 크지 마" "응???" 감자둥절.

📍깨알 TMI 2 

어릴 때부터 유지유지 하더니 커서도 이름 부름. 한 번은 이타도리가 형이라고 불러달라고 했다가 이름만 백만스물한 번 불렸다고 한다!


16살 - 이때부터 성장이 이타도리를 추월하기 시작함. 그래 내가 안 클리가 없지. 이러고 자아도취에 빠져서 혼자 다짐하던 고백을 하려고 하던 때에 이타도리가 여자친구를 만들어 옴. 그것도 아주 귀여운. 16세 고죠 사토루, 질풍노도가 시작되다.

"너 요즘 왜 그래?"

"형이 무슨 상관이야" 

형이라고 부르랄 땐 안 부르더니. 사탕을 꼭 담배처럼 물고서 온몸으로 너 미워! 시위하고 있었음. 그래도 이타도리가 싫다는 담배에는 손도 못 댐. 펴볼까, 하다가 그랬다간 진짜 미움 받을까 봐 지 취향 아니라고 혼자 합리화면서 막대사탕 대량 구입함.

"너무 막나가잖아 너 부모님한테도 연락왔어 대체 왜 이러는 건데?"

"알 필요 없잖아 나 따위 안중에도 없으면서" 

걸핏 하면 마음에 안 든다고 애들 패고 다니면서 이타도리한테 못된 말 하나 하기 참 힘들다... 매일 달고 사는 욕은 입에 담지도 못하고 빠득빠득 반항하겠다고 미운 말만 하는데, 이타도리가 상처 받은 듯 후두둑 눈물 흘리니까 바로 정신 돌아오겠지. 

"왜, 왜 울어 유지"

"마릉ㄹ, 왜 그렇게 해 내가 널 얼마나 신경쓰능, 흑, 데" 

아씨, 울 것까진 없잖아. 당황스러움에 다급하게 품에 꼭 안아보는데 눈물이 멈출 기미가 안 보임.

거기다 자기 허리에다가 두른 팔 땜에 경직돼서 움직이지도 못함. 고죠는 혈기왕성한 나이였고, 그런 고죠한테 이타도리는 자극 덩어리였거든. 나무아미타블... 지금은 때가 아니야... 제발 가만 있어라. 그렇게 고죠의 짧은 반항이 마무리 됨.

📍깨알 TMI 3 

이때 이타도리의 나이는 25살. 알 거 다 아는 나이로 고죠가 자기한테 약한 거 알고 상처 받은 척 눈물을 쏟아낸 거라고 한다! (참고로 고죠는 다 커서도 이 사실을 모른다고...)

+ 여자친구는 얼마 안 가서 헤어짐


 18살 -  17살 때 성장통을 겪으며 키가 190에 다다르며 거의 성장이 끝남. 이젠 "유지~" 이럼서 머리통에 고개 올리고 있는 게 고죠의 새로운 취미임. 일단 귀엽게 받아주고는 있는데, "사토루 무거워..." "그럼 유지가 내 위로 올라올래?" 점점 귀여움의 선에서 탈주하는 고죠.

"그런 말 좀 하지 말라니까"

"왜? 이상하게 들려?" 

민망함에 몸부림 쳐서 벗어나는데 허리 꽉 잡고 안 놔주겠지. 그리고 이타도리 몸을 돌려서 자기랑 마주 보게 하는데, 고죠의 커다란 골격이 이타도리 눈에 딱 들어옴.

어라, 얘가 언제 이렇게... 컸지. 큰 거야 진즉에 알고 있었지만 제대로 실감하는 건 이게 처음이었음.

"유지 너 얼굴 빨개"

"조용히 해"


20살 - "유지 옛날에 나랑 한 약속 기억해?" "어떤 거?" 고죠가 이젠 익숙하게 자신의 품에 안겨 있는 이타도리의 코트 주머니 안으로 손을 밀어넣고 꼼지락 거렸음. "? 뭐 해?" "잠시만 있어봐" 그러더니 이타도리 손가락에 무언가 끼워졌음.

"나랑 결혼하기로 했잖아 설마 그 순진한 어린 애한테 거짓말했다고 할 건 아니지?"

"..." 

주머니에서 손을 꺼낸 이타도리가 자신의 손가락에 끼워진 반지를 한참이나 들여다봤음.

📍깨알 TMI 마지막 

저때 둘은 연인 관계도 아니었고 이타도리는 당연하게도 프로포즈를 거절했음. 대신 그 반지를 커플링 삼아 진지하게 연애를 시작했다고 합니다!

고죠의 성장 일지 끗!


# 9

 이타도리 입술 까칠한 거 보고 립밤 사다주는 고죠. (참고로 고죠는 립밤을 바르지 않는다)

솔직히 맨날 싸움터에 있는 고딩 입술이 다 똑같지. 까지고, 터지고, 씹히고. 그렇다고 따로 관리를 하겠냐고. 까슬까슬한 게 당연하지. 그래서 쿠기사키한테 물어보고 립밤 사옴.

"갑자기 웬 거예요?"

"키스할 때 너무 까칠해"

아... 일단 그렇다니 뭐 어쩌겠어. 받아두고 매일은 아니라도 생각 날 때마다 바름. 그리고 고죠 이때부터 이타도리 발견하면 바로 직진함. 웁, 우음. 갑자기 입술 먹혀서 등 퍽퍽 치면 입술 성심성의껏 빨고서 놔줌.

"오늘 왜 립밤 안 발랐어?"

립밤 사용 유무를 키스로 확인하기,,,

"꼭 이렇게 확인해야 돼요?"

"그건 아니지만 이러는 편이 더 좋잖아?"

"변태 선생님"

이타도리가 뚱한 얼굴하면 하핫, 이럼서 웃음. 그리고 키스할 때마다 고죠가 손수 립밤 발라주는 것도 좋아 ㅠㅠ 이타도리 턱 움켜쥐고 그 커다란 손으로 립밤 들고서 발라주는 거지 ㅠㅠ

지가 다 먹어치운 입술 다시 예쁘게 발라주고, 번들거리는 입술에 가볍게 뽀뽀.

"다 됐다. 잘 바르고 다녀 알겠지?"

"응 노력해볼게요..."

"좋아"

그렇게 이타도리가 립밤 다 쓰고 나면, 바르는 것보다 먹는 게 더 많아서 맛있는 립밤만 골라서 살 듯. ㅋ ㅋㅋ


# 10

주술계의 아이돌 고죠 센세,,, 를 독차지한 이타도리 유우지,,, 고죠 팬카페까지 보유하고 있음. 고죠 절대 순하지 않고 오히려 성격이 나쁜 편인데 유지 앞에서는 찍소리 못하고 순한 양이 되어버리는 거 보고 맨날 팬카페에 글 올라왔음 좋겠다. 남들 다 아는데 둘만 비밀 연애 중 ㅋㅋ

고죠 맨날 팬카페에 판치고 다녀서 팬들이 자기들의 고죠 망치지 말라고 재가입 불가 탈퇴처리 했을 듯 ㅋㅋ 이타도리는 질투 때문에 관계 망칠까봐 가입 자체를 안 함 그래서 둘은 팬카페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아예 모르는 거지 ㅋㅋ

어느 날은 팬카페에 이런 글이 올라옴. 둘이 손 꼭 붙잡고 꽁냥꽁냥 하는 사진이랑 같이 

'얘네 숨길 생각은 있대?'

익명 1 - ㄴㄴ 전혀

익명 2 - ? 둘 공개 연애 아니었음?

익명 4 ㄴ 비밀 연애인 척 공개 연애 중임 ㅇㅇ

익명 3 - 쟤네 저때 100일이었음 커플링 맞췄다더라

"유지..."

"싫어요" 

"한 번만....."

"빨리 와요"

코스프레용 교복 입어달라고 떼쓰는 거 손 붙잡고 질질 끌고 가는데 교복에 시선 고정한 채로 울상 지으면서 얌전히 끌려가는 고죠. 그거 본 숨은 팬들이 고죠한테 선물로 세라복 보내줄 듯 ㅋㅋ 근데 반전으로 유지 거 아니고 고죠 거 ㅋㅋㅋㅋ

근데 그걸 또 좋다고 입음. 유지도 처음엔 웃기다고 박장대소 했는데 계속 안 갈아입고 학교 온갖 곳 돌아다니는 거 보고 경악하겠지. 그게 또 사진 찍혀서 올라감.

'내 사랑은 오늘부로 끝났다'

익명 1 - 저거 어떤 새끼가 보냈냐

익명 2 - 그동안 수고하셨습니다

익명 3 - 왜 우리가 창피하지...

익명 4 - ?? 다들 저러는 거 모르고 좋아한 거 아니잖아

ㄴ 익명 2 - 이 정도일 줄은 몰랐지;;;

익명 5 - 왜 귀여운데?

ㄴ 익명 4 - ?

     ㄴ 익명 5 - 니가 놀라면 안 되지!

ㄴ 글쓴이 - 너 유지니???

ㄴ 익명 6 - 빼박 유지다 아니면 이렇게 말할 수 없어

     ㄴ 익명 5 나 유지 아니야!!

'애들아 큰일났어 ㅃㄹ 와봐'

둘이 헤어졌대;;;

익명 1 - 구라 ㄴㄴ

ㄴ 글쓴이 - 아 구라 아니고 진짜로;;;

ㄴ 익명 2 - 야 나도 봤어... 둘이 존나 싸우는 거

     ㄴ 익명 1 - ㄹㅇ...?

익명 3 - 이거 진짠 듯 나 아까 고죠 사토루 우는 거 봄...

ㄴ 익명 4 - 울었다고?? ㅁㅊ

그렇게 팬카페가 한바탕 뒤집어짐. 그 고죠 사토루가 울었다니 말 다 했지; 그리고 삽시간내에 소문 다 퍼져서 진짜 사람들 전부 고죠 눈치만 살살 보고 다닐 듯. 고죠는 나름 비밀연애라고 어디 말도 못하고 혼자 우울해 하는데 이미 다 아는 사람들은 이것저것 열라 챙겨주겠짘ㅋㅋ

 그리고 며칠 후인가 또 게시글이 올라옴.

'나 방금 둘이 싸우는 거 봄...'  

이번엔 유지가 울면서 뛰어가더라 이러다 얘네 진짜 헤어지는 거 아님?

익명 1 - 아직 싸우는 거 보면 헤어질 맘 없는 거 아닐까...?

익명 2 - 대체 뭘 어떻게 싸우면 그러지

ㄴ 글쓴이 - 내 말이 ㅠㅠ

익명 3 - 근데 여기 고죠 팬카페냐 아님 고죠유지 팬카페냐...

ㄴ 익명 4 - 아직도 이걸 고민하는 사람이 있었네

ㄴ 익명 5 - 뭘 물어 지금부터 유지 팬카페임

    ㄴ 익명 3 - ㅇㅈ 감히 유지를 울려? 이건 못 참지

그리고 이번엔 이타도리한테 선물공세가 쏟아졌음. 물론 본인은 이유를 모름.

근데 바로 담날에,

'애드라!!! 희소식이다!!!'

방금 애들 데이트 하는 거 봄 아주 찰싹 달아붙어서 지나가도라 ㅠㅜ

익명 1 - 에이씨 괜히 쫄았네

ㄴ 글쓴이 - 내 말이 ㅠㅠ 진짜 쫄았어

관리자 - 다시 고죠 팬카페로 바꿔야겠다

ㄴ 익명 3 - ?? 언제 유지 팬카페로 바뀜? 위화감 1도 없어서 놀랐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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