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 & S.A.

셜록 홈즈는 시노하라를 어떻게 생각하는가.

" 그럼, 오늘도 다녀오겠습니다! 마슈, 이번에도 잘 부탁해! "

" 네, 마스터! 마슈 키리에라이트, 전력으로 선배를 보조하겠습니다! "

" 이번 레이시프트는 마슈가 오르테나우스 조정으로 함께하지 못하는 만큼 주의를 기울일 것! "

일상과도 같은 소녀들의 목소리가 방문 너머로 들려온다. 그 소리를 들으며 안락의자에 몸을 파묻고 담배 연기를 내뱉었다. 희뿌연 연기가 방 안을 채우고, 익숙한 향이 내 코를 가득 채운다.

깊게 숨을 뱉으며 양 손가락의 끝을 맞대고 눈을 감는다. 턴테이블이 런던의 날씨처럼 흐린 소리를 내며 돌아간다.

눈을 감았음에도 불구하고 그녀가 바로 앞에 있는 것처럼 보인다. 직접 느껴본 적도 없는 동방의 봄을 닮은 소녀는 새벽하늘이 담긴 두 눈으로 나를 올려다본다.

애정 어린 눈길로 사랑을 갈구하는 아이에게 어떤 것을 물려줄 수 있는가.

자신이 줄 수 있는 것은 그 무엇도 없었다. 아이와 친하지도 않았고, 원망스럽게 올려다보던 눈동자를 잊어버리는 것도 불가능했기에.

허나 휘청거리기는 해도 꼿꼿하게 자라가는 인간을 바라보는 일은 그렇게 지루하지 않았다. 시간이 흐르며 어른의 것으로 변모하는 눈동자나 무너지는 감정을 곁에서 바라보는 것은 실로 즐거웠다.

자신의 방에 스스로를 가두고 남몰래 눈물을 흘리며 하루를 보내던 것은 과거로 흘러가 더 이상 만날 수 없는 것이 되어버렸다. 여전히 어린 그녀는 어른의 모습을 모방하고 있었다. 그 모습은 누군가를 닮은 것 같기도 했다.

그녀는 이야기의 주인공이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인 것처럼 눈을 감고 있었지만 외면하는 법은 없었다. 운명에서 도망치는 것도, 부여된 역할에 순응하기만 하는 것도 아닌 그녀의 행적에 시선이 갔다.

어디까지나 일반인인 자신의 주제를 모르고 하늘을 향해 내달리는 모습이 좋았다.

그래, 그러니 저런 표정을 짓게 하고 싶지 않았다. 너무 많은 것에서 버려져 차마 무엇을 믿어야 할지 모르는 저런 얼굴을 보고 싶지 않았다. 그렇기에 함께하기로 했다.

유일한 믿음의 존재란 필멸에게 필수적으로 필요하고는 했으므로, 과로를 논하는 그녀의 눈동자에 머물던 이채는 백색에 휩쓸려 사라졌으나 그 다정만은 남아 차가운 공허를 데우고 있다.

이것은 악몽이더냐, 현실이더냐, 그것도 아니라면 그저 약에 취한 내가 보고 있는 환상일 뿐이더냐.

그 끝에 섰을 때 함께할 수 없다는 건 썩 불쾌한 일이었다.

끝내 무너질 모래성이라면 그 모래를 옮기는 일 정도는 용서해도 될 텐데. 자신을 조금씩 깎아내며 버거운 걸음을 반복하는 아이를 질책할 수는 없는 일.

나는 그녀가 모두 마모되어 사라질 때 까지 그 옆에서 기다리는 게 고작이다.

어차피 내가 알고 있는 유일한 봄이 스러지면, 나 또한 스러지리라.

그렇게 되면, 그 잠시의 순간만이라도 그녀는, 외롭지 않으리라.

나는, 그것으로 족한 남자이다. 그것으로 족한 겁쟁이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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