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글 주접 샘플
총 10,912자, 일부 공개
처음 읽었을 때, 문장이 제가 느끼기엔 짧은 편이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어요. 물론 묘사가 길 때는 그것도 굉장히 유려한 문체를 가지고 계시는구나 싶었는데, 평균적으로는 문장이 짧고 깔끔해서 템포가 빠른 것처럼 느껴지더라고요. 근데 이 글의 특징이 글은 이야기를 다 알고 읽을 때랑, 처음 읽을 때랑 분위기가 조금 다르다는 점인 것 같아요. 문장이 짧으니까, 속도감이 느껴지면서 분위기가 빠르게 반전되는 것 같아 왜 이렇게 작성을 하셨는지 알 것 같아요. 사실 문장이 길어지면 중간에 끊기지 않으니까 문장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된다는 느낌을 받거든요. 근데 그러면 가독성이 떨어지고 이는 3만 자 정도 되는 긴 글에서는 확실히 단점이라고 느껴질 것 같아요. 여기서 분위기가 다르다는 이야기를 왜 했냐면요. 저는 세 번을 읽어보고 이걸 작성하고 있거든요. (삭제) 근데 두세 번, 지금은 네 번째인데요. 이게 아니라는 것을 알고, 이건 Y가 사랑을 자각하는 과정이고, Y가 성장을 하는 건지, 말 그대로 (단어삭제) 애매한 사랑을 하고 있는 것인지 알게 되었잖아요. 처음에는 K이를 알고 싶었는데, 지금은 글을 이끌어가는 시점의 주인공이라 K이보다 제가 더 많은 정보값을 가지고 있는 Y인데도 오히려 투명한 건 K이고, 어려운 건 Y라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한 번 읽고 나서야 왜 시점을 Y라고 잡았을지 알 수 있게 된 기분이에요.
(삭제)
이런 반복된 행동은 두 사람 사이에 특별한 관계를 형성하는 것에 되게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생각해요. 습관은 떼어내기가 힘든 것처럼. 아마 둘은 이어지지 못했더라도 Y에게는 큰 흔적을 남겼을 거고요. 왜냐하면, 이제 그 공간은 자신만의 공간이 아니고, 완전히 분리된 타인을 가지고 싶지만, 그러지 못할 정도로 융합된 타인을 가지게 되었으니까요.
(삭제)
원래 사랑하는 사람의 눈으로 바라본 상대는 정말 다른 이가 보기에도 매력적으로 보이거든요. 그래서 사랑하는 사람이 찍은 사진은 그 사람을 더 아름답게 보이게 하잖아요.
(삭제)
다시 글로 돌아오자면, 여기서는 Y의 이야기라서 좋았어요. 정확히 말하자면, 이건 K이와 Y의 이야기 이기 때문에, Y의 성격에서 관계성이 서술되어서 너무 좋았어요. 관계를 귀찮아하고, 다른 사람에게 딱히 관심도 없어서 무언가 일이 있지 않으면 연락하지 않는. 상당히 덤덤한 사람인데 그에 반해서 K이는 전체적으로 Y보다는 관계를 신경을 쓰기도 하고, (삭제) 관계에 있어서 조금 더 개방적인 건 K이 인 것 같아요. (삭제) 더 오랫동안 시간을 오전에 보내게 되면서 두 사람의 관계는 변해가고 말 그대로 가랑비에 옷 젖는 것처럼 서로에게 익숙해지고, 처음에는 별 감정이 없었다가 천천히 K에게 퍼스널 스페이스를 내어주는 게 보여서 좋았습니다. Y는 제가 생각하기에 굉장히 관념적이든, 실제로 존재하는 것이든 퍼스널 스페이스가 강한 사람이거든요.
(삭제)
그 애에게 물어보면 그 애가 도망칠까 봐. 그 애에게 방점이 찍힌 느낌입니다. 그전까지의 질문은 Y에게 조금 더 초점이 가있었거든요. 사랑을 자각한 순간이라고 생각해요.
(삭제)
사랑을 자각하면서, 이 공간이 자신만의 공간이 아니라는 묘사도 정말 좋았어요. 처음에는 걔가 떠난 내 집은 혼자만의 공간이라고 했거든요. 이제는 그 아이가 떠나도, 아마 혼자만의 공간이라고 느낄 수는 없을 거예요. 왜냐하면 그 애는 내 습관을 바꿨고, 내 모든 것에 서서히 스며들어서 이 집에 묻혀있을 테니까요. 너무 세련된 방법이라고 생각했어요. 적확한 표현으로 둘의 관계를 묘사하는 게 아니라, 둘이 친해지기 시작한? 이건 정확한 표현이 아니죠. 알게 된 집이라는 한 공간을 통해서 둘의 관계성을 독자로 하여금 느끼게 해 주는 게요.
성적 역시도 집이랑 비슷하게 Y와 K이의 관계인 것 같아요. 지금은 서로 아무것도 아는 게 없으니까 운이 좋게 답을 잘 찾은 것 같고, 애매했던 서로의 관계도 잘 해결이 되었거든요. 근데, 그러다가 K이가 찾아오지 않기 시작하면 Y는 시험을 완전히 망칩니다. 관계를 망친 것처럼요. (삭제)
근데 이 부분에서 작가님의 섬세함이 확 드러나서 너무 좋았어요. 앞 뒤가 툭툭 잘려있는데 하나도 이질감 없이 문장을 전부 배치하시고, 흡입력이 정말 좋아서 여기서부터는 정말 쉬지 않고 쭉 읽게 됩니다. 중간중간 Y의 생각도 들어가 있는데, 말하고 있는 사건이 꽤나 충격적임에도 괴리감이 하나도 없어서 너무 좋았어요. 그리고, 이때부터는 정말 사랑을 인지한 것 같아서 좋았어요. 앞에서는 정말 알고만 있고, 이 사람을 애정함을 알게 된 건데, 여기서부터는 인정을 했어요. (삭제) 질문을 할 수 있었겠다는 생각도 들더라고요. 바로 전에 내 집에 있는, 내 물건을 주고 향조차도 나와 같은 K가 만족스러울 정도로 Y의 마음속의 거리감은 가까워졌는데, K이는 아니라는 게 너무 좋았어요.
(삭제)
비밀번호에도, Y에게도. 관심이 전혀 없고. 연락은 끊어져서 완전히 단절이 되었으니까요. 여기서도 둘의 관계가 찬장과 성적으로 나타난 게 정말 미치도록 좋아요. 저는 꽤나 비유가 없는 깔끔한 글을 좋아합니다만, 이렇게 비유를 통해서 보여주는 작가님의 센스가 정말 너무 좋아요. 이게 작가님의 글의 특징인 것 같아요. 사실 전혀 관련도 없는 특정 사물로 관계를 표현하는 일이요. 이렇게 둘의 관계가 어그러지자마자 다시 혼자만의 공간으로 돌아오는 것도. (삭제) 하다는 게 자각한 기간과 인정한 기간이 짧을 뿐, 정말 오랫동안 좋아했다는 생각이 들어서 숨이 턱 막히더라고요.
(삭제)
작가님의 글은 뭐라고 해야 하지, 천천히 계속 아이들이 변화하거든요. 상황에 맞게. 그래서 그런지 조금 더 살아있는 것 같고 생동감이 느껴져서 좋아요. (삭제) 초반의 Y가 떠올라서 진짜 너무 좋습니다. 이 이야기에서 정말 많이 변화했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삭제). 저는 이 문장이 제일 좋아요. 사실 뭐라고 표현할 수도 없고, 자세하게 말씀드리기는 어렵지만, 이 문장은 제 마음속에 계속 남을 것 같아요. ‘(삭제).’ (삭제) 그와 다르게 K이가 오랜만에 제정신으로 온 것에 이질적으로 느끼는 것도 참 좋아요. 과잠은 입지 않아서, 시간의 흐름이 느껴지고, 서로 뭐라고 해야 할까요. 각오하고 만난 느낌이 들어요. 서로의 감정을 한참 재어보고, 정리해서 꾹꾹 담아왔는데요. 그럼에도 시작은 일상적인 말부터 하는 게요. 사실 이런 안정적인 대화에서 안정감을 느껴야 하는데 왜 저는 이게 폭풍전야처럼 느껴질까요? 일상적인 대화임에도, 이는 이 둘에게 어울리지 않는 방법이라서 그런가 봐요. (삭제) 왜냐하면, 여태 일방적으로 Y의 감정만 K에게 밀려나갔는데 지금은 K이도 영향을 받은 게 눈에 명확하게 보여서요. K는 이제 솔직하게 말을 하기 시작했잖아요. K이가 솔직하게 된 순간은 이거랑, (삭제) 총 두 부분인데 이렇게 이야기하면서 둘의 거리감이 조금씩 좁혀지는 것 같아요. 사실 정확하게는 Y의 거리감은 이미 0이 되어버렸는데, K이가 뒷걸음질 쳐서 강제로 늘리는 것에 가깝기는 했지만요.
(이후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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