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루밍
나나미 켄토 드림 3편
나나미가 다시 눈을 떴을 때도 마유는 옆에 있었다. 안락의자에 파묻힌 채, 배 위에 손을 올리고 눈을 감고 있는 걸 보니 잠든 것 같았다. 팔에서 주삿바늘을 빼고 소리가 나지 않게 주의하면서 침대에서 내려왔다. 병원 전화나 누군가의 휴대폰을 빌려서 고전이나 이지치 군에게 연락하면 될까. 닛타 씨와 쿠기사키 양도 찾아야겠구나. 그런 생각을 하면서 조용히 걸었다. 창으로 햇빛이 들어와 불을 켜지 않아도 실내가 보이는 게 다행이었다.
넓은 실내에서 환자의 침대에서도 잘 보이도록 거리에 비례해 커진 침대 맞은편 벽의 티비와, 티비 근처에 놓여진 테이블, 그리고 벽 쪽의 문. 마유를 돌아보니 깬 것 같은 기미는 없었다. 문을 나가니 거실을 기준으로 양쪽에 문이 있었다. 정면에 보이는 문이 출구겠지. 큰 보폭으로 문으로 다가가던 나나미는 신경을 긁어내는 것 같은 목소리에 멈추어 서버렸다.
-어디... 가아...?
목소리가 들린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리니 열려있는 문이 보였다. 그리고 방 안에 보이는 더블사이즈 침대. 보호자들 용으로 생각되는 그 커다란 침대에 일어나 앉아서 이쪽을 쳐다보는 유미라는 주령. 계속 여기 있었나? 그런데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고? 유미는 침대에서 내려와 나나미의 손을 잡았다.
-화장실... 거기... 아냐.
화장실. 아이가 할 만한 발상이다. 이끄는 대로 따라가니 안내된 곳은 월풀 욕조가 딸린 화장실이었다. 나나미가 정말로 화장실을 찾고 있다고 생각했는지 아니면 도망가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는지, 유미는 화장실을 나가며 문을 닫았다. 곤혹스러웠다. 나나미는 단념한 채 볼일을 보고 세면을 마친 뒤 나왔다. 화장실 문 옆에 서 있던 유미는 나나미가 나오니 얼른 마유에게 달려가 그의 손을 잡아당겼다. 느리게 눈을 뜬 마유는 유미를 보고 나른하게 웃으면서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잘 잤니, 유미?”
대답 대신 고개를 끄덕이는 모습. 마유는 고개를 들어 나나미를 보고 웃었다. 분노를 억누르느라 이상하게 굳어 있던 아까의 웃음이 아니었다.
“좋은 아침입니다. 닛타 씨와 쿠기사키 양을 모셔서 함께 식사하시죠.”
“만나도 되는 겁니까?”
죽은 걸로 하고 유품을 넘기겠다더니. 미심쩍어하는 게 분명한 나나미의 말에 마유가 웃으면서 휴대폰을 꺼냈다.
“그럴 필요가 없어졌거든요.”
마유의 통화는 생각보다 길어졌다. 두 사람을 불러오는 것뿐인데 이렇게 오래 걸릴 이유가 있나? 그렇게 생각하면서 휴대폰을 응시했다. 당장이라도 고전에 연락해서 우리가 무사한 걸 알려야 할 텐데. 마유가 전화를 끊고 얼마 지나지 않아 멀리서 거칠게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나나미 씨!”
나나미처럼 환자복을 입고 있는 두 사람이 그를 부르며 달려왔다. 하룻밤 푹 자고 일어났다는 게 거짓말이 아니었는지, 두 사람은 환자복을 입고 있었지만 혈색도 좋았고 목소리에도 힘이 있었다. 그 모습에 안도한 나나미는 저도 모르게 중얼거렸다.
“무사했군요.”
“지금 우릴 걱정할 때예요?! 나나미 씨가 제일 심각했어요!”
쿠기사키가 빼액 소리치더니 숨을 몰아쉬며 어떻게든 진정하려 애썼다. 할 말이 많은 건 닛타도 마찬가지인지 옆에서 지금 상태는 어떤지, 부상은 어느 정도인지, 움직이는 데 어려움은 없는지 다급하게 여러 가지를 물어보고 있었다. 마유는 싱글벙글 웃으면서 그 모습을 보고 있다가 대화가 얼추 끝난듯싶었을 때 손뼉을 쳐 주의를 끌었다.
“자, 이제 곧 아침 식사가 올 테니 이동할까요?”
편하게 기다리시죠, 하고 마유가 안내한 곳은 병실에 연결된 문 다섯 개 중 하나였다. 문 너머는 70인치는 되어 보이는 티비와 소파, 낮은 테이블이 있는 응접실이었다. 여기가 병실이 맞나? 어딘가의 호텔에 병원 침대를 가져다 둔 게 아니라? 뒤에서 들려오는 쿠기사키와 닛타의 대화에 속으로만 고개를 끄덕였다. 넷이 소파에 앉아 티비를 틀어도 되나, 보는데도 돈 내야 하는 거 아닌가 하는 이야기를 하고 있었더니 세미 캐쥬얼 정장을 입은 여성이 먹을 것이 가득 실린 트롤리를 끌고 들어왔다.
“실례합니다. 아침 식사를 가져왔습니다.”
마유에게 살짝 고개를 숙여 인사하고 테이블에 차례대로 먹을 것을 차려놓았다. 세 종류의 과일주스, 물, 우유, 네 종류의 씨리얼, 카스쿠토와 구운 식빵 세 장, 소세지, 베이컨, 계란프라이에 감자샐러드가 올라간 접시 4개와 세 종류의 잼. 그리고 마지막으로 수플레 팬케이크가 담긴 귀여운 캐릭터가 그려진 파스텔 색조의 접시 하나. 접시를 꺼내던 여성은 접시를 든 채 손을 멈추더니 방 안을 둘러보고 마유에게 물었다.
“마유 님. 유미 님은 어디 계신가요?”
유미라는 이름을 들어 본 적 없는 쿠기사키와 닛타는 이번에 참여한 주술사나 보조감독 중에 그런 사람이 있느냐며 속삭였고, 나나미는 여성이 그 이름을 언급하자마자 아직 먹지도 않은 카스쿠토가 얹히는 것 같았다. 저 여성도 유미라는 주령을 알아? 그런 와중에 ‘님’을 붙여? 부모가 아이들의 상상 속 친구들에게 맞장구를 쳐 주는 식의 대화는 절대 아니었다. 확실하게 유미를 인지하고 하는 말이었다. 보일 뿐인가, 아니면 주술사나 주저사인가? 설마 무슨 신앙의 대상으로 삼고 있나? 접시에 손을 대지 못하고 두 사람을 보고 있자니 마유는 카스쿠토를 깨물려다 멈추고 피식 웃으면서 오른손으로 왼손 어깨를 톡톡 두드렸다.
“모르는 사람들이 온다니까 숨었어.”
그래. 아까 전화를 할 때만 해도 분명 마유의 옆에 서 있었다. 쿠기사키와 노바라가 들어와서 잠깐 시선을 돌린 이후부터 보이지 않았어. 마유가 자기 어깨를 가리키고 있는데 거기에선 주력도, 잔예도 느껴지지 않았다. 굳은 표정으로 마유를 보고 있는 나나미의 모습에 다른 두 사람도 손을 멈춘 채 마유와 여성의 대화를 지켜보고 있었다.
“어머나.”
숨었다는 말에 여성은 웃으면서 마유 앞에 한쪽 무릎을 꿇고 앉더니 왼쪽 어깨를 보고 말을 걸기 시작했다.
“유미 아가씨. 제가 왔는데 얼굴도 안 보여주실 거예요? 아침 식사도 안 드시구요?”
반응은 없었다. 마유는 들고 있던 카스쿠토를 한 입 크게 깨물었다. 조용한 방 안에 바게트가 이빨 사이에서 깨지며 바작거리는 소리만 들려왔다. 아가씨. 이건 또 시대착오적인 호칭 아닌가. 주술계의 오래된 집안에서는 자주 들을 만한 호칭이지만.
“아가씨, 손님분들이 있으셔서 부끄러우시면 저랑 같이 옆방에서 밥 먹어요. 네?”
그러니까 얼른 나와 주세요, 잘 먹어야 키도 크지요. 여성은 온화한 미소와 함께 마유의 어깨를 보며 양팔을 벌렸다. 그러자 어깨의 그림자에서 유미가 얼굴을 내밀더니 여성에게 안겨 왔다. 쿠기사키와 닛타가 짧게 숨을 들이쉬는 소리가 들렸다. 그러고 보니 두 사람을 공격한 건 이 주령이었지. 자극하면 또 두 사람을 공격할지도 몰라 다급하게 한 손을 들어 진정하라는 사인을 보내니 다행히 두 사람 다 사인을 보고 자리에 앉아 주었다. 여성은 다소 높은 위치에서 떨어지듯 안겨 온 유미를 끌어안으며 잠시 비틀거렸지만, 곧 몸을 추스르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럼 유미 아가씨 식사는 제가 챙기겠습니다.”
“부탁할게.”
여성이 유미를 끌어안고 방을 나간 뒤, 마유는 나나미의 앞에 접시를 밀어주며 재촉했다.
“어서 드세요. 카스쿠토 좋아하시잖아요?”
“당신, 두 사람에게 설명하지 않은 겁니까?”
평소의 호칭이 아니라 거친 말이 튀어나왔다. 주령과 유미, 둘 중 뭐라고 불러야 할지 아직 마음이 정해지지 않아 주어를 빼 버렸다. 나나미의 말에 마유는 대놓고 실수했다는 표정을 지었다. 결국 먹던 걸 접시에 다시 내려놓고 쿠기사키와 닛타를 보며 말했다.
“유미는 제 여동생입니다. 저렇게 되었지만 착하고 솔직한 아이예요. 그렇지만 제 신변의 위험에 대해서는 조금... 과민한 경향이 있어서, 시부야에서 쿠기사키 양이 절 공격했을 때 반격했고, 같이 있던 닛타 씨도 적이라고 생각해서 함께 공격한 겁니다.”
엄하게 야단쳤으니까, 앞으로는 그러지 않을 겁니다. 하고 덧붙인 마유는 할 말을 잃은 쿠기사키와 닛타를 보고 머쓱하게 머리를 긁었다. 나나미는 마유를 보다가 딱히 할 말이 생각나지 않아 변호도, 비판도 포기하고 자기 몫의 접시에 손을 뻗었다.
아침부터 그런 장면을 목격했음에도 불구하고 식사는 전부 맛있었다. 유미를 데리고 갔던 여성은 몇 번인가 오가면서 팬케이크와 주스 같은 것들을 조금씩 가지고 갔다. 주령의 식사 시중을 들다니 대체 어떤 기분으로 저런 일을 하는가 하는 생각이 떠올랐다가 사라졌다. 네 명이 식사를 마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노크소리가 들렸다. 들어오라는 짧은 허락의 말에 문이 열리고 이번엔 50대 정도로 보이는 남성이 들어와 허리를 숙여 인사했다.
“준비가 끝났습니다. 지금 바로 보시겠습니까?”
“그럴까. 세 분 다 잠시 밖으로 나가시죠?”
이번엔 또 뭘까. 나나미는 물어보는 대신에 제일 먼저 방을 나왔다. 뭔가 꾸미고 있다면, 유미가 있다면 먼저 보고 두 사람에게 알려주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마유가 잡아준 문 너머를 본 나나미는 저도 모르게 내뱉었다.
“이게 다 뭡니까?”
방금 전까지 병실이었던 곳이 지금은 백화점의 의류매장처럼 되어있었다. 옷걸이에 가득한 남성용 정장, 여러 종류의 여성복, 스카프, 신발, 그리고 아마도 시계 등의 악세사리가 들어있을 케이스들. 대충 봐도 20개 가까이 되어 보이는 케이스의 탑에 조금 어지러울 정도였다.
“이따 오후에 고전에 갈 건데... 나나미 씨는 옷이 없고, 닛타 씨도 쿠기사키 양도 옷이 망가졌잖아요. 두 분을 유미가 다치게 한 사과를 겸해서 준비했습니다.”
그 짧은 식사 시간 동안 얼마나 분주하게 움직였는지, 나나미가 누워있던 침대 옆의 안락의자는 응접실 문 옆으로 옮겨져 있었다. 마치 패션쇼를 보듯, 안락의자에 앉아 상품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고려한 배치였다. 마유가 안락의자에 앉자 아까 노크했던 중년 남성이 펜과 책자를 내밀었다. 마유는 책자를 펼쳐 중간중간 펜으로 체크하며 말을 흘렸다.
“여성분들은 모자부터 신발까지 풀세트로 세 벌. 쥬얼리 네 개. 시계 하나. 나나미 씨는 풀세트로 두 벌. 카탈로그에서 체크한 것들 외에 실내복이랑 사복으로 편하게 입을 만한 것들 열 벌씩 수량 맞춰서 일주일 이내에 준비해. 지금 고른 옷들은 오후 3시까지 수선 끝내서 가져와. 그때 가져가실 거니까. 시작해.”
“네.”
상품들 옆에 서 있던 사람들이 쿠기사키와 닛타에게 다가가 몸의 치수를 재거나 옷의 취향을 물었다. 이 병실만 봐도 돈이나 인맥이 있다는 건 짐작 했지만 이런 일까지 할 수 있다고? 기가 막힌 채 마유를 보고 있었더니 이쪽을 향해 카탈로그를 들고 얼굴을 잔뜩 찌푸리고 있었다.
“지금 뭐 하는 겁니까?”
“어떤 옷이 어울릴까 잠깐 대 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경쾌하게 펜을 움직인다. 지금 한 번 이상 움직인 것 같은데 착각이겠지? 착각이길. 대체 뭘 어떻게 말하면서 거절해야 할까 생각하던 중에 나나미에게도 여성이 다가왔다.
“선호하시는 스타일이나 색이 있으십니까?”
“아니, 괜찮습니다. 갈아입을 옷은 동료 직원이 가져올 겁니다.”
“왼쪽에서 세 번째 행거, 남색 스트라이프 정장. 그래, 그거에 어울릴 만한 거 골라 봐. 나나미 씨 채촌은 내가 직접 할 테니 줄자 가져오고 수치 받아 적어.”
퍼뜩 정신을 차린 나나미가 사양했지만 여성이 대응하기 전에 등 뒤로 다가온 마유가 대답했다. 행거 근처에 서 있던 사람들 중 한 명이 바쁘게 손을 움직여 마유가 지정한 옷을 찾아 꺼냈고, 다른 사람들이 셔츠며 구두, 넥타이 등을 하나씩 가져와 정장에 대 보기 시작했다. 그동안 마유는 처음의 중년 남성에게서 줄자를 받아 나나미의 등 뒤에 대고 측정하더니 수치를 읊었다.
“어깨너비 --. 등품 --. 등길이 --. 팔길이 --.”
뒤에서 잴 수 있는 수치를 재고, 팔의 최대 둘레를 알아야 하니 팔에 힘을 줘 보라고 해서 그대로 했다. 문제는 그 후였다.
“나나미 씨. 몸 둘레를 재야 하니 팔을 들어주세요.”
아무 의심 없이 양팔을 벌렸다. 줄자가 가슴을 조였다. 가슴둘레 수치를 중얼거리는 목소리가 귓가에서 들리니 순간적으로 시부야에서의 일이 생각났다. 가슴을 움켜잡으면서 나를 안고 싶다고 속삭이던 그때의 목소리랑 비슷하단 생각에 얼굴이 뜨거워졌다. 마유가 나나미의 정면에 서서 줄자를 가볍게 목에 걸칠 땐 소리가 들리지 않을까 생각될 정도로 심장이 빨리 뛰었다.
“목 둘레 --.”
나나미의 생각을 알 리 없는 마유는 채촌을 전부 끝내고 나서야 그를 놓아주었다. 그 사이 사람들은 마유가 지정한 정장에 맞춰 넥타이와 양말까지 골라둔 채 기다리고 있었다.
“피곤하실 테니 당장 고전에 입고 갈 저거 한 벌만 입어보시죠.”
부상으로 사흘 동안 의식이 없었던 걸 배려하는 걸까? 피곤할 거라며 처음에 지정했던 벌수보다 줄였지만 그래도 한 번은 입어봐야 할 것 같았다. 고른 옷을 직접 들지도 못하고 안내받은 곳은 붙박이장과 스타일러에 경대가 설치된 드레스룸이었다.
“갈아입으시고 나오시면 악세사리를 마저 골라드리겠습니다.”
여기에서 더 고를 게 있나. 입어보기도 전부터 지쳐버리고 말았다. 환자복을 벗고 준비된 옷을 입고 나니 회사원으로 일하던 때와 꽤 닮은 스타일이었다. 구두까지 신고 드레스 룸을 나오니 옷을 가져온 사람들과 쿠기사키, 닛타가 잘 어울린다며 감탄하는 소리를 냈다.
마유는 뿌듯한 미소를 지으며 나나미의 앞에 섰고, 그의 옆에는 중년 남성이 쥬얼리용 벨벳 트레이를 들고 있었다. 마유는 트레이에서 넥타이핀을 집어 직접 꽂아주었고, 다음으로 나나미의 왼손을 잡고 금속성의 시계 끈에 피부가 쓸리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시계를 채웠다. 그대로 셔츠의 양 손목에 커프스링크를 채우더니 한 걸음 뒤로 물러나 트레이에서 얇은 은색 프레임의 패션 선글라스를 들었다.
“움직이지 마세요.”
혹여 안경다리가 얼굴을 긁지 않도록 양손으로 잡고 천천히 씌워나간다. 어쩐지 얼굴을 쓰다듬는 것 같다고 생각하면서 눈을 감은 채 마유의 손이 뺨을 스쳤다가 떨어지는 걸 느꼈다.
“역시 진짜로 보는 건 느낌이 다르네요. 잘 어울려요.”
“하아... 감사합니다.”
직접 고른 것들을 씌워보고 즐거워진 것 같았다. 마유는 불편하지 않은지, 따로 원하는 건 없는지 확인했고 나나미는 그가 뭘 더 가져올지 몰라 이대로 괜찮다고 고개를 저었다. 옷을 조금 수선 해 올테니 다시 갈아입어달라는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 다시 드레스룸으로 들어갔다. 옷을 들려 쿠기사키와 닛타를 병실로 돌려보낸 마유는 안락의자에 앉더니 중년에게 으르렁거렸다.
“옷이랑 장신구마다 카메라, 도청기, 위치추적기. 가능한 만큼 달아놔.”
“네. 알겠습니다.”
말도 안 되는 지시였지만 거기 있는 누구도 이의를 표하지 않았다. 마유는 나나미가 나오길 기다리면서 닫힌 드레스룸 문을 주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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