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자마씨, 생일이라면서요?
생일 축하해 -0924
카자마의 생일은 그리 눈에 띄는 편이 아니였다.
생일이라고 굳이 말하는 성정도 아닐 뿐더러, 부산스럽고, 따로 특별하게 챙길 이유도 없었다. 주변에도 화려하게 축하하는 사람은 더욱 없었다. 단지 서로간에 생일 축하한다는 짤막한 말이나, 가벼운 선물을 주고받거나. 동료끼리 밥을 먹거나. 뭐 그런, 좋다면 좋은 사소한 일로 하루를 조금 다르게 보낼 뿐이다. 카자마에겐 그걸로도 충분히 만족스러운 생일 하루였으리라.
그래서 카자마의 생일은 조용한 편이였다. 주변 사람들도 생일을 축하하고 상기하며 하루를 좀 더 기분 좋게 보내고, 생일이라며 냉큼 사온 케이크를 나눠 먹기도 했다. 그러다 보면 그의 동생에게도 축하한다는 말이 온다. 동생이니까. 그 때 어떤 표정을 했는지, 그 자리에 있던 사람은 아마 뚜렷이 기억할 것이다.
카자마의 생일은 그의 성격 못지 않게 조용한 편이다. 그의 형과 비슷하게, 어쩌면 훨신 조용하게 하루를 보낸다. 축하한다는 말에 감사를 전하고, 부대원들과 외식을 하고. 조금은 기분 좋은 하루를 보낸다-그렇게 보이지 않을지언정 분명 웃었을 것이다-. 그리고 땅거미가 올 즈음, 아주 잠깐이라도 혼자라 인식한 순간, 다시 1년이라는 시간이 지났음을 깨닫는다.
카자마는 자신의 생일을 축하하는 편은 아니였다. 다만 죽은 자는 달랐기에, 그의 형은 동생이 그러했듯 그의 생일을 못내 기꺼워했기 때문에. 카자마가 기억하던 마지막 순간까지 자신에겐 부산스럽던 사람이였기에. 나이에 맞지 않게-어쩌면 동생에게만 그런 걸지도 모르는- 참 가벼운 사람이여서.
카자마에게 생일이란, 시체조차 보지 못해, 문득 어딘가에서 살아 있을것만 같은 누군가 ‘생일 축하해!’ 라며 쾅 문을 박차고 나타나지 않을까, 하는 의뭉스런 날이기도 한 지라.
카자마 소야는 굳이 자신의 생일을 축하하는 사람이 아니다. 예전부터 지금까지 그러했다. 그저 카자마 신은 제 동생의 생일을 요란하게 축하하던 사람이라. 여전히 그럴 사람이라. 다만 위령비 속에 있는 사람은 여즉 그대로에, 나이를 먹어가는 자신 또한 그리 변한 것이 없어서.
흘러갔을 시간이 빙 돌아 다시금 되돌아왔다 착각한 순간에…
가장 먼저 잊혀지는 요소는 목소리라 그랬나. 그는 제가 기억하는 축하 인사를 하나씩 곱씹는다. 문을 나선다. 카자마는 보더의 A급 대원이였고, 오늘 저녁 방위 임무가 있었다. 그는 제가 1년을 빙빙 돌고 있음을 안다. 그래도 다시금 떠올린다. 생일 축하한다. 생일 축하해요. 생일 축하해. 생일 축하해.
매년 그렇듯 유독 애매한 목소리가 카자마 신의 목소리다. 카자마 소야는 그것으로 족하다. 죽은 자의 자리가 채워지기를 마냥 기다리는 건 사치라는 걸 그는 잘 앎으로.
죽은 자를 붙잡는 건 산 사람 뿐이다. 그러므로 언젠가, 기필코 잊혀질 축하만이 남은 전부고, 그의 생일 마지막은 잊지 못한 나머지 흐려진 기억을 붙잡은 채 끝나리라. 언젠가는 기억할 수도 없겠지만, 그게 적어도 지금은 아니였다. 5년은 죽은 자를 놓기에는 너무나 짧은 시간이고, 카자마 신은 카자마 소야와 분명 많은 시간을 보냈을 사람이였다. 그래, 살아있었다면.
그러므로 카자마의 생일은 조용한 편이다. 그는 언제나처럼 고요했고, 누군가처럼 시끄럽게… 제 생일을 축하하지 않았으므로.
- 이하는 어떻게 썼지…? 싶은 기록용
뭐지; 그냥 카자마 신이랑 카자마 소야랑 카자마로 서술트릭해서 쓰면 잼겠다~ 했는데 시모님덕분에 이렇게 글로 썼습니다. 근데 소재 자체가 어두운건 어쩔수 없다. 남겨진 사람은 죽은 사람을 쉽게 놓아줄 수 없음. 망집은 산사람의 것이야… 그건… 죽은사람은 말이 없으므로 산사람이 되짚을 건 잊혀질것 뿐이라.
할로윈이랑도 엮을까 했는데. 아무래도 그건 어렵나 싶고… 해서 그냥 이렇게 끝이 나버렸네. 하지만 분명 다른 분들이 할로윈연성해주시겠지. 즐겁다.
+올만에쓰니까 일본만연체가득안거같고...................… 쉼표많고
…. 고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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