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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P] 하늘에서 토끼가 내려와 하는 말! 1

어느날 블랙배저 본부 앞에 열린 포탈에서 떨어진 레이 이야기

[NCP] 하늘에서 토끼가 내려와 하는 말!

W. 분점주


phase 1.

어느 평화로운 블랙배저 본부의 정문에서 열린 의문의 포탈.

[코드 블루 발령.]

[코드 블루 발령.]

[본부 앞 미확인 포탈 확인.]

[본부 앞 미확인 포탈 확인.]

[가용 가능 특정직 블랙배저 전원 출동 요망.]

[가용 가능 특정직 블랙배저 전원 출동 요망.]

[센터코어 시민 여러분들께서는 침착하게 안내에 따라 대피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센터코어 시민 여러분들께서는 침착하게 안내에 따라 대피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애애애앵―! 애애애앵―!

포탈의 출현과 동시에 AI의 안내 방송이 각 시민들의 핸드폰과 대로변에 설치된 경보 단말을 통해 도돌이표처럼 여러 갈래의 소리로 울려 퍼졌다. 거기에 더해 경보음까지 겹쳐 더욱 사태의 심각성을 키우기까지 했다. 

비단 이러한 상황이 블랙배저라는 단체에 달가운 소식인 것은 아니었다. 과거의 두 차례에 걸친 미확인 포탈이 열렸던 결과가 어떠했던가. 그들에게 지독한 트라우마를 안겨다 준 포탈의 발현에 본부 내에 상주 중이던 배저들은 전원 중무장을 한 채 달려 나왔다.

새까만 파도 같은 인원들은 제각기 진을 치며 잔뜩 긴장한 모습이었다.

"포탈 닫는 폭탄은!"

"아직입니다!"

"씨발, 그것부터 챙겼어야지!"

공포로 과열된 이들은 거친 욕설도 서슴지 않았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포탈이 열리자마자 크리처 떼가 쏟아지지 않았다는 건데, 그렇다고 안심을 할 수도 없었기에 그들은 포탈의 인력에 빨려 들려가지 않을 정도의 지근거리에서 긴급 코어 생성 장치를 각 사면에 서둘러 설치했다.

그때, 포탈에서 툭 떨어져 나오는 하얀 생명체.

동시에 철컥철컥 무기를 장전하는 소리가 들렸다.

"야, 저거 사람 아니야?"

"조용…."

-아야야….

"씨발, 저거 말 하는데?"

-뭐가 어떻게 된 거야….

"미친."

"영어? 영어인가?"

-끄응, 머리야. 여긴 어디…. 허?

관자를 짚으며 하얀 남자가 정면을 보았다. 그리고 눈 앞에 펼쳐진 광경을 확인한 그의 하얀 이마에 새파란 핏줄이 불룩 솟아났다. 자신을 포위하듯 원을 그리고 서 있는 수많은 이들이 제각각 화기를 들이밀고 있었기에.

기척에 잡히지 않는 것으로 보아 전원이 인간임을 알 수 있었다. 그의 분노가 한층 거세졌다.

인간따위가 감히, 라는 생각을 했지만 그는 제 생각을 입 밖으로 뱉어내지 못했다. 뇌리를 파고드는 선명한 감정이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그것을 시작으로 무언가에 집중하듯 멈춘 이는 본인이 알던 대다수의 인물들의 기척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오히려 여기서 한참 떨어진 곳에서 카일이나 마이어볼드, 발데즈처럼 이름을 아는 동족들이 느껴졌다. 그에 더 해 자신은 모르는 동족들의 기척도 느껴졌다. 그리고 제게 감정을 보낸 이가 카일이라는 것도 알 수 있었다. 상호 간의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은 감정전이는 무례한 짓이란 걸 알 텐데.

그러나 그가 보내온 감정에 레이는 눈썹을 휘었다. 어째서 그런 감정들을 보내지? 시큰거리는 심장이 아팠다.

남자는 한참을 굳어있었다. 그를 지켜보는 배저들의 피로도가 점점 더 쌓여갈 즈음, 남자는 고개를 퍼뜩였다. 갑작스러운 움직임에 하마터면 방아쇠를 당길 뻔한 이들이 한 둘이 아니었다. 잠금장치를 풀지 않아 다행일 정도였다.

그는 힐데는? 하고 생각했다. 이상한 일이었다.

제 오랜 친우인 힐데베르트의 기척이 지금 이곳에 있었다. 아니. 오히려 지금 자신이 있는 곳으로 빠른 속도로 가까워지고 있었다. 

이윽고 남자는 고개를 돌렸다.

"레이!"

-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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