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술회전] 토우지와 동거 중 001

(1화) 눈 떴더니 옆에 토우지가 있다

토우지와 동거 중 1화

“뭐? 얘 죽었어……? 게다가 유부남? 순애보? 아들이 있어?!”

불타는 청춘을 보내고 사회에 찌든 삶을 살게 된 대한민국의 평범한 소시민 A였던 나는 우연히 유튜브에서 주술회전 영상을 봤다.

하필이면 젠인 토우지 영상 모음집이었고, 그의 목소리와 눈빛에 바로 꽂혀서 간만에 신이 나게 검색을 하고 충격에 빠졌다.

“난 왜 죽은 놈만 좋아하지?”

현타가 온다.

나루토에서는 오비토, 시스이 같은 캐릭터에 취했고 귀멸의 칼날에서는 도우마한테 반했다. 다른 애니에서도 호감을 가진 캐릭터는 전부 어디 한 구석은 돌아있는 캐릭터였다.

“아, 진짜…….”

한숨을 쉰 나는 김이 식는 느낌에 입술을 삐죽였다.

조금 더 늦게 죽는다면 정주행이라도 했을 거다. 주술회전 작품을 읽기 시작하는 것을 망설이며 더 이상의 스포는 당하지 않기로 했다.

띠링-!

그리고 곧장 기분 전환 겸 N플릭스에 접속해서 이것저것 보다가 일찍 잠이 들었다.

앞으로 몇 시간 후면 알람이 울리고, 다시 바쁜 일상으로 돌아갈 터였다.

띠링-!

<시스템>

<사랑의 신이 당신에게 축복을 내립니다!>

예, 뭐요?

뜬금없이 검은 공간에서 눈이 뜨이더니 이상한 효과음과 함께 주변에 별사탕이 나타났다가 사라졌다.

“!”

뒤이어 의지와 상관없이 의식이 끊어졌고, 마침내 눈꺼풀을 들어올렸을 때는…….

‘미친!’

원작에서 고인이 된 젠인 토우지가 있었다!

그것도 몸에 착 달라붙는 쫄쫄이 상의가 아닌, 곰돌이 얼굴이 잔뜩 들어간 잠옷을 입은 상태로 자고 있었다!

‘꿈인가…….’

이거 커뮤에 올리면 난리가 나겠는데? 나는 식겁하며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핸드폰이 손에 있다면 당장 사진을 찍고 싶을 정도였다.

‘일단 일어나자.’

아무래도 미련이 컸다보니 루시드 드림을 꾸나보다. 그래, 아까 사랑의 신 어쩌고 하는 문구도 그렇고 현실일 리가 없다. 예전에 미연시 게임도 많이 했으니, 무의식에 잠재된 것이 꿈 속에서 실현이 되었나보다.

‘잠 깨면 안 되니까 조심스럽게…….’

아무리 꿈 속이래도 자는 사람 깨우기 싫어서 최대한 조심스럽게 몸을 빼냈다.

머지않아 침대에서 이불 속을 거의 빠져나온 순간이었다.

스윽-

“또 어딘가에 숨어있다가 나 놀려주려고? 실종 놀이는 그만해.”

갑자기 몸의 균형이 뒤로 넘어가면서 다시 이불 속으로 빨려들어갔다.

“토, 토우지!”

나도 모르게 그의 이름을 불렀다. 저 심장 터질 거 같아요!

띠링!

<시스템>

<사랑의 신이 흐뭇한 표정으로 바라보며 엄지를 치켜듭니다. 최애와의 멋진 사랑을!>

<튜토리얼을 무사히 클리어하시면 플레이어 님께서 빙의한 세계관에 대해서 설명해드리겠습니다!>

갑자기 너구리 얼굴 아이콘이 나타나더니 한쪽 눈을 찡긋하며 사라졌다.

‘튜, 튜토리얼이라니.’

어안이 벙벙했지만 습관처럼 시스템 창을 닫고 현실로 돌아왔다.

“아니면 도망가려고? 다음 달이면 이 집도 영영 헤어지고, 내가 마련한 집에 들어가는 게 싫나?”

“그, 그럴리가! 나는 그냥…….”

집 한 채 사기 얼마나 힘든데!

그냥 몸만 들어가서 살아도 된다면 땡큐!

이 상황에서 저 사실 빙의한 한국인이라고 할 수도 없고, 이거 꿈 아니냐고 물어보면 미친 사람 될 거 같고, 눈앞의 토우지의 얼굴과 목소리가 너무 황홀하고!

‘으아아악!’

나는 얼굴에 열이 몰리자 시선을 피했다.

“아, 이것도 저것도 아니면 ‘그 날’인가.”

낑낑거리며 시선을 못 마주치자, 토우지가 갑자기 커다란 손을 내려서 배를 감쌌다.

“키요, 넌 이러면 좋아했지.”

으아아악, 메구마마 만났을 때 성격이 부드러웠다더니 왜 이렇게 다정해!

“어, 음……. 고마워.”

말투 지적 없는 거 보니까 서로 반말했나보다. 나는 토우지의 말이 전부 한국어로 들리는 것에 신기해하였다. 주술회전 일본 만화 아니었나, 하는 의문도 뇌리에 스쳤다.

“자, 잠깐!”

하나 단순히 배앓이 고쳐준다고 마사지 하던 손길이 야릇해지자 나는 반사적으로 몸부림치며 토우지를 발로 차버리는 만행을 저질렀다.

“아, 안 돼!”

나 죄 짓는 거 같단 말이야!

부끄러워하며 자리를 박차고 나간 나는 화장실을 찾아 들어갔다.

달칵-

‘시발, 뭔 꿈이 이렇게 사실적이냐?’

뒤이어 무심코 거울을 들여다 본 나는 당황했다.

“에?”

삐쭉빼쭉한 머리칼이 길어서 아래로 흐르고 있다. 짧게 자르면 완전히 메구마마와 똑같이 생겼…….

‘그냥 머리카락만 길어진 거 빼고 완전히 메구마마인데?’

넋이 나가서 거울을 빤히 쳐다보던 나는 정신을 차리고 냉수로 세수했다. 나도 모르게 토우지의 아내가 되고 싶다고 망상했나?

부끄럽다.

‘아닐거야.’

이후 밖에서 들리는 인기척에 서둘러 나가려고 했는데.

덜컹덜컹-

“어. 어라?”

문이 안 열린다.

화장실에 갇혔다!

“토, 토우지! 화장실 문이 안 열…….”

쾅-!

말도 안 끝났는데 갑자기 문 한쪽이 부서지면서 커다란 구멍이 났다.

‘와, 팔뚝에 선 핏줄 좀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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