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파파


빅사이즈 미끄메라 인형을 꾹꾹 눌러 안으면서, 금랑은 프로그램 끝나고 구매처를 물어보기로 결정했다. 금랑이 챌린지를 시작하는 여느 아이처럼 보일 정도로 커다란 사이즈의 인형이었고, 이걸 왕창 쌓아두고 속에서 잠들면 기분 좋을게 뻔했다.

금랑이 딴생각을 할 수 있었던 건 이야기가 단델의 가족에 대해서였기 때문이다. 챔피언으로 등극한 우리의 소꿉친구이자 라이벌이 단델의 동생이라는 건 좋은 가십이다. 소파에 눌러붙어 다과를 나누며 이야기하는 이 프로그램은 딱히 공격적이지도 않았고, 아이들에 대해 이야기하며 즐거워하는 단델의 웃음소리를 배경으로 금랑은 대형 미끄메라 인형을 만끽했다.

“그러고보면 금랑씨는 정말, 어디서 이런 인물이 뚝 떨어졌나 싶은 라이벌이죠!”

어이쿠. 금랑은 조금 미끄러진 몸을 바로하며 웃음기 있는 얼굴을 돌렸다. 단델이 고개를 크게 끄덕였다.

“정말입니다! 금랑 같은 라이벌이 있어줘서 정말 다행이죠.”
“뭐야, 갑자기 나님 칭찬 타임? 왜? 뭐야?”

유순하게 휘어 떨어지는 눈꼬리를 보며 엠씨는 조금 긴장을 누그러뜨렸다. 단델과 상의하지 않은 질문이었고, 그가 승진할 수 있을 기회였고, 금랑에게 무례할 수 있었다.

“지난 10년간, 금랑씨에게 불문율이었던 질문인데요..”

단델이 놀라 손을 뻗었다. 조금 당황한 것 같은 금랑에게, 엠씨는 질문을 하고야 말았다.

“금랑씨는 역시 가족과는 사별하신 건가요?”

금랑은 잠시 눈을 깜빡이곤 웃음기 없는 얼굴로 고개를 갸웃거렸다. 왜 그런 몰상식한 질문이 나온건지 이해할 수 없다는 얼굴처럼도, 전혀 다른 정보를 왜 상식처럼 이야기하는 건지 알 수 없다는 얼굴처럼도 보였다. 금랑은 대답 대신 미끄메라 인형을 옆자리에 앉혔다.

“저기, 혹시 내 가족에 대한 질문이 불문율, 아니 이거 좀 웃기지 않아? 그랬어? 어쩐지 한 번도 안 물어보던데?”
“금랑씨가 처음 챌린지를 시작했을 땐 아이였으니까..”
“아~~~”

금랑은 고개를 끄덕이곤 조금 웃었다.

“제대로 있어? 가족. 혈연은 아니고, 짐작대로 고아인데 나, 길러준 아빠가 있어.”

승진이다. 승진이다! 승진이다! 단델이 입을 쩍 벌렸지만 엠씨는 눈치채지 못했다. 금랑의 어려보이는 단어선택에 히죽거리는 얼굴을 막지 못하고, 엠씨는 멍청하게 진행했다.

“그럼, 아버지에게 영상인사라도?”
“에~ 속세랑 떨어져 사는 사람이라 언제 볼 지 모르겠는데.”

그래도 금랑은 요청대로 카메라를 바라보며 인사말을 골랐다. 보지 못 한 지 오래된 것도 아니고, 통신은 제법 하고 있어서, 별로 할 말이 있는 건 아니었다.

“아. 맞아, 맞아. 나 내가 리자몽에게 약하다고 생각해본 적 없는데, 단델의 리자몽을 도무지 쓰러트릴 수가 없지 뭐야. 어떻게 생각해, 파파? 파파의 리자몽보다 강한 거 아냐?”

단델은 그 미소를 알았다. 제 앞에 서서 도전할 때의, 호승심과 도발을 담은 웃음이었다.

“단델은 가라르의 배틀 타워에서 만날 수 있어. 그린이랑 같이 와, 2대 2 태그하자.”

금랑은 그대로 바이바이 인사를 보내는가 싶더니, 조금 급하게 말을 이었다.

“피카츄는 금지야! 미믹큐도 금지야! 이거 도전장 아니고 아들이랑 놀자는 얘기야, 파파? 오해하면 안 된다? 이 동네에서 하는 배틀은 거의 영상이 남으니까, 아, 파파 오면 너클 짐 휴관할 거니까 털러 오지도 마! 집 주소 보내줄 테니까! 밥 해줄게!”

완전 실수한 것 같다고 징징대는 금랑을 달래며 이어진 프로그램은, 아빠는 배틀을 무척 잘 하고 한 번도 포켓몬을 전부 꺼내게 할 수 없었고 하는 자랑 투성이었는데, 이름을 묻는 질문에는 그 사람의 아들이면서 챔피언 못 이기냐는 소릴 들으면 역시 상처받는다고 대답하지 않았다.

그러나 SNS에서는 그린과 같이 오라고 했으며 피카츄를 언급했고 아무리 10연패 금랑이라도 포켓몬을 전부 꺼낼 수 없는 강자는 역시 “그 사람” 아니겠느냐는 추측이 다망했다. 금랑은 조금 고민하다가 프로그램 봤다고 같이 가겠다는 그린의 연락을 받은 후, 자폭하기로 했다.

<모두 추측하시는대로>

일단 한 마디를 올린 다음 금랑은 그래도 고민했다. 딱히 숨겼던 적은 없으니까 오래된 인터뷰 따위들을 짜깁기하면 윤곽은 드러나기 마련이다. 레드 역시 그런 건 신경쓰지 않는다. 금랑이 걱정하는 건 이 가십 좋아하는 사람들이 그린의 이브이에 대해 떠들거나 레드가 은거하고 있는 은빛산을 더럽힐까봐서였다. 금랑은 수십분 후에 레드가 첫 저녁은 함박스테이크가 좋다는 메세지를 보내고서야 말을 이었다.

<나님의 파파, 정점이십니다.>

마지막 반항으로 역시 레드라고는 말하지 않았지만. 금랑은 로톰을 꺼내고 스마트폰 전원을 꺼버렸다. 빅사이즈 미끄메라 인형의 구매처를 물어보지 못했단 게 떠올라서, 금랑은 베개를 투닥투닥 때리다가 잠들었다. 



레드가 그 아일 발견할 수 있었던 건, 틀림없이 어떤 이끌림이 있었을 것이다.

그날따라 날씨가 험한데도 레드는 산책이 나가고 싶었으며, 보통은 말리곤 하는 파트너들이 따라나섰고, 왜인지 중턱 아래로까지 내려가는데 야생 포켓몬과 마주치지 않은데다, 처음 보는 동굴까지 발견했다. 처음 보는 동굴이었다. 레드는 입구 부근의 눈이 모두 녹아있고 머뭇거리는 발자국들의 흔적을 읽었지만, 안으로 들어섰다.

안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공기가 흐르는 걸 봤을 때 더 깊을 것이다. 동굴의 훈훈함은 방치되어 있다고 생각하기엔 인공적이었다. 누군가 머물렀을 것이다. 덩치가 커서 들키기 쉬운 리자몽과 이상해꽃이 입구를 지키기 위해 남았다. 피카츄가 어깨에 메달렸다.

꺾인 길 너머로 희미하게 빛이 새어나왔다. 그림자가 일렁인다. 피카츄가 뺨을 부볐다. 레드는 그림자로부터 그것이 포켓몬임을 깨달았다. 괴수나 육상그룹. 아무리 레드라도 몸을 수그린 포켓몬의 그림자로 정체를 파헤치는 건 무리였다. 말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레드는 벽에 바짝 붙어 조심스레 고개를 내밀었다. 노란빛의 몸체에 매끄러운 라인은 기억하고 있다. 전룡이다. 옆에는 자그마한 메리프가 두어마리 있었다. 단순한 둥지였을까? 은빛산에 자생하는 종류의 포켓몬은 아니고, 입구의 흔적을 보면 버림받은 것일지도 모른다. 몸을 수그리고 지키듯이 끌어안고 있는 것은 알일까..

피카츄가 파칙 하고 정전기를 일으켰다. 전룡이 돌아본다. 공격성은 보이지 않는다. 레드는 피카츄가 내려가기 쉽도록 손을 내밀어주었다. 피카츄는 레드의 팔을 타고 내려가 전룡에게 무언가 열심히 전했다. 메리프가 열심히 전룡의 팔에서 벗어나려 했다.

레드가 마침내 전룡이 끌어안은 포대기를 봤을 때, 레드는 문득 실버를 떠올렸다. 로켓단을. 아픈 아이들을. 그리고 레드는 울먹이는 전룡을 쓰다듬고, 포대기 안의 갓난아이를 끌어안았다.

“괜찮아.”

메리프가 필사적으로 체온을 유지해준 덕인지, 아이가 차갑다는 최악의 사태는 아니었다. 하지만 분명히 갓난아이의 체온으로는 낮을 것이다. 어깨에 타오르는 피카츄의 따스함을 느끼며, 레드는 전룡에게 몬스터볼을 내밀었다.

“내가 지켜줄게.”

전룡과 두 마리 메리프를 포획하고 레드는 빠르게 움직였다. 리자몽에게 아이의 체온유지를 부탁하고 이상해꽃을 통해 발자국의 자취를 더듬는다. 피카츄가 꺼내준 통신기로 그린에게 연락하는 것도 빼먹을 수 없었다.

레드는 절벽 아래를 바라보며 최악의 사태는 아니라고 생각했다. 만약 레드를 화나게 만드는 경우였다면, 사람 둘이 떨어져 죽은 정도로 끝나지는 않았을 것이다. 은빛산의 지형이 한 번 바뀌고, 관동 전역이 뒤집어져서, 두 번 다시 사람들은 은빛산에 오르지 못 했을 것이다.

연락을 받고 그린은 발빠르게 대응했다. 구조대가 올라와 시신을 수습했고 아기의 건강상태를 확인했다. 아이는 고아원에 가게 될 거야, 그린이 얘기했다. 피카츄가 아이의 자그마한 손에 꼬리를 내주었다.

“그린.”

겨우 발그레해진 통통한 뺨에 미소가 번지는 것을 본다. 아이의 부모들은 엘리트 트레이너였다. 일생의 소원을 육아휴직 기간 중에라도 이루고자 은빛산에 올랐다. 정점과 한 번 배틀하고 싶다, 그런 소망을 누구나 가진다.

“우리 아이 가질까?”

그린은 멍청한 표정으로 레드를 돌아보았다. 레드는 임신할 수 없다. 기관이 없다. 욕심도 없었다. 그린과 얼마나 많은 밤을 함께해도 그런 이유로 외로워하거나 슬퍼하지 않았다. 그린도 아이를 바라지 않아야만 했다.

“진심이야? 유기포켓몬을 기르는 거랑은 달라.”
“알아.”

레드는 아이를 추슬러 안고 그린을 똑바로 보았다. 그린이 늘 그를 뒤쫓게 만들었던, 그린이 그를 사랑하게 만들고야 마는 눈이었다.

“진심이야.”


코토네가 레드를 찾아오는 일은 자주 있다. 골드나 실버와 시간을 맞추지는 않으니까 은빛산에서 마주치는 일은 드물지만, 레드에게 도전하는 것은 그들의 일상이니 없지는 않다. 멀리서 보이는 골드의 뒷모습에 코토네가 함박웃음을 지었다.

“골드~!! 오늘 와 있었구나!”
“쉿! 쉬잇!”

코토네가 손을 흔들며 인사를 건네자 골드는 당황하며 뒤돌아봤다. 아기 포켓몬에게나 하는 제스쳐로 조용히 하라니 코토네는 일단 당황해서 조심스럽게 다가갔다. 리자몽이 하품을 했다. 코토네는 앞머리를 지키면서 리자몽이 끌어안고 있는 것을 보았다.

담요를 둘둘 만 레드가 잠들어 있었다. 품에는 동그랗고 방한용품 투성이인 것을 안고 있다. 코토네가 놀란 목소리로 골드에게 외치듯 속삭였다.

‘뭐야?! 레드씨 8번째 엔트리야?! 무슨 포켓몬?? 곧 부화해? 레드씨가 트릭룸같은거 꺼내면 싫은데!!’
‘나도 몰라! 와보니까 이랬어!!’
“포켓몬 알 아니다.”

그린이 추위에 몸을 떨며 두 사람을 떨어트려 놓았다. 코토네와 골드가 어안이 벙벙한 사이, 그린은 리자몽을 쓰다듬어주고 레드에게서 알...이 아닌 동그란 포대를 빼앗고...포대자락을 걷어올리더니 입맞춘 다음...

“아가, 아빠 왔어. 일어나야지.”

...사랑스럽게 속삭였다.

“에?”
“아빠?”
“파파?!”
“레드씨랑 그린씨의?!”
“누가 낳은 거에요?!?”

포대 사이에서 자그마한 손이 뾱 튀어나와 그린의 머리를 차닥차닥 칭찬하듯 두드렸다. 그린은 눈썹을 누그러트리며 웃고는 레드의 엉덩이 근처를 발로 찼다.

“야, 레드. 내가 아기 안고 밖에서 자지 말랬지. 빨리 동굴로 꺼져.”
“...하늘 보는 걸 좋아해서...”
“애 핑계대지 말고.”

레드가 비척비척 일어나 기듯이 동굴로 사라졌다. 어, 저희 배틀, 하고 골드가 중얼거리는 걸 코토네가 옆구리를 후려쳐서 멈췄다. 그린이 들어가자고 종용하는 거에 코토네는 골드의 멱살을 잡아 끌며 응했다.

홍차와 커피를 나눠마시며 포대자루를 해체하면 안에는 이브이 잠옷을 입은 아기가 있었다. 뺘아 나 꺄아 나 아우 같은... 아기 포켓몬들의 울음소리 같은 목소리에 코토네가 몸을 떨었다. 골드는 냉큼 사진을 찍어 실버에게 전송했다.

“아기 이름은 뭐에요?”
“아직 없어.”
“엑?”

레드는 작명에 센스가 없고 그린도 망설이고 있었다. 이렇게 예쁜데! 코토네는 아쉬워하며 아이에게 손을 뻗었다. 맑은 파랑의 눈이 곱게 휘며 손가락을 잡아 조물거렸다.

“귀여워어어”
“아기 생각보다 나이가 있는 것 같은데, 아직 말을 못 해요?”

녹아내리는 코토네를 밀치면서 골드가 물었다. 그린은 미묘한 표정으로 레드를 흘겨보았다.

“옆에 있는 게 포켓몬들이랑 포켓몬 급으로 말 없는 녀석이라 그런지, 좀 늦네. 너희라도 자주 와서 말동무가 되어주면 좋겠다.”
“완전 문제 없어요!”
“역시 그린씨가 낳았나요?”

골드가 주먹을 쥐며 기합을 넣는 사이 코토네가 치고 들어왔다. 그린은 상큼하게 웃으며 말했다.

“미쳤냐?”

코토네는 기가 죽었다.

“낳았으면 레드가 낳았지, 아무튼, 실족사한 사람들의 아이야. 우리가 입양했어.”
“헤에.”

고도가 높고 험한데다 야생 포켓몬들이 우글거리는 은빛산에 시체는 흔하진 않더라도 없진 않다. 대개는 눈 속에 파묻혀서 발견할 수 없으니 신경쓰지 않았지만 이따금 실종자 수색이 벌어지는 것을 둘도 알았다. 대부분은 레드가 찾아주는 것도.

레드는 한 번도 그 사람들이 남긴 포켓몬을 맡아 기른 적이 없었다. 하물며 사람의 아이를 입양하다니 상상할 수 없었다.

“의외네요. 아이 좋아하시나요?”

얼핏 무례한 질문이었지만 골드는 대개 그랬으므로 아무도 신경쓰지 않았다. 레드는 피카츄와 이브이의 품에서 바둥거리는 아이를 보다 골드를 보았다.

“저 아이, 너희도 포켓몬 알이라고 생각했지.”
“에? 네, 그랬지만..”
“보통 아이를 데리고 은빛산에 오를 생각은 안 해.”

레드가 모처럼 길게 말하고 있었다. 골드는 얌전히 잔을 쥐고 경청할 자세를 갖췄다. 그린은 턱을 괴고 한숨쉬었다.

“저 아이의 부모, 저 아일 아기포켓몬 정도로 여겼을 거야. 아마 그 사람들의 포켓몬이었을 전룡과 메리프도 저 아일 그렇게 다루더라. 그런 건 이상하잖아.”

레드는 포켓몬처럼 강인하다는 얘길 자주 듣는다. 은빛산을 오르는 건 문제없고 소형 포켓몬의 몸통박치기 따위 흔들리지 않고 받아낼 수 있다. 하지만 그건 ‘같은 느낌’이다. 한없이 비슷해 보이지만 다르단 걸 알기 때문에 ‘처럼’같은 단어를 선택하는 것이다.

이 아일 본 사람들은 하나같이, 그 기척을 포켓몬과 착각했다. 알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목호는 레드에게 알이 필요하면 말하지 그랬냐고 말을 걸었고, 오박사는 신종이라면 말해달라고 전했었다. 아기포켓몬을 데리고 있다고 착각한 야생 포켓몬들이 온순하게 대응한 적도 있었다.

“사람의 아이인데 포켓몬처럼 자라게 할 순 없어.”

고아원에 보내도 비슷한 취급을 받을 것이다. 그 때 이 아일 구조한 현장에서, 이 아이가 명백한 사람이라고 여기는 건 레드 뿐이었다. 그린조차 레드가 유기포켓몬을 다루는 감각이라고 생각해버렸다.

“아니 얼렁뚱땅 나까지 묻혀가지마. 너 상대로 당연한 의문 아니냐?”
“..........”

그린과 레드는 잠시 서로를 노려보다가 아이가 꺄아 하고 소리를 높이자 고개를 돌렸다.

“금랑으로 해요.”

코토네가 내뱉었다.

“이름. 이렇게 예쁜 아이니까..”

금사슬나무에서 따와서, 레드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린은 묘한 얼굴로 코토네와 금랑을 번갈아보았다. 반대는 없었다. 아이는 금랑이 되었다.

금랑이 처음으로 파파라고 말하게 된 날엔 코토네도 함께 있었다. 그린과 레드는 누굴 부른 거냐로 싸웠고 코토네는 빠짐없이 영상을 찍은 다음 골드와 실버에게 보냈다. 금랑은 말문을 틔고나서 빠르게 어휘가 늘었다. 느리게 뗀 말이어서 그럴지도 몰랐다.

“뉴나!”

코토네는 금랑을 끌어안아 올리고 웃었다. 금랑은 트릭룸 같은 기술은 커녕 무서운 얼굴도 할 수 없는 사람의 아이였지만, 코토네에겐 무엇보다도 신비한 포켓몬 같았다. 레드의 8번째 엔트리. 금랑이 울음을 터뜨리면 배틀은 중단될 수밖에 없었다. 이 백색세계를 수놓는 종과 같았다.

“사랑해, 금랑!”
“나두 뉴나 사랑해!”

눈가를 늘어뜨리고 웃는 모양새가 너무 귀여워서 코토네는 금랑을 꽉 끌어안았다. 마주안아주는 모양이 너무 사랑스러워서, 코토네는 이번에야말로 레드를 이기고 금랑의 대모 자격을 가지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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