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램덩크 드림

[대만주영] Hello?

전화가 울렸다.

바뀐 것은 하나도 없지만 몇 년 만에 다시 듣는 벨소리가 어쩐지 신선했다. 맞은 편에 앉아있던 주영이 자연스럽게 그쪽으로 몸을 돌리고 일어나려 했지만 준영은 그런 그를 만류했다. 뭐, 오빠 된 도리로 기특한 동생 녀석이 몇 년 만에 어머니와 재회하는 시간을 방해할 순 없으니까. 까만 머리칼을 장난스레 흩뜨린 준영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는 동안에도 전화벨은 끊어지지 않고 대차게 울려댔다. 중요한 연락인가? 발걸음을 재촉한 준영이 전화를 받아 들었지만, 미처 뭐라 입을 떼기도 전에 수화기 너머로 당당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여…."

"오빠다— 컨디션, 저녁밥, 귀찮게 따라다니는 놈은?"

……잘못 걸렸나?

문장의 내용으로 보아 자신을 찾는 전화는 확실히 아니었다. 며칠 전 귀국했다는 소식을 아직 누구에게도 전하지 않았으니 당연히 그럴 터였다. 그렇다면 설마 주영의 전화인가? 요즘 세상에는 남의 동생 앞에서 본인을 오빠라고 칭하는 멍청이가 있단 말이야?

심지어 받는 이를 확인하지도 않는 자연스러움과 어딘가 간지러운 질문들. 그것만으로도 준영은 어이가 없었지만 더 이상한 사실은, 지금 이 목소리가 그다지 낯설지 않다는 점이었다. 분명 어디선가 들어본 목소리인데.

"왜 말이 없어. 어디 아파? 공부하는 거 힘들어?"

무어라 대꾸해야 할지 당혹감에 머리를 굴리는 사이 제법 다정해진 목소리가 걱정을 가득 싣고서 돌아왔다. 공부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는 것을 보니 주영이 연락인 건 확실하겠네. 준영은 귀익은 목소리의 주인공을 찾으려 기억을 되짚기 시작했다.

어렴풋이 떠오르는 예전의 어떤 목소리.

그보다는 조금 더 낮고 부드럽지만 익숙한 음색.

당연히 주영이 전화를 받을 거라 가정한 듯 생략된 인사말.

그러니까…

하주영과 가까운 듯한 이 남자는 아마도…

내가 아는 그…….

"정대만?"

“……하준영?”

준영의 눈이 반짝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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