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야옹아 멍멍해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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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나 또한 무심코 캐스터의 홈즈와 룰러의 홈즈의 다른 점을 찾아내기 시작했다. 첫째. 그는 아무래도 내 셜록 홈즈가 아닌 다른 세계선의 시노하라의 셜록 홈즈인 것 같았다. 그의 세계에서는, 나는 죽은 것이 되어있었다. 둘째. 그는 신주쿠에서 영기에 금이 간 적이 없노라 증언했다. 내 쪽에서 셜록 홈즈가 캐스터가 아닌 룰러로 현계한 이유 중 하나가 없는
익숙한 소환 대사에 실패했나 생각했던 것도 잠시, 분명 캐스터 클래스인 것을 확인했으니 실패한 것은 아닐 것이었다. 고개를 들어 그를 확인했다. 외모는 룰러 클래스의 셜록 홈즈와 같지만 조금 더 편안한 분위기를 가진 미남과 눈이 마주쳤다. 그는 매우 수려한 외모로 부드럽게 웃고 있었다. 여지껏 멈춰있었던 내 주변의 시간이 다시 흐르는 기분을 느끼며 그를 올
20XX.XX.XX. 레이시프트의 현실과 서번트 소환의 이해 담당 교수 시노하라 아이 (篠原愛)가 작성함. 이 기록을 작성하고 있는 것은, 한때 인류 최후의 마스터였으며, 지금은 시계탑에서 “레이시프트의 현실과 서번트 소환의 이해”라는 과목을 가르치고 있는 시노하라 아이다. 해당 실험은 나의 자그마한 이기심과 호기심으로 인한 시작임을 우선 기록해 둔다. 본
좋은 아침일세. 조식으로 영국식을 선택하길 바라. 오늘 처음 개봉한 에티오피아 원두가 자네 마음에 들지는 모르겠네만, 나에게는 그리 나쁘지 않았거든. 물론 평소 카페인이 섭취가 많은 작가는 카페인이 부족하다느니 하며 화를 내었어. 자네가 잘 달래주었으면 해. 뭐, 그들 방식대로 커피를 내리면 원두 종류 상관 없이 카페인 폭탄일 텐데. 하하. 그래. 이런 말
뜨거운 태양, 빛을 머금은 채 흔들리는 파도, 부드러운 모래사장을 밟고 지나간다. 여름의 열기를 뒤로하고 선 여인을 바라본다. 얇은 은사가 늘어지듯 바람에 흔들리는 머리카락이 풍경 사이사이로 흩뿌려진다. 그 아름다운 시간에 덧붙일 말은 없다. 하루의 풍경, 하루의 목소리, 그 이후의 것은 또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변해갈 것이었으므로. 파라솔 아래에 자리를
시노하라, 나의 마스터. 나의 조수. 나의 이해자. 선명히 울음 짓던 자네는 이제 곧 별이 되겠지. 문학적인 의미로 말일세. 자네가 나를 마지막으로 단단하게 붙들어준 것을 영기에 새겨두었어. 나를 사랑했던, 그 누구보다 제멋대로였던 영령을 사랑했던 자의 마지막이라고. 다른 영령들의 비탄을 이해하기에는 나는 아직 부족함이 많은 것 같아. 우리의 존망은 이제
비효율적인 의사 전달일세, 미스 시노하라. 계획 수립 단계에서는 제법 나쁘지 않은 생각이었는데 실제로 실행에 옮기니 이리 구멍 투성이일 줄이야. 나는 예견하지 못한 상황에 꽤 잘 대처하는 편이네만, 본래 임기응변에 재주가 좋은 영령이 아니어서 말일세. 차마 확정하지 못한 가설들을 입 밖으로 내지 않는 것도 같은 원리지. 뭐, 이 이야기는 후에 더 이어가는
나는 이런 비효율적인 의사소통에 익숙하지 않으니 단도직입적으로 본론부터 적겠네. 자네, 나랑 같이 사는 것은 어떤가. 그리 나쁜 제안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네만. 물론 자네가 바란다면 흡연은 외부에서 하고 약도 줄이겠네. 물론 완전히 줄인다고는 하지 못하지만. 내가 지키지 못할 약속은 하지 않는다는 것 정도는 자네도 알고 있을테지. 이걸 읽고 있을 자네라면 갑
욕구가 있었다. 완벽한 조형의 검을 만드는 일, 모방하는 일, 그 실물을 뛰어넘을 수 있는 검을 만들고 싶었다. 지옥과도 같은 풍경에 앉아 매일 쇠를 두드리며 검을 휘두르고, 무너뜨리고, 버리고, 박아 넣으며, 무던하게 검들을 쌓아 올렸다. 뭐... 쌓아 올렸다, 는 표현보다는 죽은 검들을 묻은 땅 위에서 검을 다시 만들고 있을 뿐인가. 그렇다고 해도 상관
“ 행복해지고 싶어요. ” 아니, 행복해지지는 못하더라도, 적어도 평화로운 삶을 원해요. 새하얗고, 약품 냄새로 가득 찬 공간에 놓인 앳된 얼굴의 자그마한 소녀는, 조금은 떨리는 목소리로 입을 열기 시작했다. 상처로 성한 곳 없이 가득 덮여있는 작고 가느다란 얇은 두 손을 마주 잡고는 꼼질거리며 눈을 내리깐 채 마치 신에게 고해성사라도 하듯 천천히, 나직한
" 그럼, 오늘도 다녀오겠습니다! 마슈, 이번에도 잘 부탁해! " " 네, 마스터! 마슈 키리에라이트, 전력으로 선배를 보조하겠습니다! " " 이번 레이시프트는 마슈가 오르테나우스 조정으로 함께하지 못하는 만큼 주의를 기울일 것! " 일상과도 같은 소녀들의 목소리가 방문 너머로 들려온다. 그 소리를 들으며 안락의자에 몸을 파묻고 담배 연기를 내뱉었다. 희뿌
시노쨩 아이돌 AU라면 데뷔곡은 무조건 이거. 그 뒤에 뜬 히트곡은 이거. 주로 춤이랑 노래로 승부 보는 아이돌. 노력도 열심히 하고 인☆이나 너튜브에 연습 과정 영상도 올리고 연습실 사진도 찍는... 단발일 땐 국민 여동생 장발일 땐 여친짤 생성기 단발일 땐 스포츠 드링크 CM같은거 꽤 찍었을 듯. 하지만 시노쨩은 아이도루보단 역시 배우쪽이 적성에 맞을
시노쨩이 칼데아에 입사하게 된 시기는 게임 내 메인 스토리가 시작되는 시기보다 더 이르다. 시노쨩의 운명력은 로망의 소멸이었다. 로망이 소멸하며 시노쨩의 운명력이 채워졌고, 그로 인해 살아남아 달릴 수 있게 되었다. 홈즈의 운명력은 시노쨩을 만나며 채워졌다. 하지만 짝사랑은 시노쨩이 지독하게 하고 있는 이 아이러니함. 어떠한 시간선에서는 시노쨩이 영령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