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240302 우신혼 발행 트윈지 후기

애웅배코 <관계와 거리의 상관관계> 플롯부터 완고까지 (with. 안도님)

당근밭 by 당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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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레벌레 만든 인포는 기념으로다가

러프 봤을 때부터 깔끔한 인상이긴 했는데 완고 봤을 때는 컷마다 군더더기가 없고 흐름이 잘 읽혀서 좋았던 기억 ^_^* 글 덕분에 내용이 풍부해졌다고 이야기 해주셨지만 사실? 앞 원고만 떼어놓고 봐도 충분히 완결성 있는 이야기가 아닌가 했답니다. 애웅이가 먼저 미국 땅을 밟으면서 백호가 없는 옆자리를 아쉬워하고 그리워하는 내용이 고스란히 녹아있어서 사실 글을 붙이는 게 맞을까? 하는 생각도 잠깐… (사유: 이미 충분히 아름다운 이야기햐;)

편지 받는 부분부터 좋았는데… 너무 좋아서 인포에 편지봉투 넣을 정도로… 떨어져 있는 사이라는 게 암시가 되어서 좋았고 그 뒤로 애웅이가 배코 이야기 궁금해하는 부분도 좋았음. 원고회의였던가 언젠가 이야기 할 때도 했던 이야기지만 배코는 배코 나름대로 애웅이가 타지에서 혼자 있는 느낌이 들지 않았으면 좋겠어서(섭섭이: 나는) 북산의 이야기부터 마주친 타교 사람의 이야기까지 꽉꽉 밟아넣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원고에도 묻어나서 좋았던 기억 ㅋㅋㅋ (정작 저는 편지 내용을 쓰지 않았지만. 녜. 어쩔 수 없죠. 받아들여.)

애웅이 편지를 많이 하지 않았을 거라는 점에선 안도님도 저도 비슷했어서요. 글 부분이랑 이어지는 부분인데 보고싶다는 말 한 마디 편지에 쓰지 않았다는 거. 글 쓸 때 좀 고민한 부분이기도 함. 애웅이랑 배코가 투닥거릴 무렵에도 그렇고 애웅이 할 말을 숨길 타입은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필요 이상으로 표현을 안 하는 거랑 별개로) 롱디 + 사귄지 얼마 안 되어 바로 미국에 날라옴 + 타지에서 적응하는 것만으로도 정신력이 소진됨 + 편지 같은 섬세한 작업 열심히 해본 적 없음 콤보로 솔직한 이야기를 종이에 쓰지 못했다는 생각을 쬐끔. 전화였더라면 오히려 하지 않았을까? (“멍청이.” 라고 넌지시 말을 꺼낸 녀석은 좀체 뒷말을 잇지 않았다. 전화부스의 작은 틈새 사이로 동전이 꿀떡 넘어가는 소리가 여러 번 들려와 초조해질 무렵에 백호가 발을 구르며 전화기의 윗부분을 콱 감싸쥐었다. “뭔데, 말을 해야 알 거 아냐. 어디 아프냐?” “…고 싶어.” “뭐?” 수화기를 귀에 바짝 대자 야트막한 음성이 귀를 쑤셨다. “보고 싶다고.”) 이런 느낌으로다가.

암튼 그랬고요. 러프 한참 고민하던 안도님이 아침부터 그냥 시원하게 꾸금 가자고 했을 때 좀 웃었음. 솔직히 ㅠ 그 생각을 ㅠ 안 할 수가 ㅠ 없었음 ㅠ 롱디에다가 풋풋한 신혼에! 심지어 얘네 20대 초반임! 그리고 헤어지기 거의 직전에 처음 관계를 가졌음! 그러면… 아무래도… 넣어야지… 녜… 잠깐 하던 생각이었는데 하자고 해서 글애 ^^~ 야호~ 안도님 싯구금~ 하는 마음으로 시작했다가 원고 마감날 울었다는 건 안비밀…

안도님이 야하지 않다며 우셨는데요. 저는 좋았고요. 특히 시작부분, 샘플에 들어갔던 이 부분을 정말 좋아했음.

하고 싶었다. 미국에 가기 전에 그 녀석이랑 할 수 있는 건 전부.

그리고 바셀린 들어간 것도 변태처럼 좋아했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얘네가 나름 준비를 했다는 점이 일단 귀여웠고 바셀린 정도는 언제든 사용하기 위해 챙겨두는 생필품 같은 것 중에 하나잖아요. 볼 때마다 생각날 거 아냐. ^^… 좋아. 너무 좋아해서 주체하지 못하는 (여러모로) 애웅이도 좋았고 굳이 굳이 강한 척하는 배코도 좋았음. 사실 그렇게 사귀기 시작했다는 건 쌍방이라는 거고… 배코도 나름대로 마음이 복잡?했을? 것 같아서. 애웅배코가 첫경험이라 서투른 나머지 아픈 걸 떠나서 그냥 그런 감정이 흘러나왔다고 혼자서 생각하기로 하였읍니다.

배코랑 닮은 듯 닮지 않은, 결국은 배코가 아닌 걸 보면서 생각에 잠기는 애웅이 보는 게 참 좋아서 재회씬에 노을이랑 배코를 겹쳐서 썼던 기억이 있어요. 너를 닮아서 떠올리게 했던 것의 앞에 네가 있다는 사실 자체가 애웅이한테도 만나지 못했던 때와 만난 때를 겹쳐볼 수 있는 풍경이 될 것 같아서? 그랬다네요.

그런 부분들이 소소하게 있다네요. 쓰면서 앗, 이건 만화 원고랑 비슷한 느낌으로 들어가면 좋겠다~ 했던 부분들. 사실 글 원고보다 표지 러프가 먼저 나왔거든요. (안도님 미안하고 사랑하고 근데 원고는 이제 더이상 X) 그래서 그거 보면서 배코가 공항 나갈 때 성큼성큼 걸어나간다고 표현해보기도 했고 외에도 노을이랑 겹쳐본다던지? “좋아해”라고 말하는 순간이라던지. (안도님 원고 보면서도 애웅이가 좋아해, 하는 건 왠지 상상이 잘 되었거든요.) 그리고 뭔가… 깨물… 아닌가 손에 입을 맞췄나? 제 머릿속에만 있었나요? (?) 원고 지금 다시 보는데 도저히 정독할 자신이 없어서 ^^ 암튼 그런 장면도 넣으면서… 만화 원고랑 약간 겹치는 뉘앙스를 주고 싶었는데? 못… 못 찾겠으니 포기하겠습니다 ^^

애웅도 배코도 감정을 부드럽게 표현하는 데에는 어려움이 있을 것 같은 친구들이어서 그걸 표현하고 싶었고 역시 시간이 모자라서 아쉬운 부분이 있는데 (예를 들면 배코 나름의 기대감… 애웅 다시 만나면 그 땐 관계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겠다는 일념으로 연습하는 거라던지… 애웅이 욕구 주체를 못해서 자는 배코 앞에 두고 불태우는 거라던지… 배코랑 애웅이 엇갈리는 부분도 좀 더 길게 쓰고 싶었어요.) 그건 언젠가 메꿔지리라 믿으면서 마무리 지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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