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구루마 히로미 드림

[주술회전] 첫만남

히구루마 히로미 드림

  • BL드림입니다

  • 이름 있는 고정 드림주

  • 드림주 공 x 히구루마 히로미 수

  • Dom/Sub 버스입니다

  • 서브인 척 하는 돔 드림주/돔인 척 하는 서브 히구루마 히로미

  • 한국어 명령어

  • 히구루마의 고교시절과 대학생 시절을 날조한 첫만남

현지인이 아닌 사람이 인터넷으로 조사한 자료들

  • 동경대는 2학년까지 코마바 캠퍼스, 3,4학년은 혼고 캠퍼스에서 수업한다.

  • 대학원은 학부에 따라 3개의 캠퍼스에 나뉜다

  • 기숙사는 1년의 기간 제한이 있다.

  • 일본인 평균키: 후생노동성 자료 바탕 - https://www.mhlw.go.jp/content/000711007.pdf

  • 월세 위치 선정: 도쿄대 캠퍼스 노선도 참조 - https://www.u-tokyo.ac.jp/content/400036314.jpg

  • 2003년 (히구루마 히로미 21세) 도쿄 23구 월세 추이: http://www.reins.or.jp/library/http://www.reins.or.jp/pdf/trend/sc/sc_200307-09.pdf
    코마바 캠퍼스 근처 (메구로 구)에서 나카노 구로 이동한 설정
    2000년 – 히구루마 18세 – 입학, 1학년, 기숙사 생활
    2001년 - 19세 – 2학년, 임대
    2002년 – 20세 – 3학년, 마유네 입주
    2002년 1~3월 임대 지표를 찾아야 했지만 너무 옛날이라 자료를 찾기가 어려웠습니다...


발렌타인 다음 날, 시미즈보다 몇 분 늦게 출근한 히구루마는 답례라면서 책상 위에 작은 초콜렛 상자를 올려놓고 자기 자리로 향했다. 재킷을 벗고 자리에 앉은 히구루마 언뜻 보기에도 전날보다 훨씬 상태가 좋아 보였다. 눈 아래 기미도 색이 연해져 있었고, 거칠었던 피부는 반질반질하게 윤이 나고 있었다. 하룻밤 만에 눈에 띄게 좋아진 모습에 시미즈는 히죽거리면서 생각했다.

 

“뜨거운 발렌타인 밤을 보내셨나 보네요?”

“어휘!”

 

평소의 히구루마라면 담담하게 생각한 게 그대로 입 밖에 나오고 있다고 말했겠지만, 시미즈의 표현에 그만 여유 없이 소리치고 말았다. 시미즈가 웃으면서 귀까지 시뻘개진 히구루마에게 손을 흔들어 보였다.

 

“죄송해요~ 그치만 정말 좋은 시간 보내신 건 맞는 것 같은데요? 안색도 피부도 좋아지셨어요.”

“어젠 하루 종일 같이 있었으니까.”

 

당황해서 그런지 평소와 달리 돌려 말하는 것도 한참 어설펐다. 히구루마는 어제 백화점에서 초콜렛을 사서 귀가해 발렌타인 선물을 주고 플레이하며 칭찬받은 다음 잠들었었다. 그가 저녁 시간이 되어 깼을 때 마유는 얼굴부터 손발까지 마스크팩에 영양크림, 마사지며 손발톱 정리에 영양제까지 완벽하게 케어를 끝낸 상태였다.

 

시미즈는 더 이상 질문하지 않고 책상 위의 서류를 펼쳤다. 그렇지만 할 일이 없는 건 어제와 똑같았다. 지금 수임한 사건은 오오에의 살인 혐의 한 건이었고 증거와 증언 보강을 위한 인터뷰는 내일부터 잡혀있었다. 기계적으로 어제 읽던 곳부터 자료를 읽던 두 사람 중 시미즈가 먼저 침묵을 깼다.

 

“히구루마 씨, 궁금한 게 있는데 물어봐도 되나요?”

“만약 어제의 플레이나 선물의 반응에 대한 거라면 묵비를 행사하지.”

“그렇게 내밀한 사생활을 물어볼 생각은 없었는데요... 두 분이 어떻게 만난 건지 물어봐도 되나요?”

 

그 말에 문장을 따라가며 좌에서 우로 움직이기를 반복하던 히구루마의 눈이 멈추었다가 천천히 오른쪽 위를 향했다가 금방 아래로 내려왔다.

 

“학부를 달랐지만 대학 후배야. 대학시절에 월세방을 찾다가 만났지.”

“옆집사람이 알고 보니 같은 대학 후배였다는 패턴인가요?”

“아니. 집주인이었어.”

“네?!”

 

히구루마는 시미즈의 외침이 어딘가 네와 겍의 중간 소리라고 생각했다. 이 이야기를 하면 다들 대충 비슷한 반응을 보였기에 히구루마는 새삼스레 놀라지도 않았다.

 

“대학후배인데 집주인이요? 그게 어떻게...”

“마유네 집안이 사업을 해서 꽤 돈이 있거든. 동경대 합격해서 상경할 때 용돈벌이 겸 미리 공부하라고 임대업을 하던 건물 하나를 마유 명의로 돌려줬다고 했었어.”

“드라마 같은 이야기네요...”

“월세방을 찾다가 딱 좋은 위치에 그럭저럭 감당 가능한 매물이 있어서 보러 갔더니, 집주인이라고 나온 거인이 대학 선배시네요 하면서 반갑게 맞이해 줬고 그 이후로 파트너 계약을 맺고 지금까지 오게 된 거야.”

“정정할게요. 히구루마 씨 드라마 같은 게 아니라 드라마 그 자체의 인생을 살고 계셨네요.”

 

시미즈의 말에 히구루마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사람의 인생은 전부 당사자에게는 드라마니까.”

 

히구루마 씨의 농담은 여전히 이해하기 힘드네요 하고 시미즈가 웃었다. 이 이상 두 사람의 관계에 대해 물어볼 것 같지 않았기에 히구루마는 다시 서류에 집중했다.

 

 

 

“서브... 입니까.”

 

히구루마는 손에 든 검사용지가 떨리는 걸 보고 그제야 자기 손이 떨리고 있다는 걸 알았다. 성인이 되어서 상경하기 전에 한 번 제대로 검사해 두는 게 좋다는 조언에 받았던 역학성 검사에서 서브라는 결과가 나온 걸 지금 막 통지받은 상황이었다. 부모님 두 분 다 뉴트럴에 2차성징 이후에도 신체적으로 큰 변화가 없기에 스스로도 뉴트럴일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히구루마 씨의 3항목 수치는 승인욕이 높고 다른 2항목은 일반인 이하 수준입니다. 승인욕은 일상생활에서도 채울 수 있는 항목이기 때문에 지금까지는 큰 문제가 없었던 걸로 생각됩니다. 다만 검사 때 기입한 항목을 보면 곧 대학진학을 위해 상경하실 거라고 되어 있었는데 주변환경이 바뀔 경우 사람은 크건 작건 스트레스를 받게 됩니다. 대학이라면 학업과 대인관계에 대한 스트레스도 있겠죠. 상경하신 후에는 파트너를 구해서 정기적으로 플레이를 하시는 걸 추천합니다.”

“감사합니다. 가족 중에 서브가 없어서 그런데 3항목에 대해 좀 더 자세하게 설명해 주실 수 있겠습니까?”

“그런 거라면 안내 책자를 드리죠. 책자의 홈페이지에 동영상 강의도 있으니 참고하세요.”

 

사무적으로 말하며 건네준 책자 사이에 검사용지를 접어서 끼워넣고 가방 안 깊숙이 넣었다. 집에 돌아가자마자 책자와 동영상 내용을 검사지와 대조해 보았다. 결과적으로 히구루마가 생각했던 만큼 최악은 아니었다. 고통받고 싶은 피학욕과 명령받고 싶은 복종욕은 이 정도면 굳이 플레이가 필요 없을 정도였다. 문제는 승인욕이었다. 상세한 수치에 따르면 히구루마의 승인욕은 5에 가까운 4였다. 검사지에는 품행과 학업의 성취로 주변에게 인정받는 것으로 승인욕을 채우고 있었을 거라는 소견이 적혀 있었다.

어른들에게 칭찬받고 친구들에게 부러움을 사서 승인욕을 채웠다, 는 이야기군. 그렇게 생각하며 히구루마는 검사지를 중요 서류철의 제일 뒤쪽에 넣었다. 이제까지 성적으로 승인욕을 채우고 있었다면 대학에서도 그렇게 하면 된다, 그렇게 생각했다. 그리고 실제로 그렇게 해낼 수 있었다.

성적으로 성과를 내고, 교수와 동기, 선후배들의 칭찬의 말에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겸양하면서 감탄과 질시를 끌어냈다. 승인욕이 충족된 뒤 히구루마가 우려한 것은 합의 없는 플레이나 시선의 위협이었다. 다행히 대학에서는 매년 한 번씩 돔과 서브의 인권과 안전한 플레이 등을 가르치는 교양수업을 의무적으로 이수해야 했고, 학내 곳곳에 경비원이 배치되어 있어 그런 종류의 문제가 생긴 적도 없었다.

무난하게 2학년 겨울학기를 마쳤지만, 그는 최근 며칠간 새로 생긴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었다.

 

“...어디로 하지...”

 

3학년이 되면 혼고 캠퍼스에서 전공 수업을 듣게 된다. 지금 지내는 방은 코마바 캠퍼스에 가까운데다 3월 말에 계약이 끝나니 새로 방을 찾고 있었지만 만족스러운 매물을 찾을 수 없었다. 월세는 대체적으로 비슷했지만 단순히 수가 적었고 그중에서 히구루마의 기준을 만족하는 방은 없었다.

생각해보면 4학년까지, 학부에 따라서는 대학원까지 혼고 캠퍼스에서 수업하는 경우도 있으니 한번 계약한 방은 어지간하면 나오지 않겠지. 조금 더 거리를 두고 찾아봐야 할까 싶어 지하철 노선도를 보면서 어느 정도 거리가 괜찮을까 생각했다. 그러던 중 휴대폰이 진동하며 전화가 온 걸 알렸다. 액정을 본 히구루마는 부동산 중개인의 이름을 보고 한 박자 쉬고 전화를 받았다.

 

“네, 히구루마 히로미입니다.”

-히구루마 씨, 혹시 이사할 방 찾았나요?

 

의례적인 안부인사도 없이 용건부터 말하는 데 조금 놀랐지만 간단하게 아직이라고만 대답했다. 그 말에 전화 너머에서 짧은 숨소리가 들렸다. 안도의 한숨이라고 할 수 있는 소리였다.

 

-한 군데 소개할 곳이 생겼거든요. 조건이 좋아서 급하게 연락 드렸습니다.

“어떤 조건이기에...?”

 

히구루마는 이제까지 부동산 사이트를 보며 메모를 하던 다이어리 페이지를 넘기고 펜을 들었다. 전화 너머로 중개인이 불러주는 내용을 받아 적던 히구루마는 저도 모르게 있는 힘껏 인상을 쓰면서 물었다.

 

“대학생 한정이지만 나카노 구에 역에서 10분 거리, 신축 건물, 10평 내외... 거기에 월세가 5만이요?”

 

사기 아닌가. 그 다섯 글자가 뇌리에 박혀서 사라지지 않았다. 나카노에 역 근처하면 싸도 월 7만 정도는 할 텐데 2만이나 싼데 저 넓이라니. 히구루마의 물음에 중개인은 푸근한 목소리로 답했다.

 

-혹시 관심이 있으시다면 이번 주말에 집주인과 만나보시겠습니까?

 

주말, 달력을 본 히구루마는 무의식중에 고개를 끄덕이다가 전화 너머의 상대방에게 보일 리 없다는 걸 깨닫고 대답했다.

 

“네. 그렇게 하겠습니다. 이번 주말은 비워 둘 테니 요일과 시간이 정해지면 연락 부탁드립니다.”

 

전화를 끊고 난 뒤 히구루마는 조금 더 생각하다가 부동산 사이트나 대학 커뮤니티에서 유사한 사기 사건이 있었는지를 조사했다. 공실을 만들기 싫은 집주인들이 들어가고 나가는 시기가 어느정도 정해져 있는 대학생들 한정으로 방을 빌려주는 경우는 있었지만 월세를 더 싸게 해 준다는 이야긴 들어본 적이 없었다. 검색에 오랜 시간을 투자했지만 월세 사기에 대한 건 특별히 찾아볼 수 없었다. 진짜라면 보기 드물게 좋은 매물이긴 한데.

 

“...수상하다 싶으면 교수님께 여쭤볼까.”

 

성적은 좋았지만 히구루마는 아직 2학년이었다. 판례나 사건 유형은 아직 모르는 것도 많았고, 사기 방법 같은 건 나날이 다르게 새로운 수법이 나오고 있으니 그가 모를 수도 있었다. 다행히 교수님들과 관계도 양호한 편이니 이 정도 조언은 부탁드릴 수 있겠지. 그렇게 생각하니 좀 더 마음이 편해졌다.

 

 

 

“여깁니다. 히구루마 씨.”

 

역에서 중개인을 만나 따라간 히구루마는 중개인이 가리키는 건물을 보고 눈을 깜빡였다. 신축이라는 티가 나는 깨끗한 도색의 청회색 건물은 입구부터 오토락이 설치되어 있었고, 1층의 절반은 카페, 안이 바로 보이지 않도록 담장으로 가려진 절반은 원룸인 것 같았다. 중개인과 함께 카페 안으로 들어서니 의자에 거구의 남성 한 명이 다리를 꼬고 앉아 서류를 읽고 있었다.

 

“도련님, 말씀드린 분을 모셔왔습니다.”

“야마시타 씨, 손님 앞에서 도련님은 좀... 실례했습니다. 마유라고 합니다.”

“히구루마라고 합니다.”

 

남자는 고개를 들며 곤란한 듯 살짝 웃더니 자리에서 일어나 히구루마에게 인사하며 손을 내밀었다. 히구루마도 동년배들보다 반 뼘 정도는 큰 키였는데 상대방은 히구루마보다 머리 하나가 더 컸다. 반사적으로 손을 내밀어 악수하면서 맞잡은 손이 자기 손을 완전히 감싸는 데 또 놀랐다.

 

“야마시타 씨. 일단 제가 말씀 나누어 볼 테니까, 잠시 제 방에서 기다려 주시겠어요?”

“근처에서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말씀 나누시고 연락주세요.”

 

도련님이라는 호칭을 쓴 만큼 중개인은 과할 정도로 정중하게 말하고 카페를 나갔다. 정작 마유는 그런 예우가 익숙하지 않은 듯 귀가 벌개진 채 의자를 빼 주며 앉기를 권하더니 카페 카운터 안의 냉장고에서 병주스 하나를 꺼내왔다.

 

“어, 그럼... 히구루마 씨. 일단 조건에 대해서 어느 정도까지 듣고 오셨습니까?”

“입지와 방 넓이, 월세가 5만이라는 것까지 듣고 왔습니다.”

“네? 그렇게만요?”

 

히구루마의 말에 마유가 놀라 짧게 소리치더니 이번엔 귀 뿐만이 아니라 얼굴 전체가 벌겋게 달아올랐다.

 

“어, 어디부터 말씀드려야 하지... 일단 주차장은 따로 없지만, 층마다 자전거 거치대가 있고...”

 

히구루마는 눈앞의 서류를 넘기면서 황망하게 말을 주워섬기는 마유를 잠시 지켜보다가 먼저 질문했다.

 

“혹시 이런 계약이 처음이십니까?”

“아, 어... 네. 죄송합니다. 방을 빌려본 적도 없어서.”

 

도련님이라고 부른 게 단순히 예의를 차리는 게 아니었구나. 그렇게 생각하며 마유를 바라보던 히구루마는 그의 얼굴에서 다소 위화감을 느끼고 재차 물었다.

 

“실례가 안 된다면, 나이를 여쭈어봐도 될까요?”

“...여, 열여덟, 입니다.”

 

마유는 이젠 목까지 벌게져서 진땀을 흘리고 있었다. 히구루마는 그제야 왜 중개인이 자신에게 그리 다급하게 연락했는지, 근처에서 기다리겠다고 했는지 알 수 있었다. 히구루마는 모범 사례라고 해도 될 정도로 좋은 세입자였고, 도련님이라고 부르는 사람이 이제 막 성인이 되어서 혼자 임대 계약 상담을 한다니 걱정이 될 만도 했다.

 

“제가 궁금한걸 여쭤볼테니까 천천히 대답해 주시죠.”

 

총 몇 개 층인지, 층마다 방은 몇 개인지, 방마다 구조나 평형은 어떤지, 관리비는 얼마나 내야 하는지, 계약기간은 얼마나 되는지... 히구루마는 그가 알고 싶은 것을 세세하게 물어보았고, 마유는 히구루마가 뭘 물어보는지를 다이어리에 적으면서 실시간으로 내용을 확인하고 답해주었다. 2시간에 걸친 대화가 끝났을 땐 두 사람 다 기진맥진한 상태로 주스와 물을 몇 병씩 비운 후였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더 궁금한 게 있습니다.”

“네, 말씀하세요.”

“대학생 한정인 건 이해하지만 왜 월세를 이렇게 싸게 책정하셨습니까? 주변 시세보다 2만엔은 싼데요.”

 

대학생 한정인 건 이해하기 쉬웠다. 본인이 워낙 어리니 나이 차이가 적은 세입자를 상대하고 싶었겠지. 히구루마의 말에 마유는 머리를 긁적이면서 다시 얼굴을 붉혔다.

 

“그, 딱히 거창한 이유는 아닙니다.”

“어떤 이유이길래 그러십니까?”

 

재차 물어보는 말에 마유는 다시 얼굴을 붉히더니 시선을 제대로 마주하지 못하고 말했다.

 

“아버지가 사업에 성공하신 분이라, 대학 합격 선물 겸 미리 임대업 연습해 보라고 이 건물을 선물해 주셨어요. 그런데 조사해 보니 월세가 너무 비싸서... 어차피 선물 받은 거고 조금 인심 좋은 집주인이 되고 싶었어요.”

 

유치하죠. 마지막에 덧붙이고 어색한 미소를 짓는 모습은 마치 아이가 칭찬 받길 바라는 것 같았다. 히구루마는 유치하지 않다고 말하며 덧붙였다.

 

“마유 씨가 왜 그랬는지에 상관 없이 월세를 그만큼 싸게 받는다면 실제로 살게 될 학생들에겐 크게 도움이 될 겁니다. 게다가 굳이 그럴 필요가 없는데도 눈앞의 이익을 포기하는 건 아무나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니까요. 훌륭한 행동이라고 생각합니다.”

 

히구루마의 칭찬에 마유의 표정이 헤벌레하게 풀렸다. 겨우 히구루마와 눈을 맞춘 그는 쑥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웃고 있었다.

 

“감사합니다. 히구루마 씨는 상냥하시네요.”

“네?”

 

마유가 칭찬하는 말이 머릿속에 울렸다. 집중력이 떨어져서 제대로 듣지 못했던걸까 되물은 짧은 말에 마유가 부연설명을 하며 말을 이었다.

 

“큰 부족함 없이 살았지만 방금 제가 한 말이 사람에 따라 기분나쁘게 들릴 수 있는 말인 건 알고 있으니까요. 그래도 그렇게 칭찬해 주시다니 좋은 분이시네요.”

 

꼭 히구루마 씨랑 계약하고 싶어요. 그렇게 말하면서 차분하게 웃는 마유의 모습을 본 히구루마는 이제껏 느껴본 적 없는 편안함과 나른함을 느꼈다. 한참 혹사당해 피로한 몸으로 푹신한 솜이불에 누운 것 같은 느낌이었다. 히구루마는 마른 침을 삼키며 어렵게 입을 열었다.

 

“그러고 보니 마유 씨, 역학이 어떻게 되십니까?”

“아, 전 돔입니다. 그것도 조건에 명시해 두는 게 좋을까요?”

 

심장이 떨어지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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