겜사구팽님네(292호)

[닛부] 꿈의 파편2

<여우와 포도의 꿈>을 배경으로 하는 외전

"부키츠 형님.“

 

친애하는 아우의 드문 호칭에 눈을 살짝 동그랗게 뜨던 부키츠마루 이치몬지가 고개를 좌우로 내저었다.

 

"근시를 정하는 것은 주인의 뜻이다, 하세베. 내게 말해봐야 해줄 수 있는 것은 없다.“

 

"크윽....기껏 형님이라고 까지 불렀줬건만...!!“

 

"그래. 듣기 좋았다 아우여. 앞으로도 꼭 그리 부르기를 희망한다.“

 

"두 번 다시 할까보냐!"

자존심을 내려놓고 건 회심의 일격에도 불구하고 얻은 것은 마음의 상처 뿐인 헤시키리 하세베가 부키츠마루 이치몬지에게 소리를 빽 질렀다. 그런 아우의 모습을 보며 부키츠마루는 눈을 살짝 감으며 은은한 미소를 띌 뿐이었다.

 

그런 둘은 바라보고 있던 니혼고가 잔에 든 데운 술을 한 번에 들이키고는 너털웃음을 지었다. 저에게 잔소리만 하지 않는다면 둘의 만담은 좋은 술안주가 되고도 남았던 것이다. 웃음소리에 저에게로 시선이 쏠리자, 아무렇지 않게 다시 잔을 채우고서는 둘의 앞에 들어보였다.

 

"어때, 한 잔 하겠나?“

 

"팔자가 좋은 것이다, 아우여.“

 

"부키츠마루 너는 몰라도 헤시키리는 한 잔 들이키고 싶은 얼굴인데?“

 

"...크윽. 주군께서는 어째서 저런 녀석들을-“

 

하세베가 한 손으로 이마를 짚고는 주군을 부르짖으며 혼자만의 세계에 빠져들었다. 그 모습을 보며 한 잔 더 들이키려던 니혼고의 손에서 부키츠마루가 술잔을 빼앗아들었다.

 

 

 

"무슨 짓이냐?“

 

"오늘 밭 내번 당번인 것으로 알고 있다, 농땡이는 좋지 않은 것이다.“

 

"처음부터 그 말을 하려고 온 것이로군?“

 

"하세베가 귀여운 소리를 해서 잠시 잊을 뻔했다만, 잊지는 않는다.“

 

술잔에 든 술을 한 번에 비워낸 부키츠마루가 씨익 웃으며 니혼고를 재촉했다. 부키츠마루 이치몬지는 인연이 있는 검들에게 집요하게 구는 부분이 있었기에, 더 귀찮아지는 것이 싫었던 니혼고는 알았다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러니 저러니해도 쿠로다가의 인연이 있는 남사들은 사이가 좋아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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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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