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림

환상

히데해리엇

히데는 낡고 좁은 소파에 몸을 눕혔다. 지쳐서 손가락 하나 움직일 마음이 안 생긴다. 이 소파는 사이러스의 물건이지만, 히데는 가장 지쳤을 때 항상 이곳을 찾았다.

약의 부작용으로 온몸이 따끔거린다. 전신의 살갗을 다 벗기고 싶은 충동이 드는 한편으로 이성은 무너지지 않고 그의 잘못이라고 말한다. 빌어먹을. 그 모든 일의 종점은, 항상… 환경에 대한 원망이 된다. 히데는 겨우 거센 숨을 내쉬면서 몸을 뒤집었다. 해결되는 일이 없다.

그리고,

누군가 귓가에 속삭인다.

썩은 바다의 냄새가 밀려온다.

히데는 그 손길에 느리게 뺨을 비볐다.

“…에티.”

히데는 흐릿한 목소리로 그 이름을 부른다. 힐데브란트는 그녀의 손끝에 키스하고, 애원한다. 쏟아지는 추위 속에서 닿는 하나하나에 화상을 입는다. 해리엇이 속삭이는 말에 귀 기울이려 애쓰지만, 쉽지 않다.

“…당신을 포기하지 말았어야 해.”

대신 힐데는 기침 섞인 웃음을 내뱉으며, 절대 해리엇에게 하지 못하는 진실을 중얼거린다. 이건… 당신이 환상임을 알아 내뱉는 진심이고, 난…, 가진 모든 걸 내다 버려도 좋다고 생각하며, 그냥 이대로, 이 섬에 잠식당해 너의 손을 잡고 모든 걸 잊고 싶다고 생각할 정도로,

“당신을 사랑해.”

힐데브란트는, 겨우 그 말을 한다.

사랑하는 그녀의 환상에게만 할 수 있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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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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